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해상풍력 건설 시장이 열리고 있다. 글로벌풍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지역에서 발주한 풍력 시장 규모는 전체 재생산업의 7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풍력발전 건설이 가장 활발한 곳은 아시아 지역인데, 특히 해상풍력의 발주가 두드러지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리서치사인 우드 맥켄지의 아시아-태평양 해상풍력 애널리스트인 첸위엔 디아오 씨는 아시야-태평양 지역의 해상풍력 건설시장은 2023년과 2030년 사이에 4배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GS엔텍은 현재 영광군 인근 해상에 짓고 있는 낙월해상풍력발전단지에 풍력발전기 하부구조물인 모노파일을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다. 모노파일은 해상풍력발전 터빈 타워를 바닷물 아래 해저에 고정시키는 하부 구조물로서 두꺼운 철판으로 만든다.
GS엔텍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서 철판을 가져와서 가운데 공간을 두고 둥그렇게 말은 뒤, 접합 부분을 특수 용접한다. 그런 후에 바닷물 속에서 부식되지 않도록 특수 도장 작업을 하면 모노파일은 완성된다. GS엔텍은 낙월해상풍력단지에 총 64개의 모노파일을 공급한다.
낙월해상풍력 시공사는 GS엔텍으로부터 모노파일을 납품 받아 바다에 시공한다. 모노파일 위에는 각종 전기발전 설비와 이를 연결하는 트랜지션 피스(Transisition Piece)를 얹고, 그 위에 타워와 풍력발전터빈과 블레이드를 설치하면 타워는 일단 완성된다.
◇ 네덜란드 Sif사와 기술제휴 맺고 아시아 독점권 획득
해상풍력의 하부 구조물은 모노파일 방식 외에 자켓 방식과 부유식 등 세 가지인데, 모노파일 방식이 가장 가격이 저렴해서 현재 유럽에서는 80% 이상이 모노파일로 된 하부구조물이다. 모노파일 방식은 자켓 방식에 비해 원가절감이 가능해서 경제성이 높으며 시공 기간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켓은 해상풍력 발전 역사에서 초기에 많이 사용된 방식으로 가격경쟁력 때문에 감소 추세에 있다. 부유식은 수심이 깊은 바다에서 사용되는 방식으로 우리나라 동해에 적용할 수 있으나 비용이 많은 드는 약점이 있다.
낙월해상풍력에 설치되는 모노파일의 철판은 길이 14미터, 폭 4미터, 두께는 6-8센티미터인데, 근래에 들어와 기술 발전으로 블레이드의 크기가 점차 대형화됨에 따라 철판 크기와 두께도 더 두꺼운 것이 요구되고 있다.
GS엔텍은 대형 화공기자재와 에너지 플랜트 건설로 잔뼈가 굵은 회사로서 해상풍력 시장을 겨냥하고 2021년경 모노파일 제작 사업에 뛰어들었다. 모노파일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인 네덜란드의 Sif사와 2023년 기술제휴를 맺고 아시아 독점권도 획득했다.
GS엔텍 김재성 전무는 "모노파일은 워낙 무거워서 유럽에서 만들어서 아시아로 운송하기도 힘들고, 옮길 수 있다하더라도 물류비 때문에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며 "(낙월해상풍력단지에 설치하는) 모노파일 1개가 600-800톤이나 돼, 그걸 네덜란드에서 제작해 운송할 수 없다. 네덜란드 Sif사는 우리회사와 기술제휴를 하고 아시아 시장에 간접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이점이라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이어 “모노파일은 해상에 안 들어가는 지질 구조가 있어 지절조사를 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한국의 서해와 남해는 모노파일 방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해상풍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진 일본도 대부분 모노파일 방식으로 할 것으로 안다. 그래서 열심히 (일본)수주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무는 아시아에서 풍력건설이 가장 활발한 중국의 경쟁력을 어떻게 보는 지를 묻는 질문에는 “중국 풍력시장은 자체 물량이 워낙 많고 자국 기업들끼리 경쟁이 치열해서 해외로 진출하려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모노파일을 해외에서 시공한 적은 없는 줄로 안다. 해외 발주사들이 아직은 중국 기업들의 납품 지연 등 전반적으로 신뢰가 높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성 전무는 "한국은 민간 주도로 추진하는 방식이라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며 "한국의 풍력산업 경쟁력을 위해서 하루바삐 풍력산업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아시아 시장 진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선 일본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대만 시장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대만은 기본적으로 자켓 방식으로 하고는 있는데 모노파일 방식이 코스트가 싸기 때문에 모노파일로 선택할 것"이라며 "호주도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고, 베트남 등 동남아까지 시야를 넓혀서 시장을 보고 있다. 호주와 동남아시아에는 모노파일 시공사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if는 우리 회사와 협약을 맺고 아시아 모토파일 시장을 공략한다"며 "낙월해상풍력 건설은 그런 점에서 아주 중요한 경험이고, 기자재업체들에겐 중요한 실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울산 작업장에서 모노파일을 만들고 있는 GS엔텍은 본사 인력 200여 명을 포함해 협력사 인력까지 총 600여 명이 제작에 땀을 흘리고 있다. 김재성 전무는 "총 납품할 64개를 내년 9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S엔텍은 국내 및 일본 등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하여 공장 증설에 3천 억을 투자한다. 낙월해상풍력의 모노파일은 1개당 600-800톤인데 비해, 일본의 풍력 터빈은 워낙에 커서 2천톤이나 되는 모노파일을 공급해야 한다. 터빈이 크면 그만큼 경제성도 높아진다.
GS엔텍은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과의 경쟁을 위해서 Sif사의 용접 자동화 공정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