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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국내·외 회사채 시장 양극화 심화

신용위험에 따라 좌우되는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의 회사채 만기가 4월 중 집중되고 있다. 이로 인해 미분양 적체 해소를 위한 건설사 밀어내기 현상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가하면 신흥국들의 회사채 위기도 심화되어 IMF는 이러한 위기상황이 리먼브러더스 붕괴 이후보다 더 위험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회사채시장이 전체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한 증가추세에 있다. 발행액은 2000년 59조 원에서 2012년 102조 원으로 두 배 정도 증가하여, 전체 채권대비 비중이 27%에 육박하고 있다. 발행 잔액 기준으로도 2013년 12월말 현재 230조 원 정도로 전체 채권에서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간접적인 자금조달, 즉 은행의 기업대출 규모(2013년 12월말 현재 약 647조 원)와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이렇게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의 하나로서 회사채가 차지하는 역할이 커졌으나, 신용등급별로는 매우 불균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드러지게 확대되어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이하 고신용 회사채)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이하 저신용 회사채) 간 발행액의 편차가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회사채 시장은 회사채 금리와 신용스프레드 역시 5월 이후 미 출구전략 우려 등으로 상승 전환되는 등 발행여건이 악화되고 있으며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미국발 유동성 축소, 중국·EU·신흥국 경제·금융 불안 등 대외여건 악화 시 채권시장의 위기 발생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미 국채금리가 급등하여 23개월 만에 2.7%를 상회(2.74%)하고 글로벌 채권펀드에서 자금이 순유출(6월 중 578억 달러)되는 등 채권시장 불안감이 크게 확대됐다. 이러한 대외 충격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냉각될 경우 양극화 문제가 회사채 시장 전반의 경색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기업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은 물론, 금융시장 불안과 국민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국내 건설사 회사채 만기 4월 집중


100대 건설사 중 40개 정도가 워크아웃된 상황에서 대부분 건설사들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와 PF 지급보증에 비해 현금보유액이 많지 않아 상환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20대 대형건설사의 올해 회사채와 PF 지급보증 만기도래 금액은 14조 6천억 원이며 이 중 PF 지급보증액 만기 도래 규모는 9조 2천억 원, 회사채 만기 도래 규모는 5조 4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비교해 이들 기업이 보유한 현금은 11조 5천억 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회사채와 PF 지급보증 만기도래액이 가장 많은 업체는 롯데건설로 2조 원 수준이며 다음으로 GS건설 1조 9천억 원, 현대건설 1조 원, 포스코건설 7900억 원, 대림산업 7800억 원, 현대산업 7100억 원 순으로 상환 부담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대책으로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상황은 좋지 않다.


국내 건설사 24곳의 올해 회사채 만기분 5조 2천억 원 중 4월에만 1조 2600억 원이 집중돼 있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통상 건설사들은 신규회사채를 발행해 만기도래분을 상환하거나 운영자금으로 활용해 왔지만 일부 신용등급이 AA급이 아니면 이러한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라건설은 17일 만기도래하는 1천억 원 규모 회사채 상환을 위해 회사채 신속인수부제를 신청한 상태다. 이는 취약 기업이 만기도래한 회사채 상환을 위해 신규 회사채를 발행하게 되면 산업은행이 총액의 80%를 인수해 기업의 상환리스크를 줄여주는 제도다.오는 6월 기업신용등급 정기평가를 앞두고 있는 국내 20개 건설사의 잠재적인 부실규모가 약 6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어서 일부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낮아진다면 이자비용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주택시장 침체에도 상반기 분양 물량이 대거 공급되는 점도 일부 건설사들의 회사채 만기 도래가 상반기 집중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분양 물량은 22만3,828가구로, 이 중 상반기에 15만여 가구가 쏠려 있는데 이는 작년 상반기 10만1,914가구보다 5만여 가구가 많다. 선분양 구조상 건설사들은 초기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계약자로부터 상당수 현금을 선수금 형태로 확보할 수 있는데 이 자금을 공사금과 회사채 상환에 사용하겠다는 것이 건설사들의 계산이다.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다주택자 역시 전·월세 과세 대책 여파로 구매 심리가 제한적이어서 미분양 사태가 예측되고 있다. 실제 대대적인 부양책이 나왔던 지난해 상반기는 올해보다 적은 물량이 나왔지만, 6만5천여 가구 미분양이 남았다. 청약에 성공한다 해도 일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미분양이 불가피하다. 계약·중도금 등으로 공사하기 때문에 미분양이 나오면 또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회사채 시장 양극화는 신용 위험과 유동성 때문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의 김준한 실장과 이지은 전문연구원은 ‘회사채 금리스프레드의 양극화와 시장유동성’ 보고서에서 회사채금리 양극화의 근본 원인으로 유동성 저하를 지적했다.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의 원인이 신용위험뿐만이 아니라 ‘거래 용이성’(유동성)에도 있다. 거래 용이성이란 투자자들이 원하는 가격과 원하는 시점에 얼마나 원활하게 사고팔 수 있는가를 말한다.


신용등급 A- 이상의 고신용 회사채의 경우 매년 수백조 원씩 발행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의 저신용 회사채는 자금조달수단으로서의 역할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어 중소기업은 자금조달의 대부분을 은행에 기대고 있다. 중소기업의 회사채가 시장에서 인기가 매우 낮을 뿐 아니라 팔려도 금리가 너무 높아서 기업에 주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고신용 회사채와 저신용 회사채 간의 금리 격차와 발행액 차이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사채금리가 대폭 뛰었으나, 현재 고신용 회사채의 금리스프레드는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반면 저신용 회사채의 금리스프레드는 여전히 위기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회사채 신용등급 간 금리스프레드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0월 5.71%에서 2014년 3월 5.691%로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AA-’ 등급의 우량 회사채와 ‘BBB-’ 등급의 비우량 회사채 간의 금리 차이는 5.70% 포인트였는데 올 2월에는 이 격차가 5.84%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우량 회사채 금리는 떨어지고 비우량 회사채는 오르면서 갈수록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고신용 회사채 발행액이 200조 원을 넘어선 지난 2009년, 저신용 회사채 발행액은 10조 원 가량에 머물렀다. 지난해 역시 고신용 회사채 발행액이 150조 원을 넘긴 반면 저신용 회사채 발행액은 10조 원도 채 안됐다.


일반적으로 회사채시장은 국고채시장에 비해 거래비용이 높고 거래량이 적어 유동성이 낮으므로 유동성프리미엄이 존재한다. 이런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의 유동성 선호경향이 강화되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나 STX그룹, 동양그룹 등 대기업의 부도사태가 일어날 때 저신용 회사채를 중심으로 유동성이 크게 저하됐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장참가자 간 정보비대칭성을 줄이고, 거래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등 시장 유동성의 저하를 방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올 3월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금융지주사 발행분과 프라이머리 CBO 제외)는 2분기 10조 6천억 원, 3분기 6조 7천억 원, 4분기 7조 3천억 원 등 25조 원에 이른다. 내년에도 약 35조 원이 대기하고 있다.
한은은 앞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당분간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건설, 조선, 해운 등 취약업종 및 저신용기업의 부실 위험이 다른 업종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회사채 만기도래 현황, 차환발행 여부 등을 면밀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회사채 시장 안정화 대책


정부는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으로 회사채 시장 부문별로 시장현황 및 원인, 파급효과 등에 따라 맞춤형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지난해 밝힌 바 있다.


경기순응업종 회사채의 경우 투자심리 위축으로 시장자체 소화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상시적 구조조정을 지속하는 한편,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일시적 유동성 어려움을 완화하고 중소기업 및 비우량(BBB이하) 회사채의 경우 발행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세제상 인센티브 등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며 수요예측과 신용평가 개선 등 “Rule setting 기능”을 강화해 시장 자율조정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 노력도 병행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지난 2010년 8월 건설경기 회복세 지연에 따른 건설사 유동성 지원을 위해 신보 보증을 통한 ‘건설사 P-CBO’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건설업종의 편입비중을 50%로 하되, 부실 가능성을 감안해 발행기업·건설단체가 후순위채(9%)를 인수한다. 발행한도는 4.3조 원 규모이다. 건설사 P-CBO 제도 도입 이후 주기적 발행 추진, 지속적인 제도개선 노력 등에 따라, 건설사 등 기업의 유동성 애로 해소에 상당부분 기여해 왔다는 게 정부의 평가이다.


지난 2012년 8월, 발행규모를 3조 원에서 4조 3천억 원으로 확대함으로써 재계순위 1~10위를 제외한 대기업 건설사 편입이 허용됐다는 것이다. 다만, 대상·편입한도 등을 제한적으로 운용함에 따라, 수요에 비해 편입실적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 건설사에 대해서는 대기업의 편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건설사의 경우에도 재계순위 1~10위 소속기업은 제외된다. 업체당 편입한도를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특히 비 건설사는 건설사에 비해 1/4 수준으로 차별적 운영하고 있다. 최고지원한도는 건설업 500~1천억 원, 비 건설업 150~250억 원이다.


정부는 법정관리·워크아웃을 제외하고 대규모 회사채 만기도래로 일시적인 유동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2013년 7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만기도래 예정 회사채, 차환발행심사위원회가 결정한 일정 신용등급 이하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일시적 유동성 지원 시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기업의 회사채라는 요건을 충족한 경우, 차환발행심사위원회가 결정한 경우 재원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채 만기도래분의 20%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상환하고 만기도래분의 80%는 산은의 총액인수를 통해 차환발행을 지원한다.


산은 인수분 중 ‘회사채안정화펀드’가 10%를 인수하고, 발행기업의 채권은행들이 30%를 재인수하며 산은 인수분 중 잔여 60%는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하는 채권담보부증권(P-CBO)에 순차적으로 분할 편입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차환이 현재까지 6번 정도 발행이 됐는데 건설, 해운, 조선 분야뿐만 아니라 전 업종을 대상으로 익월 만기 도래분을 1일에 신청받아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4월에 회사채 만기가 집중된 건설업계 구조조정론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신청회사가 많지 않다”며 “보류 결정을 내릴 수도 있으므로 지금 상황에서는 대상회사를 밝힐 수 없고 대상회사가 된다고 하더라도 상장 퇴출이 전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신흥국 회사채 디폴트 리스크 경고


김준환 실장은 회사채 시장의 위기가 글로벌한 현상을 아니라고 밝혔지만 회사채 시장의 위기는 국내보다 신흥국이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반기 재정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연방준비제도의 출구전략으로 인해 글로벌 금리가 오르고 신흥국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최악의 경우 신흥국 기업의 35%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선진국의 초저금리 기조로 인해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신흥국 기업의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3배나 늘어 신흥국 채권에 투자된 선진국 자금이 1조 5천억 달러에 이른다.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15개 주요 신흥국, 1만 5천 개 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조달 비용은 25% 오르고 이익은 25% 떨어지는 스트레스테스트를 적용할 경우 전체 차입의 35%에 달하는 7,400억 달러가 채무지급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붕괴 이후보다 더 위험한 수준이 될 수 있음을 예고한다.


MeCONOMY Ma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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