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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다 다시마를 만나 알알이 박힌 향긋한 맛의 '샤인머스켓'

 

최근 우리나라 과일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는 샤인머스켓, 이른바 씨 없는 왕포도가 진화하고 있다. 1988년 일본에서 처음 개발돼 2006년 우리나라에 들어온 샤인머스켓 왕포도는 2014년부터 국내 소비시장에 출하되기 시작하더니 2018년부터 국내 과일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샤인머스켓은 포도알 하나가 웬만한 생대추만 하지만, 과육이 단단해 씹으면 아삭아삭한 식감을 주면서 특유한 향이 입안에 감돈다. 당도까지 높아서 일반 거봉(약 14브릭스)보다 훨씬 높은 평균 18~19브릭스. 여기에다 껍질 그대로 먹는 데다 씨앗이 없어 먹기에 불편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매력으로 지난해 한 대형 할인점에서는 사과를 제치고 과일 판매 순위 1위로 올라섰다.

 

샤인머스켓의 판매가 증가하자, 2000년 이후 내리막이었던 포도재배 면적도 늘어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샤인머스켓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2018년을 기점으로 재배면적이 반등해 1만2795㏊(1ha=3025평)에서 올해 1만3388㏊로 늘었다. 이 중 26.7%인 3579㏊가 샤인머스켓 재배지이다.

 

경상북도 상주시 모동면의 한 샤인머스켓 농장. 8천 평에 달하는 밭에는 고랑마다 샤인머스켓 포도나무가 2m 간격으로 자라고 있다. 어른 키 높이에서 땅과 수평으로 뻗은 덩굴 밑으로 초록색 종이포장지로 싼 샤인머스켓 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지난 10월 20일경, 이창호 대표(탑 영농조합법인)는 포도송이를 싼 종이를 벗기고 탐스럽게 잘 익은 청포도 같은 샤인머스켓 포도송이를 취재팀에 보여주며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금손다시마를 접하고 엽면시비로 3회 시비했지요. 그랬더니 이렇게 포도송이가 좋네요.”

 

이 대표는 그러면서, 다시마비료를 시비해서 그런지, 포도잎이 야들야들 기름지고 싱싱하다고 놀라워했다.

 

“이파리가 싱싱하고 오래가는 것 같아요. 이건 아마 다시마액비를 먹고 포도나무의 뿌리가 활성화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지요. 뿌리가 좋으면 당연히 흙 속의 영양을 듬뿍 빨아올릴 수 있고, 이파리가 싱싱하게 오래가니, 햇빛을 많이 받아들여, 건강하게 탄소동화작용을 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래서인지 포도송이가 큰데도 당도도 좋고, 과육이 단단한 정도인, 경도가 아주 좋습니다”라며 밝게 웃었다.

 

샤인머스켓 포도나무는 수세(樹勢, 나무가 자라는 기세)가 좋아 심은 지 2년이면 수확하는데 다시마비료를 시비한 올해는, 한 송이에 50~60알이 달린 한 송이의 무게가 최고 1kg 짜리까지 나왔다면서, 너무 크기가 커서, 내년에는 500g짜리 2송이로 재배하겠다고 이 대표는 귀뜸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대략 800g 정도가 가장 좋은데 1kg은 너무 크거든요.”

 

그런데 이상했다. 포도송이가 엄청 큰데도 열과(裂果, 과일이 터지는 현상)가 일어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잎이 싱싱하고 오래오래 건강한 것은, 그만큼 뿌리가 좋다는 것인데, 캐 보면 아마 뿌리가 좋을 겁니다. 그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라고 이 대표는 뿌리 활동을 왕성하게 해 주는 다시마비료에 주목했다.

 

마침 이 농장에서 샤인머스켓 수확을 도와주는 60대 예비 농부가 있었다. 이분은 최근 농사를 짓기 위해 대구에서 살다가 경북 상주로 이사왔는데 다른 포도농장이나 농가를 돌아다니면서 일손을 도와주면서 농사일을 배우는 중이었다. 이분에게 이 농장의 샤인머스켓과 다른 농장의 그것과 다른 게 무엇인지 물었다.

 

“제가 주변 농가들을 다니면서 일손을 돕고 있는데 이 농가는 타 농가에 비하면, 과실이 아주 좋다는 걸 느끼겠어요. 주변 농가는 열과(裂果) 현상이 나타나서 과일이 안 좋았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그런 현상도 전혀 없어요.”

 

그는 보통 포도나무 한 줄기에 한 송이가 달리는 데 이곳 샤인머스켓 포도 나무는 한 줄기에 포도송이가 2개씩 달린 것도 있다면서 놀라워했다.

 

“한 줄기에 두 송이를 단다는 건 대단한 거거든요. 거기에다 열과가 없고 포도송이의 크기도 엄청나잖아요.”

 

이 대표가 수확해서 출하를 앞둔, 샤인머스켓 박스에서 포도 한 송이를 꺼내더니 알 하나를 터뜨려 당도기에 과즙을 흘리자, 수치는 20.1브릭스를 보였다. 대단한 당도였다. 이 대표는 최고 22브릭스가 나오는 포도알이 있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라면서 평균 18브릭스는 거뜬하다고 했다.

 

“내년에는 금손다시마로 관주와 엽면시비를 동시에 해 볼 작정입니다. 아무래도 뿌리가 잘 자라고 이파리가 싱싱하니, 포도알의 당도 또한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샤인머스켓은 달콤한 맛을 내는 포도품종인 스튜벤, 유럽 포도 품종인 마스캇 오브 알렉산드리아. 그리고 백남을 교배해 만든 품종이다. 꽃이 피고 130일이면 수확할 수 있지만, 씨가 수정되지 않도록 스트랩토 마이신이란 약물을 살포한다.

 

포도의 입장에서 보면 씨앗이 안 생기면 포도송이를 만들 이유가 없어지므로, 이때 지베레린 호르몬을 투입하여 씨가 생긴 것처럼 포도나무가 착각하게 만들어 키우는 것이다. 순 다시마추출물로 만들어진 다시마 액비가 그래서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한편, 이 대표의 탑영농조합법인은 올해 초 베트남 최대 명절을 겨냥해 자사 샤인머스켓 12팰릿(3840kg), 약 7천만원 어치를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등 국내산 샤인머스켓의 품질이 뛰어나 세계 각국으로 수출 길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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