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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중국시장 진출 앞둔 저지종 분유의 기술력과 글로벌 전략


소중한 내 아기가 먹는 분유는 좋은 원료로 만들어져야 한다. 요즘 엄마들은 분유 하나를 골라도 꼼꼼하게 따지고 성분함량을 체크한다. 그렇다보니 어떤 소에서 짜낸 원유로 만들었는지, 모유와 얼마나 가까운지, 얼마나 깨끗하게 관리되는지 등을 세심하게 살핀다. 깐깐한 소비자들 때문에 좋은 원료를 공급하기 위한 기업들의 쟁탈전도 치열한데 국내의 한 분유회사가 저지(Jersey)종이라는 특별한 젖소의 원유를 사용하여 차별화된 골든 저지 밀크를 선보이며 중국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먹는 게 엄마의 젖(모유)이다. 모유는 아이에게 가장 이상적인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소화흡수율이 뛰어나다. 그러나 모유가 적게 나오는 엄마들이나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은 모유가 아기 건강에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분유를 먹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분유를 고를 때는 가장 먼저 모유에 가까운 영양소를 배합하고 있는지를 먼저 따진다.

현재 시중에 판매중인 조제분유들은 모두 단백질 구성과 지방이 코덱스(codex)(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AC;Codex Alimentarius Commission)에서 식품의 국제교역 촉진과 소비자의 건강보호를 목적으로 제정되는 국제식품규격)을 따른다. 그런데 코덱스규정에 단백질의 총량은 결정되어 있으나 영양의 질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 그러다보니 엄마들은 값비싼 프리미엄 분유를 선택하려는 니즈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이를 반증하는 것이 지난해부터 붐을 일으키고 있는 산양분유시장이다.

산양분유는 일반 조제분유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을 구성하고 있는데도 순식간에 시장파이를 키웠다. 이는 산양유에 들어 있는 A2 ß-카제인 때문이다. 일반 조제분유에 비해 산양분유에 들어 있는 A2 ß-카제인 함량이 높기 때문인데 이 성분은 소화기관이 약한 아기들의 소화흡수를 도와준다고 알려졌다.

삼육대 동물자원학과 한경식 교수는 “A2 β-카제인은 모유와 산양유에 풍부한 성분으로 소화 및 장 흡수가 용이한 구조를 띠고 있다. 또한 A1 β-카제인은 자폐증, 정신분열증, 영아돌연사증후군(SIDS), 제1형 당뇨병, 관상동맥 심장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가 발표된 적이 있으나, A2  β-카제인은 이러한 질환을 일으키기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저지종, 산유량은 적지만 유지방, 유단백질 등의 함량 높아

우리나라에서는 1930년대 이래 우유의 생산량이 많은 홀스타인(Holstein) 젖소만을 사육하도록 규제해 왔다. 그러다 2009년 12월 정부는 관련 고시를 개정했고 2010년부터는 모든 젖소 품종을 도입 사육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하였다. 세계적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국내에서는 홀스타인 이외 다른 품종은 거의 사육하지 않고 있다.

지금껏 우리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는 우유나 분유들은 대부분 홀스타인(Holstein)이라는 일반 젖소에서 원유를 착유해 만들어지고 있다.

한 교수는 “세계 도처에서 널리 사육되고 있는 홀스타인종은 체격이 크고 산유량은 상대적으로 높으나 유고형분 함량은 다소 낮은 편이다. 이에 반해 저지종은 체격 및 산유량이 홀스타인의 3분의 2 정도에 불과하지만 유지방, 유단백질, 비타민 및 미네랄의 함량이 높다. 이 때문에 고품질의 우유를 생산한다. 타 품종에 비해 15~20% 정도의 더 많은 단백질 함량과 더 많은 칼슘(15~18%) 및 인(10~12%)의 함량 그리고 중쇄지방산, 비타민 B12의 함량이 높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풍미와 영양가가 뛰어난 고급의 유제품(버터, 치즈,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등)을 생산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특히나 유고형분을 기준으로 한 생산능력 면에서도 유익하여 더 적은 양의 먹이를 먹고 분뇨 발생량도 적어 환경을 생각하는 부분에서도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지(Jersey)종이라는 특별한 젖소의 원유를 사용하여 차별화된 골든 저지 밀크를 선택한 제품은 홀스타인종 원유로 만든 것에 비해 영양학적으로 상당히 우수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저지종은 영국 뉴저지의 채널 섬에서 사육되던 종인데 영국 왕실용 우유를 만들기 위해 특별히 품종을 개량한 젖소다. 저지종에서 착유한 원유는 일반 젖소의 원유에 비해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맛과 풍미가 뛰어나고 원유의 색깔이 황금빛을 띠어 골든 밀크라고 부른다. 특히 저지우유는 일반 우유에 비해 모유에 많이 함유돼 있는 A2 ß-카제인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분유기술은 세계에서 최고

우리의 아픈 역사 속 미제분유가 아직도 기억 속에 남아 있는데, 이제 우리나라는 분유원천기술을 보유하는 분유생산과 기술의 선진국이 됐다.

현재 우리나라 분유회사 3~4군데가 세계시장으로 수출하는 규모는 약 1%. 숫자로 봤을 때 1%라는 숫자는 적게 느껴질 수 있으나 세계시장에서는 상당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품질은 최상이다.

우리 기업들이 이처럼 월등한 분유기술을 보유할 수 있었던 데는 모유수유가 80%를 차지하는 우리의 사회적인 배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기 엄마들이 모유와 가장 흡사한 성분을 배합하여 만든 조제분유를 찾자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추기 위해서 기술개발에 전념해야 했다. 소비자가 찾지 않은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살균공정과정이 가장 핵심기술인 조제분유는 원유를 열처리하는 과정에서 원래 원유에 담겨져 있던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을 보존하는 게 기술력의 핵심이다.

그래서 조제분유를 만드는 기술은 다른 식품을 만들어 내는 기술 수준보다 월등히 복잡하고 어려운 공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만큼 조제분유는 모든 고난도 식품기술이 동원되는 기술집약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분유소비량이 많음에도 조제분유를 만드는 회사가 많지 않다는 것은 이러한 기술력을 가지기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국의 분유회사들은 원유의 영양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살균을 해내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깐깐한 소비자들과 엄격한 우리나라의 식품규정과 위생수준도 고품질 한국분유의 밑거름이 됐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판매를 시도했던 유럽 등의 선진국 분유기업들이 우리 소비자들의 수준과 국내 분유회사들을 따라가지 못해 모두 철수한 바 있다.

신생 분유기업 아이배냇의 야심찬 중국진출

중국은 원래 음식을 날 것으로 먹지 않는다. 왜냐하면 광대한 대륙에서 신선한 식재료를 구하기 어려워 식품 안전상 끓이고 데치고 볶는 음식 문화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우유를 마신다는 개념은 없었고 분유를 먹는다. 그러나 중국 소비자들은 분유의 원료조차 안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분유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가짜분유’로 소동이 벌어졌다. 그러자 정부는 현재의 분유회사 50%를 없애겠다고 공표하고 나섰다.

중국은 분유를 단백질 함량 기준으로 측정한다. 이에 반해 한국은 원유 등급을 기준으로 한다. 중국에 가짜 분유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가짜분유에 첨가된 멜라민(화학물질)이 단백질의 함량을 상당히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가 되자 중국소비자들은 자국의 분유를 믿지 못해 유럽이나 홍콩 등지로 나가 원정쇼핑을 하고 이들 국가들은 한 사람이 2캔 이상 분유를 사가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중국 우유 소비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외국 유업회사들이 속속 현지에 진출하고 있다. 중국소비자들은 낙농국인 뉴질랜드나 유럽에서 생산된 분유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 중국에는 100여 곳이 넘는 분유회사가 있다. 그중 70%는 수입제품을 취급하고 나머지 30%는 중국회사다. 올 초 출범한 중국의 시진핑 정부의 화두는 친환경농업과 식품 안전 문제다. 멜라민 우유와 분유, 항생제 닭고기, 쓰레기 식용유 등 식품 안전 문제를 집중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다. 그만큼 중국에서 품질문제는 시급한 과제다.

이런 분유 소동이 일어나고 있는 중국시장에 우리나라의 신생기업인 아이배냇이 야심차게 진출을 선언했다.

아이배냇, 기술·브랜드·마케팅은 한국에서, 원유공급·생산은 뉴질랜드에서

과거에는 공장을 가지고 있어야만 튼튼한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기술을 개발해 설계 도면을 그려준 준 다음에 성분을 어떻게 넣을 것인지에 대한 레시피를 주면 공장에서 설계도면과 레시피대로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애플이 기술을 설계해 중국회사인 팍스콘에게 조립공정만 하청 주는 시스템과 같다. 글로벌 기술 기업들은 대체로 이런 방식으로 높은 이익률을 시현하고 있다.

제조하는 공장의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술과 지식, 설계, 관리, 브랜드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산양분유 출시로 돌풍을 일으키고 이번엔 중국의 거대한 시장에 저지종 분유 진출이란 카드를 꺼내든 아이배냇이 바로 그런 회사다.

이 회사가 도입한 시스템은 국내에 공장을 두지 않고 연구개발을 통해 설계·디자인·콘셉트를 잡고 성분을 어떻게 넣을 것인지를 뉴질랜드에 있는 공장과 목장에 전달해주면 그들은 그 설계에 따라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기술개발과 마케팅·브랜드관리·판매는 한국에서, 원유공급과 제품생산은 뉴질랜드에서 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배냇은 저지종 원유로 만든 ‘온리12(Only21)’제품을 국내에 출시함과 거의 동시에 중국 상록상무 유한공사와 수출계약 협약식을 통해 다음 달부터 1천500만 달러 상당의 수출을 진행하게 된다.

두 회사는 오는 5월 6일 서울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중국수출계약 협약식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이번 중국시장 진출이 지금껏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고품종의 원유라는 점도 강조할  예정이다ㆍ

한 사람의 목장주가 관리하는 18개 목장에서 방목되는 저지종의 원유를 채취해서 12시간 안에 파우더를 만든다고 해서 브랜드 네임을 ‘Only12’라고 했다. 이처럼 12시간 내에 착유하고 파우더까지 만드는 곳은 아이배넷이 세계에서도 처음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아이배냇 기술 관계자는 여기에는 저온성세균이 온도 차이에 따라 발생한다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고 설명했다.

“분유를 신선하게 제조하기 위해서는 집유에서 제조까지 빠른 시간 내에 원스톱으로 진행돼야 하는데 실제로 원유를 12시간 이내에 보관하는 경우 24시간 보관할 때보다 저온성 세균의 수가 2~3배 감소했습니다. 우리는 저지의 신선한 원유를 집유 한 뒤 약 40km 거리의  공장으로 즉시 보내어 집유 후 12시간 이내에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전용 목장과 제품 제조 공장이 모두 가까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또 뉴질랜드의 우유 보관 온도 기준은 7℃ 이하지만, 우유의 신선도를 위해 4℃에서 보관하는 등 국내 1A 등급에 해당하는 고품질의 저지 밀크를 안전하고 신선하게 담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배냇은 중국진출을 시작으로 베트남과 타이완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나라에는  분유회사가 없는데도 고가 분유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그만큼 소비자들의 니즈는 강한 편이다.

이 회사는 원자재가 많은 곳에서 제품을 만들고 필요한 나라에 판매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자 한다. 지금은 뉴질랜드에서 원유 공급과 제품을 생산하지만 수출 소비지에 가까운 원유 생산지를 선택해 이 방식으로 생산 및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배냇의 글로벌 전략의 경쟁력은 세계의 어느 곳에서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단국대 내 영양과학연구소에 아이배냇 연구소를 두고 7명의 연구원들이 매일 제품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배냇 윤숭섭 전무는 여기서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평생을 연구원으로 살아온 그가 바라는 것은 “분유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회사에서 만든 분유는 역시 다르다는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한다.

국내시장에 진출한지 6개월도 안 된 신생분유회사가 국내 분유시장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해외무대를 상대로 당당히 도전장을 낼 수 있는 배경. 여기에는 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든다는 전문성과 우수한 품질개발로 12시간이라는 빠른 시간 내에 분유를 만들어 낸다는 소비자와의 약속이 있기에 가능해보인다.

김소영 기자 / sy1004@mbc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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