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 3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를 계기로 2018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소위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이런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상승 기류가 서울의 외곽 지역으로까지 확산할 지는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전반적인 경기 침체,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상환비율(DSR) 시행 등을 고려할 때 주변부 집값까지 밀어 올릴 동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똘똘한 한채' 선호와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 등에 힘입어 강남 3구는 토허제 해제 이후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이 13일 발표한 '3월 둘째주(1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는 전주 대비 0.72% 상승했다. 2018년 2월 첫째주(0.76% 상승)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이로써 송파구는 올해 들어서만 2.82% 오르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잠실 엘스 전용면적 '국민평수' 32평(84㎡)이 역대 최고가인 30억원에 거래된 것을 언급하며 "조만간 잠실도 평당 1억원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남구도 2018년 1월 넷째주(0.93%) 이후 가장 높은 0.69%의 상승률을 나타냈으며, 서초구도 2018년 1월 다섯째주(0.69%) 이후 가장 높은 0.62%의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 3구가 포함된 동남권의 경우 토허제 해제 발표 전에는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0.10% 이하였으나 발표 이후인 2월 셋째주 0.24% → 2월 넷째주 0.36% → 3월 첫째주 0.48% → 3월 둘째주 0.58%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실제 부동산 시장에선 거래량과 거래액이 동반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 9월 이후 서울 아파트의 월평균 거래량은 3,000건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거래량(12일 기준)은 4,350건을 기록했다. 1월(3,194건, 취소분 제외) 대비 36%나 증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의 강남권 상승세를 토허제 해제와 더불어 기준 금리 인하와 안전자산 선호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했다. 일례로 잠실 주공5단지는 토허제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82㎡가 지난달 말 35억7,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토허제 해제가 계기가 된 것은 맞지만 금리 인하와 대출 확대, 봄 이사철 도래 등도 작용했다"며, "송파구 일대의 경우 삼성동 개발 호재와 더불어 수요자의 '선택과 집중'이 맞물린 결과"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상승세에 '마용성' 등 인접 지역까지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마용성을 넘어 외곽까지 상승세가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은선 랩장은 "수요자들은 이미 외곽 지역이 선호지역에 비해 가격 상승이 더딘 것을 경험했다"며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한 서울 외곽까지 상승세가 확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