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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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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스러지고 권력은 영원을 꿈꾼다

- 윤영무의 기후칼럼

 

중국은 지난 3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을 맞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1만2000명의 인민해방군(PLA) 병력과 500여 대의 장비가 동원된 대규모 열병식을 열고 핵 3축 체계와 무인 전력을 총망라한 최첨단 무기들을 대거 공개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검은 마오쩌둥식 정장을 입고 개방형 차량에 탑승해 사열했으며, 톈안먼 망루에서는 시 주석 좌우에 푸틴과 김정은을 세워 반서방 구도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과시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중국은 세계 평화를 지킬 것"이라면서도 "주권과 존엄은 결코 침범할 수 없다"며 대만과 남중국해를 겨냥한 경고성 발언을 남겼다. 그는 미국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패권주의와 일방주의를 비판하며 서방 질서를 향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런 중국의 위용을 보는 가운데 필자는 시진핑 좌우에 앉아있는 푸틴과 김정은을 보면서 묘한 역겨움이 몰려왔다. 이유는 분명했다. 수많은 젊은이가, 수많은 민간인이 그들의 야망 때문에 목숨을 잃었고 얼마나 많은 이가 전쟁 후유증에 고통을 겪을까? 하는 전쟁의 처참함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5년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군인과 민간인 사망자 수는 아직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았다. 크렘린궁은 전쟁 피해를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지만, BBC의 올 2월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측 사망자 규모는 수십만 명에 달하고, 우크라이나 측 병사는 50만 명 이상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도 5천 명 이상이 전사 혹은 부상 입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생각을 하니, 군사 퍼레이드의 장관도 필자의 눈에는 한순간에 피로 물든 위선처럼 보였다. 인류 역사에서 전쟁은 끊임없이 되풀이됐다. 수백 수천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앞으로도 인류가 존재하는 한 전쟁은 완전히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전승절이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두 사람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과 열병식을 보기 위해 톈안먼 망루로 이동하면서 나눈 사적 대화 내용이다. 그들은 CCTV가 중계하는 가운데 “앞으로 150살을 살 수 있고, 70살은 어린애”라는 대화를 나눴다고 영국의 BBC가 보도했다.

 

전쟁터에서 젊은 병사들이 꽃다운 나이에 쓰러져 나가는데 영생할 수 있다거나 70살도 어린애라는 말을 주고받았다. 그것이 단순한 농담이었든, 죽을 때까지 영구 집권할 수 있다는 암시를 준 것이든 필자는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전쟁터에서 스러져 가는 병사들의 나이를 생각하면 너무 뻔뻔한 언사 같았으니까. 러시아의 청년 군인들이 그 말을 들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가장 높은 자리에서 전쟁을 지휘하는 지도자가 150세 청춘을 떠들고 총탄 속으로 내몰린 병사들은 스무 살, 서른 살의 청춘을 바친다니....말이 안 된다고 할 듯하다.

 

중국과 러시아, 두 패권국이 실질적으로 친하다는 건 허상일 수 있다. 패권국은 하나이지 둘일 수 없으니까 말이다. 북한과 중국의 관계도 그렇다. 김정일조차 과거에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북한은 중국의 티베트처럼 될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지금의 밀착은 전략적 계산이 만든 일시적 가봉(假縫)이 아닐까 싶다.

 

전쟁과 공포로 권력을 연명할 수는 없다. 그들 스스로 150살의 영웅으로 상상하든 말든 역사는 냉정하다. 진정한 승리는 총칼이 아니라 자유와 평화를 지켜내는 데 있으며, 전쟁은 승리의 축제가 아니라 젊은 세대의 장례식임을 그들 지도자들은 잊지 말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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