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담배 제조ㆍ판매사의 매출 감소에 따른 손실액의 대부분을 지원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담뱃값 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실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등이 지난 9월 발표한 담뱃값 2,000원 인상안에 포함된 세금ㆍ부담금 중 232원은 제조원가ㆍ유통마진 인상분으로 담배 제조ㆍ판매사의 매출감소에 따른 손실 보전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담뱃값 인상안이 정부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할 경우 기존에 담배출고가 및 유통마진으로 들어가던 950원에 추가로 담배제조사에는 한 갑당 50원씩, 판매사에는 182원씩 이익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 담배값 인상으로 인해 지난 해 담배판매량(43억2천만갑)에서 34% 줄어든 28억5천만갑이 팔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출고·유통마진의 손실액을 7천억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갑당 232원의 손실보전액으로 인한 담배판매·제조사들의 추가 손실보전액은 6,612억에 달해 실제 손실액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담배판매·제조사들의 손실보전액은 담배판매 감소량을 30% 안팎으로 추산했을 경우 7천억에서 1조원까지도 늘어나게 된다.
KT&G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36.8%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14~16%)보다 두 배 이상 많을 정도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데도, 정부가 앞장서 손실보전 대책을 마련해 준 셈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담뱃세 인상을 놓고 안 그래도 서민증세 논란이 일고 있는 마당에서 정부의 담뱃세 인상 추진 목적이 국민의 건강증진 때문인지 더욱 의심스럽게 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담배회사들의 배불리기를 위한 내용이 포함된 이번 법안을 정부가 계속 밀어붙인다면 정부는 서민증세 이외에도 또 다른 논란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