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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도대체 고추밭에 뭘 줬길래”

고추 농사 30년 만에 대박 친 경북 영양군 김기칠 씨

정부가 지정한 고추재배 특구인 경상북도 영양군 청기면의 한 고추밭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다른 농가와 달리 껍질이 두껍고 크기도 큰, 빛 좋은 고추가 나무마다 주렁주렁 달려 있는데, 농장주 김기칠 씨는 작년보다 30% 이상의 증수가 기대된다고 했다. 맛과 향, 그리고 색깔이 곱고 선명한 슈퍼 고추, 그 생육 비밀을 밝힌다.

 

경북 영양군 청기면 상층리, 30년 넘게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 고추 농사꾼 김기칠 씨(77농장주)는 고추나무 숲을 이룬 자신의 2천 평에 달하는 고추밭을 가리키며 말했다.

 

“고추나무 숲이 굉장히 좋잖아요. 이 고추나무 지지대의 높이는 1m 50cm인데 고추나무 키가 이 정도 자라는 건 엄청 난 거죠.”

 

김씨의 2천 평 밭은 프로가 지은 고추밭답게 거의 똑같은 크기로 고추나무들이 자라서 마치 전지(剪枝) 작업을 끝낸 거대한 차밭처럼 일정한 높이로 푸른 숲을 이루고 있었다. 나무마다 붉고 큰 열매(고추)를 아래위로 탐스럽게 매달고 있었는데, 김씨가 따서 보여준 이 밭의 붉고 큰 고추는 눈으로 보기에도 일반 고추보다 컸다. 특히 붉은 기운이 도는 색상이 물감처럼 선명했다. 고추를 가운데로 잘랐을 때 보이는 고추 껍질 두께도 한눈에 두텁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잘된 고추밭이 없어요. 동네에서 난리가 났어요. 우리 고추밭을 보러온 사람이 많아서 요즘은 직접 가서 보시라고 지번(地番)만 알려준다니까요.”

 

김씨는 이 상태라면 지난해 5천 근을 수확했던 이 밭에서 올해는 8천 근을 거뜬히 딸 수 있다며 기쁜 표정을 지었다. 같은 면적에서 3천 근의 고추를 더 수확할 수 있다는 건 고추 농사에서 대단한 일에 속한다. 더구나 각종 병충해 때문에 웬만해서 짓기 힘들다는 게 고추 농사다. 그러니 대박 중의 대박을 친 셈이었다.

 

그렇다면 김 씨는 어떻게 이런 고추 농사를 지을 수 있었을까? 퇴비일까? 김 씨는 다른 사람들처럼 영양군이 운영하는 고추유통공사가 보급하는 고추퇴비를 받아 썼다. 퇴비의 질이 좋아서 고추 농사를 짓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힌 김 씨는 그동안 관행 농법으로 고추를 재배했다. 다만 2년 전 부터 유황을 사용했고, 특히 올해 처음으로 다시마를 원료로 만든 ‘금손 다시마’라는 다시마비료 식물 영양제를 썼을 뿐이라 고 말했다.

 

“고추 농사라는 게 정말로 어려워요. 탄저병이나 세균성 전염병에 많이 걸리고 지금은 바이러스도 굉장히 많이 옵니다. 그런데 올해 금손다시마를 사용해 보니까, 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이는 거 같아요. 아마 아미노산이 많아서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고추가 자기 몸에 영양을 풍부하게 담고 있으니까 병충해에도 아주 강한 거 같아요. 보세요. 지금도 고추가 계속 달리고 아래나 위에 매달린 고추 크기가 똑같거든요. 이건 뿌리에서 영양이 계속 공급된다는 이야기지요. 관행농법으로 농사를 짓다 보면 밑에 달린 열매가 크지만 위로 갈 수록 점점 작아지거든요.”

 

김씨는 또한, 금손다시마를 주었을 때 고추 뿌리가 활성화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뿌리가 엄청나게 굵어져요. 제 손가락 마디보다 굵잖아요. 이 정도로 고추나무가 자라면 바람 불 때 넘어지는데 뿌리 활착이 워낙 좋으니까 안 넘어지잖아요. 그러니 고추가 지난 해보다 20% 정도 더 커진 거고, 착과율이 약 20% 정도 상승 하더라고요. 낙과가 안 되고 거의 착과가 됩니다.”

 

3가지 품종에 시범적 사용

 

김씨는 농가들이 병충해에 약해 재배를 꺼리는 품종인 ‘다복’과 ‘청양고추’에도 금손다시마를 시험적으로 뿌렸다고 했다. 그 결과, ‘다복’ 이란 품종은 바이러스나 병충해 피해를 입지 않았고, 청양고추의 경우, 12cm가 넘는 크기로 자랐다고 스스로 놀라워했다. 청양고추는 나무 한 그루 당 100여 개가 달리는 것 같다며 20~30% 이상의 증수 효과를 장담했다. 30년 고추 농사 중 올해 고추 농사가 가장 잘 된 것 같다는 김씨는 다시마 추출 영양제인 금손다시마의 영양소가 고추에 잘 적용되는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자기 고추밭에서 딴 고추의 당도를 측정해 기자에게 보여줬다.

 

 

“농사에서 수확량이 늘어나는 게 아주 중요하지요. 금손다시마에는 아주 적합한 영양소가 굉장히 많이 들어 있다고 생각해요. 고추나무 하나에 30% 이상의 고추가 더 달리니까 전체적으로 보면 40~50% 증수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죠. 다들 거짓말이라고 할 겁니다. 청양고추 당도를 직접 재 보여 드렸으니까 알잖아요? 청양이 9.6브릭스, 거창한이 13.8브릭 스, 다복이 12.3브릭스 나왔는데, 고추 당도가 12브릭스가 넘는다는 건 상상할 수 없어요. 수박도 11브릭스면 고당도라고 표현하는데 고추가 13브릭스 넘는다고 하면 누가 믿겠어요?”

 

쌀농사 다음으로 고추 농사를 많이 짓고, 쌀 다음으로 고춧가루를 많이 소비하는 우리나라, 경북 영양군에서만 연간 3,700톤의 마른고추가 생산된다. 김씨가 자신의 5천 평 고추밭에서 예상하는 올 수확량은 1만5000근이다. 흔히 꼭지 달린 건 고추 600g을 1근으로 보지만, 꼭지를 딴 540g, 씨를 반 정도 뺀 상태의 480g, 씨와 꼭지 완전히 제거한 420g을 1근으로 따지기도 한다. 그러나 가공상태에 따른 무게보다 일률적으로 600g을 1근으로 하고, 가공상태에 따라 가격 편차를 둔다.

 

고추 생육에 가장 좋은 지역 ‘영양군’

 

고추 생육에 가장 좋은 온도는 25~30℃(낮)와 15~20℃(밤). 한서(寒暑)의 차이가 심해 대륙성 기후의 특색을 보이는 영양군의 산 중턱이나 산자락은 여름에 서늘한 기온을 보이고, 낮과 밤의 온도 차가 커서 좋은 품질의 고추 농사를 짓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토질이 대부분 화강 편마암과 수성암계에 속하는 변성암의 복합체로 고추가 자라기 좋은 식양토(埴壤土)여서 유리한 자연환경이다. 영양 고추는 기계 건조 때 50℃ 미만 낮은 온도에서 건조해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고 있다.

 

영양 고추로 만들어진 ‘빛깔찬’ 고춧가루는 영양고추유통공사를 통해 수매에서부터 세척·건조·분석·가공에 이르기까지 일괄처리시스템을 통해 생산하고 자외선 살 균 등으로 고추 자체가 아주 청결하고 좋다. 1만6000천 여명의 영양군민 중에서 고추 재배하는 농가는 전체의 70% 정도이다, 특히 영양군 청기면은 영양 고추생산량의 약 35%를 차지한다.

 

 

김씨는 “숲이 많고 중 고랭지인 이 지역에서 고추 농사를 많이 짓는 이유는 일교차가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면 지역에서는 주로 채소 농사를 짓는다. 고추는 열대성 식물이라 병충해에 약하다. 고추 곰팡이병은 바람이나 공기를 통해서 전염되는데, 온도 변화에 따라 땅이 습해지면서 곰팡이가 생기고, 그게 날아다니면서 열매에 붙으면 열매가 시커멓게 타 죽는다.

 

좋은 고춧가루는 음식 맛 좌우

 

김씨는 전체 생산량의 30%는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고 나머지를 가공해서 판매한다. 이렇게 좋은 고춧가루를 경매로 넘길 수 없어서다. 영양 고추는 품질이 일반 고추와 비교가 안 된다. 특히 올해 김씨는 금손다시마로 고추를 재배해서 고춧가루가 정말 달짝지근하고 맛있다고 했다.

 

“이걸 어떻게 경매로 넘겨요."

 

좋은 고춧가루를 고르려면 향을 맡아 보면 알 수 있다. 맛이 있는 고춧가루는 매콤달콤한 향을 느낄 수가 있는데 이런 향이 없는 고춧가루는 음식에 넣어도 깔깔하기만 하고 영양이나 맛은 느낄 수 없다. 우리나라 대표 음식인 김치를 만들 때 고춧가루는 김치 맛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치 1톤을 만들려면 보통 고춧가루 30~50kg이 들어간다. 김씨는 영양고추로 김치를 담그면 맛이 달라지고 색깔도 정말 먹음직스러워진다고 했다.

 

영양고추작목반을 이끌고 있는 김씨는 올해 직접 시범적으로 사용해 본 경험을 회원들과 공유해 농가수익에 도움을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새로운 식물 영양제 금손다시마가 우리나라 고추 농사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MeCONOMY magazine Septembe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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