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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경기도교육감 "학생이 행복한 교육을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M이코노미 김소영 기자> “미래 사회는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 협업능력이 핵심역량으로 지금껏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이 교육의 핵심이 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지금껏 우리교육이 가지고 있던 전통적 개념이라든가 그런 방법들을 깨고 진실에 직면할 수 있 는 관점들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정 교육감은 성공회대 총장과 제33대 통일부 장관을 지내고 지난 2014년 경기도 교육감으로 취임했다. 이후 2년 반 동안 교육의 근본을 찾는 기초·기본교육으로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학생이 행복 한 교육’을 펼쳐 나가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을 만났다.


Q.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려면 지금까지의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2014년에 경기도 교육감에 취임하셨는데 외부에 있다가 막상 일선 교육정책을 책임지는 자리에 오르고 많은 생각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A. 현재 우리교육은 관행과 관습이 너무 고착화되어 있습니다. 학생을 바라보는 관점이라든가 학생을 교육시키는 수동적인 존재로 바라보는 입시위주의 교육 풍토 속에서 성적중심 결과중심으로 학생을 등급으로 나누는 관행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것이죠. 사실 학교에서 가장 존중받아야 할 대상은 학생입니다. 그런데도 학생을 인격체로 존중하기보다 하나의 대상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갈등이 생기고 대립이 생긴겁니다. 학생과 교사가 존경과 존중의 관계가 되면 학교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학교폭력이 사라진 학교들을 보면 교장, 교사, 학생의 관계가 정말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때론 형처럼, 선배처럼, 친구처럼 아주 자율적인 분위기입니다. 교사와 학생사이에 그런 다양한 관계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학교가 되려면 먼저 학교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관계가 가식이 아니라 진정성을 가진 교사의 기다림에서 비롯됐다는 것이죠. 학생이 그걸 받아들이는데 길게는 일 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선생님은 기다려 주는 겁니다.  


제가 경기도 교육감으로 취임한 후 지난 2년 반 동안 노력한 것 중 하나가 학생과 교사, 학부모, 교장의 지금껏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학교교육이 가지고 있던 전통적 개념이라든가 그런 방법들을 깨고 진실에 직면할 수 있는 관점들을 가져보자고 생각한 겁니다. 저는 그런 관점이 다르면 다를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ㅡ지 관점들을 가질 수만 있다면 해법이 나오지 않겠어요? 지금껏은 동일한 관점만을 요구하다 보니 학생들에게 혼란이 왔던 겁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국정역사교과서라고 생각합니다. 국정교과서는 정책자체가 말도 안 되는 발상입니다.  


그래서 경기도교육은 근본적으로 국정교과서 연구학교지정을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심지어 교육부가 2017학년도부터 국정교과서와 검인정 교과서를 혼용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히면서 더 큰 혼란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왜 교육을 혼란으로 부추깁니까? 교육은 정치적 목적이나 이해관계에 의해서 비틀면 안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기도교육은 시범학교 지정을 못 받는다고 했습니다. 이건 교육부장관이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논의해서 합의한 바도 없고요. 시·도교육감은 주민에 의해 뽑아놓고 왜 시범학교를 정부가 지정합니까? 학교의 모든 감독권한은 교육감에게 있습니다. 그런 것이 제일 안타까운 대목입니다. 저는 교육에 있어 관점의 변화를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자기가 지금껏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과 전통적인 관습과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상을 해낼 수 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경기도 교육이 학교 밖에 꿈의 대학을 만들게 된 것도 바로 이런 관점의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입니다. 

 


Q. 학부모와 교사들이 오직 일류 대학에 보내겠다는 생각과 그런 지표만을 평가하는 인식 자체가 교육의 문제가 아닌가 쉽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며 교육정책에는 어떻게 반영하고 계신지요?


A. 우리가 학교교육을 가장 잘 바꾼 나라를 꼽으라면 북유럽 국가인 핀란드를 말합니다. 반대로 가장 못 바꾼 나라는 미국입니다. 미국보다 더 못 바꾼 나라는 미국의 교육을 따라온 한국이고요. 핀란드는 학교가 요구하는 수업시간을 최대한 줄였습니다. 한 주에 스무 시간 을 공부하는데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교육을 요구하고 있 습니다. 저는 교육에서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답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열 개, 백 개 그리고 더 나아가 기상천외한 답을 요구하고 그 답을 찾는 겁니다. 가능한 많은 조합과 융합 속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 이것이 교육에서의 4차 산업혁명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많은 융합이 중요하고요. 


제가 취임 후에 와서 보니까 고등학생인데도 자기진로가 어떤 건지, 어떤 적성이 있는지,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게 뭔지도 모르는 학생들이 참 많았습니다. 사회나 부모의 압박에 의해서 학교에 다니며 EBS교재로 수능시험 준비하는 것이 고등학교 3년 동안의 과정이었습니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우리 학생들을 하나의 트랙에 올려놓고 학교와 교사 그리고 학부모가 밀어붙이고 있었던 겁니다. 이래선 안 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새로운 선택을 하게 해야 합니다. 물론 학생들이 교사가 생각하는 그 수준을 다 알 수는 없 겠지만 나름대로의 생각과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의 우리교육은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는 한계가 너무 좁습니다. 초·중·고로 올라가면서 같은 학교학생 들과 경험한 것 외에는 다른 학교학생들과 함께 하는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이러한 교육환경에서 어떻게 사회성이 길러지겠습니까.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입시가 목적인 지금의 교육환경에서는 사회성을 가질 수도 없을 뿐 더러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그럴 기회 자체가 없습니다. 주어진 과목의 성적을 잘 받아서 1등급 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한 살아있는 교육과 사회성은 길러 질 수 없다고 봅니다. 


제 책상 위에 있는 신년 달력에는 신영복 선생의 작품 ‘바깥’이 쓰여 있습니다. 모든 만남은 바깥에서 이루어진다/ 각자의 城을 열고 바깥으로 나오지 않는 한 진정한 만남은 이루어질 수 없다/ 우리가 갇혀 있는 성벽을 뛰어넘어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인간적인 만남의 장은 언제나 바 깥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우리교육은 각자 가 자기가 쌓은 성곽 속에 갇혀서 나가지 못했습니다. 아주 엄정한 교육과정과 교육일수, 그리고 교육시간이라는 견고 한 틀 속에서 그 과정을 다 치러야만 점수를 받고 판정을 받아서 급수가 주어지는 아주 비극적인 교육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깨뜨릴 것인가를 생각해봤습니다. 우리가 바깥을 바라볼 수 없으면 안에 대한 이해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학교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강 요하고 학교에 가서 선생님 말 잘 들으라고 요구한 겁니다. 바깥보다는 안만 보도록 해서 학교 안에서 받는 성적만 요구한 겁니다. 학생이 자기가 살던 세계를 깨고 나가서 느끼 고 그 눈으로 자기가 공부하는 세계를 바라보고 친구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못 만든 겁니다. 경기도의 교사, 학부모, 학생 등 교육공동체가 자율과 자치의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고자 합니다.



Q.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경기도 교육이 추진하는 꿈의 대학은 자기의 적성과 잠재력, 그리고 자기의 진로를 고등학교 과정에서 경험하며 찾고 완성시켜 나가는 하나의 경험의 과정입니다. 가령 한 학생이 시를 좋아한다면, 시인들에 대해 공부하면서 그 시인이 어떤 사람인지 시대적 배경은 어땠는지, 그 시인의 시가 왜 좋은지 등에 대해 탐구해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노벨상 후보까지 올라갔는데도 뽑히지 않은 시가 있다면 노 벨상에 뽑힌 시와 비교해보면서 왜 안 뽑힌 것인지도 분석 해 볼 수 있고요. 우리 언어가 영어로 번역될 때 전달력이 약한 것인지, 아니면 미적인 감각에서 외국의 시보다 떨어 지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문제제기를 하면서 찾다 보면 언어의 차이라든가 문화의 차이, 표현의 차이 등에 대해 생각 해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이 사회가 공정치 못하다는 것까지 나갈 수 있지 않겠어요. 


학생들로 하여금 생각의 방법을 바꿔 자기 상상력을 무한히 끄집어내서 할 수 있는 문제의 식을 가지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겁니다. 저는 이것이 제4 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교육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학교교육이 해보지 못한 그런 경험을 주자는 겁니 다. 지금 우리의 교육은 학생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자기 생각을 배우는 게 아니라 주어져 있는 답을 찾아가고 답을 만들어 내는 기술을 배우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다양한 경험과 생각을 담은 관점에서 본다면 이 세상의 다양성이 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세기의 대결' 이세돌 VS 알파고의 바둑대결을 보면서 인공지능이라는 게 과연 무엇인가 이런 호기심을 가지지 않았습니까? 자기스스로 호기심과 동기가 없으면 학습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그러한 동기를 만들어 주자는 겁니다. 이건 대학을 가고 안 가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오해도 많이 받았습니다. 교사들이 우리도 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하면 더 잘할 수 있는데 왜 외부에서 해 야 하냐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지금까지의 학교개념이나 학교의 관점에서 할 게 아니라 전혀 새로 운 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꿈의 대학은 그야말로 수많은 주제를 나열해서 작은 주제로부터 조금 더 깊숙이 들여 다보고 사고하는 경험의 과정입니다. 지난해 6월말부터 시작해서 마침내 83개 대학과 MOU도 체결했습니다. 약 2천 여 개의 코스를 오는 4월부터 시작하게 되면 우리 아이들 에게 새로운 교육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Q. 주말이면 광화문 광장에 촛불을 들고 나온 학생들이 많습니다. 교육계에 몸담고 계시는 입장에서 생각이 많으실 거라고 봅니다. 

A. 우리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에 나온 때가 2008년입니다. 학생들의 주장은 아주 간단했어요. ‘우리는 미국고기 먹기 싫다’. 그러다 이번에 또 학생들이 촛불 을 들고 광화문 광장으로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촛불의 주제가 ‘이게 나라냐’입니다. 저는 그 아이들의 피켓과 주장을 보면서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런 나라에 살고 싶지 않다는 거잖습니까?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한 학생이 정상적이지 않게 이화여대에 입학해 학점 받고 올림픽에도 나갔다는 거거든요. 불행하게도 이화여대가 여기에 대한 진실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정말로 불행한 일입니다. 총장부터 그 누구도 진실을 감췄지 말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대학총장을 십수 년 해봐서 알지만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가장 공정해야 된다고 생각하던 대학입시가 공정치 않다면 어떤 사회도 공정하다고 믿을 수 없는 겁니다. 설령 다른 사회가 다 공정하지 않다고 해도 학교와 학생들에 대한 교육만큼은 공정해야 됩니다. 그렇기에 교육은 국가권력에 의해 좌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번 광화문 촛불이 바로 공정성의 훼손에서 시작한 겁니다. 우리 학생들이 학교가 공정하지 않다는 걸 알고 공정하지 않은 학교에서 공부하 면 뭐하느냐 이겁니다. 돈이 없으면 아무 희망이 없다는 것에서 아이들의 절망감이 생긴 겁니다. 학생들의 촛불에 대해 우리가 정말로 깊이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 들의 촛불이 국회도, 청와대도, 국가검찰도 밀어냈다고 봅니다. 이것이 현장교육이고 현장체험학습이라고 생각합니 다. 저 학생들은 이미 진실을 보고 있는데 뭘 더 가르치겠 습니까. 

Q. 학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이런 학생들을 어떻게  인도하고 있는지요?

A. 지난 2년 반 동안에 역동적이고 혁신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것이 학생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제가 이런 질문을 많이 합니다. 학생 없이 교사가 있는가, 학생 없이 학교가 있을 수 있는가, 학생 없이 교육이 있을 수 있는가. 학교도 교사도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데 지금까지 학교는 학생들을 버렸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아이들을 포기한 겁니다. 성적이 좋은 1.2등급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교의 교육을 목표로 나가면서 나머지 학생들은 실제로 학교가 포기한 겁니다. 작은 학교라고 포기하고, 성적이 좋지 않은 학교라고 포기하고, 문제아들이 있다고 포기하고 모두 포기한 겁니다. 

취임 후 와서 보니까 퇴학을 당한 아이들이 너무 많은 겁니다. 그래서 제가 해당학교에 가서 물었습니다. 이 학생들이 퇴학을 당하면 어디를 가라는 것인가, 또 당신들이 무슨 권한으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내보낼 수 있는가, 끊임없이 그 아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게 학교인데 당신들은 그런 노력조차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닌가. 끊임없이 그 학생이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게 만드는 게 학교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입니다. 저는 우리교육이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지역에 있든, 어느 조건에 있든 그 학생을 절대로 포기하면 안 된다고 봐요. 학생 스스로도 포기하면 안 되고, 교사도 포기 하면 안 되고, 학교도 포기하면 안 되고, 이 사회도 포기하 면 안 됩니다. 굉장히 소중한 인재이니까요. 그 학생이 앞으 로 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아무도 모르거든요. 어떤 의미에서 보면 그 학생 하나를 제대로 길러내는 것이 이 사회의 큰 희망입니다. 

저는 정말로 학생중심으 로 모든 문제를 보자고 강조합니다. 교육정책과 교육과정 등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지금껏은 교사 중심으로 되어 왔 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고의 중심을 학생중심 으로 가보자는 겁니다. 학생의 생각과 사고를 최대한 살려낼 수 있고 그 학생에게 뭔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본 겁니 다. 그래서 경기도교육은 일체 퇴학을 시키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고, 그 학생에 대해서 교장이 끝까지 책임을 지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학교는 학생들을 믿고 기다리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부모나 학교나 이 사회가 학생들이 가는 길을 막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한자에서 재미있는 글자가 핍(乏) 자입니다. 갈지(之)자에 하나를 그으면 못 가게 하는 겁니다. 못가면 결핍이 생기죠. 우리 학생들이 가는 길을 막을 것인가, 혹시나 국가의 교육이 아이들을 가는 것을 막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야 합니다. 학생들이 성장과정에서 끊임 없는 도전과 생각과 생성하는 것이 교육인데 그걸 어떤 틀 속에서 막아 놓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야 합니다. 

이제 는 학교교육을 바꿔야 합니다. 그걸 바꾸기 위한 학교가 혁 신학교입니다. 끊임없이 변화와 도전과 혁신을 하는 겁니 다. 어느 한 지점에 머무는 게 아니라 학생과 교사가 끊임 없는 의식을 가지고 혁신교육을 만들어 가는 겁니다. 모델도 없습니다. 혁신교육은 어제의 교육과 오늘의 교육이 달라야 합니다. 반복과 모방은 교육이 아닙니다.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혁신교육으로 학교내부의 학교를 바꿔보자는 것이 경기교육의 가장 중요한 대목의 중 하나입니다. 


Q. 교육감님께서는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인 진천에 내려가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을 무상으로 가르치는 신명학원을 세워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느낀 점은 무엇인지요. 또 교육감으로서 그때의 경험이 소중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A. 제가 대학에 떨어지고 나서 진학하지 않겠다고 작심을 하고 고향에 내려갔다가 고향에서 학원을 냈었습니다. 1962년에 충청북도 교육청에다 인가를 받은 관인학원인데 중학교에 진학을 못하는 아이들 40명을 선발해서 중학교 전 과정을 가르쳤습니다. 취직 못한 각 과의 선배들을 모두 불러서 20여 명을 모았죠.  그렇게 3년을 공부해서 졸업한 학생이 12명입니다. 그러다 뒤늦게 대학에 가야겠다고 맘먹고 진학을 하게 됐는데 당시 저는 그 학생들을 통해 진정한 교육이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답은 몰랐죠. 그러다 (故)신영복 교수를 만나서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했고, 교육은 결국 희망을 만들고 꿈을 만들어 주는 거란 걸 알게 됐습니다. 

지식을 강제로 넣어주거나 이길로 가야 한다고 강요하는 게 교육이 아니라 자신들의 희망을 만들고 꿈을 만들고 그길로 용감하게 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 삶이란 점수를 잘 받아 성적을 올리고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아니라,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기반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 행복한 삶 을 위한 가치를 배울 수 있도록 우리교육이 많은 변화를 가져와야 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Q. 교육감님은 성공회대학교 초대총장을 지낸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학들이 학내외적으로 존경을 받지 못하고,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A.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본업은 이윤창출이지만 그 과정에서 비윤리적인 행위를 해서는 안 되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기여해야 한다는 개념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의 경우와 같이 대학도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그 실현을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습니다. 학생들에 게는 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듯이 대학도 사회적인 요구에 부응해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현대 입체제가 고등학교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습니다. 저는 40 여 년 전 고교를 평준화했듯이 앞으로는 전국의 대학 평준 화를 공론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Q. 교육감님은 독립운동가 이상설선생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고향 진천군에 이상설선생 기념관을 건립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어떻게 진전되고 있는지요?

A. 보재 이상설 선생은 1870년 12월7일 충청북도 진천 출 생으로 독립과 자주와 평화의 정신을 실천하신 분입니다. 일찍이 안중근 의사는 보재 선생을 가르켜 “세계대세에 통 하고 애국심이 강하여 교육발달을 기도하고 국가 백년대계를 세우는 사람, 동양평화주의를 가진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충북남부보훈지청(지청장 김이주)은 7일(수) 충 북남부보훈지청 회의실에서 보재이상설기념관 건립사업 관련 설명회 및 간담회를 실시했습니다. 이상설선생기념관 건립 사업은 2017년 보재 이상설 선생의 순국100주년을 기념해 국비지원, 지방비 등 총 87억여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사업으로, 현재 이상설선생 생가가 위치한 진천군에 2019년 준공예정입니다. 기념관은 이상설선생을 비롯하여 헤이그특사로 파견되었던 이준 열사, 이위종 지사도 함께 조명하고 그들의 나라사랑정신과 광복을 위한 염원을 담 아 국가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Q. 2017년 새해, 경기교육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한 마디 해주십시오.

A. 경기도교육은 대학과 고등학교와 협력하여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꿈의 대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경험과 기회를 무엇보다 많이 제공해 주고 산업혁명 4.0 시대에 100세를 살아갈 역량을 준비할 수 있도록 경험의 과 정의 만들어 주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주지교과 중심의 암기위주, 성적위주, 결과위주로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습니다.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 진로 개척 및 학습 역량을 신장하고 폭넓은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대학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전문기관 등도 꿈의 대학 과정에 참여하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예술, IT, 인 문학 등 아주 다양한 분야가 있습니다. 금융학교에서는 돈이 무엇이며 자본주의는 무언가에 대해 아이들이 미리 알아가는 겁니다. 민주주의를 배우는 의회학교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의회란 무엇이며, 조례는 어떻게 만들어서 의사진행은 어떻게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만들어 보는 겁니다. 이 외에도 미디어학교, 뮤지컬학교도 있습니다. 학생이 부지런하기만 하다면 한주에 한 번은 인문학, 한번 은 예술분야 등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6학기라고 봤을 때 3과목을 한다면 이론적으로 18개 과목을 경험해보는 겁니다. 올해 경기지역 내 360개 학교에서 추진되는데 앞으로의 궁극적으로 1만개 정도의 학교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 학교에 20~30명 단위니까 많으면 많은 수록 좋지 않겠습니까? 현재 개설된 360개 학교 가운데 140개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꿈의 학교입니다. 앞으로 학생들이 상상하는 모든 학교를 만들어서 운영해 보려고 합니다. 

‘재능’ 은 하늘이 주는 게 아니라 본인의 노력과 환경에 따라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 재능은 누구에게나 축 적되어 가는 것이지 어느 한 순간에 천재적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 학생들의 천재적 역량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가 아주 중요한데, 저는 거기서 뭔가가 발견되리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MeCONOMY magazine  Januar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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