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이하 대한변협)는 의료감정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가 공개되야 한다는 의견서를 발표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대한의협)와 대학·종합병원의 감정회신이 지연되고 감정료가 고액으로 책정되는 문제도 거론했다.
3일 대한변협은 의료감정의 공정성·객관성·절차적 적절성 확보를 위한 상세 의견서를 발표했다. 연간 1500건 이상의 의료감정을 수행하는 대한의협이 고액의 감정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회신을 최대 2년 늦게 보내는 관행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법원이 감정회신 지연의 근거와 감정료 책정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감정은 재판·기소·재소진행을 위해 특정 사실에 관한 전문지식을 보유한 전문인이 사실의 확정, 증명, 판단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전문인을 감정인이라고 부른다. 의료의 경우 범죄인 재판·기소·재소진행을 위해 감정인이 사건에 대한 의료사실을 확정·증명·판단하는 과정을 거친다.
감정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감정료를 지불해야 한다. 감정료는 수십만원부터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금액대도 고액에 속한다. 중위소득(보건복지부 올해 4인가구 발표 기준 540만원)가구 기준에서는 부담될 수밖에 없는 금액대다.
회신기간 지연 문제도 화두로 제시했다. 약속한 기간보다 1~2년 지연된 날짜에 회신해 환자의 재판청구권 행사 제약으로 이어진다는게 대한변협 입장이다.
감정서에 반대·소수의견이 제시되는 사례가 드물다는 사례도 거론했다. 4~5인의 감정위원이 감정하는 과정에서 반대·소수의견이 제시되는 것이 경험칙상 타당함에도 실제 감정서에 기재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대한변협은 재판절차 주도권을 가진 법원이 구체적인 감정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는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감정기관의 감정절차 지연, 반송, 감정비용 책정 현황을 파악·공개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의료감정의 공정성, 객관성, 절차의 신속성 확보는 의료영역에서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실질적인 법치주의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