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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90대 춤의 성전 ‘문나이트’가 뮤지컬로 돌아왔다

 

화사한 봄소식과 함께 다양한 공연들이 관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가운데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는 국내 순수 창작뮤지컬 문나이트가 잔잔한 향수를 불러오고 있다. 8090년대 실제 있었던 곳을 배경으로 최고의 스트리트 댄서들이 펼치는 뮤지컬 ‘문나이트’는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땀이 날 정도로 열정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화려한 조명과 귀에 익은 음악, 그리고 불빛아래 춤추는 젊은 남녀들. 때는 바야흐로 1994년 서울 이태원의 춤의 성전 ‘문나이트’이다. 오늘도 이곳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춤꾼들이  찾아들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다시 바뀌는 배경은 영화 속에서 봄직한 80년대 서울역이다.


최고의 춤꾼이 되겠다며 시골에서 무조건 가출한 촌놈 민수가 낯선 서울의 모습에 어지럼증을 느끼면서 이리 저리 헤매고 있을 때 흘러나오는 음악은, 아침엔 우유 한잔, 점심엔 FAST FOOD, 쫓기는 사람처럼 시계 바늘 보면서 거리를 가득 메운 자동차 경적소리, 어깨를 늘어뜨린 학생들 THIS IS THE CITY LIFE~ 넥스트의 노래 ‘도시인’이다.


음악과 함께 무대 위에는 표정 없는 도시인들이 등장해 각기 갈 곳을 향해 분주한 발걸음을 옮기는데 영락없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뮤지컬 문나이트는 8090년대 춤의 성전이었던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대사를 배제한 채 음악과 댄스로 춤의 지존 우혁과 댄싱 퀸 혜리, 그리고 촌놈 민수와 그의 친구들이 춤을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시켜 나가면서 겪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창작뮤지컬 공모사업에서 선정

 

뮤지컬 ‘문나이트’는 공연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2013년 세종문화회관 중점사업이었던 창작활성화 실행의 하나로 서울시뮤지컬단에서 추진한 창작뮤지컬 공모사업‘힘내라, 우리 뮤지컬’에 선정된 작품이다. 지난해 5월 트라이아웃(추후 사용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시험해 보기)시‘힘내라 우리뮤지컬 공연’작품 중 관객평점 1위와 티켓판매 및 좌석점유율 1위,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 600석 매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이 작품은 공연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뮤지컬 문나이트는 스토리텔링을 기본으로 유머와 댄스, 그리고 음악을 결함한 공연방식으로 전개되면서 디지털과 미디어가 결합한 무대와 그 시대의 가요와 내용을 결합해 지금껏 국내에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한 차원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뮤지컬 문나이트를 기획하고 연출한 사람은 이상훈 씨다. 1986년 KBS 공채로 시작해 SBS 예능국 책임PD, 채널A 예능 본부장을 거친 그는  25년간 방송과 영화 쪽에서 일을 해 온 방송전문가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이번 공연을 기획할 때 최첨단 미디어기법을 동원해 탄탄한 스토리구조와 한류를 탄생시킨 음악으로 관객들의 문화수준을 높이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매핑 기술을 접목한 화려한 무대와 기존 공연과의 확실한 차별화가 대표 킬러 콘텐츠로 발전가능성을 열고 있다고 평가했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아이돌 그룹 엠블랙의 천둥, 승호와 서울대 출신 비보이 박재민이 무대에서 춤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개그맨 심현섭이 DJ역으로 재미를 이끌어 간다. 음악은 90년대를 풍미했던 국내 댄스 가요들을 중심으로 클론, 룰라, 터보, 엄정화 등 당시 인기를 끌었던 가수들의 노래 29곡과 춤, 비보이 등 역동적인 안무가 곁들여져 객석을 흥분케 한다.


주인공 민수 역을 맡은 엠블랙 천둥은“젊의 개기로 모든 어려움에 자신만만하게 부딪히고 극복해내던 청춘들의 그 시절은 관객들의 과거이자 현재이자 미래의 모습이다”며 “모두가 공감하면서 눈과 귀와 마음을 모두 만족시키는 뮤지컬이 문나이트”라고 소개했다. 또 우혁 역을 맡고 있는 엠블랙 승호는“빛나는 조명아래 넓은 무대에서 그때 그 시절 빛나는 청춘을 그린 뮤지컬 문나이트는 가슴 벅찬 감동과 함께 추억으로 모두를 이끌어 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100분의 런닝 타임 맞아?

 

뮤지컬 문나이트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대부분의 런닝 타임 100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 춤만 가지고 공연을 하면 굉장히 지루할 법한데도 스토리에 몰입하다 보니 짧게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상훈 연출가는 “다들 좋았다고 해요. 다른 뮤지컬들은 지루한 부분이 있었는데 문나이트는 군더더기 없이 지나가니 100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는 거죠. 여기 세종문화회관 근처에 8090라이브클럽이 있는데 우리 공연이 끝난 후에는 관객들이 그리로 몰려가는 바람에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또 공연을 보면서 흥이 나서 나이트클럽을 간다는 관객들도 있어요. 문나이트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 같아서 기쁘고 감사해요” 고 했다.


제작사는 매주 수요일을 문나이트 동창회가 열리는 날로 정하고 당시 문나이트 출신 연예인들을 초대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8시 공연에는 맨 처음 기획할 때 아이디어를 내주고 의논을 같이 했던 오리지널 문나이트 출신인 가수 구준엽과 개그맨 홍록기가 이상훈 연출가의 초대를 받아 공연장을 찾았다.


이날 공연장에는 이들 외에 많은 연예인들이 함께 했는데 커튼콜(curtain-call)이 끝난 후에는 공연장 분위기가 클럽으로 바뀌어 관객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춤추며 열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개그맨 홍록기와 팝핀현준이 무대 위에 올라가 실력을 뽐낼 때는 공연장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공연이 끝난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가수 구준엽 씨는 “오늘 공연을 보면서 어렸을 적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었다”며 “그때 자신이 많이 부르던 노래와 춤들이 나와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것 같아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그맨 홍록기씨는 “오랜만에 추억여행을 한 것 같아서 뿌듯했다”면서 “내 몸을 움직이지 않고 땀을 흘릴 수 있는 그런 열정적인 공연인 것 같다”고 했다. 다음은 이상훈 연출가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뮤지컬 문나이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요?

방송 쪽에서 일하는 분들은 문나이트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주 그런 대화를 나눴는데 누군가 우리 7080세시봉만 얘기할 게 아니라 한류의 뿌리인 춤에 대해 작품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기획하게 된 것입니다. 실제적인 에피소드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게 되면 리얼리티도 살고 재미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죠. 처음에 이걸 소재로 작품을 만들겠다고 하니까 다들 좋아 했어요. 기획을 할 때 그래서 최대한 실제위주로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래야 감동을 줄 수 있으니까요. 예를 들자면 공연 중간에는 할머니도 사실은 문나이트에 실제로 있었던 인물이에요. 물론 그 할머니가 춤을 잘 추고 그러진 않았겠지만 당시 거기에 오는 사람들을 잘 다독거려주고 재미도 있었다고 해요.

 

이번 작품을 직접 기획하고 음악과 배경도 모두 관여하신 것으로 압니다.

네 제가 극본과 제작을 모두 담당했습니다. 애초부터 지금껏 봐오던 뮤지컬과는 다르게 새로운 뮤지컬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나하나 직접 챙긴 거죠. 음악을 선곡을 할 때는 스토리와 연관된 가사를 찾기 위해 수백 곡의 음악을 모두 들어보고 가사를 확인하는 작업을 한 것 같아요. 우선은 노래가사와 상황이 잘 맞아야 하니까요. 가령 내 눈물모아(김형준)라든가 가질 수 없는 너(뱅크) 노래는 스토리와 가사가 잘 맞아 떨어지거든요. 또 맨발의 청춘에서 ‘가진 건 없지만 사랑한다’ 가사가 그 시절과 딱 맞고요. 엄청난 양의 음악을 다 들어보고 배경음악으로 깔아 본 다음에는 다시 또 다른 음악을 들어보고 해서 다시 바꾸고 그런 작업이 수백 번은 된 것 같아요. 가수 현진영은 이 작품 속에 자신의 노래 ‘흐린 기억 속의 그대’가 삽입된 것을 보고 너무 좋다면서 아예 새로 녹음을 해서 줬어요. 원조 멤버들이 너무 적극적이라 감사하죠.

 

뮤지컬 문나이트의 포인트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문나이트 내용은 8090년대 복고(復告)지만 영상은 최첨단으로 하자는 게 기본 포인트입니다. 공연계에서는 많이 놀랄 텐데요. 뮤지컬 고스트는 제작비용이 150억원이 들어갔지만  문나이트는 7억원이 들어갔습니다. 그럼에도 영상이 고스트에 비해 떨어지지 않아요. 그건 기획자가 연출과 제작을 모두 관여하고 챙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에요. 조명도 직접 감독하고 챙겼는데 만약에 뮤지컬 조명을 그대로 썼다면 쇼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을 겁니다.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대사가 많지 않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대사에 반전도 있었는데 스토리를 단순화시키려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빠지게 됐죠. 특히나 그걸 춤으로 표현하려고 하니까 안 되더라고요.

 

관객의 반응이 적을 때 대본이나 내용을 수정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공연하는 것을 보면서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관객의 반응이 없을 때 바꾸게 됩니다. 그렇게 다듬은 게 수백 번은 될 겁니다. 연습할 때마다 바꾸고 이게 아니다 싶으면 바꾸고 공연할 때도 관객의 반응을 보면서 바꾸고요. 제가 들고 있는 이 노트가 그거에요. 첫 번째 공연 때 바꾸는 노트, 두 번째 공연 때 바꾸는 노트, 세 번째 공연 때 바꾸는 노트, 이렇게  다듬어 가면서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가령 섹시한 댄서가 영상으로 처리가 되면서 실제 나온 사람에게 시선이 분산이 된다든가 하면 그걸 고쳐가는 거죠. 할머니 역을 하는 댄서가 처음에는 가발을 벗고 춤을 췄는데 지금은 가발은 그대로 쓴 채 옷만 벗는 다는지 하는 등 동작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를 그냥 보는 게 아니라 관객의 반응을 보면서 수정해 나가게 됩니다.

크게 바뀐 부분이라면 처음보다 스피드 해진 것을 들 수 있죠. 또 첫 공연에서는 암전(연극 연출시 막을 내리지 않고 무대 조명을 어둡게 하여 장면 전환을 하는 것)이 많이 보여서 새로 다듬었는데요. 아무것도 없이 암전만 가면 지루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암전이 있는 부분에는 음악을 집어넣는다든가 해서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하는 거죠. 가장 큰 변화는 커튼콜이 끝나고 분위기를 클럽분위기로 바뀌는 건데요. 관객들이 다 같이 일어나서 즐기는 클럽분위기를 만들어 춤을 잘 추는 사람은 무대로 올려서 춤을 추게 한 후에 초대권이나 상품을 줍니다.

 

창작뮤지컬인 만큼 또 다른 계획이 있을 것 같은데요.

오는 5월부터 일 년 동안은 제주도에서 공연을 할 계획입니다. 처음에는 현재의 멤버들이 다 가서 한달 정도 공연을 하면서 제주도지역에서 오디션을 통해 뽑은 댄서들로 교체도 하고 팀을 만들어서 지방순회도 할 계획이고요. 애초부터 그런 계획으로 밑그림을 그려서 주인공들이 각자 3명씩으로 구성되어 있는 겁니다. 이들이 서로 로테이션으로 공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죠. 제주도는 외국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이라 대사가 거의 없습니다. 화면 영상은 그대로 두고 대사는 자막으로 처리하는데 중국관광객들에게는 자막을 중국어로, 일본관광객들에게는 자막을 일본어로 처리합니다.

 

추가적인 계획도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저는 장기공연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콘텐츠가 그만큼 좋고 욕심도 있으니까요. 공연이 회를 거듭할수록 다듬어지게 되면 완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그런 작품으로 해외시장도 진출해 볼 생각입니다. 춤은 세계 공용어기 때문에 어느 나라를 가든 자막으로 처리하면 되거든요. 서울시 창작뮤지컬 공모에서 선정된 것도 사실은 그런 부분이 많이 작용했습니다. 서울시에 지원할 때도 그런 부분에 대해 얘기했고 서울시에서도 한류 사업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선정한 것이고요. 아마 이 공연이 끝나고 나면 비슷한 공연들이 많이 나올 겁니다. 저는 이게 끝나면 무엇을 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이 작품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켜서 완성도를 높여나갈 생각입니다.

 

순수 창작 뮤지컬 문나이트는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관객과 공연이 일치되는 묘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 화려한 캐스팅과 신나는 음악으로 그 시대 추억여행지로 데려다 줄 뮤지컬 문나이트는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오는 23일까지 계속된다. Me 

(M이코노미매거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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