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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4년 간 ‘알로에’ 사랑에 빠져버린 여인

‘녹십초알로에’ 인천서구본부 양광자 본부장

우리는 평생을 한 가지 일에 매진하는 사람을 장인이라고 부른다. 변화무쌍함 속에서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또는 어쩔 수 없이 변화를 가져야 하는 게 우리네 삶이기 때문이다. 오직 한 가지에 일에 몰두했기에 건강을 되찾았고 남부럽지 않게 돈도 벌었다는 녹십초알로에 인천 서구본부 양광자 본부장. 그는 현재 독립채산제인 인천 서구본부를 운영하는 대표이면서 총책임자로 2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판매조직을 이끌어 오고 있다.


뽀글뽀글한 파마머리에 사정없이 문을 열어 제치는 과감함까지, 한국의 아줌마들은 용감하다 못해 씩씩하다고 정평이 나있다. 한국 아줌마들의 이런 자신감은 우리경제에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남성들의 축 처진 어깨를 일으켜 세웠고 힘들어진 가정을 바로 세우는 일등 공신이었다. 80년대부터 서서히 생겨나기 시작한 방문판매 조직은 여성이라는 섬세함과 주부라는 친근함으로 가가호호를 방문하는 ‘주부사원’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어찌 보면 이때부터 여성들의 일자리가 생겨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여성들을 스펀지처럼 끌어 들이던 곳은 보험사 외에도 화장품, 식품, 학습지 등 다양했다. 그중 한 곳이 알로에 제품을 파는 ‘녹십초알로에’ 판매조직이었다. 고대 이집트 왕조 시대부터 이용되었고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원정 시에 병사들의 질병을 막기 위해 사용했다는 알로에 효능이 아름아름 알려지면서 제품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던 것이다.


선천적으로 약한 체질이 인연


양광자 본부장은 80년대 중반 ‘녹십초알로에’와 인연을 맺었다. 원체 약한 체질 때문이었다. 어릴 적부터 몸이 많이 아팠던 양 본부장은 건강 때문에 밥보다는 약을 끼고 살았다. 이후 가까스로 회복된 건강이 결혼해서 첫 아이를 낳은 후 재발했다. 이때부터 양 본부장의 병원 행은 이어졌다. 하루가 멀다 하고 안방 드나들 듯 병원을 다니던 그에게 주인집 아줌마는 “이거 한 번 먹어봐” 하며 넌지시 알로에 제품을 권했다. 당시만 해도 80년대 중반이라 알로에 제품을 잘 알지 못할 때였다고 양 본부장은 전했다.


“그래도 생각해서 말해 준 건데 거절하기는 그렇고 해서 속는 기분으로 먹었죠. 그런데 6개월 정도 먹고 나니까 저 스스로가 몸이 좋아진다는 것을 알겠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다른 분들께 알로에 제품을 먹고 건강이 좋아진 것을 자랑하게 되더라고요. 그때는 집 근처에 있는 녹십초알로에 대리점에 가서 제품을 사다 먹었는데 자주 보다 보니까 잘 알게 된 대리점주께서 직접 판매해 보지 않겠냐고 하시더라고요. 출근만 해도 건강에 도움이 될 거라고 하시면서요. 그렇게 출근한 것이 지금까지 오게 됐나 봐요.”


양 본부장은 처음 3년간 판매직에서 일했다. 그러다 조금 더 큰 꿈을 꾸기 위해 지역본부를 오픈했다. 벌써 24년 전의 일이다. 양 본부장의 긴 세월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인천 서부본부에는 수십개의 상패와 상장이 그간의 노고를 대신하고 있다. “열정적으로 일했던 것 같아요. 제품이 좋다 보니까 호응도도 아주 좋았고요. 당시는 주부들이 서로 판매를 하겠다고 경쟁이 치열했으니까요. 그때 제 나이가 30대 후반이었는데 젊은 여성이 사업을 한다는 편견도 많았죠. 반대로 좋은 점은 여성이니까 편안하게 대화가 잘 됐어요.”


24년간 판매조직 이끌어


24년간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는 녹십초알로에 인천서구본부에는 현재 70여 명의 주부들이 매일 출근
하여 간단한 운동과 함께 하루를 연다. 양 본부장은 여기에 출근하는 주부사원들 중에는 자신이 알로에 제품을 먹어본 후 효과를 본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 자신들이 직접 체험을 하고 판매하는 거라서 제품에 대한 자부심도 높다고 했다. 판매사원들의 연령대는 40대에서부터 많게는 80대할머니까지 다양하다고 소개했다.“할머니 한 분은 올해 80이신데 직접 드신 후 건강이 많이 좋아지셔서 직접 출근하고 계세요. 여기 출근하게 되면 회원가로 드실 수 있다 보니까 저렴하기도 하지만 주변 친구 분들이 사다 달라고 하시니까 돈도 벌고요.”


제품이 50여 가지나 되기 때문에 주변 분들에게 권하기도 괜찮다는 양 본부장은 별도로 판매원들끼리 경쟁을 시키지 않고 스스로가 목표를 설정해서 판매를 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자율시스템은 오랜 기간 이 일을 해오면서 얻은 노하우라고 했다. 전국 본부 중에서 10년 넘은 장기근속자가 가장 많은 인천 서구본부. 현재 여기서 판매되는 제품의 수만 해도 수십 가지에 이른다. 건강식품만 키토산이라든가 홍삼 프로폴리스, 칼슘 등 30여 가지이고 화장품, 샴푸, 린스, 비누, 치약 등 다양한 생활제품을 판매한다.


경험부족이 가져온 실패...그러나 배운 것도 많아


양 본부장은 지금껏 사업을 해오는 동안 두 번의 실패를 맛봐야 했다. 믿었던 사람으로 인해 실패한 경험과 수당체계를 잘못해서 매출은 높은데도 손해를 봐야 했던 것이다. “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 보니까 지인을 너무 많이 믿어서 큰 손해를 봤죠. 또 1997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와서 굉장히 힘들었잖아요. 그때 우리는 장사가 워낙에 잘 돼서 전성기를 달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경영노하우가 없다 보니까 영업사원들의 수당체계를 잘못한 거예요. 옛날시스템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텐데... 과거에는 카드결재가 아니라 지로 판매가 많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영업사원들에게는 선 수당을 지급하고 사무실에서는 후 수금을
해야 했어요. 그런데 후 수금과정에서 못 받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때 큰 손해를 봤죠. 사업에 있어서 자금문제라든가 조직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그때 배웠죠. 너무 큰 수업료를 지불했던 것 같아요.”


이후 양 본부장은 하나하나 손수 챙기면서 판매사원과 본부가 함께 ‘윈윈’하는 전략을 써오고 있다고 한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양 본부장은 “아무래도 건강사업이다 보니 건강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24년간 건강식품을 판매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부탁하자 ‘간경화증으로 찾아왔던 할머니’와의 만남이라고 전했다.


“지금은 돌아가셨는데 10년 전 노부부가 오셨어요. 74세 된 할아버지께서 할머니를 업고 왔더라고요. 상담을 하고 나서 간단한 기능측정을 했더니 간이 상당히 안 좋은 것으로 나오더라고요. 할아버지께 꼭 할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가보시라고 했죠. 그때야 할머니 배를 보여 주시는데 복수가 많이 찼더라고요. 간경화증인데 모 대학병원에서 입원하라고 했는데 안 하시고 왔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병원에 가셔서 의사진단을 받고 건강식품을 드시라고 했죠. 그렇게 그분들과는 인연이 됐는데 우리제품을 6개월 드신 후 많이 회복되셨어요. 병원에 갔더니 도대체 할머니 뭘 하셨냐고 하더래요. 그 후로도 검사를 하시고 또 오셔서 측정을 하고 그러면서 연세가 많이 들어 돌아가실 때까지 드셨죠. 오랫동안 이일을 해오다 보니까 열심히 잘만 드시면 효과를 많이 보시는 것 같아요.” 제품에 대한 자신감만 있다면 판매는 따라오는 것 같다는 양 본부장은 소비층이 두터워 자신만 열심히 하면 그 대가는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는 직업임을 강조했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부끄러움


세상의 그 무엇보다 본사에 대해 신뢰감을 갖고 있다는 양 본부장은 언젠가 구청에서 키토산을 검사한다고 해서 너무 놀랐던 일을 떠올렸다. “제품에 대해 신뢰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구청에서 온다고 하니까 겁이 덜컹 나더라고요. 그래서 박형문 회장님께 전화를 드려서 이 사실을 말씀드렸더니 껄껄 웃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아직도 녹십초를 못 믿느냐’고 하시는데 너무 부끄러웠어요. 그때 회장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우린 넘치면 넘쳤지 부족하게 만들지 않는다. 내 자존심이 담기지 않은 제품은 없다’ 그 뒤부터는 저 스스로가 제품에 대한 신뢰를 더 갖게 되니까 고객들에게도 자신 있게 권하게 되고 판매원들에게 교육을 할 때도 당당해지더라고요.”


여성으로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감사하다는 양 본부장은 좋은 제품으로 부끄럽지 않은 사업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준 녹십초알로에 박형문 회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사회에 나오고 싶어 하는 주부들에게 선배로서 한 마디 해달라는 취재원의 요청에는 “어떤 일이든지 자신감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도전해야 한다. 이 사업도 여성이 해볼 만한 사업이다. 부지런하기만 하면 노력한 만큼의 대가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다. 여성이라는 강점을 잘 살린다면 이 사회에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 많다”고 조언했다.


50세가 넘어 늦깎이 대학 졸업


여성들이 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인프라구축을 꼽는다. 양 본부장 역시 그랬다. 사업이 잘 되면서 일에 대한 욕심만큼이나 사업도 크게 벌였던 적이 있었다. 지사를 8개나 운영했던 것인데 경영의 한계가 있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의존했다. 결국 이 선택은 사업실패라는 쓴 잔으로 돌아왔다. “인간에 대한 배신감이 컸죠. 사람을 너무 믿었던 게 잘못이고 제 능력이 안 되는 데도 욕심을 부렸던 게 잘못이었죠. 큰 후회를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어떻게 하겠어요. 그때 가장 큰 슬럼프에 빠졌던 것 같아요.”


이후 정신을 차리고 재도전에 성공한 현재 양 본부장은 그 누구보다 자신의 실력을 배양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늦깎이 공부를 시작해 젊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해 당당히 대학 졸업장을 안았다. “경인여대에 들어가 2년 간 공부를 했는데 정말로 힘들더라고요. 열심히 공부하려고 주간을 다녔는
데 일주일 한 번만 회사에 출근해서 결재를 하고 나머지 요일은 학교에 가서 공부에 매달렸던 것 같아
요. 나 자신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갔는데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하려다 보니까 힘든 점이 많더라고요. 하루 8시간 동안 공부한다는 게 어렵더라고요. 더구나 레저스포츠학과다 보니 암벽타기부터 시작해 스킨스쿠버와 같은 몸으로 하는 운동이란 운동은 다했던 것 같아요. 아마 한 학기에 7키로가 빠졌을 걸요.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죠. 더 힘든 사업도 하는데 이걸 못하면 세상에 내가 할 일이 뭐가 있겠냐며 이를 악물고 공부했죠. 그만큼 보람이 컸고요.(웃음)”



올 상반기 매출 전국 1위...봉사도 1위


녹십초알로에는 전국적으로 본부체계를 갖추고 있다. 각 지역의 본부장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정보도 교환한다. 올 상반기 전국의 본부 중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곳은 양 본부장이 운영하는 인천 서부본부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양 본부장은 “열심히 하다 보니까 늘 상위권에 있는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양 본부장은 시간이 날 때 마다 지역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다. 어디든 내가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는 양 본부장은 이웃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기에 앞으로
도 봉사활동을 늘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천서구체육회 감사와 재경향우회 부회장, 인천서구청년회 고문 외에도 지역의 문화센터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지원을 해오고 있다. 봉사하는 삶을 선택한 동기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어릴 적 몸이 아팠을 때 나중에 건강해 지면 주변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야지 했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매일 아침 감사하는 마음으로 출근한다는 양광자 본부장. 그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무수히 많은 좌절과 치열한 경쟁을 이겨냈기에 가능했음을 짐작케 한다. 항균 능력을 강화시키고 신체의 정
상 세포로 하여금 같은 성질의 세포를 형성케 한다는 알로에처럼 이 세상의 어두운 곳에서 말없이 봉사를 실천하며 자신과의 진지한 대화를 이어가는 그의 삶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MeCONOMY Magazine Septemb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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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화상병' 충주·음성 확산...단양군도 의심 신고
'나무의 암'으로 불리는 '과수화상병'이 충북 충주에 있는 과수원 2곳에서도 확인됐다. 17일 충청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지난 13일 충주시 동량면 소재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처음 발생한 이후 전날까지 충주 10곳(3.8㏊), 음성 1곳(0.2㏊)으로 확산했다. 또 단양군 대강면 소재 과수원 1곳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돼 정밀검사 중이다. 시는 전날까지 확진 판정이 나온 7농가 3.84㏊ 과수원을 대상으로 매몰 등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다. 의심증상이 발견됐던 산척면 송강리 사과 과수원 1곳은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농정당국은 발생 과수원에 대해 출입 제한조치를 내리는 한편 감염나무 제거와 생석회 살포, 매몰 처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정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발생농가의 바이러스 유입 경로를 역학조사하고, 도농업기술원 및 일선 시·군 종합상황실도 운영하고 있다. 충주·음성과 인접한 시·군의 과수 재배지역에 대한 예찰도 강화했다. 도 관계자는 "과수화상병 확산을 막으려면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농가의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며 "농작업 때에도 도구 소독을 철저히 하고, 다른 과수원 출입은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