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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한국의 전략은?

 

미국은 지금 중국과 반도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자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와 기술 제공을 제한함은 물론 한국과 일본, 대만, 네덜란드 등 동맹국들에 대해서도 협력을 요청했다.

 

동맹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다. 한국과 대만은 미국에 응답하여 미국 땅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일본은 이참에 자국 반도체 산업의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노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 반도체 산업을 옥죄기 위한 보다 강력한 조치로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들이 중국 반도체 기업에 취업을 하고 있거나, 취업하려는 사람들에 대해서 상무부로 부터 허가를 받도록 했다.

 

우크라이나에 떨어진 러시아 미사일 파편에서 일제 가전품에서 뽑아낸 것으로 추정된 반도체 칩이 발견됐다. 반도체 칩은 핸드폰, 노트북뿐만 아니라 정밀 무기에도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핵심 군수 부품으로 사용되는 이상, 주요 국가들의 군사용 반도체 자체 생산은 피하기 어려울 듯하다. 

 

미국 전문가들은 미국 반도체 반출 금지 조처는 일시적 효과는 있을지언정 지속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다. 

 

반도체 산업은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타이완, 중국 등으로 공급 망에서 특화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은 하나를 막으면 전체가 타격을 받는 구조다.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타이완과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타격을 받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사실상 한국 기업들의 매출 감소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왜 미국 반도체 산업이 비상 걸렸나
 

미국 기업의 경쟁력은 과학적 생산능력과 경영능력이다. 미국 컴퓨터 디자인사인 어도비사와 스타벅스 제품과 서비스를 보면 미국이 만들면 얼마나 잘 만드는지를 알 수 있다.

 

일본의 제품 품질을 말하지만 제품의 질과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일본 제품들보다는 미국 것이 한 수 위인 것 같다. 과학적 생산이란 과학적 설계와 생산 매뉴얼 작성, 품질 검증까지 모든 과정을 과학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생산 공정을 만들어가서 최상의 제품을 만들 수 있음을 말한다.

 

일본은 한 두 부분에 집중해 장인적인 정신은 엿보여도 구조적이고 미학적인 데에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여전히 노벨과학상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고 1960년대 이전에는 제조업의 전성기를 누렸다가 지금은 중국의 제조업 부상을 두려워하는 지경이 됐는가. 

 

미국식 철저한 과학적 생산방식을 실제로 적용하려면 많은 기술 인재와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다. 기업가가 일단 과학적 생산방식을 하기로 결정하면 일본과 독일제품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그와 같은 많은 인적 및 물적 노력이 요구되는 과학적 생산방식이 약점으로 작용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미국 기업들은 이런 과학적 생산방식을 적용하는 노력이 많이 들다 보니 실제로 적용하는 제품 종류들이 적을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한국 기업들은 무조건 해보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품질을 높여가는 방식을 선호한다. 한마디로 미국식 과학적 생산은 코스트가 높기 때문에 기업들이 그런 노력을 회피하는 타성에 젖게 된 점을 꼽을 수 있다. 

 

둘째, 미국 기업들은 중간 및 단순 노동자들의 관리에 실패했다. 미국 기업들은 1970년대 이후 독일과 일본기업들과의 경쟁력에 밀리고 제조업 강성노조들의 임금 인상 요구가 수그러들지 않자 중간 및 단순 노동자들을 단념하게 된다.

 

미국 제조업 경영자들은 값싼 노동력을 찾아 주로 중국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자국 공장의 규모를 축소해버리거나 첨단기술 업종으로 바꿔버린다. 애플처럼 본사에서 설계만 하고 제조는 외주에 맡기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또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처럼 기술서비스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기술자들을 끌어 모아서 미국에서 관리하는 형태다. 기술서비스 기업들의 종업원들은 전부 전문직이며 중간 및 단순 노동자들은 없다.

 

다시 말해 실리콘밸리 기술기업과 기술자 들만 살자고 나머지 제조업들의 경쟁력은 계속 밀리게 된 것이다.

 

미국 제조업 부흥 나섰다

 

미-중 대결로 인해 미국은 자국 내 제조업 부흥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은 현재는 중국이 경쟁국이지만 이전에 혹독하게 당했던 독일과 일본의 제조업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은 우선적으로 제조 강국인 한국과 대만을 자국 내 직접투자로 유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이런 속셈을 알고 현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차별대우하는 IRA법에 대해 적극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 미국이 한국산에 특별한 조치를 취해주지 않으면 투자 철회도 시사해야 한다.

 

미국은 과거에 동맹국에 대해선 특혜를 준 전례가 있었다. 한국 정부는 한국과 같은 중견 국가들은 자원과 자금과 시간 등 모든 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다는 사정을 미국 측에 집요하게 전달해야 한다. 미국의 제조업 문화와 일본 및 독일의 제조업 문화는 서로 너무 달라서 서로 협력하더라도 시너지는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일본과 독일은 미국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강대국이다. 사실 당초부터 미국이 미래의 강대국 조건을 가지고 있는 중국과 경제와 기술면에서 협력한다는 구상 자체가 ‘허상’이었다. 키신저의 데당트 전략은 외교에 그쳤어야 했다.

 

미국의 전략이 때때로 자충수를 둔다는 점을 증명하는 셈이다. 강대국끼리 일시적으로 협력할 수 있어도 경제적으로 기술적으로 협력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증명된 바 없고 그 반대 사례가 일반적이다. 미국 제조업은 한국과 타이완의 직접 투자로 공장도 얻고 잘하면 노하우와 생태계 조성의 기회를 얻는 반면에 중국은 큰 손해를 보게 됐다.

 

중국은 주변국을 위협하는 전랑외교와 타이완 위협으로 반도체의 절대강국이 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제 한국과 타이완이 걸어왔던 반도체 자립 강국의 험난했던 길을 걸어가야 할지 모른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봉쇄에 맞서 또다시 반도체 자립을 위해 대규모 실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보조금이 기술개발을 위한 마중물은 될 수 있어도 충분조건은 아님은 말할 필요도 없다. 보조금으로 말할 것 같으면 미국, 일본, 유럽 등도 중국에 견줄 만큼 쏠 준비가 돼 있다. 풍부한 보조금 자체가 진정한 기술 자립을 더욱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

 

스스로 힘으로 공부하지 않고 과외공부만 의지해 가지고는 일류대학 가기는 어렵다. 더욱이 지금 세계는 주요 강대국들이 반도체 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과 EU는 물론이고, 베트남과 인도도 나서고 있다. 

 

중국은 어떻게 나올 것이고 어느 정도 자립 가능할까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요소 투입으로 가능한 정도는 충분히 성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모든 산업과 업종에 걸쳐 거의 모든 기술을 내재화하여 완전자립을 하겠다는 목표이다.

 

모든 것을 다하려다 보니 모두 부문에 투자해야 하고 공장을 세우고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보조금을 퍼부어서 공장을 증설하면 그보다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게 되는 일종의 ‘거식증’ 현상이다.

 

문제는 한국과 일본, 대만, 미국, 유럽은 각각 자신들이 가장 잘 하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협력하는 데 있다. 중국이 아무리 보조금을 퍼붓고 기초연구를 한다고 해도 하나만 하는 곳을 이기기 힘들다.

 

엄청난 보조금을 퍼붓는다고 해도 최첨단 기술의 한 발 뒤에서 따라가는 정도에 그칠 공산이 크다. 중국의 살길은 느긋한 마음과 관용과 협력의 정신이 아닐까 싶다.  

 

한국 반도체와 배터리 제조업의 전략

 

한국 반도체의 미국 진출은 일부 이전이어야 하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타이완의 TSMC가 미국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있는데, 타이완의 안보가 갈수록 위태로워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TSMC의 공장이 미국에 세워진다고 해도 타이완에 조성돼 있는 생태계까지 가져가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생태계로 봐야 한다. 조선 산업, 배터리 산업, 철강 산업, 가전 산업 등 모든 산업은 최초에 작은 제품에 불과했을지라도 내수를 너머 거대한 수출 산업으로 성장하면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꽃이 많이 있는 곳에 꿀들이 모여들고 온갖 새들과 벌레들이 군집을 이루면서 하나의 세상을 이루며 살게 되는 원리와 같다.

 

생태계의 핵심 생산자의 일부를 다른 곳에 이식할 수는 있어도(이식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 없다) 생태계에 속해 있는 모든 중소기업의 사슬들을 옮겨가기는 힘들다. 대기업도 뿌리를 뽑혀 다른 곳에 이식되면 적응하기 쉽지 않은데 하물며 중소기업들은 더 지난한 일이다. 

 

미국 입장에서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한국과 타이완의 미국내 생산 공장 설립은 손해 볼 게 없다. 남의 기술과 돈으로 공장을 지으니 가만히 앉아서 투자가 들어오고 일자리가 창출되니 좋다.

 

한국 기업은 고객 가까이 가는 것이니 일단 좋을 것 같긴 한데 한국에서 나온 품질만큼 생산할 수 있을런지, 그것이 장기적으로 가능할 것인가 하는 걱정은 남아 있다.

 

미국 투자의 이점은 있다고 해도 한국의 생태계는 한국에 남겨두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레버리지 전략의 기본이다. 미국으로 식구들 다 데리고 가면 미국 시민이 되는 것이어서 한국과는 멀어지게 된다.         

 

한국 제조업은 왜 강한가


첫째,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있다. 한국은 작기 때문에 강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일하는 자세가 미국인과 중국인과는 다르다. 더욱이 한국은 약소국의 설움을 반추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역사의 수모와 슬픔이 우리의 ‘자산’이다.

 

둘째, 한국의 내수 시장은 작고 수출해야 먹고 산다. 한국에선 실패하면 끝이다. 재기의 기회를 잡기 어렵기 때문에 혼신의 힘을 다한다. 

 

셋째, 한국은 의존할 데가 없는 나라다. 자원도 자금도 지원도 모든 면에서 부족한 나라이기 때문에 무엇이든 시도해보려고 하고,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는 근성이 있다. 

 

이 세 가지 점만 한국의 기업인과 노동자와 기술자들이 잊지않고 있으면 세계적 불황이 예상되는 2023년 올해도 거뜬히 파고를 견딜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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