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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




재벌그룹의 재산다툼에서 시작해 한국기업인지 일본기업인지에 대한 논란을 불러 온 롯데가의 집안싸움이 일단락되면서 이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11월 말까지 그룹 전체 순환출자 고리 416개 가운데 80%인 340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은 그룹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한 변화와 혁신의 첫 걸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 기업공개, 지주회사 전환 등이 추진될 전망이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 기업공개, 경영투명성 등 지속가능기업이 되기 위한 롯데그룹의 향후과제에 대해 전문가를 통해 들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롯데를 과감하게 개혁해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을 개선하고 개혁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겠다. 신동빈 회장은 대국민사과문에서 이와 같이 밝히면서 롯데호텔에 대해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비율을 축소하고, 순환출자를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 조치를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 그룹 내에 지배구조 개선 TFT를 출범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순환출자 해소


신 회장은 현재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연말까지 해소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지주회사 전환에는 금융계열사 처리와 같은 어려움이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대략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7조원이라는 재원 규모는 롯데그룹의 순수익 2~3년 치에 해당하는 규모이므로 연구개발과 신규채용 같은 그룹의 투자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지만 현 상황을 깊이 고민해 내린 결론이라는 설명이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신 회장의 공식 발표 이후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그룹 내
에 지배구조 개선 TFT를 지난 8월 말 신설하고 롯데호텔 상장 업무와 지배구조 개선 업무를 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번 사과문에서 롯데그룹이 한국기업이냐, 일본기업이냐 하는 의문에 대해서도 롯데는 우리나라 기업이라고 밝히면서 지난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설립된 한국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번 수익을 고국에 투자하겠다는 일념으로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에서 발생한 수익은 지속적으로 한국 롯데에 재투자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현재 한국 롯데는 일본 롯데에 비해 직원 수나 매출규모에서 비교할 수 없는 규모라고 강조하면서 국내 5대 그룹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또 기업공개를 통해 소유구조가 분산되어 있으며 국내에 상장된 8개 계열회사 매출액이 그룹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언론보도를 통해 의혹의 대상으로 알려
진 롯데호텔의 주요주주인 L투자회사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 롯데그룹은 롯데호텔을 비롯해 80개 계열사로 구성되어 있고 지난 1972년부터 완공할 때까지 10억달러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서 설립한 회사라면서 그 당시 막대한 투자자금을 한 개 회사가 감당할 수 없어 일본 롯데제과를 포함한 다수의 일본 롯데 계열기업이 공동으로 투자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 이 회사들은 오랜 기간 롯데호텔의 주주로 남아 있었는데 투자대상기업인 한국의 롯데호텔이 급격히 성장했고 2000년대 접어들어 투자기업인 일본 롯데제과 등이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할했다. 이때 분할된 투자부문에서 남은 법인들이 L투자회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롯데호텔은 지난 2005년이 되어서야 배당을 실시했고 지난해의 경우 롯데호텔을 포함한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일본롯데에 대한 배당금은 한국 롯데 전체 영업이익의 1.1%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순환출자 해소와 경영권 승계는 국내 재벌그룹들의 공통된 이슈이고 창업주로부터 이어지는 경영권 구도는 국내 재벌그룹들의 관행이다. 실제로 재벌그룹들의 경영권 승계에 있어서 형제들 간 다툼이 없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기업공개, 순환출자 해소, 소유와 경영의 분리 등 투명경영에 대한 대전제를 이행하겠다고 밝힌 기업들이 많았지만 실제 그 이행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기업공개를 하더라도 국내 관행상 실질적으로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기 어려우므로 기업은 주주들의 가치보다는 경영진의 가치를 따를 수밖에 없다. 회사의 가치를 어디에 둬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국내 기업들의 관행으로 볼 때에 어느 기업 혼자 혁신을 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번 롯데그룹이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나갈 것 인가에 대해서는 확실한 답을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Q. 롯데그룹이 최근의 추문을 씻고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롯데그룹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A. 순환출자 고리가 가장 많은 기업에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겠다고 밝힌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순환출자는 적은 지분으로 막대한 권한을 행사하는 주요한 수단이므로 이러한 순환출자 해소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최대주주일가의 지분을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공정하지 못한 방법을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감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계열사를 소유하고 지배하는 이런 간접지분을 통해서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를 지배할 수 있는데 직접지분이 아니므로 간접지분은 비상장에 가까울 정도로 상장회사의 지분을 보유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기업공개는 투명성 제고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기업공개만으로는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효과가 불충분할 수 있습니다. 기업공개를 하게 되면 사업보고서를 공개하고 주주총회를 소집한다는 점에서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주주총회를 개최해서 투자자와 시장, 언론의 공식적인 감시를 받습니다. 호텔롯데는 주권상장법인이 아니고 채권을 상장하고 있어서 사업보고서는 이미 공개되어 있으므로 기업공개에 따라 사업보고서를 공개함으로써 얻는 투명성 제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주총회를 해야 하므로 주주총회가 얼마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주총회를 실질적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상당수 계열사가 소집공고기한을 주주총회 개최 2주 전으로 잡고 2주 전에 소집공고를 합니다. 이러한 경우에 주주의견에 귀를 기울인다는 신호를 줄 수 있을지 의심이 됩니다. 실질적인 정보들을 많이 담아서 주주들에게 제공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죠. 롯데그룹은 현재 배당성향이 매우 낮은 그룹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 회장이 내린 결단은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반대의결권 행사를 하고 배당을 높이라는 뜻이 전달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


Q. 서구선진국 기업과 비교하여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이 필요한 점이 있다면 설명해주세요.


A. 국내 기업의 이사회를 보면 역할, 구성에서 매우 미흡합니다. 기본적인 역할은 국내에서는 최대주주 일가가 사실상의 경영권을 행사하므로 경영진과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최대주주 경영을 견제, 감독할 수 있어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런 역할을 못해 온 게 사실입니다. 사내이사는 주로 최고경영진인데 사내이사가 최대주주의 이익이 아니라 회사전체, 주주전체의 이익을 위해 경영을 할 수 있을지가 우려스러운 부분입니다. 사외이사 또한 최대주주, 경영진과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힌 경우가 많아서 감시자 역할을 하기 어렵습니다. 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구성도 뒷받침하기에는 제한이 큽니다. 또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지금까지의 예로 봤을 때 주주총회의 역할이 형식적입니다.

경영에 참여하고 발언할 가장 큰 유인을 갖는 것이 주주이므로 공식적이나 비공식적으로 어떤 발언을 한다든지 의사표시를 한다든지 필요한 경우에는 반대의결권 행사도 하고 의결권 행사도 하는 식으로 해야 합니다.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이런 활동을 합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발언, 경영진과의 대화, 주주권 행사가 매우 미흡합니다. 따라서 주주의 의견이 경영진에게 전달되는 통로로서 주주총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투자대상회사에 대해 목소리를 낸다든지 견제자,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한다든지 하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Q. 최근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보고서를 내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을 천명하는 것은 기업발전과 사회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것으로 봐야 할까요?


A. ESG로 대표되는 여러 요소(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고려가 핵심적인 내용입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경영의 핵심적인 요소로 고려하는데 국내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지배구조가 중요합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연쇄도산 사태를 맞았는데 이러한 배경에는 과도한 계열사 불리기, 특정 계열사의 손실을 야기하면서까지 다른 계열사를 지원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최고 경영자의 경영을 견제하지 못해서 발생한 일입니다. 이러한 연쇄도산에서 대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지배구조 부실이야말로 기업집단이 지속성장할 수 없도록 만드는 요인이라는 점입니다. 그 이후 사회 환경적인 책임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하는 점도 중요합니다.


Q. 그렇다면 실질적인 기업 지배구조개선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실질적인 기업 지배구조개선을 위해서는 주주총회 내실화, 기관투자자 역할 확대, 이사회 역할 강화가 필요합니다. 우선 주주총회를 내실화해야 하는데 주주총회가 내실화되지 않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국내 기업의 주주총회가 선진국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주주총회 개최시점이 사업보고서 제출 전이라는 것입니다. 12월 결산법인 기준으로 하면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은 3월인데 국내 주주총회도 3월에 개최됩니다. 사업보고서 제출 전에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반면 선진국은 4월, 5월에 주주총회 개최를 많이 하는데 주주총회를 개최하기 전에 사업보고서가 공개되고 경쟁사의 사업보고서도 공개되므로 주주들이 사업보고서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충실하게 의결할 수 있습니다. 자사뿐만이 아니라 경쟁사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여러 경영성과들을 심도 있게 비교분석해서 의결권 행사도 가능하고요. 또 기관투자자 역할 확대와 관련해서는 기관투자자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회사 경영의 지속가능성, 건전성을 높여야만 회사가치,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고 그래야만 고객자산의 가치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자기에게 돈을 맡긴 고객과 수익자의 이익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기관투자자가 부담하는 시민의무의 핵심입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만 시민의무를 다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논의가 많은데 지배구조와 관련해서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고객에 대해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국제적으로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이 점을 확인하는 것이 스튜어드쉽 코드입니다. 기관들이 의결권 행사뿐만이 아니라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인데요. 각종 국제기구, 영국, 일본, 네덜란드, 호주, 말레이시아 등 최근 여러 국가에서 도입하고 있는 것이 핵심적인 추세로, 국내에서도 도입해서 기관투자자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이사회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사내이사 추천과 선임을 최대주주가 좌우하고 있지만 이러한 점은 선진국에서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이사회가 대표경영진을 선임하는데 있어서 선진국형의 CEO 선임이나 경영승계 구조를 국내에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이사회 내 위원회로 설치해서 이사회가 실질적으로 추천하도록 해야 합니다. 따라서 경영자는 이사회에 경영성과를 보여줘야죠.


경영승계절차 공시 의무화


이와 관련 지난 7월에 도입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증권, 은행, 보험 등은 업권에 상관없이 경영승계절차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 비금융회사에도 확대적용 할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MeCONOMY Magazine Octob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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