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론과 정책을 그렇게 똑똑하게 설명하는 경제학자들이 어째서 창업을 한다거나 주식 투자를 해서 큰돈을 벌지 못하는 것일까? 경제를 공부하면 다른 사람보다 돈이 다니는 길목에 버티고 서서 돈을 더 많이 긁어모을 수도 있을 법한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학교 졸업장이 없는, 일본 와세다 대학 중퇴가 전부인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경제학자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으며 경제학 관련 서적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동양고전 『논어』만 즐겨 읽었다. ‘천자문, 명심보감을 떼고 초등학교에 들어갔더니 더 배울 게 없더라’는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은 신문대학을 나왔다고 할 정도로 매일 아침 신문을 통독했다. 이처럼 경제학 서적을 멀리하는 경영자일수록 돈을 벌고, 경제 공부에 매진하는 경제학자들은 왜 그렇지 못한 것일까? 그 이유가 궁금하다. 똑똑한 사업가는 실패 한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경제학자를 포함해) 사업가가 실패하는 이유는 올바른 방법으로 경영하는 대신 잔꾀를 부리는 잔머리 굴리기를 더 선호했기 때문”이라 했다. 원문은 “The reason why businessman failed is, they preferred to be clever rath
지금 현재 세계경제는 크게 4가지 위기가 한꺼번에 몰아치고 있다. 첫째, 코로나의 여진이다. 대유행의 흐름으로 보면 코로나19가 내리막길이라고 할 수 있지만 변이종과 겨울이 겹쳐 재유행의 징후가 곳곳에 감지되고 있다.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선진국들은 코로나 록타운(lockdown)을 지원하느라 시중에 엄청난 유동성이 불어난 상태다. 둘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위기와 곡물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사우디 주도로 OPEC+ 국가들이 급등하던 유가가 다소 떨어지자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현재 중국 경제의 암울한 전망 등의 영향을 받아 유가는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주장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운반선을 방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지 않는 한 에너지와 곡물 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셋째, 미-중 대결 심화로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균열이 진행 중에 있다. 특히 한국은 미국과 중국, 양국과 긴밀한 경제관계를 갖고 있고 그간 단일한 글로벌 시장에서 혜택을 받아온 나라다. 당장 삼성과 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 운영이 상당히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작심을 하
지난 10월 23일 제20차 당대회 폐막 후 발표된 7인의 상무위는 시진핑과 그에게 충성하는 측근 인물들로 전원 채워졌다. 새로 상무위에 진입한 리창 상하이시 서기가 리커창 총리의 후임으로 내정됐다. 공청단 출신인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당 중앙위원에서 탈락하고 후춘화 부총리도 정치국 위원에서 배제됐다. 이제 14억 중국인이 시진핑 1인의 통치 아래에 들게 됐다. 이제 계파도 사라지고 시진핑의 권력 앞에 그를 견제할 장애물은 제거됐다. 이번 3연임뿐만 아니라 마오쩌둥처럼 종신집권으로 갈 것으로도 점쳐지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지난 10년간 보여준 권력장악 과정을 보면 문화혁명을 비롯해 파란만장했던 마오의 권력투쟁 양상에 비해 스마트할 정도로 능수능란했다고 하겠다. 시진핑 주석은 등소평 이래로 추진해온 개혁개방정책의 기조를 수정하는 새로운 사회주의 사상을 준비해왔다. 장기간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한 결과 놀라운 경제성장을 달성했지만 부패의 만연, 양극화 심화, 사회주의 이념의 해이라는 모순을 낳았다. 이런 문제의식은 시진핑 주석의 전유물은 아니고 전임 장쩌민, 후진타오 총서기도 인식하고 있었지만 뚜렷한 실행 수단을 찾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이 지난 8월 24일 90세의 일기로 자택에서 타계했다. 일본인이라면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일본의 3대 경영인의 한 사람이다. 일본 사람인 만큼 우리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는 우리 나라의 식량 증대에 기여한 육종학자인 우장춘 박사의 사위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승려가 됐지만 77세의 나이에 수상의 부탁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일본항공 JAL의 회장으로 취임해 8개월 만에 24조원의 부채를 갚고 재기할 수 있도록 했다. 10여 권이 넘는 많은 저술을 남기기도 하였다. 그가 2009 년에 출간한, 아무런 홍보도 없이 묵직한 메세지만으로 전 세계에서 수백만 부가 팔렸다는 『왜 일하는가?』 라는 책을 소개하며 그가 남기고 싶어 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들어보고자 한다. 참고로 이 책은 지난 10년간 삼성 임직원들이 가장 많이 추천했고 기업인들의 서평이 가장 많이 붙었다고 한다. 왜 일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일을 한다는 것은 지금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전념한다는 뜻이다. 그런 일은 삶에서 오는 모든 고통을 이겨내는 만병 통치약과 같다. 역경과 불행에 사사건건 휘둘리며 우리는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고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8월, 2.19 유로였던 올리브유 가격은 올해 8월 말 약 80% 급등했다. 소매가격 상승도 가팔라서 유럽각국의 올리브유 소매가격이 지난해보다 25%가 상승했다. 고급 식용유의 대표 주자인 '버진 올리브 오일' 수입량이 14,000t이 넘는 우리나라 역시 폭등하고 있다. 올리브 오일 가격이 치솟은 원인은 유럽에 밀어닥친 장기간의 가뭄과 폭염으로 올리브 열매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건조한 기후에서도 자란다는 올리브 나무가 말라죽을 정도라면 다른 작물은 말할 것도 없다. 기후 위기를 맞고 있는, 세계 최대 올리브 오일 생산지인 스페인 남부도시 하이엔 지역이 직면한 좌절과 희망을 뉴욕타임스 보도를 통해 알아본다. (뉴욕타임스 2022년 9월 15일자 참조) 세계 올리브 오일의 수도(首都)가 가뭄으로 황폐화되고 있다 올리브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올리브 숲에 자라는 수천 그루의 나무 가운데 한 그루에서 가지를 하나 딱 꺾어서 보면, 누렇게 뜬 잎이 붙어 있고 끝에 미세하게, 바짝 말라버린 몇 개의 싹이 딱딱하게 굳어있다. 아우구스틴 바우티스타에게 그 가지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올리브 수확에 저주가 미치리
통계청의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0.81명으로 세계 합계 출산율(2.32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홍콩(0.75명)을 제외하면 꼴찌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17년간 저출산에 대응하고자 380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이 오르기는커녕 고령화만 빨라졌다. 이에 과거의 잘못된 인구정책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꿔 당사자인 2030청년 중심으로 대전환을 이뤄내는 한편 인구위기에 대한 국민공감대 형성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지난 9월 26일 국회에서 ‘인구쇼크 대한민국 소멸위기, 사라지는 한국 해법은 있나’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다. 양기대 “저출산 대책, 2030청년 중심으로 대전환해야...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출산·인구소멸을 막기 위해 관련 정책을 현실에 맞도록 수정하는 동시에 위기 상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투트랙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올해 2분기 합계 출산율이 0.75명으로 OECD 국가 중 역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OECD 국가 중에서도 꼴찌”라며 “인구문제는 답답할 만큼
은행에서 돈을 빌려본 사람은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알 것이다. 하물며 담보물이 거의 없거나 신용이 시원치 않은 젊은이들일수록 은행 대출은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특히 우리나라의 미래 농업을 짊어지기를 희망하는 젊은이들은 국가의 우대 정책이 있기는 하지만, 희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을 듯하다. 그렇다면 농수산업과 이와 관련된 업종으로 부를 축적한 기업이나 기업인들이 미래청년농부를 위한 전문은행을 설립하면 어떨까? 돈이 없어서 자기의 꿈을 펼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없도록 말이다. 서민의 위한 저리 대출을 최초로 시도한 은행업계의 전사 (戰士), 「Bank of Ameraica」의 설립자, 아마데오 피터 지아니니(1870~1949)가 다시 태어난다면 그런 은행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을까? 151년 전, 이탈리아계 미국 이민 농장주의 아들로 태어나 농산물 거래를 기반으로 종잣돈을 모아 은행을 만든 그는, 20세기 최고의 은행가이다. 인구감소와 지방 소멸로 농촌이 붕괴 위기에 있는 우리나라에 그처럼 훌륭한 은행경영자가 나와 청년 농부은행을 만들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필자 주; 그에 대한 전기(傳記)는 『죽은 CEO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최근 한국에서 가장 잘 산다는 강남, 서초 일대가 물바다가 되어 난리를 치렀지만 그런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한양은 배수구 역할을 하던 청계천에 퇴적물이 쌓여 비만 오면 범람하는 바람에 시내가 물바다가 되곤 했다. 강남 서초 일대가 물에 잠겼다는 것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생리를 무시하고, 제2의 청계천이라는 반포천과 합류하는 한강의 바닥 높이를 계산하지 않고 개발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일대는 갑자기 비가 많이 내리면 수억 톤의 빗물이 반포천으로 흘러가지 못해 저수지처럼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비만 오면 청계천 물난리에 골치를 썩였던 조선의 조정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 까? 그들의 지혜를 오늘에 되살려 본다. (필자 주; 청계천에 관한 역사는『청계천에서 역사와 정치를 본다』조광권 저, 여성신문사, 2005년을 전재하거나 요약했 으며, 현대적 설명과 소제목은 필자의 가필임을 밝혀둔다) 영조의 자랑, 개천(청계천)의 준설 공사 전국 8도와 수도권 백성을 동원한 대대적인 개천(청계천) 준설을 단행한 태종, 세종 이후 개천 정비에 가장 큰 힘을 쏟은 임금은 영조였다. 영조는 재위 49년(1775 년) 8월 6일, 세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