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 2020년까지 과학자들은 코로나와 같은 호흡기 질환은 물방울을 통해 퍼지고, 이러한 물방울의 사정(射程)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침을 하면 그러한 물방울이 빠르게 땅으로 떨어지고-마치 "젖은 건포도"와 같다. 1990년대 보건 검역관이 결핵에 관해 말하면서 사용하는 생생하면서도 역겨운 용어로 표현한 말이다.
그래서 당시 세계보건기구가 제공한 권고사항은 “다른 사람들과, 특히 기침하거나 재채기, 발열이 있는 사람과는 최소한 1미터(3피트) 떨어져 있도록 하라”는 거였다.
실제로 2020년 초, 과학자로 구성된 소규모 팀이 코로나-19는 우리가 숨 쉬는 공기를 통해 퍼진다는 사실을 공중 보건 기관에 설득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어째서 그들은 설득에 실패했을까?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어떻게 승리했을까? 라는 질문을 주제로 삼은 책이 나왔다.
뉴욕타임스 과학 컬럼리스트 칼 짐머(Carl Zimmer)가 쓴 'Air-Borne'이 그것이다.
저자는 대기(大氣)생물학을 자세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설명하면서 우리의 폐를 채우는 공기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이 책은 'Air-borne'는 과학계가 코로나19의 급속한 전파는 총구에서 나온 총알-입에서 튀겨나온 침-과 유사하다기보다는 계곡의 스모그와 더 유사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설명을 위해, 저자는 우리로 하여 대기생물학의 역사를 익히도록 하고 자세하고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세계보건기구가 서로 싫어하게 된 이유를 '독기론자(毒氣論者, 질병이 나쁜 공기로 발생한다고 믿음)'와 '전염론자'로 알려진 두 세력 간의 오랜 싸움에서 비롯된 편견 탓으로 돌린다.
'독기론자'에 따르면, 나쁜 공기는 건강을 파괴했다. 중세 시대에 늪지는 열병을 의미했다. 그리고 벤저민 러시(Benjamin Rush, 1746년~ 1813년, 미국 독립선언서의 서명인 중의 한 명. '펜실베이니아의 히포크라테스'로 불린다) 가 1793년, 필라델피아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황열병이 창궐한 원인을 찾으면서 그는 상한 커피 봉지 냄새를 맡고 말했다.
"그들의 병은 커피가 썩은 냄새를 풍기기 시작한 날부터 시작되었다"
1800년대에 전염병학자들은 세균을 범인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이론은 발전했다. 부분적으로 그들은 가정(假定)한 미생물을 볼 수 있는 도구가 발명되었기 때문이다. 1870년대부터 로버트 코흐는 탄저병, 그다음 결핵, 콜레라를 유발하는 박테리아를 식별해냈다.
동시에, 훨씬 더 미세한 유기체가 공중에 떠다니고 있음도 밝혀졌다. 미국은 아멜리아 이어하트(Amelia Earhart, 1897~1939, 미국의 비행사이자 작가. 여성 최초로 대서양 횡단비행에 성공. 1937년 7월 2일 뉴기니섬에서 남태평양을 횡단하다 실종 후 사망)를 입대시켜 비행기로 유기체를 추적하게 하였다.
한편 지상에서는 훌륭하면서 까다로운 윌리엄 퍼스 웰스(Willian Firth Wells)와 밀드레드 윅스 웰스(Mildred Weeks Wells) 부부는, 그들의 이단적인 사고방식으로 동료를 설득했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학교와 같은 공공장소에서 전염병이 퍼지는 루트를 지도에 표시했다. 그들의 연구는 결핵이 공중에 떠다니고 있음을 내비쳤다.
기록상 가장 전염성이 강한 질병 중 하나인 홍역도 마찬가지였다.
웰스 부부는 그들의 연구로 인해 군인들이 보호받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 호흡기 질환이 1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군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였다며 이를 두려워해야 한다는 거였다. 그들의 동료들은 부부의 연구 결과를 무시했지만, 군은 공기 중 비말핵(飛沫核, 날아 흩어지는 물방울)이 먼 거리까지 질병을 퍼뜨릴 수 있음을 보여준 웰스 부부의 연구 결과를 이용해 공기를 통한 전염을 무기화하려고 관심을 쏟았다.
"이러한 발견이 박테리아 전쟁에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합니다"
육군 비밀 공중 감염 프로젝트를 운영하기 위해 영입된 치과 의사인 시어도어 로즈베리는(엘빈 카바와 함께 작성한 보고서에서) 이렇게 썼다. 로즈베리는 나중에 자신의 작업이 제네바 의정서의 생물학 무기 금지를 위반한다는 사실을 알고 포기했다. 하지만 짐머에 따르면 그의 글은 소련이 생물학 무기고를 늘리도록 독려했을 뿐 아니라 미국 또한 마찬가지였다.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미국의 공중 보건 위협을 관리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 건 바로 ‘Catch-22’이었다.
빌 클린턴은 '코브라 이벤트(The Cobra Event, 미국에 대한 생물 테러 공격 시도를 다룬 리처드 프레스턴의 1998년 스릴러 소설)'의 허구적 줄거리에 부분적으로 열광해 생물 테러를 공중 보건과 국가 방위를 더욱더 연계하는 하나의 이유로 간주하고 있었다.
짐머는 조지 부시(George W. Bush) 행정부가 해마다 수백만 명을 죽이는-HIV, 결핵, 말라리아, 홍역 및 콜레라와 같은-실제적인 위협을 희생하고 추상적인 위협과 싸우느라 수십억 달러를 썼다고 쓰고 있다.
1990년대를 거치며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처럼, 전쟁이라는 말과 같이 쓰였다-"인간이 지구를 계속 지배하는데 가장 큰 한 가지 위협“이라고 노벨상 수상자 조슈아 레더버그가 말했다. 느리지만 린세이 마르(Linsey Marr)와 같은 연구자들은 공동체에 근거를 둔 웰즈 부부의 연구로 돌아갔다.
환경 엔지니어인 마르는 그녀의 초점을 스모그에서 2009년 독감의 확산 쪽으로 옮겼다. 보육원에서 집으로 자주 질병을 옮겨오는 그녀의 아들로부터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마르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파되는지 우리가 아는 게 얼마나 적은지 알고 놀라, 이를 수학적으로 계산했다.
"해마다 그녀는 자신의 강의실에서 칠판 위에 수치를 따져 방정식을 이끌고 학생들에게 5마이크론보다 더 큰 입자들이 오랫동안 공기 중에 머물 수 있음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곤 했다,”고 저자는 쓰고 있다. 마치 바람이 모래알을 운반하듯 말이다.
하지만 마르의 연구에 대한 저항은 강했다. 코로나가 확산하자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이 그녀의 연구 결과를 거부하는 동안, 앤서니 파우치(Athony Fauci, 1940년~,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 는 난기류를 연구하고 호흡이 에어로졸 물질, 또는 구름의 물리 법칙에 어떻게 따르는지 보여주는 MIT 엔지니어 리디아 부루이바(Lydia Bourouiba)의 경고를 무시했다.
이들의 논쟁은 마치 ‘독기론자’ 대 ‘전염론자’의 그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마르와 부루이바와 같은 연구자들은 병원균과 전쟁하듯 병원균을 패배시키는 방식과 안전한 환경 구축에 초점을 두는 방식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공중 보건을 개괄적으로 재구성하고 있었다.
저자는 "Covid‑19 팬데믹은 우리를 둘러싼 가스의 바다를 눈에 보이도록 만들었다"고 썼다.
그는 우리가 사는 방식을 안다 함은 (상대방 의견의) 경청을 의미하며-그리고 우리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전염병, 전쟁과 같은) 무엇인가를 볼 준비를 하고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