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입자 2300만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 해킹 피해를 입은 이후, 주요 대기업들이 임원 대상 유심(USIM) 교체를 지시하며 대응에 나섰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화, HD현대 등 주요 그룹들이 소속 임원들에게 보안 강화를 위해 유심 교체를 지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반도체, 방산 등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업계는 SK텔레콤 이용 임직원 파악과 유심 교체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임원 전원에게 "SK텔레콤 이용자는 반드시 유심을 교체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대다수 임원이 이미 교체를 완료했다. 삼성은 24일 이메일 공지를 통해 "유심 보호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유심을 교체하라"고 권고했으며, 해외 출장을 앞둔 임원들에게는 별도 지침도 제공했다. 유심 교체 시 모바일 사원증 재발급이 필요하다는 안내도 함께 이뤄졌다.
현대자동차는 신속한 교체를 위해 유심 칩을 별도로 구매해 제공하고 있으며, 한화 역시 주요 계열사에 SKT 법인폰 이용 임원들의 유심 교체를 지시했다. HD현대는 지난 22일, 모든 계열사에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을 권고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 출장 중인 임원들에게도 관련 지침이 전달됐으며, 추가 보안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9일 밤 해커의 악성코드 공격으로 일부 이용자의 유심 관련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사실을 22일 공식 확인했다. 유출된 정보는 주로 유심 고유식별번호 등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오는 28일부터 전체 가입자 대상으로 무료 유심 교체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며, 유영상 대표는 "고객 여러분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든 고객이 원하는 경우 유심 무상 교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SK텔레콤 가입자는 약 2310만명, S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이용자는 187만명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