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 불황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위축된 경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영향으로 우리 가계의 실질 소득이 좀처럼 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계의 소비위축으로 연결돼 내수 회복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또한 저소득층은 소득이 감소한 반면, 고소득층은 증가해 소득불평등은 심화됐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3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44만5,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7%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0.7%의 소득증가율을 보인 이후 5분기 연속 0%대 증가를 보인 것이다.
실질소득 역시 작년 3분기 0%의 증가율은 기록한 이후 4분기 –0.2%, 올해 1분기 –0.2%, 2분기 0% 등 좀처럼 늘지 못하고 계속 감소하기만 했다.
올해 3분기에도 실질소득은 –0.1%를 나타내며 쪼그라드는 추세를 이어갔다.
임금근로자들은 임금이 소폭(1.9%) 올랐고, 자영업자들은 사업소득이 1.1% 증가했지만, 저금리로 인해 이자소득 등이 줄어들면서 재산소득은 31.9% 감소했다.
일을 하지 않아도 정부에서 제공하는 소득인 이전소득은 0.4% 증가했다.
이처럼 실질소득이 줄어들면서 가계는 지갑을 닫았다.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341만7,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6% 늘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7만9,000원으로 같은 기간 0.7% 증가했지만, 실질소비는 0.1% 줄었다.
실질소득은 지난해 1분기 –0.3%, 2분기 0.4%, 3분기 –1.2%, 4분기 0.6% 등 감소세 속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올해 들어서는 1분기 –0.5%, 2분기 –0.8%, 3분기 –0.2% 등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소비지출을 항목별로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과일 및 가공품, 곡물 등의 가격하락 영향으로 1년 전보다 3.2% 감소한 38만8,000원이었다.
주류 및 담배의 지출은 3만6,000원으로 1.1% 감소했고, 저유가 영향으로 교통에 대한 지출(30만원)은 2.2%, 통신(14만2,000원)은 2.3%, 보건(17만원)은 3.8% 감소했다.
올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에어컨 등 가전 및 가정용기기 지출(48.6%)이 크게 증가해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12만3,000원)은 18.4% 증가했고, 누진제로 인한 전기요금 증가로 주거용 연료비 지출 4.9% 등 주거·수도·광열 지출(24만3,000원)은 지난해 3분기보다 0.6% 확대됐다.
국외여행 등 단체여행비 지출(10.2%↑)과 텔레비전 등 영상음향기기(35.9%↑) 증가로 인해 오락·문화에 대한 지출(16만원)은 0.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교육(32만9,000원)은 1.3%, 음식·숙박(36만1,000원)은 1.3% 증가했다.
이밖에 의류·신발 지출은 13만3,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했으며, 사회복지, 보험 등 기타상품·서비스 지출(21만5,000원)은 7.1% 늘었다.
비소비지출은 83만8,000원으로 작년보다 0.5%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은 사회보험 가입자 증가와 보험료 인상으로 사회보험, 연금 지출이 각각 3.9% 5.5% 늘었고, 경상조세도 3.3% 증가했다. 가구간이전지출(5.1%), 이자비용(3.6%)은 줄었다.
가계소득에서 비소비지출(세금, 사회보험 등)을 제외한 소득을 말하는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360만7,000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0.7% 증가했다.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02만8,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8% 늘어 28.5%의 흑자율을 기록했고, 평균소비성향은 71.5%로 작년 3분기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 100만원을 벌어 71만5,000원만 쓰고 28만5,000원은 가지고 있었다는 말이다. 3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편,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격차는 더 벌어져 소득불균형 문제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1분위 가구의 월평균소득은 141만7,0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9% 감소한 반면, 소득5분위는 854만5,000원으로 2.4% 증가했다.
소득1분위 가구의 소득이 줄어든 것은 이들이 주로 종사하는 일용직 일자리나 영세자영업이 경기 불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며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각각 12.4%, 12.5% 감소했기 때문이다.
소득 불균형이 심화됨에 따라 소득5분위 최고 소득을 소득1분위 최저소득으로 나눈 소득5분위 배율은 4.81을 기록하며 1년 전 4.46보다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