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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경제


열렬한 지지자들(Partisans

우리나라 총선을 앞두고 정치지망생 후보들은 자신이 쓴 책을 가지고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런데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가 책을 받았거나 구입해 끝까지 읽어 본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미국도 마찬가 지인 모양이다. 정치인들, 후보자들의 저술, 논문, 보고서를 다룬 2019년 퓰리처상 수상자의 “열렬한 지지자들”이란 책을 소개하니 우리나라와 그것과 비교해 보는 기회를 얻기 바란다.

 

 

음울한 문학의 장르, 정치인들의 자서전

 

미국의 수도는 Washington book: 정치인들, 정부 각료와 워싱턴 D.C에서 얼쩡거리는 사람들이 쓴 정치 회고록, 후보자 자서전, 정책 논문과 그 밖의 책이 주류를 이루는 음울한 문학 장르의 고향이다. 그런 책들은 이따금 허풍을 떨고 형편없이 써졌거나 압도할 정도로 지루하다. 많은 사람이 그러한 책을 사고 책에 관해 대화하지만 실제로 그런 책을 읽은 이는 거의 없다(자기 이름이 나왔는지 찾아보 기 위해 색인을 살피는 것을 제외하고 말이다)

 

책을 읽지 않고도 읽은 척하는 가식(假飾)이 진짜 그런지는 1985년에 주목을 받았다.

 

당시 ‘New Public’의 편집장 인 마이클 킨슬리(Michael Kinsley)는 워싱턴 지역의 서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던 정치 관련 책 속 깊이 메모를 붙여놓았으니 이것을 찾은 사람에게 5달러의 보상금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누구도 보상금을 청구하지 않았으니까.

 

카를로스 로자다(Carlos Lozada)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고 전직 워싱턴 포스트 도서 평론가이자 편집장으로, 워싱턴의 정치 관련 서적들이 지금까지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관찰력이 뛰어난 눈으로 정밀하게 조사를 할 수 있다면, 워싱턴 서적들은 미국 정치와 정치 싸움에 말려든 사람들에 관해 기대하지 않았던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을 거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그러한 책들의 끝손질만 전문으로 하는 건 아니다. 시시콜콜한 것들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며 수사(修辭)적인 논법, 정치인들이 눈에 띄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정치인들이 그들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것들의 탐색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그의 신작 선집 “The Washington Book: How to Read Politics and Politicians”에서 로자다는 그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썼던 글을 모아 놓았다. 그러한 글 가운데 일부는 그가 2019년 비평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받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는 10년에 걸쳐 다른 이들과 뚜렷이 구분되는 장점이 있었다. 그것은 정치의 역동성에 대한 느낌을 문학적 비평과 분리하는 것이었다.

 

조지 W. 부시로부터 블라디미르 푸틴과 론 데산티 스(Ron Desantis)에 이르는 광범위한 인물에 관한 그의 객관적 관찰력은 수준이 높은 데다 지적(知的)이기까지 한 “gotcha politics, 과거 비행[탈선행위] 들춰내기 저널리즘”의 일종이다.

 

자서전을 통해 알아낼 수 있는 주인공의 잠재적 정체

 

그러한 정치인들이 제아무리 사려 깊게 그들의 경험과 입장 그리고 기록을 삭제하려 한다 해도 애써 그들 스스로가 자신들을 가장 좋은, 가장 안전한 그리고 가장 선출이 될 만한 인물이라던가, 그런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임을 책 속에서 내세우고 싶어한다 해도-그들은 거의가 언제나 결국에 가서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게 된다”고 그는 쓰고 있다.

 

“책 속에서 그들이 의도했든가, 하지 않았든가 책에서 그들은 우리에게 자신들이 진짜 누구인지를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2004년 어떤 책에서 그가 어째서 항상 머 리를 단정하게 하고 다니는지에 대해 한 설명을 들어보자. 그는 자기 집-또한 그의 사무실이다-과 스트레치 리무진, (특정인만을 위한 비공개) 개인 클럽, 제트기와 헬리콥터 사이를 다니면서 허구한 날 을 보냈기 때문에 (머리가 흩날릴 까닭이 없었노라고) 트럼프는 폼을 쟀다.

 

 

그러니까 그는 거의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었다는 말이다. 로자드는 언외(言外)의 의미를 찾고 있다. 이를테면, 트럼프는 자기가 만든 거품 속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다가 백악관으로 이주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머리 스타일에 관한 어떤 독백에서 백악관으로 이주한 것은 완벽하게, 그리고 일부러 자신이 구상했던 격리(隔離)라는 것을 드러냈다-그러니까 백악관에 자신을 격리해 놓음으로써 사람들이 자신에 관해 무슨 이야기를 만들어 내든지 (자신과 차단되어 있으니) 사람들 이 자신의 주변부만 뱅글뱅글 맴돌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격리”라고 그는 쓰고 있다.

 

그의 2020년 책인 “What Were We Thinking: A Brief Intellectual History of the Trump Era”은 트럼프가 쓴, 혹은 트럼프에 관해 쓴 수십 권의 책 가운데 마지막으로 읽는 것이라 보면 된다. 마이크 펜스의 회고록 “So Help Me God”(2022)에서는 들어 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펜스는 트럼프의 1월 6일 논평에서 따온 인용구 의 길이를 줄여 사용함으로써 의사당 반란사태에 대한 자신의 동정심을 에어브러시로 청소하듯 지우고 있다. 펜스는 자신이 선거판을 뒤집으라는 트럼프의 명령을 거부 했다는 공로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부통령으로서 4년 동안 트럼프에 맞섰다는 증거를 거의 제공하지 않고 있다.

 

사전처럼 두꺼운 여러 보고서를 요약 비교하는 뛰어난 솜씨

 

“당신은 벼랑 끝에 추락하기 직전에 민주주의를 끌어당 긴 영광을 차지했다고 해서는 안 된다. 만약 당신이 (의사 당으로) 그런 민주주의를 운반하도록 첫 번째로 도왔다면 말이다.”

 

도서 비평가들 사이에서는 드물게 로자다는 이따금 새로운 연관성을 가지게 된 오래된 책으로 갑자기 돌아간다.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가 대통령 출마를 포기한 뒤 쓴 2019년 선거운동 자서전을 충분히 읽으면서, 그는 그녀의 실패 원인을 두 단어에서 찾고 있다. 즉, 정책과 정 치에서의 “잘못된 선택”을 반복적으로 비난한 게 원인이 었다는 것이다. 로자드는 그 구절(표현)을 보고 그것은 그녀가 어려운 문 제에 직면해 누구편을 선택하기를 껄끄러워하는 그녀의 마음을 위장(僞裝)하는 것이라 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바이든이 그녀를 부통령후보로 고르지 않게 한 것은 아니었지만, 부통령으로서 틈새를 찾으려는 그녀의 투쟁을 설 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자신의 접근법을 간추리면서 로자다는 이렇게 쓰고 있다.

 

“만약 정치 예술이, 단어를 더욱더 많이 만드는 곧 말을 될 수록 적게 하는, 언어로부터의 의미를 빼내는 것이 될 수 있다면, 그렇다면 그 의미를 찾아서 그것을 제자리에 갖다 놓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로자다는 그가 광범위한 전후 사정을 제공하기 위해 단일 주제에 관한 책 한 무더기를 다룰 때 독자들에게 서비스를 잘한다. 특히 그는 거의 독파하기 어려운 정부 보고서를 검토할 때 환영을 받는다. 이를테면 그는 트럼프에 관한 3가지 조사 보고서를 비교했다.

 

2016년 선거에서의 러시아의 개입에 관한 뮤엘러(Mueller) 보고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16년 아들 헌터 바이든의 부패 연루 혐의를 덮기 위해 해당 회사를 수사 중이던 우크라이나 검찰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한 2019년 하원 정보 위원회 보고서, 1월 6일 의사당을 공격했을 때 그의 역할에 대한 2022년 하원 특별 위원회 보고서가 그렇다.

 

사전보다 두꺼운 보고서 책을 3권씩이나 읽고 비교하는 일을 아무나 할 수 있다고 절대 말할 수 없다. 그런 보고서나 책을 함께 모아 읽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정치적 이득을 위해 통치의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데 점점 능숙해지고 신중해지는 어떤 대통령이건 풍부한 연대기 를 쓰는 자산이다.

 

트럼프의 스캔들은 중복되는 이야기처 럼 보인다. 2019년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조 바이든이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그의 아들을 통해 보이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 1월 6일 반란이 확실한 것처럼 2020년 선거 를 조작하려는 노력이었다.

 

“The Washington Book”은 이전에 발행된 신문잡지의 글을 다 모아 놓았다는 위험이 있다. 일부는 그것들이 처음 보였을 때보다 약간 시간이 지난 것처럼 보이고 주목도가 다소 떨어진다. 2016년 반-트럼프 의견서를 돌발적으로 낸 “익명의” 작가에게 어느 누가 아직도 관심을 두겠는가? 우리가 정말로 2016년에 힐러리 클린턴을 공격하는 독설에 가득 찬 끝도 없이 나온 책들을 다시 들춰볼 필요가 있겠는가?

 

“The Washington Book”은 더 많은 “Washington Book”을 읽으라고 나를 설득하지 않았다. 그러나 “The Washington Book”은 더 많은 카롤로스 로자다(Carlos Lozada)의 책을 읽도록 나를 독려했고, 사람들이 가끔 그에게 “당신이 그 러한 책을 읽었으니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어!”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에게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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