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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과 진로, 그리고 직업의 향방-직업의 원리와 개인의 전략들(5)

직장인의 전략들
우리 나라 직장인들은 학교를 마친 후 대부분 직장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전공을 심화하기보다는 자기가 몰랐거나 서투르거나 모자라거나 공통적으로 알아야 할 분야들을 보완하고 두루 배우는 데 힘을 분산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전문성의 심화가 아니라 일반 지식의 확장화라고 표현할 수 있다. 보통 직장인들은 대체로 자신의 전문성은 등한히 하여 범용화 하고 생업에 별로 도움 안 되는 상식적인 일반 지식 쌓기에 열심히 노력한다. 이렇게 10년 이상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전문성은 거의 사라지거나 오히려 퇴보하여 두루뭉술한 일반적인 ‘범생’이 된다. 그때 가서 뭔가를 해보려고 하면 이리저리 시시콜콜하게 아는 것은 많은 것 같은데 한 가지라도 똑 부러지게 하는 전문 분야는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직업과 전문성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 부족한 데다 한국 사회와 조직의 특성인 획일적 문화가 알게 모르게 심리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런 한국 사회와 조직 문화 속에서는 주변의 통념적인 시선과 기준에 구애받지 말고 특단의 각오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키워가는 창조적 프로페셔널과 기업가를 목표로 삼는다.

피터 드러커는 이제는 그 수명을 다해가는 복지 국가의 후신으로 ‘기업가 사회’를 예견했다. 그는 “기업가 사회 속의 개인들은 성인이 된 뒤에도 배움을 멈추지 말아야만 한다. 개인들은 자신들의 계속학습과 재학습에 대하여, 자기계발에 대해, 자신들 스스로의 경력에 대해 책임을 더 져야만 한다. 청년기에 배웠던 것들은 단지 출발점이 될 뿐이다. 개인들은 근로생활 전 기간에 걸쳐 경력들을 스스로 발견하고 결정하고 개발해야 할 것이다. 전통과 관습, 회사의 방침은 자신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방해가 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

드러커는 이어 오늘날 전 세계에 보급되고 있는 교육제도는 주로 유럽이 17세기에 개발한 것을 연장한 것으로 새로운 접근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실무가 이론보다 훨씬 앞서나가고 있는 나라라고 말하면서 지난 20년 동안 미국이 경험한 가장 긍정적인 발전은 성인들, 특히 이미 고등교육을 받은 전문가들을 위한 계속학습과 재학습에 대한 열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기업가정신, 346-364)

기업가로서의 성공은 실패를 경험하여 살아있는 지식을 체득하여야만 도달할 수 있다. 직장에 있으면서 아무리 프로페셔널로서, 혹은 장래 경영자가 될 것을 목표로 철저하게 준비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해보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창조적 프로페셔널은 기업가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일 뿐 기업가의 길에 들어서 초기에 치러야 대가는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공무원이든 대기업이든 고위직에서 나와  자신의 기업을 하려는 사람들은 거품을 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거품을 빼면,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도움을 받아 큰 무리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종합하면 직장인은 특별하게 잘하는 전문 분야를 가져야 한다. 이것이 첫째 조건이다. 그 다음에는 독립하려는 각오를 다지고 이 전문 분야를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배우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전문성을 개발해야 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튀지 않으려고 남과 닮아지는 데만 신경을 쓴다. 이는 어리석은 행동으로서 직장 생활을 하면 할수록 껍데기만 남게 된다.

이렇게 되어버린 사람들이 은퇴하면 무슨 일이든 자신감이 없어서라도 하지 못한다. 어떤 일이건 창업을 하고자 행동으로 옮기려면 그 일에 대해 상당한 확신이 서야 하는데, 이런 확신을 갖지 못해 실제 창업이란 행동을 감행하지 못한다. 그렇게 우물쭈물 세월을 보내다가 나중엔 주변에서 강권하는 아이템을 미처 준비도 못한 상태에서 뛰어들게 되고 실패의 쓴 잔을 마시게 된다. 장래 기업을 창업하려면 그 분야에 대해 수 년 간의 집중적인 연구와 연습이 필요하다.

대학을 졸업하여 최고의 직장 진입에 성공한 엘리트들이 있다. 한국 같으면 행정고시를 치른 엘리트 공무원들, 대기업 사원, 공기업 직원들이 여기에 속할 것이다. 이들은 처음에 최고의 직장에 들어왔기 때문에 끝까지 그 직장에 남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고시직 공무원이 정년을 채운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대기업 사원들은 늦어도 50대초에 그 직장을 떠난다.  

특히 사회적으로 좋다고 하는 직장일수록 자기계발에 들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없다. 올인하지 않으면 그 직장에서 배겨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직장을 잡거나 업무 배치를 받을 때 자기가 목표로 하는 전문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가 여부를 잘 판단하고 결정하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적 평판과 보수는 좋지만 나중에 아무런 전문성도 가지지 못한 채 조기에 그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될 수 있다. 이는 귀중한 인생의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결과가 된다. 

사실 큰 조직의 좁은 부서와 팀 속에서 알게 된 지식과 경험은 그 직장에만 적용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나와서는 별로 쓸모없게 된다. 즉 대기업에서의 전문성이란 그 회사와 상품, 서비스에 가장 특화된 것이기 때문에 범용성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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