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교류를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판문점과 개성을 지척에 두고 있는 파주시가 통일경제의 교두보로 급부상 중이다. 초선으로 파주시장에 취임한 최종환 시장은 누구보다 부푼 기대감을 안고 바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김소영 편집국장이 최종환 파주시장을 만났다.

 

Q : 문재인 대통령이 통일경제시대를 열어나가겠다는 말씀을 하신 바 있습니다. 현재 이와 관련해 파주시가 중앙정부와 경기도와 협의 중에 있는 사안이 있는지요.

 

불과 1년 전만 해도 일촉즉발의 상황이던 한반도 정세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평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우리 파주는 한반도 평화를 다시 연 역사적인 4.27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 곳이라는 점에서 큰 상징성을 가집니다. 그간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과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중첩규제로 인해 60년 이상 지역발전이 안 되다 보니 주민들의 불편도 많았습니다. 그런 만큼 평화가 정착돼야만 접경지의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안정된 경제활동과 생업에 종사할 수 있습니다. 최근 대통령께서 통일외교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서 파주시민들이 거는 기대와 희망이 아주 큽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중앙정부, 경기도가 협의 중인 사안은 없지만 저의 공약 중 하나인 ‘통일경제특구’ 법안이 외교통상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심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법안통과를 위해 국회의원과 긴밀히 협조하고 향후 특구법 제정이 가시화될 것을 대비해 자체적으로 용역 진행과 자문단 구성 등을 준비 중입니다. 또 남북 간 교류를 위해 체육문화·예술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학술교류 등에 관한 다각적인 노력도 기울이면서 통일경제특구 지정에 파주시가 중심 지자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통일경제특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지난 8.15경축사를 통해 대통령께서 북부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조성하겠다는 시사점도 주셨습니다. 통일경제특구는 한반도 정세변화와 남북관계의 부침과 같은 어떠한 정세변화에도 항구적으로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자본이 들어와 유라시아 상생경제 협력축인 공동협력체로 만드는 것이 바로 통일경제특구입니다. 취임 후 곧 바로 통일경제특구 조성의 발판이 될 남북평화협력 전담팀(TF팀)도 신설했습니다. 기존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던 남북협력과 접경지 관련 업무를 하나로 묶은 겁니다. 또 판문점을 수시로 왕래하는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남북정상의 선언 이후 우리 파주시는 이미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통일경제특구 조성 외에도 남북교통인프라 확대를 위해 남북 경의선 철도를 개·보수하고 고속철도와 GTX연장, 서울~문산 고속도로 연장, 문산~개성 고속도로 등을 중앙부처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예정입니다. 통일경제특구를 해외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동북아 최대의 국제협력단지로 발전시킨다면 동북아 및 유라시아 상생경제권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Q. 파주시의 강점은 무엇이고 그 강점을 어떻게 살려나가실 것인지요.

 

우리 파주시는 인문학적, 생태학적 자산들이 많이 보존돼 있는 역사생태도시입니다. 인문학적으로는 역사적 인물과 관련한 유적들이 산재하고 생태학적으로는 한강과 임진강이 교차하면서 민통선 천혜의 자원들이 보존돼 있습니다. 이곳은 고구려와 백제, 신라가 각축했던 요충지였고 신석기와 구석기 시대 유물도 임진각 주변에서 출토되고 있습니다.

 

또 파주시에는 감악산 출렁다리, 마장호수 흔들다리, 임진각 등 대표 관광지 외에도 오두산 전망대, 제3땅굴, 민통선 이북지역이 눈앞에 보이는 도라산 전망대 등 DMZ 관광지가 많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율곡 선생, 윤관 장군, 황희 정승 등 역사적 인물과 유네스코에 등록된 왕릉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DMZ을 중심으로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천연자연보호구역도 있어서 생태적 가치도 매우 높습니다. 파주가 보유한 풍부한 문화유산과 천연관광자원, 역사 문화적 유산 등을 조화시켜 파주를 역사문화생태관광도시로 발전시킨다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러한 관광지를 코스로 구성해서 테마별로 짜여진 ‘파주시티 투어’도 운영 중인데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LG디스플레이와 같은 첨단산업을 끌어안고 있는 우리 파주시는 새로운 산업 단지들을 조성할 수 있는 풍부한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Q. 파주시의 약점은 교통이 불편한 점인데요, 교통을 포함해 파주시의 약점을 어떻게 보완해나갈 것인지요.

 

파주시는 접경지 안보도시로서 많은 규제와 개발이 억제된 곳들이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LG디스플레이와 운정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지만 교통인프라는 확충되지 못해 다른 지역에 비해 교통이 미흡한 게 현실입니다. 현재 파주시민의 승용차 수송 분담률은 58%로 경기도 평균치인 47%보다 11%p나 높고, 버스는 24%, 철도는 5%로 경기도 평균치에 비해 30%p, 10%p씩 낮은 수준입니다. 지금으로선 대중교통체계의 전면적인 개편과 준공영제 도입만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와 제2외곽순환도로 등의 광역교통망과 제2통일로 신설 등 간선도로망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아울러 각 생활권 중심을 연결하는 간선 버스와 지선 버스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고, 운정3지구, GTX, 지하철3호선을 고려한 종합적인 버스 노선체계 개편 방안도 수립할 계획입니다. 또 마을버스는 적자 노선과 흑자노선의 수입금을 공동 관리하는 ‘마을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하고 대중교통 소외지역에는 따복버스 확충과 ‘수요 응답형’ 따복택시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현재 GTX-A노선을 연내 착공하고 차질 없이 완공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입니다. 이 외에도 경의중앙선 급행열자 증차와 야당역 급행열차를 추진하고 교하광역급행버스(M버스)신설과 직행좌석버스 증차 등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Q. 파주출판도시가 조성된 지는 꽤 됐습니다만 영국 등 선진국의 출판도시에 비해 미흡한 것 같습니다. 출판단지 활성화 방안은 없으신지요.

 

책의 도시인 파주출판도시는 기획 생산 유통 등 출판 산업의 3요소가 집적화된 세계 유일의 출판문화 국가산업단지입니다. 그러나 독서인구의 감소로 종이책 판매량이 줄어들고 전자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출판 인쇄업이 만성적인 불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제 출판업은 영상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와 접목해 발전해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파주에서는 출판인쇄산업 중심의 출판단지를 영상, 영화, 디자인, 공연산업이 조화롭게 구성된 복합단지로 발전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수콘텐츠 제작 및 전시지원을 위해 출판도시 내 위치한 문화시설부지에 출판영상문화복합시설을 유치해 국내외 문화업계와의 네트워크 중심지로 활용하고자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 등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또 파주출판도시를 국내외에 홍보하는 국내 최대 책 축제인 ‘파주북소리축제’와 ‘파주출판도시 어린이 책 잔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출판사 홍보와 체험 프로그램, 전시 공연 등 시민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매년 열립니다.

 

지난 9월에는 공교롭게도 북소리축제와 DMZ다큐 영화제가 동시에 열렸습니다. 출판 도시가 단순히 책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보고 듣고 즐기는 복합문화도시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출판과 영상을 비롯한 콘텐츠 산업을 활성화시켜 책의 도시에서 영상도시, 영화도시로 나아가는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고자 합니다.

 

 

Q. 조선왕조실록에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임진강에 있었던 거북선을 복원하겠다고 최근 밝혔는데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임진강에서 거북선이 훈련을 받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 태종실록편에 ‘태종이 즉위 13년 2월 5일(서기1413년) 세자와 함께 임진도(臨津渡:임진나루)에서 거북선이 왜선을 방어하는 훈련상황을 구경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이는 임진강 거북선이 조선 최초 거북선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선 학술 심포지엄을 통해 임진강 거북선의 역사적 의미를 찾고자 합니다. 그런 다음에 조선 최초 임진강 거북선(태종 거북선)을 3단계에 걸쳐 원형대로 복원할 계획입니다. 한국과학사학회 회원들은 파주시가 임진강 거북선을 남북학술교류를 통해 공동으로 복원하면 평화의 디딤돌 역할 뿐 아니라 관광일자리 창출 등 연계산업의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단계별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Q. 파주시정의 관료주의 문화를 청산하겠다는 공약도 눈에 띕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시겠다는 것인지요.

 

우리 파주는 전임시장의 장기간 공백으로 인해 공직기강이 해이해지고 민원처리 부분에서도 힘든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체제가 만들어지려면 관료주의 문화청산이 급선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민을 중심에 두는 친절행정 서비스 개선을 가장 중요하게 봤습니다. 또 건강한 공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정한 인사제도가 이뤄져야 하기에 학연과 지연을 배제하고 오직 능력과 실력을 본위로 한 적재적소의 인사, 신상필벌을 분명히 지키는 인사관리를 철저히 하고자 합니다. 또 특권과 반칙을 일소하고 원칙과 기준에 따라 정책을 실행하는 공직문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Q. 지난 9월 12일 해외입양인의 쉼터인 ‘엄마품 동산’이 준공됐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떻게 운영되는지요.

 

파주는 6.25전쟁의 상흔과 분단의 아픔이 남아 있는 도시입니다. 전쟁 이후에는 주한미군이 장기간 주둔하면서 기지촌 문화가 형성된 곳으로 이러한 지역특성상 해외 입양아들의 아픔도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 입양된 이들이 이역만리 찾아온 고국에서 잠시나마 몸을 기댈만한 정서적 품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주한미군이 평택으로 떠나면서 반환한 그 자리에 상징성 있는 공원 조성을 지난 2016년부터 추진했습니다. 캠프하우스 내에 위치한 해외입양인의 쉼터 ‘엄마품(omma poom) 동산’은 해외 입양인들이 한국 방문 시 모국의 정을 느끼고 그들에게 고향이 돼줄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이자 정서적 공간입니다. 지난해 11월 캠프하우스 내 조성된 곳에는 모시적삼을 입은 어머니의 팔이 안으로 둥글게 품는 모습을 조형화한 상징조형물과 재미조각가 김원숙 작가가 기증한 엄마가 아기를 안은 ‘Shadow Child’ 조형물, 관내 개인이 기증한 모자상 등이 설치돼 있습니다. 최초 추진단계에서 관광파트로 접근했던 만큼 해외 입양인 팸 투어 확대와 중앙입양원 등 관련 단체들과 협력해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Q. 한국 국민들은 경제적 위상에 비해 책을 많이 읽지 않는 편입니다. 그런 가운데 파주시의 독서캠핑장이 특별한 것 같은데요. 어떤 내용인지요.

 

최근 농촌인구가 줄어들면서 농촌지역 학생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도농복합형 도시인 우리 파주시 역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신도시가 들어선 지역에서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과밀현상이 나타나 신설학교가 생기는 것에 반해 농촌지역에서는 학생 수가 줄면서 적정규모 이하의 학교가 통폐합하다 보니 폐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8년 폐교된 금곡초등학교에 2010년부터 작은 도서관을 조성해 운영해왔습니다만, 노인인구가 대부분인 농촌지역 특성상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설립목적과 효과성이 미흡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활용방안을 찾다가 농촌지역의 자연환경을 살려서 독서와 캠핑을 접목한 전국 최초의 차별화된 가족독서캠핑장을 조성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오픈했는데 자녀와 부모가 함께 오는 가족들의 이용객이 많습니다. 평소 손에 들고 다니던 스마트 폰을 잠시 내려두고 자연에서 맘껏 뛰어 놀면서 도서관에서 책도 읽고 가족간의 대화도 나누며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캠핑장에 준비돼 있는 북 콘서트와 어린이 야영학교, 청소년진로독서캠프 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독서에 대한 즐거운 경험을 쌓은 아이들을 앞으로 계속 책을 가까이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이 알려지면서 인기가 높아 캠핑장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주말 예약은 예약 시작 2분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있습니다. 별난 독서캠핑장이 조성되면서 마을 어르신들도 좋아하고 활력이 넘치고 있습니다.

 

Q. 끝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파주시 차원의 추진계획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파주시는 지난 2015년부터 지역 고유의 역사와 문화관광자원을 활용한 전통시장 특성화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금촌 통일시장은 문화관광형 육성사업을 통해 쇼핑하기 편리한 평화통일 명품시장으로, 문산 자유시장은 임진각과 제3땅굴 등을 연계한 DMZ관광시장으로, 광탄 시장은 누구나 참여 가능한 국민경매장터로, 적성 전통시장은 감악산 출령다리와 연계한 한우시장으로 특화 발전 중입니다. 전통시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공동체와 유대를 강화하고 다양한 단체와 협업함으로서 시장과 지역이 함께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전통시장 롤 모델을 구축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내년 상반기부터는 카드형 지역화폐를 발행할 예정인데 약86억원 규모입니다. 지역화폐 도입은 역내 자금 유출차단으로 인한 관내 소비증가와 지역순환경제 구축, 골목상권 부활 등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 정부의 최대 현안 과제인 일자리 정책은 우리 시에서도 정책추진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정부정책 기조에 중점을 둔 다양한 청년일자리 사업 추진으로, 예비 청년창업자들에게 사업비를 지원하고, 지역기업과 협력을 통한 일자리 발굴로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내년 초 우리 파주에 개소되는 청년지원센터에서는 다양한 취업지원제도 및 각종 일자리정보를 제공하고, 스터디 룸과 휴식 공간 등을 마련해 미취업으로 좌절감에 빠져 있는 청년들이 꿈과 열정을 맘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아울러,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중심으로 파주시와 관내기업, 대학 등 일자리 유관기관이 협력해 기업 수요에 맞는 인력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좋은 일자리를 발굴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해 취약계층 일자리와 지역중심 일자리를 적극 개발하겠습니다.

 

이밖에 환경친화적인 연구개발 단지와 정보기술, 생명공학기술 중심의 첨단기업을 유치하고 해외시장개척 등 내실 있는 중소기업 지원 시책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우리 시민들에게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는 실질적 도움이 되는 일자리를 발굴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MeCONOMY magazine October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