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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울리는 ‘1974년산 낡은 제도’ 전기요금 누진제…드디어 바뀐다!



〈M이코노미 김선재 기자〉 “날이 추워져서 보일러를 좀 틀려고 하니까 도시가스비가 올라서 걱정이고, 그렇다고 전기장판이나 전기난로를 쓰려니 누진제 때문에 전기요금이 걱정이다”는 우스갯소리를 요즘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본격적으로 날씨가 추워지면서 난방기기를 가동해야 할 때가 됐지만, 11월 도시가스요금이 평균 6.1% 인상되면서 보일러를 사용하기 다소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전에 없이 기록적으로 높은 기온이 연일 계속 돼 유난히 뜨거웠던 올해 여름. 그 열기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지만, 그렇다고 서민들은 에어컨을 마음대로 가동할 수도 없었다. 덥다고 에어컨을 조금이라도 오래 가동하게 되면 폭탄이 돼 날아올 전기요금이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민들에게 올해 여름은 실제보다 유달리 더 덥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길거리를 다니다보면 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에어컨을 가동하는 상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일반 가정에서만 마치 죄인처럼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했던 것이다. 이는 주택용 전기에만 사용량이 일정 기준을 넘어가면 요금이 곱절로 늘어나는 ‘누진제’가 적용 되기 때문이다. 누진제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높아져가자 새누리당과 정부는 8월 누진제 개편을 위한 당정TF를 구성했다.


누진제, 1974년 첫 도입, 42년째 운영 중


1974년 처음 도입된 전기요금 누진제는 1차 석유파동 이후 일반 가정에서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부족한 전력을 되도록 산업 쪽에서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도입 초기 누진제의 누진구간은 3단계로, 누진 최저·최고구간의 요금 차이(누진율)는 1.6배에 불과했지만, 2차 오일쇼크 직후인 1979년에는 누진구간이 12단계으로 늘어나 누진율은 무려 19.7배까지 확대됐다.


이후 1995년 누진구간이 7단계로 줄어 누진율이 13.2배로 감소 했고, 2000년에는 누진구간 변동없이 누진율만 18.5배로 확대됐다가 2005년에 6단계로 조정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누진구간은 ▲1단계 0~100kW(킬로와트) ▲2단계 101~200kW ▲3단계 201~300kW ▲4단계 301~400kW ▲5단계 401~500kW ▲6단계 501kW 이상 등이다. 각 단계별로 ▲1단계 60.7원/kWh(킬로와트시) ▲2단계 125.9원/kWh ▲3단계 187.9원/kWh ▲4단계 280.6원/kWh ▲5단계 417.7원/kWh ▲6단계 709.5원/kWh의 요금이 책정돼 있다.


1단계와 6단계간 요금 차이는 11.7배. 여기에 각 단계별로 기본적으로 부과되는 기본요금을 고려하면 가정에서는 전력을 많이 사용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된 요금을 부과받게 된다. 가구당 전력사용량에 따른 기본요금은 1단계 410원에서 2단계 910원으로 2.2 배, 3단계 1,600원으로 3.9배 증가하다가 전력사용량이 300kWh를 초과(4단계)하게 되면 3,850원으로 1단계 대비 무려 9.4배 급증한다. 400kWh를 넘는 5단계에 진입하면 기본요금은 7,300원으로 올라 17.8배 뛰고 6단계는 1만2,940원의 기본요금이 부과된다. 1단계와 6단계의 기본요금 차이는 31.6배에 이른다.


어느 가정이 한 달 동안 2015년 서울의 가구당 평균 전력사용량인 304kWh를 사용했다고 했을 때 전기요금은 4단계 기본요금 3,850원에 6,070원(1단계 60.7원×100kW)+1만2,590원(2단계 125.9원×100kW)+1만8,790원(3단계 187.9원×100kW)+1,122.4원(4단계 280.6원×4kW)을 합한 4만2,422.4원이다. 만약 여기에서 전력사용량 이 증가해 한 달에 404kWh를 사용했다면 누진구간 5단계 요금이 적용돼 부과되는 전기요금은 7만 4,480.8원(기본요금 7,300원+1단계 6,070원+2단계 1만2,590원+3단계 1만8,790원+4단계 2만8,060 원+5단계 1,670.8원)으로 3만2,058.4원 증가한다.


100kWh는 1.8kW짜리 스탠드형 에어컨을 하루에 1~2시간 정도 더 가동하면 증가하는 전력량이다. 이같은 누진율은 전기요금에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는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해도 상당히 크다. 미국은 90여개의 전력회사가 다양한 형태의 요금제를 통해 전력을 제공하고 있는데, 누진율은 1.3~4배 수준이다. 요금제는 크게 계절과 시간대별로 요금을 책정하는 ‘피크 요금제(Critical Peak Pricing)’ 와 변하는 공급원가를 기반으로 실시간 전력소비를 집계하는 ‘실시간 요금제(Real Time Pricing)’ 등 두 가지로 분류된다.


일본은 총 3단계의 누진구간을 가지고 있다. 누진율은 1.6배이다. 120kWh까지는 kWh당 19.5엔이 부과되고 121~300kWh까지는 kWh당 25.91엔, 301kWh 이상부터는 kWh당 30.2엔의 요금이 적용된다. 여기에 요금제 또한 다양해 소비자들이 자신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1인 가구를 위해 kWh 당 25엔을 부과하는 고정요금제도 등장했다. 대만은 누진구간이 5단계로 누진율은 2.4배이다. 대만은 전기요금 누진제를 주택용뿐만 아니라 산업용, 일반용 전기요금에도 적용했다.


전체 전력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


전체 전력소비량에서 주택용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 은 10% 초·중반 수준이다. 제도 도입 당시에는 사치품으로 여겨졌던 가전제품은 현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물건들이고 그 종류도 다양해져 심지어 요즘에는 가스레인지(인덕션)도 전기를 사용한다.


그만큼 가정에서 전력을 사용할 일이 많아졌다. 그렇지만 전체 전기사용량에서 주택용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가정에서 그만큼 전력을 아껴온 것이다. 9월 국회 예산정책처가 내놓은 ‘공공기관 요금체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용 전력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평균을 밑돌았다.


2005~2014년 주택용 전력소비량의 연평균 증가율은 2.6%로 전체 평균 4.3%보다 낮았다. 전체 전력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5.6%에서 13.5%로 2.1%p 줄어들었다. 특히, 가구당 월평균 전력소비는 2015년 223kWh로 2010년 월평균 242kWh를 정점으로 감소 중이다. 주택용 전력소비량 감소는 다른 나라와의 비교를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위로 저렴한 편에 속하고, 총 전력소비량은 2011년 말 기준 45만5,070GWh로, 2002년 27 만8,451GWh보다 63% 증가했다.


이는 세계 8위 수준이다. 2012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1조1,559억 달러로 세계 15위인 것과 비교하면 전력소비량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지만, 이는 산업용 전력사용이 늘어난 때문이지, 주택용 전력사용은 오히려 줄 어들었다. 2013년 기준 한국의 인구 1인당 전력사용량은 주택용의 경우 1,274kWh로 OECD 평균 2,341kWh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높은 수준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로 인해 전력소비가 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산업용 전기는 시간이 갈수록 사용량이 증가했다. 산업용 전력소비 연평균 증가율은 5.3%로 전체 평균(4.3%)를 웃돌았고, 그 결과 전체 전력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50.2%에서 2014년 55.4%로 확대됐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인구 1인당 전력사용량은 5,092kWh로 OECD 평균인 2.362kWh의 2.2배에 달했다.


즉, 가전제품이 갈수록 늘어감에도 불구하고 전체 전력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세계적으로도 1인당 전력사용량이 낮은 상황에서 정부는 아직도 주택용 전기에만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 리나라의 전체 전력소비량 비율 구조는 주택용, 산업용, 일반용 전기 사용 비율이 서로 비슷한 선진국화 비교하면 상당히 기형적이다.


누진제 폐지하면 블랙아웃 우려?
에너지 복지? 이제는 옛말


정부는 “전력이 낭비돼 블랙아웃 등 전력수급에 비상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누진제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정이 누진제 개편을 위한 TF를 구성했지만,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논의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부의 누진제와 관련된 입장은 전체 전력사용의 패턴을 보면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 전력수요는 오후 2~3시 정도에 최대수준에 도달한다. 아침에 출근이나 등교를 하기 때문에 이 시간대에 대부분 가정은 비어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즉 이 시간대 전력수요가 최대에 도달한다는 것은 주택용 전기사용 증가가 전력수급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주택용 전력수요는 오후 5시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밤 9~10시에 최대수준에 도달한다. 오히려 전체 전력소비량이 최대에 도달하는 오후 2~3시에 소비량이 가장 많이 증가하는 것은 일반용 전력이다. 전력수급을 관리할 목적이라면 일반용 전력에 대해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이 맞다. 정부의 우려가 기우라는 사실은 올해 한시적 누진제 완화 조치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례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계속돼 누진제에 대한 불 만이 하늘을 찌르자 정부는 8월11일 누진구간을 50kWh씩 확대했다.


누진구간 완화가 시행되고 맞은 첫 연휴기간(3일) 전력수급은 10%대 예비율을 기록하며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물론 휴일에는 공장이나 기업이 전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전력수요가 평일에 비해 크게 줄어들게 되지만, 주택용 전기사용의 증가가 전력수급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정부의 인식이 맞다면 휴일 에 오히려 전력수급은 위기를 맞아야 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전기를 많이 사용하면 요금이 더 나오는 상황에서 누진제가 완화되거나 없어진다고 수급상황에 비상이 걸릴 정도로 전력사용이 급증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산업용·일반용 전기에 대한 요금 조정이나 제도 개편없이 주택용 전기만 문제 삼으면서 누진제를 폐지하면 저소득층의 전기요금이 증가해 저소득 가계에 부담이 된다는 논리도 맞지 않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누진제는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고, 국회 예산정책처도 “누진제를 완화할 경우 저소득층 가구 중 전기요금이 증가해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구에 대한 별도의 에너지 복지 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인 가구는 전체 1911만 가구 중 520만 가구로 27.2%를 차지한다.


전체 가구 중 약 3분의 1가량이 혼자 살고 있는 것이다. 누진제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요즘, 소득이 많은 1인 가구에게 상대적인 전기요금 할인이라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예산정책처가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원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체로 소득수준이 높고 가구규모가 클수록 전기요금이 높았다. 소득1분위 가구의 경우 전기요금 전체 평균은 2만9,050원이었고 소득5분위 가구는 5만7,188원이었다.


그러나 4인 이상 가구에서는 가처분소득이 가정 적은 1분위 가구의 전기요금이 2~3분위 가구보다 오히려 높 게 나타났다. 즉,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가구원수가 많고 적음에 따라 전력수요가 변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1인 가구면 전기요금이 적게 나온다는 것이고, 소득이 아무리 적어도 가구원 수가 많으면 전기요금이 많이 부과된다는 말이 된다. 실제로 소득5분위에 속하는 1인 가구의 평균 전기요금은 4만1,753원이었지만, 소득1분위 5인 이상 가구는 5만8,071원이었다. 이들에게 부과되는 전기요금은 가처분 소득의 15.7%를 차지했다.


누진제로 배불린 한전, 상반기 영업이익 6조원↑


국민들이 누진제로 인한 요금 부담을 크게 느끼며 불편을 겪는 동안 한전의 곳간은 날로 부유해져 갔다. 더구나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전기생산 및 구매에 들어가는 비용은 줄었지만, 한전은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않았다. 지난해 한전의 원료구입가격은 22.5%나 줄었다. 한전은 지난 2011년 9월 15일 대정전 이후 5년간 전기요금을 4~5%씩 꾸준하게 인상해왔다.


2011년 kWh당 89.32원이었던 전기요금은 2014년 kWh당 111.38원으로 24.6% 올랐다. 한전은 우리나라에서 전기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공기업인만큼 국민들의 부담을 고려해 수익성을 조절해야 했지만 단 한 번의 요금 인하나 동결없이 올리기만 한 것이다. 덕분에 국민들의 부담을 매년 늘었고, 한전의 곳간은 넉넉해졌다. 한전은 2012년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2013년 흑자 전환한 이후 지난해 영업이익 11조 3,467억원에 당기순이익 13조4,164억원 등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한전 삼성동 부지에 대한 현대 자동차그룹의 매각대금(10조5,500억원, 세후 6조 4,000억원)이 들어온 데 따른 일시적인 이익외에 유가가 하락하면서 연료비가 크게 감소해 영업이익이 2014년 대비 96.1%나 증가했다. 한전은 원료구입에 2014년 20조5,900억원이 들어갔지만 작년에는 15조9,500억원만 지출해 4조6,400억원이나 아 낄 수 있었다. 이같은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의 ‘2016년 예산서(기획재정부 제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전의 올해 전력구입비는 kW당 82.51원으로 2015년 90.83원/kW보다 9.16%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기구입량은 지난해 5,087억4,400만kWh 에서 올해 5,125억1,300만원kWh로 1% 남짓 늘리는 것으로 계획했지만, 전기구입에 지출되는 비용은 오히려 46조7,356억8,100만원에서 42조7,821억 1,800만원으로 3조9,535억6,300만원(8.5%) 줄었다. 이 비용 역시 고스란히 한전의 곳간에 쌓였다.



이에 따라 한전은 다른 용도의 전기 단가를 소폭 낮췄지만 주택용 전기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한전의 올해 예산서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의 단가는 지난해 108.28원/kWh에서 107.15원/kWh원으로 1.13원/kWh 내렸다. 일반용은 131.86원/kWh 에서 130.17원/kWh으로, 농사용 48.87원/kWh에 서 47.72원/kWh, 심야 69.18원/kWh에서 68.54원/ kWh 등 kWh당 1원 가량 단가를 하향조정했다.


이같은 전기단가 하락의 영향으로 전기의 평균 단가는 113.08원/kWh에서 112.45원/kWh로 저렴해졌다. 그러나 주택용 전기는 예외였다. 주택용 전기의 단가는 2015년 127.42원/kWh에서 2016년 130.94 원/kWh으로 3.52원/kWh 오르는 것으로 반영됐다. 올해 전기요금 인상이 없었고 주택용 전기요금에는 누진제가 적용되는 점으로 봤을 때 누진제에 따른 주택용 전기단가 인상 효과를 예상한 것이다.


130.94원/kWh 대비 누진구간 1단계 요금은 46.3% 에 불과하지만, 6단계 요금은 5.42배에 달한다. 예산서상 한전의 2015년·2016년 전기판매수익은 각 각 55조4,517억3,800만원, 55조4,529억9,000만원 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 결국 누진제가 한전의 이익 보전에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전은 전기요금 원가 산정에 있어 ‘적정투자 보수’라는 명목으로 매년 3조원 넘는 ‘마진’을 포함시켜 왔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총괄원가’ 방식으로 산정되는데, ‘총괄원가’는 구입전력비, 인건비, 법인세, 기타비용 등으로 구성된다. 이 기타비용 중 하나가 전기공급을 위해 투자된 비용에 대한 적정 수준의 보수인 ‘적정투자보수’이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한전은 2010년 3조 7,000억원, 2011년 3조8,000억원, 2012년 3조2,000 억원, 2013년 3조1,000억원을 적정투자보수액으로 전기요금 생산원가에 포함시켰고 적종투자보수율 기준도 5.8%(2013년)에서 많게는 8.9%(2010년)로 해마다 달랐다. 즉, 한전은 ‘마진’이 포함된 원가에 주택용 전기요금에는 누진제까지 적용해 이익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이익을 올린 한전은 이를 직원들 외유성 해외 연수, 민간주주 배불리기에 사용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6월 말 에너지 신가치 창출 모멘텀 확보와 직원의 창의·혁신 역량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글로벌 메가 트렌드 현장 교육’이라는 해외 연수프로그램은 만들어 7월 말부터 9월 말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직원 100명을 보냈다. 한전이 이 해외 연수프로그램에 사용한 금액은 9억원. 직원 1인당 900만원짜리 연수인 셈이다. 연수라고는 하지만 계획서를 보면 사실상 외유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연수일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해외 석학 특강과 현지 기업 탐방, 워크숍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관광 일정으로 채워졌다. 또한 연수에 선발된 직원도 77명이 차·부장급이었다는 점에서 선발이 ‘연차순’으로 이뤄졌다는 의심도 들게 한다. 아울러 한전 지분의 49%를 차지하는 민간주주도 지난해 1조원가량을 배당을 통해 가져갔다. 이 중 외국인 투자자가 31.2%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자자 몫으로 배당된 금액은 6,348억원 수준이다.


개편안, 누진구간 3단계·누진율 3배 축소
…평균요금 11.6% 인하


이처럼 한전이 주택용 전기에 ‘비정상적이고 불합 리한’ 누진제를 적용해 국민들의 전기소비를 왜곡하고 요금부담을 증가시켜왔음이 드러남에 따라 누진제를 개편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한전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사들여 각 가정과 산업체에 공급하는데 들어가는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해 전기요금 수준을 적정하게 조절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당정 TF에서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의 개편방향이 ‘누진구간 3단계 축소·누진율 3배 이하’로 정해졌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TF공동위원장) “주택용 수요자 80%가 에어컨을 가지고 있는데, 냉방에 있어 이들이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1미션이었다”며 “이같은 조치로 인해 한전의 수익은 줄어들겠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같은 내용의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보고했다.


산업부는 총3가지 안을 보고했는데, 1안은 누진제 설계를 가장 충실하게 따랐지만, 전력사용량이 236kWh 이하인 1,122만 가구에 대해서는 최대 4,330원의 요금 증가가 발생하게 된다. 2안은 모든 구간에서 요금 상승 부담을 없앤 것이 특징이나 현행 3단계 이상을 하나의 구간으로 묶다보니 800kWh 이상을 사용한 경우 할인혜택이 1안(46.3%)보다 크게 확대(60.1%)돼 형평성 측면에 문제가 있다.


3안은 1안과 2안을 절충한 것으로, 가장 유력한 안으로 꼽힌다. 구간은 1안과 같지만, 요율을 달리했다. 1단계 요율은 현행 1, 2단 계 평균요율을 적용해 kWh 당 93.3원으로 정해졌고, 2단계는 현행 3단계 요율인 187.9원/kWh, 3단계는 현행 4단계 요율인 280.6원/kWh로 설정됐다. 3안 역시 1단계 요율이 현행보다 올라가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200kWh 이하 868만 가구에 대해서는 월 4,000원의 필수사용량 보장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로 인한 평균 요금 인하율은 11.6%이고, 800kWh 이상의 전기를 사용하는 가구는 현행보다 47.2%의 요금할인을 받게 된다. 아울러, 3가지 안 모두 1,000kWh 이상의 전기를 사용하는 ‘슈퍼 소비자’에 대해서는 동·하절기에 한해 현행 최고요율(709.5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로 인한 한전의 수입감소액은 9,933억원 수준이다. 산업부는 3가지안을 가지고 관계부처 협의와 전기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중순 정도에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확정된 안은 12월1일부터 소급적용된다.


한전의 전기요금 총괄원가 공개와 관련해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기요금 개편과정에서 회계법인을 통해 분석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다음 주 중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용도별 원가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누진제를 개편해 누진구간을 줄이고 과도한 누진율을 완화하는 것 외에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 전기사용에 있어서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가스, 유류, 열, 항공 등에서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고 있다. 연료비 연동제는 원가비중이 높고 통제가 곤란한 연료비 변동분을 전기요금에 자동적으로 반영시켜 시장에 가격신호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연료비 연동제에 대해 “연료비 연동제가 실시될 경우 유가변동에 대한 가격시그널을 전달함으로써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고 전력사업자의 재무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 장관은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중국 등이다. 미국은 전기사업 자의 재무위험을 완화하고 자본조달비용을 감축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누진제를 도입했던 1974년부터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일본은 1996년부터 가격시그 널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합리적인 전력소비를 유도한다는 목적으로 연료비 연동제를 실시했다. 국내에서는 2011년 9월 15일 대정전 이후 정부는 누진제 축소와 연료비 연동제를 포함한 전기요금 개편방안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했지만,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통과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제유가가 당시보다 25%가량 떨어져 인상 요인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도입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전기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는 2012년 7월 185.14원/kWh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5월(96.62원/kWh) 처음으로 100원 이하로 떨어져 올해 10월 73.48원/kWh까지 꾸준하게 하락했다.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은 국제유가가 상승하게 될 경우이다.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연료비 비중이 57%로 높은 상황에서 유가상승은 전기요금 상승으로 연결된다. 누진제 개편에도 불구하고 요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에서는 급격한 요금상승을 막기 위해 기준연료비를 설정하고 요금변동폭을 기준연료비 대비 150%로 상한을 설정하거나 환율 급등 등으로 연료비가 크게 상승할 경우 연료비 연동제를 한동안 시행하지 않는 등 부작용을 줄이고 있다. 주택용 전기에 적용되는 비정상적이고 불합리한 누진제 개편을 위한 우리 정부의 세심한 노력이 절실하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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