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자는 뉴욕 타임스에서 부러운 기사 하나를 읽었다. AI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미국의 벤처캐피털의 투자 결정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투자할 때까지 시간을 끌며 간을 보는 게 아니라 AI를 동원해서 투자 여부를 빨리 결정한다는 말이다. 문득 필자의 머릿속에서 최근에 만났던 국내의 어느 벤처 기업이 떠올랐다. 이 회사는 시설재배 농산물의 맛과 향을 회복시켜 줄 혁명적인 ‘활성질소수’를 제조하는 신기술을 발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신기술 인증을 받았지만 창업 2년째인데 어느 벤처캐피털로부터도 투자 문의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만약 미국에서 창업했더라면 어땠을까? 뉴욕 타임스의 기사에 따르면, 실리콘 밸리 전역에서 투자자들은 가장 인기 있는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한 벤처캐피털 회사는 100억 달러 규모의 AI 기업 「메르코르(Mercor)」의 20대 창업자들을 전용기에 태워 라스베이거스로 데려가 페라리 경주를 하게 했다. 또 다른 벤처캐피털 회사는 대학생들에게 인턴십 대신 창업 자금을 지원했고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행동하며 고객 소개와 직원 채용을 담당했다. 그러는 사이 지난해 인간보다 똑똑한 AI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스타트-업 「Safe Superintelligence」는 올해 32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기록하며 20억 달러를 유치했다. 2023년에 설립되어 기업의 AI 에이전트 구축을 지원하는 「Sierra」는 3억 5천만 달러를 유치하여 1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달성했다. AI 코딩 스타트업 「Cursor」는 올해 세 차례 투자를 유치하여 기업 가치가 10배 이상 상승한 2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스타트-업을 추적하는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다른 모든 분야를 앞지르며 올해 첫 9개월 동안 벤처 자금의 64%, 약 1,610억 달러가 AI 관련 거래에 유입되었다. 「Anthropic」, 「OpenAI」, 그리고 일론 머스크의 「xAI」가 주도한 대규모 투자 라운드가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향후 10년의 승자가 18개월에서 24개월 안에 정해지리라 생각하고 있어서 일부 투자 원칙을 포기하고서라도 투자의 속도를 낸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벤처캐피털인 「Moxxie Ventures」는 캐나다, 프랑스, 이스라엘 등에서 기업 가치가 상승하기 전의 창업자나 기업가들을 찾았고 투자를 받은 일부 기업은 샌프란시스코로 이전하고 있다. 「Afore Capital」은 투자 기준을 조정했다. 이전에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진 훌륭한 창업자들을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그다지 훌륭하지 않거나 아예 아이디어가 없는 훌륭한 창업자들도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략은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기업가들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업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을 시작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또한, 대학생들에게 인턴십 대신 "갭 학기"를 보내고 창업할 수 있도록 2만 5천 달러에서 5만 달러까지 지원한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시작된 이후 약 30개 기업에 자금을 지원했는데 창업자 대부분이 사업이 성공하면서 대학을 중퇴했다. 에릭 슈미트(구글 전 CEO)는 지난달 「Harvard Kennedy School」 주최 포럼에 나와 “세계에서 가장 비범한 자본시장이 있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중국은 같은 ‘금융 시장의 깊이가 없어 중국 스타트-업들은 말 그대로 (돈을) 구하지 못하고, 이 자금 부족이 “대형 모델을 훈련하고 유지하는 데 결정적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벤처캐피털 자금만이 아니라,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AI 개발(특히 대형 언어 모델 등)에 필요한 장기적·대규모 자본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금융 생태계의 깊이”가 부족한 중국은 미국과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리나라에서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출범한다는 소식이다. 여기에 박현주/서정진이라는 민간 혁신의 상징적 인물들이 공동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정부의 관제 자금이 아니라 민간의 주도하에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종잣돈이 되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그러나 국내 투자시장은 예전만큼 열려 있지 않고 성장 자금은 더 신중해졌다. 스타트-업 창업가들은 ’돈을 받을 곳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기술은 있는데 자본이 뒤따르지 못하고 자본은 있는데 좋은 기업을 발견하지 못해 주저하는 기묘한 모순이 머리 위에서 빙글빙글 헛돌고 있는 상황은 여전하다. 돈 없이 무슨 사업을 하겠는가? 이왕 민간 펀드가 출범했다면 이제 우리도 미국의 자본처럼 날렵하게, 투자의 속도를 게임의 원칙으로, 중국의 자본 경색이 일어나는 원인을 반면교사로 삼아 제대로 된 스타트-업을 찾아내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아야 한다. 미래는 발굴하는 자의 것이라고 하였다. 미국의 벤처 캐피탈이 투자 속도를 내는 것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는 건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국내 첫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GC녹십자가 자사 코로나19 mRNA 백신 후보물질 ‘GC4006A’에 대해 국내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으면서다. GC녹십자와 함께 질병관리청이 주관하는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임상 1상 지원사업’에 선정된 아이진 컨소시엄(한국비엠아이·알엔에이진·마이크로유니·메디치바이오)도 현재 IND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2022년 6월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합성항원 방식의 국내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했다.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서 추가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은 없다. 이번 개발이 성공할 경우 국내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이자 첫 번째 mRNA 방식 백신이 된다. 정부가 제시한 개발 완료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 엔데믹 상황에서 다소 늦은 개발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mRNA 백신 확보의 의미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mRNA 기술은 향후 팬데믹에 대비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으로, 이른바 ‘백신 주권’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성이 크다. 플랫폼 기술이 완성되면 코로나19 변이뿐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에도 신속 대응이 가능하다. 특히 mRNA 백신은 바이러스벡터, 불활화, 합성항원 방식 대비 예방 효과와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다만, 한국의 mRNA 백신 개발 속도는 미국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정부 재정 지원 부족과 높은 허가 기준이 개발 지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이에 M이코노미뉴스는 글로벌 mRNA 백신 개발 흐름을 중심으로 이번 개발의 의미와 과제를 짚어봤다. ◇ 20조 원 쏟아부은 미국 vs 각자도생 한국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직후인 2020년 3월부터 백신 개발에 속도를 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해 2020년 12월 2일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지 1년 만의 성과였다. 이후 모더나도 mRNA 백신을 출시했다. 미국이 단기간에 백신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이 있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약 180억 달러(약 20조 원)가 투입됐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약·바이오 기술력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정부가 실패 리스크를 전적으로 부담하는 구조였지만, 한국은 기업이 각자도생하며 기초 기술부터 다시 쌓아야 했다”며 “사스(SARS)·메르스(MERS) 연구를 통해 축적된 선행 지식 유무도 큰 차이였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에서는 다양한 방식의 백신 개발 시도가 있었으나 중단된 사례가 적지 않다. 제넥신은 DNA 백신 개발을 추진했으나 2022년 3월 임상 2·3상 단계에서 중단했다. HK이노엔도 합성항원 방식 백신을 개발했으나 엔데믹 전환과 임상 환경 변화로 2022년 5월 임상 1상 단계에서 포기했다. 셀리드는 바이러스 전달체 방식으로 변이 맞춤형 백신 개발을 이어가고 있으나 시장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의 DNA 백신도 자금 조달과 개발 지연으로 동력이 약화된 상태다. 이번 정부 지원사업에는 총 4개 기업이 도전했지만, 최종적으로 GC녹십자와 아이진만 선정됐다. 동아쏘시오그룹 계열 에스티팜은 2024년 10월 자체적으로 mRNA 백신 임상 1상을 완료했으나 이후 추가 임상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개발을 중단한 것은 아니라 향후 팬데믹 발생 시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지금까지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발생하게 될 팬데믹 상황에 좀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개발 과정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술은 외국에서 관심을 가질 경우 수출할 가능성도 있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에스티팜은 자체 개발한 mRNA 캡핑 기술 ‘스마트캡’을 통해 mRNA 합성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 ‘단순 예방’ 넘어 ‘플랫폼 자립’…차세대 팬데믹 대응용 ‘방패’ 구축 GC녹십자는 이번 사업에서 mRNA 설계부터 전달체, 제조·생산까지 전 주기를 단독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회사는 자체 mRNA-LNP 플랫폼을 기반으로 AI 코돈 최적화, UTR 특허, 전달 효율을 개선한 LNP 기술 등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아이진은 자가 증폭 mRNA(sa-mRNA)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체내에서 mRNA가 스스로 증폭되는 특성을 활용해 투여량을 줄이면서도 충분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진 측은 기존 mRNA 백신 대비 용량을 크게 낮출 수 있어 가격 경쟁력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mRNA 백신 개발을 단기 성과가 아닌 미래 대비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은 “mRNA 백신 플랫폼은 특정 감염병에 국한되지 않는 범용 기술”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상황에서도 백신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라고 말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도 “mRNA 플랫폼은 감염병뿐 아니라 암 백신, 희귀질환 치료제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다”고 밝혔다. ◇ 실패를 기회비용으로 여기는 태도 전환 절실 정부는 2028년까지 총 5000억 원을 투입해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다만 임상 3상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상 연구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른다”면서 “정부가 실패를 기회 비용으로 여기고 실패하더라도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책임 문제을 묻지 않는 태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예산 규모가 상당히 크게 보이지만 다른 나라의 백신 개발과 관련된 연구비 예산 규모를 보면 여전히 우리나라가 많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mRNA 백신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mRNA 백신 시장 규모는 2024년 93억2000만 달러에서 2025년 104억 달러로 성장했으며, 2030년에는 182억8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M이코노미뉴스’에서 한 주간 놓치지 말아야 할 국내외 주요 IT 이슈 3가지를 선정, 요약해 보고자 합니다. 이번 주에는 프랑스 국영 우편 서비스 ‘라 포스트’가 네트워크 장애로 디지털 서비스 전면 마비됐다는 소식, 일본이 고령화·기술 격차 속 첫 ‘AI 기본계획’을 채택했다는 소식, 미국에서 AI 장난감이 기술 편의는 뛰어나지만 기술적·윤리적 검증 부족으로 아동 보호 대책이 미흡하다는 소식 등 세 가지를 단신으로 소개합니다. 1. 프랑스 ‘라 포스트’, 네트워크 장애로 디지털 서비스 전면 마비 프랑스 국영 우편 서비스 ‘라 포스트(La Poste)’는 이달 23일 대규모 네트워크 장애로 인해 디지털 뱅킹과 온라인 서비스 전반이 마비됐다고 밝혔다. 블리핑컴퓨터 등 보안 전문 매체에 따르면 이번 장애로 주요 웹사이트, 모바일 앱, 디지털 신원 인증 서비스, 디지포스트(Digiposte) 문서 저장 플랫폼 등 다수의 온라인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접속 불가 상태에 놓였다. 일부 우체국 지점에서도 서비스 중단이 발생했지만, 라 포스트는 고객들이 창구를 통해 은행 및 우편 업무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 포스트와 산하 은행 부문인 라방크 포스탈(La Banque Postale)은 온라인·모바일 서비스가 중단됐음에도 핵심 금융 업무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ATM 현금 인출, 매장 내 카드 결제, WERO 송금 등 오프라인 기반 서비스는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온라인 결제는 기존 Certicode 인증 대신 SMS 인증을 통해 계속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다만 라 포스트 공식 웹사이트는 여전히 접속이 불가능해 고객들은 웹메일 및 디지포스트 플랫폼으로 우회 접속해야 했다. 라 포스트는 장애 원인과 복구 시점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프랑스 언론은 전국적 서비스 중단을 초래한 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 가능성을 제기했다. 25만 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라 포스트 그룹은 우편·물류뿐 아니라 은행, 보험, 통신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는 대형 공기업으로, 최근 프랑스 내무부 이메일 서버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 사건과 22세 용의자 체포 이후 연이어 발생한 이번 장애에 대해 당국의 조사도 이어지고 있다. 2. 日, 고령화·기술 격차 속 첫 ‘AI 기본계획’으로 반전 나서 일본 정부가 23일 사상 처음으로 국가 차원의 ‘AI 기본계획(AI Basic Plan)’을 공식 채택하며 AI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번 계획은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을 핵심 목표로 삼고, 중앙·지방정부 행정 업무에 AI의 적극 도입, 국산 AI 기본 모델 개발, 로봇과 결합한 ‘Physical AI’ 기술 강화, AI 안전성 평가기관 인력 확충, 초·중학생 대상 AI 교육 확대 등 전방위 정책을 담았다. 일본 정부는 국가 AI 전략을 체계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일본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배경에는 AI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강한 위기감이 자리한다. 일본 정부는 기본계획에서 “일본은 다른 선진국뿐 아니라 더 작은 경제 규모의 국가보다도 AI 개발에서 뒤처지고 있으며, 그 격차가 매년 커지고 있다”고 명시했다. 실제 일본은 미국·중국에 비해 대규모 AI 모델 개발 기업이 적고, AI 전문 인재 풀도 작다. 또 GPU·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투자도 늦어 국가 주도의 AI 역량 강화가 불가피하다.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일본은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AI·로봇 기술을 활용한 생산성 제고가 절실하며, 선진국 중 가장 느린 행정 디지털화 속도도 AI 도입 촉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AI 확산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 안전성·신뢰성 확보를 정책 축으로 삼고 있다. AI Safety Institute의 인력을 확대하고 안전성 기준을 강화해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AI 투자 규모, AI 모델 개발 역량, 기업의 AI 도입 속도, 행정망의 AI 활용, AI 인재풀 등 대부분 지표에서 미국·중국·한국 등 주요국에 뒤처졌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번 기본계획은 이 격차 감소를 위한 국가적 대응 전략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번 계획으로 일본의 AI 활용 속도를 끌어올리고 기술 경쟁력 회복의 전환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3. AI 장난감, 기술 편의 뒤에 숨은 위험...아동 보호 대책 필요 AI 기술이 장난감 산업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아동 대상 AI 장난감의 안전성이 사회적 우려로 떠오르고 있다. 공익보도그룹은 폴로토이(FoloToy)의 ‘쿠마(Kumma)’와 ‘AI 스토리 베어 포(Poe)’ 등 일부 제품이 성적 표현을 포함한 부적절한 대화를 생성하거나, 아이에게 성냥·칼 등 위험 물품의 위치를 알려주는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은 AI 모델이 아동에게 해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규제와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IT 언론사 씨넷에 따르면 AI 기반 장난감이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해 아이의 음성을 분석·응답하는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아동에 대한 기술적·윤리적 검증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AI가 도덕적 판단이나 연령 적합성을 스스로 구분하지 못해 부적절한 정보 제공이나 집착적 반응 등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부모 통제 기능이 형식에 그치거나 안전장치가 허술한 사례도 확인됐으며, 음성·얼굴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장기간 저장하는 관행은 개인정보 보호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온라인 시장에서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가짜 AI 장난감이 유통되는 현실 역시 부모들의 불안을 더욱 높이고 있다. 심리 전문가들은 AI 장난감이 기술적 위험을 넘어 아동의 정서 발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심리학회는 AI 기반 앱과 챗봇이 어린이들에게 예측 불가능한 반응을 보일 수 있으며, 실제 인간 관계보다 챗봇에 의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 일부 플랫폼은 미성년자의 무제한 대화를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수집 또는 위험한 대화 가능성이 있는 AI 장난감보다 전통적인 장난감을 선택하는 게 더 안전하다며, 부모들에게 기술적 편의보다 아이의 정서적 안전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북 포항·울산·충남 서산 등 3개 지역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으로 추가 지정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에너지위원회 재심의를 거쳐 이들 지역을 최종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달 지정된 경기 의왕·전남 영광·부산·제주 등 4개 지역을 포함하면, 올해 분산특구 지정 지역은 총 7곳으로 늘었다. 포항·울산·서산은 1차 발표에서 탈락했으나 보완 계획이 통과되며 재선정됐다. 분산특구에서는 전기를 생산하는 기업이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전력이 필요한 기업과 직접 거래할 수 있다. 현행 규제로 제한되는 발전·판매 겸업을 특구 내에서 완화해 비수도권의 전력 수요 이전과 무탄소 분산형 전원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취지다. 포항은 그린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발전(40MW)으로 인근 이차전지 기업에 무탄소 전력을 공급하는 모델을 추진한다. 암모니아를 수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미국 아모지(AMOGY)가 개발한 암모니아 크래킹 설비를 활용해 수소 전환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청정 전력 공급을 통해 지역 내 이차전지 기업의 RE100 이행과 수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구 지정에 따라 아모지의 국내 설비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전망된다. 울산은 지역 발전사가 열병합 발전설비(300MW)를 활용해 인근 석유화학 업계와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100MW) 유치를 겨냥한 경쟁력 있는 전기요금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인근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에서 발생하는 미활용 냉열을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하고,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기반의 무탄소 전력으로 단계적 전환을 추진해 전력 다소비 시설의 탄소배출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서산은 울산과 유사하게 지역 발전사가 300MW급 열병합 발전설비로 인근 석유화학 단지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모델을 추진한다. 전력 판매 수익의 일부는 인근 마을 태양광 보급과 노후 변압기 교체 지원 등에 활용해 지역사회에 환원한다. 재생에너지·그린수소 등 무탄소 전원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석유화학 기업의 탄소배출 저감과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구조적 위기에 놓여 사업재편을 진행 중인 석유·화학 업계의 미래 대응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2020년 9월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주요 인사들에게 1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2022년 말 기소된 지 약 3년 만의 법원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26일 오후 2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고 "공소사실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서 전 실장에게 징역 4년을, 박 전 원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서 전 장관과 김 전 청장에게는 징역 3년, 노 전 실장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사건을 두고 정권이 바뀐 후인 2022년 6월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감사원은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고, 국정원도 박 전 원장 등을 고발했다. 검찰은 2022년 12월 이들을 순차적으로 기소했다. 서 전 실장은 이씨가 피살된 이튿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께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피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합참 관계자와 김 전 청장에게 '보안 유지' 조치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청장은 이 같은 지시에 따라 월북 가능성에 관한 허위 자료를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전 원장과 서 전 장관, 노 전 실장도 '보안 유지' 방침에 동조해 국정원과 국방부 직원들에게 관련 첩보와 문건 등을 삭제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산업통상부(이하 산업부)는 24일 김정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M.AX 얼라이언스 제1차 정기총회를 열고 △데이터 생성·공유·활용사업 추진 △로봇·자동차·팩토리 등 부문별 AI 모델 개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사업 착수 △다크팩토리 기술 확보로 AI 팩토리의 수출 산업화 △5극 3특 등과 연계한 지역 AX의 본격 확산 등 내년도 5대 중점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M.AX 얼라이언스는 제조 AX 전환을 위해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만든 1,000여 개 기업·기관이 참여하는 민관 연합체이다. 산업부는 M.AX 얼라이언스를 지원하기 위해 내년 AI 예산 중 7000억원을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M.AX 얼라이언스는 올해 9월 10일 출범 이후 100여일이 지난 가운데 구체적인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 먼저 얼라이언스 참여기관은 300개 더 늘었다. 출범 당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1000여개 기관이었지만, SK, 롯데호텔, 코넥 등 300여개 기관이 추가로 합류하며 참여기관은 1300개로 늘어났다. 양적 성장 외에도 협력 사업들도 순항 중이다. AI 팩토리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삼성중공업 등이 새롭게 참여하며 누적 사업은 100개를 돌파했고, 생산성 향상 등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 GS칼텍스는 AI로 원유증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완전연소를 최소화해 연료비용을 20% 감축했다. HD현대미포는 AI 로봇을 투입해 용접검사 등 작업시간을 12.5% 단축했고, 농기계업체 티와이엠은 AI가 제품의 누유, 스크래치, 결함 등을 검사해 생산성을 11% 개선했다. 또 올해부터 휴머노이드가 디스플레이·조선 등 제조현장과 유통물류·병원·호텔 등 서비스 현장에 투입됐다. 현장 실증사업은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LG전자, SK에너지, CU편의점, CJ대한통운, 한림대성심병원, 롯데호텔 등 10개를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100개 이상으로 확대해 제조 핵심 데이터를 모으고 AI와 로봇을 학습시킬 계획이다. 이밖에 10개의 모든 분과는 2030년까지 기술 개발과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총회에서 발표했다. 산업부는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내년에 추진할 5대 과제를 발표했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내년 예산 7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첫째로 각 분야에서 데이터 생성·공유·활용사업을 본격 개시한다. 제조 AX의 핵심이자 출발은 제조 데이터의 확보와 공유, 활용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2030년까지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AI 팩토리, AI 로봇 등 분과별로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활용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 AI 팩토리 분야에서는 ‘Manufacturing-X 플랫폼 표준모델 개발·실증’ 사업을 추진하며, 2026년부터 2029년까지 296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AI 로봇 분야는 ‘AI 로봇 데이터 센터 구축’ 사업을 추진하며, 2027~2030년 사이에 진행된다. 자율운항선박 분야는 2026년부터 2029년까지 4년에 걸쳐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자율운항선박 AI 데이터플랫폼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둘째, 부문별 AI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낸다. 올해부터 시작한 AI 팩토리, AI 미래차·AI 로봇 분과의 AI 모델 및 제품 개발에 이어, 내년부터는 자율운항선박·AI 가전·AI 바이오 등의 분과까지 AI 모델 및 제품 개발 사업을 확대한다. 산업부는 2032년까지 7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AI 팩토리 분야는 ‘AI 자율제조 SDM 플랫폼 기술개발’(292억원, 2025~2027년), AI 미래차 분야는 ‘전방위 센서 양산차용 E2E 자율주행 기술개발’(280억원, 2025~2029년), AI 로봇 분야는 ‘AI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개발’(373억원, 2025~2028년), 자율운항선박 분야는 ‘AI 완전자율운항 선박기술개발’(6034억원, 2026~2032년, 해양수산부 공동), AI 가전 분야는 ‘가전AX를 위한 AI핵심모듈 및 혁신제품화’(283억원, 2026~2030년) 등이다. 셋째,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사업에 착수한다. 올해 약 1조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면서 내년부터는 자동차·로봇·무인기·가전 등의 4대 업종을 중심으로 첨단 제품에 탑재될 AI 반도체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AI 반도체 분과와 AI 미래차·AI 로봇·AI 방산·AI 가전 분과간 긴밀한 협력이 기대된다. 오는 2028년에 시제품을 출시하고, 2030년까지 10개의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넷째, AI 팩토리의 수출 기반을 마련한다. 특히 최고 수준의 자율공장인 다크팩토리 구현을 위해 AI 팩토리 분과를 통해 공정 설계, 공정 효율화, 공급망 관리, 물류 최적화 등 제조 전단계를 아우르는 풀스택 AI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내년 AI 팩토리 분과를 중심으로 세계 최고의 AI 팩토리 수출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다섯째, 지역 AX를 본격 확산한다. 특히 5극 3특 성장엔진과 연계해 지역 AX를 확산하고, 지역별 주력 산단을 AI·로봇 기반 M.AX 클러스터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산업부는 M.AX 얼라이언스의 기업·연구소·대학 등을 주요 사업에 적극 참여시켜 M.AX 얼라이언스와 지역 AX 정책간 연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은 M.AX(제조 AX)에 기여한 유공자 50인에 대한 포상도 이뤄졌다. 우선 AI 팩토리 등 10개 분과를 이끌고 있는 위원장들에게 산업부 장관상이 수여되었다. 또 자율운항선박 구현 관련 기술을 개발한 마린웍스, E2E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선도한 HL클레무브 등이 장관상을 받았다. 김정관 장관은 “M.AX 얼라이언스는 출범 100일 만에 대한민국 제조 AX의 중심축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제조 AX는 미래 생존이 걸린 문제이고, 누구도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어 서로 믿고 함께 가야 한다는 공감대와 진심이 통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병오년이 붉은 말의 해인 만큼 붉은 말이 상징하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M.AX 얼라이언스와 우리 제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995년 민선 지방자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지 어느덧 30년이다. 강산이 세 번 변하는 동안 지역 행정은 몰라보게 친절해졌고, 주민들의 권리 의식도 높아졌다. 그러나 화려한 외형적 성장 뒤에 가려진 민낯은 여전히 차갑다. 시민은 정책의 '대상'이자 행정 서비스의 '수혜자'일 뿐, 정책을 직접 결정하고 책임지는 '주권자'로서의 체감도는 낮기 때문이다. ◇ 지방자치 30년, 화려한 외형과 초라한 내실 지난 30년의 자치는 엄밀히 말해 형식적 ‘시민참여’ 남발의 시대였다. 각종 위원회와 공청회는 늘어났지만, 시민들은 정책의 핵심 결정 과정에서는 배제된 채 들러리를 서는 ‘구경꾼 시민’으로 남겨졌다. 선거라는 간헐적 이벤트 외에 시민이 일상적으로 주권을 행사할 통로는 좁았고, 그 결과 시민참여는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질적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민·관협치의 상징적 모델이었던 광주광역시와 서울특별시의 사례는 이러한 한계를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다. 두 도시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협치를 주도해 왔으나, 현재는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정체기에 머물러 있다. ◇광주 ‘민·관협치협의회’ 형식화와 이행의 단절 광주광역시는 일찍이 199
2025-12-22 편집국 기자
최근 자동차를 운전할 때 자율주행 기능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자율주행 단계는 100% 운전자가 수동 운전하는 레벨0부터 시작해 최고 단계인 레벨5까지 6단계가 있다. 현재는 레벨3의 로보택시가 미국이나 중국에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수천 대가 운행되고 있으나 아직 완전한 단계가 아닌 운전 보조 기능이다. 필자는 진정한 자율주행의 시작이라고 하는 레벨4는 약 4~5년 정도가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본다. 기업 등에서 레벨4 단계라고 언급하는 경우가 있으나 레벨4는 아직 오직 않았다고 단언한다. ‘자율주행’이라는 용어를 운전자가 알아서 자동 운전하는 것으로 착각해 운전을 맡기다가 사고가 발생하면서 각국에서는 ‘자율주행’ 용어 규제에 나섰다. 독일·영국·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에서는 법원의 규제가 있었다. 중국 역시 올해 여름 이에 대한 규제를 시작되었다. 테슬라의 FSD(Full Self Driving)도 자율주행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더 낮은 단계의 오토 파일럿(Auto Pilot)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시장에서는 이미 레벨1 단계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또는 ACC ; Adaptive Cruise Control)이나 ADAS라는 장치가 활용되고 있다
2025-12-20 편집국 기자
지난 10월 21일, 일본 국회는 자민당 총재 高市早苗(다카이치 사나에)를 제104대 내각총리대신으로 지명했다. 일본이 내각제를 시행한 지 약 14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국내외 언론 보도는 이 사건을 단순히 ‘젠더 장벽을 깬 역사적 순간’으로만 보지 않았다. 다수의 국제 언론들은 다카이치 총리의 등장 뒤에 존재하는 일본 정치의 이념적 변화, 우경화 흐름, 보수적 국가전략 재편이 라는 구조적 의미를 함께 지적하고 있다. 해외 언론 중 상당수는 이번 총리 선출을 두고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 선출되었다—이는 일본이 우경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하며 일본 정치 지형의 변화에 주목했다. 일본 정치가 단순한 인물 교체가 아니라, 이념적 중심축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큰 변화를 겪고 있음을 명확히 지적한 것이다. 또한 그녀가 여성 장벽을 깼음에도 불구하고 성평등 정책을 우선순위로 삼지 않고 있다는 점을 함께 강조했다. 실제로 BBC는 “그녀가 성별 장벽을 깨뜨렸음에도 불구하고, 다카이치 총리는 성평등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다… 내각에 여성 단 두 명만을 임명했다”고
2025-12-20 편집국 기자
연말이면 기업들은 숫자에 몰입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비용 집행률, KPI 달성률이 종합되며 한 해의 성과가 평가된다. 하지만 이 숫자들은 조직이 어떤 방식으로 일했는지, 어떤 흐름 속에서 성과가 만들어졌는지를 말해주지 않는다. 단기적인 결과는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은 숫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기업 현장에서 20년 넘게 조직을 들여다보며 확인한 한 가지 사실이 있다. 단기 성과는 숫자로 보여주나 지속 가능한 성장은 조직의 리듬이 만들어 준다. 조직의 리듬이란 일의 흐름, 의사결정 방향, 협업화 방식, 구성원의 에너지까지 한데 맞물려 돌아가는 일 종의 ‘조직의 호흡’이다. 이 호흡이 안정적일수록 기업은 지속 성장가능한 경영을 추진 할 수 있다. ◇빠른 조직과 좋은 조직은 다르다 많은 기업이 ‘속도’를 성과의 근거로 삼는다. “이번 제품은 계획보다 빨리 출시했다”, “의사결정을 빠르게 처리했다”는 문장이 곧 경쟁력의 증거로 제시한다. 하지만 빠른 조직 이 반드시 좋은 조직은 아니다. 속도를 중시하는 조직에서는 몇 가지 패턴이 반복된다. 업무는 빠르게 처리되나 리듬이 일정하지 않아 구성원 간 에너지 격차가 커지고, 속도를 유지
2025-12-20 편집국 기자
◇ChatGPT로 쓰는 글을 글이라 할 수 있나? 최근 뉴욕타임스의 수석 소비자기술 기자(lead consumer technology writer)인 브라이언 X. 첸이 〈Tech Fix〉 칼럼에 기고한 「To avoid ‘brain rot’, try using your brain」이란 제목의 글에 따르면, 올해 AI가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에서 나왔다. 이 글에 따르면 MIT 연구진은 OpenAI의 ChatGPT와 같은 도구가 사람들의 글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 하고자 했다. 54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표본 규모가 작았지만, 결과는 AI가 인간의 학습 능력을 저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 연구는 일부 학생들에게 500~1000단어 분량의 에세이를 쓰도록 했고, 그들을 여러 그룹으로 나누었다. 한 그룹은 ChatGPT의 도움을 받아 글을 쓸 수 있었고, 두 번째 그룹은 전통적인 Google 검색으로만 정보를 찾을 수 있었으며, 세 번째 그룹은 그들의 두뇌에 의존하여 과제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뇌의 전기 활동을 측정하는 센서를 착용했다.
2025-12-18 윤영무 본부장 기자
창업은 ‘크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시작 하는 것’이다. 많은 예비창업자는 창업을 ‘처음부터 크게 시작해야 성공한다’고 믿는다. 초기부터 화려한 브랜드, 완벽을 추구한 제품, 과도하게 많은 기능, 여러 채널 등을 한꺼번에 준비하려 한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기업은 대부분 이와 반대의 길에서 출발했다. 작은 단위로 시작해 시장의 흐름을 읽고, 검증된 방향만을 확장하는 기업이 결국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든다. 성공하는 창업은 작게 시작하고, 크게 흐름을 설계한다. 즉, 작은 실행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그 실행이 어떤 흐름으로 확장될지 ‘구조’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창업에서 실패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너무 크게 시작해서, 외부 환경의 변화에 버티기 힘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업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출발선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뛰는 것’이 아니라 중간 이후에도 계속 달릴 수 있는 흐름을 만드는 것이다. ◇ 시장은 크기보다 적합성에 반응한다 초기 창업자가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시장 전체를 겨냥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시장은 규모보다 적합성을 본다. 고객이 지금 당장 원하는가? 문제를
2025-12-18 편집국 기자
◇기후위기만의 문제인가 ‘기후위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올랐다’는 말을 최근 몇 달 동안 자주 듣는다. 폭염과 냉해, 우박과 이상저온 등 기상이변은 분명 농산물 품질과 수확량을 흔들었고, 어떤 해에는 생산 기반 자체를 위협했다. 그러나 기후위기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질문이 남는다. 왜 어떤 해에는 농민이 울고, 또 어떤 해에는 소비자가 울어야 하는가? 그리고 왜 그 고통이 번갈아 반복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올 내내 가격이 출렁였던 사과 재배 농가를 찾았다. 충남 예산의 사과 농부들, 저장해 놓았던 사과를 안동도매시장으로 출하하는 농민들, 그리고 문경의 사과 농가를 차례로 방문했다.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는 심란하기만 했다. 농민들은 단순한 ‘작황 부진’이나 ‘기후 충격’의 설명에 머물지 않았다. 그들이 공통으로 되묻는 지점은 따로 있었다. “기후가 힘든 건 맞다. 그런데 왜 매번 결과는 이렇게까지 달라지는가.” 같은 해에 수확된 사과가 어떤 시기에는 헐값이 되고, 어떤 때는 ‘금사과’가 되는 이유가 기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이었다. ◇ 사과는 시간을 이동한다 취재를 거듭할수록 분명해진 사실은, 결정적으로 사과 가격이 더 이상 ‘수확
2025-12-17 편집국 기자
협상은 준비의 경쟁(Contest of preparation)이며, 체계적인 준비는 성공적인 협상을 위 한 필요조건이다. 협상이 전개되는 양상을 보아가면서 대응하는 임기응변의 자세는 전혀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해 주지 못한다. 특히 직관에 의존하는 협상가일수록 사전에 계 획된 전략이 부족하다. 훌륭한 협상가는 사전에 계획된 대로 움직이며 동시에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전략 을 변경할 줄도 안다.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협상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분석하는 것이 협상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이다. 어떤 협상에서도 적용이 가능한 협상 체크 리스트 내용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자신에 관한 사항 (1) 협상 목표는 무엇인가? 가. 단기목표와 장기목표 나.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와 얻으면 좋을 것으로 여겨지는 목표 다. 세분된 각 목표의 우선순위 정하기 (2) 어떤 의제들을 논의할 것인가? (3) 각각의 의제가 나에게 어느 정도나 중요한가? ※ 의제를 평가하기 위한 점수체계를 개발이 필요함 가. 모든 중요한 의제들을 나열하라 나. 모든 의제들을 서열화하라 다. 모든 의제들에 점수(가중치)를 부여하라 라. 각 의제별로 가능한 대안들을
2025-12-16 편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