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9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사회·문화


스페셜한 커피를 소개하는 커피감정사 '큐그레이더'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이다. 하루 커피소비량이 1.8잔으로 성인남녀가 매일 2잔 가까이 커피를 마시고 있으며, 커피전문점만 해도 18천개를 넘어섰다. 1999년 이대 앞 스타벅스의 등장은 커피의 대중화에도 큰 기여를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어느 매장을 가든 비슷한 커피 맛에 질린 커피애호가들이 자신만의 고급커피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제 커피는 대중화를 넘어 고급화로 바뀌는 양상이다.

 

맛의 차별화를 선언한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커피는 과육을 벗겨내고 씨앗형태의 생두를 볶아내 원두로 만든 후, 원두를 갈아서 물을 부어 마시는 기호식품이다. 그동안 커피애호가들은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만들어진 상태의 커피만을 마셔왔다. 그러다보니 평범하면서도 획일적인 맛이 나는 커피만을 즐긴 것이 사실이다. 커피가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은 더 고급스러우면서도 다양한 맛을 찾게 되었고, 최근 커피전문점에서는 이런 커피애호가들을 위한 고급커피 전문점을 속속 개장하고 있다.

 

띠아모코리아는 지난해 10월 스페셜티전문 커피숍인 띠아모커피를 열었다. 띠아모커피는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 전문가들이 인정한 세계 5% 미만의 최고급 스페셜티커피를 사용한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3월 고급커피를 표방한 스타벅스 리저브매장을 오픈했다. 할리스커피는 핸드드립 커피의 대중화를 선언하며 서울 대학로에 할리스 커피클럽를 열었다. 엔제리너스커피에서도 스페셜티만 전문으로 최급하는 엔제리너스커피 스페셜티세종로점을 작년 11월에 열었다. 매니저급 전원이 큐그레이더로 구성되어, 큐그레이더가 상주하면서 고객에게 직접 스페셜티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엔제리너스 관계자는 스페셜티 커피숍은 재방문율이 높다고 말했다. 고객의 기호에 맞춰서 커피를 제공하다 보니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스페셜티 커피란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의 평가에 따라 80점 이상의 점수를 얻은 고급커피를 말한다. 스페셜티 커피를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큐그레이더이다.

 

 

고객과 소통하는 큐그레이더

큐그레이더(Q-Grader)는 커피의 품질을 평가해서 등급을 매기는 사람이다. 큐그레이더는 커피의 맛을 평가하고 커피수입을 하며 커피를 적절하게 볶아내는 일까지 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바리스타는 큐그레이더가 볶아낸 커피에 물을 부어서 음료로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 안양스페셜티커피학원 주덕 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큐그레이더가 3700명에 이르며, 그 중 우리나라 사람이 1200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얼마나 고급커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주덕 원장은 큐그레이더의 매력을 선택소통에서 찾는다. 각양각색의 커피를 평가하고 자신의 기호에 맞는 커피를 선택해서 마실 수 있다는 것과 다른 사람들과 커피를 음미할 때 그 느낌을 정확히 찾아내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큐그레이더가 국내에 들어온 시기는 2008년도였으며, 2011년에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5년부터 커피 업계로 뛰어든 주덕 원장은 처음엔 자격증보다는 커피 맛 자체에서 차별화를 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사업을 확장하려고 보니 큐그레이더 자격증 취득의 필요성을 느꼈으며, 이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는 후진 양성을 위해 스페셜티커피학원도 운영하고 있다.

 

학원 수강생들은 고등학생부터 회사원, 50대 주부까지 다양한 사람들로 분포되어 있다. 어떤 이는 좀 더 좋은 나만의 커피를 맛보고 싶어서, 어떤 이들은 스페셜티 커피숍 창업을 위해 수강하기도 한다. 서울우유의 한 직원은 국내 커피애호가들의 고급커피 선호에 따라, 고객에게 더 맛좋은 커피우유를 제공하기 위해 큐그레이더 과정을 밟고 있다큐그레이더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미각과 후각이다. 또한 커피를 볶는 로스팅 기술이 필요하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도 굽는 사람의 기술에 따라 맛이 달라지듯이, 커피도 볶는 방식에 따라 커피 맛이 다르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라별·품종별로 커피 생두의 볶는 방법이 다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777의 법칙

주덕 원장에게 좋은 원두를 고르는 비법을 물어보니, 본인이 먹어보고 맛있는 커피라는 의외로 평범한 답변을 한다. 커피 맛은 원산지별로 특성이 있다. 고도, 토양, 강수량, 일조량에 따라 여러 맛이 나온다. 우리는 흔히 커피하면 쓴 맛만을 인식하기 쉬우나, 블루베리, 오렌지 맛 등 과일 맛이 나는 커피도 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즐기는 커피가 좋은 커피인 셈이다. 또한 신선한 커피도 중요하다. 커피도 농작물이기 때문에 일주일 전 커피와 당일 커피의 맛이 다르다.

 

주덕 원장은 스페셜티커피를 맛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777의 법칙을 소개했다. 생두를 볶으면 7, 이것을 분쇄하면 7, 물로 우려내면 7초가 지나면 스페셜티 커피 본연의 맛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큐그레이더들은 커피를 볶고 나면 각 통에 날짜를 새겨 넣는다주덕 원장은 최근에는 사람들의 소득수준도 올라가고 자신의 몸도 생각하다 보니 좋은 커피를 찾는 것 같다며 스페셜티 커피의 증가추세를 설명했다. 따라서 좋은 커피를 감정하고 커피 애호가들에게 각자의 기호에 맞는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는 큐그레이더의 전망은 밝다고 여겨진다.

 

MeCONOMY Magazine January 2015




HOT클릭 TOP7


배너






배너

사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