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대란'으로 응급실 뺑뺑이 등 필수 의료와 지방 의료가 망가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633만 명이 넘는 타지역 환자가 서울로 '원정 진료'를 온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3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소재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환자는 총 1천520만3,566명으로, 이 가운데 633만3,594명(41.7%)이 서울이 아닌 다른 시도 거주자였다.
지난해 17개 시도 중 서울의 타지역 환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타지역 환자들이 한 해 동안 서울 의료기관에서 쓴 진료비는 109억원에 달한다.
서울로 원정 오는 지방 환자의 수는 2013년의 498만6천509명에서 10년 만에 27% 증가했다. 서울 의료기관의 타지역 환자 비율도 계속 늘어 2013년 35.7%에서, 2015년 36.9%, 2017년 38.5%에 이어 2019년 40.0%에 도달했다. 코로나19로 2020년(38.5%)에 잠시 줄었다 다시 늘어 2022년과 지난해 나란히 41.7%를 기록했다.
원정 진료가 늘어나면서 서울 '원정 수술'도 증가 추세다. 건보공단의 '2023년 주요수술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소재 의료기관에서 수술받은 사람은 모두 46만8,637명으로, 이 가운데 20만7,401명(44.3%)이 타 시도 거주 환자였다. 10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하면 서울 원정 수술 환자 수는 15만7,728명에서 31.5% 증가했고, 타지역 수술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39.9%에서 4%포인트 이상 올랐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 권한대행, 여야,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 의료정책을 바로 잡아야한다고 이날 밝히기도 했다.
안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은 처참하게 실패했다. 응급실 찾아 뺑뺑이는 기본이다. 초과사망자, 즉 이런 일이 없었다면 돌아가시지 않았을 분의 수가 2000명을 넘은지 오래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는 더 무너져서 복구가 힘든 지경이다. 내년의 신규 의사와 전문의 배출은 중단되었다. 이에 따라 인턴, 공중보건의, 군의관 공급도 중단되었다. 몇 조원의 국가예산을 당겨썼지만, 의료개혁은커녕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어려워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