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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K-BEAUTY, 한국 수출 전망 밝힐 수 있을까?

[M이코노미 뉴스 김윤선 기자] 한국의 기술력과 아름다움으로 무장한 화장품 산업이 최근 한국 수출 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K-DRAMA와 K-POP으로부터 시작된 한류 문화에 대한 중국인들의 애정이 이제는 드라마와 가요 시장을 넘어 뛰어난 품질을 지닌 한국 화장품에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K-BEAUTY는 난항을 겪고 있는 한국 수출 산업에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짚어봤다.


한국 의 뷰 티 문 화 와 산 업 을 일컫 는 K-BEAUTY가 날로 성장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국가별 화장품 수입 비중 추이’에서 한국은 2015년 일본을 누르고 전통 강자인 프랑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011년만 해도 2위인 일본, 3위인 미국에 밀려 4위를 차지했던 것을 상기해보면 짧은 시간 내에
놀라운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이러한 성장세를 가져온 데는 전문가들이 모두 입을 모아 말하듯, 한국 뷰티 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소비층인 중국인들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을 소비하는 외국인 중 가장 구매력이 큰 것이 중국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화장품 업계들은 너나할 것 없이 중국 시장을 노리며 공략에 다각도로 힘을 쏟는 모습이다. 드라마와 가요를 넘어서 중국 시장에 新한류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뷰티 산업은 과연 최근 수출 부진을 겪으며 어려움에 처해 있는 한국 경제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프리미엄 라인으로 중국 젊은 여성들 공략


향후 한국 뷰티산업은 6조5000억 달러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소비시장에서 부유층과 젊은 세대, 그리고 여성 소비자가 시장발전을 견인하는 3대 핵심계층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만큼 중국의 구매력이 있는 젊은 여성층을 잡는 것이 화장품 업계의 가장 큰 화두다. 여성들은 새로운 것을 빨리 받아들이고 인기 아이템 소비를 선호하며, 제품의 과시적인 효과와 상징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현지에서 고급스럽고 품질이 좋다는 이미지가 형성돼 있는 한국제품이 한류인기와 더불어 커가는 이유다. 그만큼 한국 화장품산업에 대한 기대는 크다.


중국소비자들 중에서도 구매력을 가진 소위 ‘큰손’인 부유층 소비자들은 가격이 싼 상품보다 맞춤형 프리미엄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나타났다. 에이블씨앤씨 브랜드 미샤의 경우 중국인들을 공략할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인으로 한방 안티에이징라인인 ‘미사 超(초)공진’을 내놨다. 이미 내수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미사 초공진 라인은 현재 중국에서 위생허가도 추진 중이다.


미사 초공진은 미샤만의 ‘공진비책단’ 처방을 강조한다. ‘공진비책단’은 미샤가 젊은 피부 본연의 힘을 되살리기 위해 공진단을 기반으로 개발한 비법처방으로, 원기 회복의 명약으로 알려진 공진단의 주요 성분에 구증구포(九蒸九曝, 약의 효과를 강화시키기 위해 아홉 번 찌고 말리기를 반복하는 것)한 흑삼과 숙지황을 더했다. 이는 조선시대 의서인 ‘방약합편(方藥合編)’에 근거한 것으로 인삼과 숙지황 등이 공진단의 효능을 높인다고 기록되어 있다.


LG생활건강 궁중화장품 '후' 브랜드는 기존의 ‘한방화장품’을 뛰어넘는 ‘왕후의 궁중문화’라는 차별화한 감성 가치(Value)를 제공함으로써, 면세점을비롯한 전 채널에서 고성장세를 이뤄내고 있다. 후의 제품 중 중국 고객에게 인기 있는 제품으로 후비첩 자생에센스를 꼽을 수 있다.


‘후 비첩 자생에센스’는 궁중 한방처방의 3대 비방에서 비롯된 ‘공진비단’ ‘경옥비단’ ‘청심비단’ 등의 3가지 처방에 생명력의 근본이 담긴 ‘초자하비단’ 이라는 궁중처방이 합쳐진 고기능 한방 에센스로서, 피부의 노화가 진행될수록 부족해지는 피부의 균형을 잡아준다고 한다. 출시 13주년을 맞은 ‘후’는 해금의 이미지에서 차용한 한자 ‘后’를 브랜드명으로 도입해 ‘왕’과 ‘왕후’라는 일관된 궁중 스토리와 화려한 디자인으로 왕후의 고귀한 기품을 강조해 프리미엄 라인을 사랑하는 중국인들에게 어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2011년 3월 중국에 진출한 이후 현지 주요 도시의 명품 백화점에 매장을 열며 중국 시장에 한국 전통 한방 원료와 기술이 응집된 제품을 선보여 왔다. 그와 함께 자연스럽게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 한방 뷰티 브랜드’이자 ‘귀한 원료와 과학이 결합된 명품 브랜드’ 등으로 포지셔닝되어, 지난해 10월 진행된 중국 언론사 인민망의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한국 명품’ 조사에서 화장품 부문 1위에 선정된 바 있다.


설화수는 이렇게 중국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2012년 22개, 2013년 28개, 2014년 46개에 이어 2015년 현재 47번째 매장 오픈을 앞두며 매장 수를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매장 수와 비례해 중국내 매출액도 중국 진출 이후 193퍼센트의 성장세를 기록하는 중이다. 이처럼 대표적인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프리미엄 원료로서 ‘한방’을 한국만의 고유한 것으로 내세워 중국인들을 공략하고 있었다.


한중FTA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한중 FTA가 발효되면서 화장품 기업들은 귀를 세우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한화금융리서치센터의 박종대 애널리스트는 “한중 FTA가 화장품 브랜드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초 화장품의 경우 현재 관세율이 6.5%인데 이것이 5년 후 5.2%로 낮아진다고 해도 그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이는 화장품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는 민감한 탓에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현지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경우, 수입 원료와 부자재 가격이 하락함으로써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국 진출 순항을 위해 2014년 10월 중국 상하이에 ‘아모레퍼시픽 상하이 뷰티사업장(Beauty Campus Shanghai)’을 준공했다. 상하이 뷰티사업장은 중국 FDA가 제시하는 법적 기준보다도 한층 강화된 GMP 기준을 따르고 있다.


아울러 물류 거점 확보를 통해 중국 고객에게 ‘절대품질’의 제품을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중국내에서 지속가능한 경영의 기반을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기 글로벌 사업 중점 추진 방향인 ‘중국사업 성장 가속화’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데 중점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상하이 뷰티사업장은 중국 현지 생산·연구·물류의 통합허브로서 대지면적 92,787㎡ (28,100평, 축구장 12배 규모), 건축면적 41,001㎡의 규모로 연간 1만 3천톤, 본품 기준 1억 개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셀(cell) 생산 방식과중국시장의 급속한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대량 생산 방식 등을 모두 고려해 구축했다. 에이블씨엔씨의 경우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06년 중국 북경에 법인인 북경애박신화장품상무유한공사를 설립하고 중국 현지에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숍인숍(shop-in-shop)을 포함하여 약 1,300여개의 미샤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에이블씨앤씨의 2014년 중국법인의 매출은 한화로 377억 원이었다. 2015년의 매출은 450억 이상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블씨앤씨 김홍태 과장은 “미샤의 중국내 인지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일례로 매년 11월11일에 진행하는 알리바바 T몰의 광군제 행사에서 판매 순위권에 들고 있다”고 답했다. ‘독신자의 날’을 의미하는 ‘광군제’를 맞아 중국의 거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작년 11월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를 열었고, 여기서 약 16조5000억원의 매출 신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다양한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은 단연 한국 화장품이었다. 광군제 쇼핑 시즌인 11일부터 20일까지의 판매실적을 관세청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많이 나간 제품은 1위가 기초 화장품, 4위가 색조 화장품, 5위가 입술 화장품으로 중국 내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와 같은 것을 보면 한중 FTA의 발효 이전에도 한국 화장품 업계는 이미 중국 내에 진출할 기반을 닦아 자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DRAMA와 K-POP라는 문화 산업과 더불어 인기를 얻은 K-BEAUTY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일 것이다.


중국 제품의 상승세 무시 못해


그렇다면 문화 산업을 등에 업은 K-BEAUTY의 앞날엔 희망만이 가득할까? 사실 한국 화장품의 중국 내 진출에 있어 밝은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컴퍼니와 시장조사기관 칸타르월드패널이 공동 발표한 ‘2015년 중국 구매자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26개의 일용 소비재 품목 중 18개 품목에서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성장했으나 대다수 제품 품목에서 외국브랜드의 점유율은 대폭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중국 브랜드가 자국 내의 트렌드를 외국 브랜드보다 훨씬 빠르게 파악할 수 있기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이 성장해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도 외국 브랜드에 비해 떨어지지 않으면서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을 것이라 봤다. 덧붙여, 외국 브랜드는 주로 대도시와 같이 발전한 지역에만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중국 브랜드는 이와 달리 소도시나 농촌 지역까지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중국 브랜드가 외국브랜드보다 큰 성장을 하고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 때문에 한국인과는 다른 중국인들만의 트렌드를 빠르게 쫓으면서도 중국 내 중소도시까지 제품을 배송할 수 있는 물류시스템을 갖춘 브랜드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수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상하이 뷰티사업장에서는 현재 마몽드 제품과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제품 중 중국 현지에 특화된 일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다. 물류센터의 경우 중국 전 지역 거래처에서 발생한 주문 작업 처리와 배송이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기존에는 물류 배송이 7일 이상 소요되었으나, 현 물류센터는 선양과 청두에 있는 지역 물류센터와 연계해 평균 3~4일이면 중국 전 지역 내 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유통 환경 변화에 긴밀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한편, 에이블씨앤씨의 김홍태 과장은 중국 시장 공략 계획에 대해 “최우선 과제는 매장 수를 늘려 매출을 확대하는 것”이고 “또한 중국 시장에서 BB크림 이후 새로운 히트 상품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뷰티제품, 우리의 문화를 파는 것을 목표로 해야


산업계의 전반적인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한국화장품 수출은 몇 년 째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열린 ‘한류 융합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임은진 교수(영동대학교 뷰티케어과)는 뷰티산업을 “감성 소비 산업”이라고 보았다. 이어 임 교수는 뷰티 산업을 “감성소비 등 새로운 소비트렌드와 결합하여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신성장 산업”이라고 정의하며 “타 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동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토론회에 모인 토론자들은 모두 K-BEAUTY가 이제 한류 스타에만 의존하는 데서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발제자로 나선 아모레퍼시픽의 김난희 상무는 “한류는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일 뿐, 전략일 수는 없다”며 “일본에서 한류의 인기가 떨어졌을 때 위기가 왔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자신만의 실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뷰티를 파는 것은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만이 갖고 있는 우리의 문화를 전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류에 편승한 산업을 넘어서 독자적인 문화적 콘텐츠로 나아가기 위한 K-BEAUTY의 노젓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가 한국 경제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지 K-BEAUTY 산업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MeCONOMY Magazine February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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