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9일 장 초반 1,450원을 돌파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날 새벽 전해진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향후 속도 조절 예고로 달러가 강세를 보인 탓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7.5원 치솟은 1,453.0원으로 출발했다. 이 1,450원 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장중 환율이 1,450원선을 웃돈 것은 지난 2009년 3월 16일 장중 최고 1,488.0원을 기록한 뒤 15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환율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 4일 새벽 야간거래에서 일시적으로 1,440원을 넘었다가 최근엔 1,430원대에서 움직였다. 불안한 분위기였지만 2022년 10월 25일 레고사태 때 기록한 고점(1,444.2)원을 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미국발 충격이 겹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을 거듭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간밤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가 국내 시장에 여파를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시장 전망에 부합했으나, 앞으로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예고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04% 오른 108.17을 기록하고 있다. 이 지수도 2022년 11월 10일(110.99) 이후 2년 1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연준의 12월 FOMC 결과가 상당히 매파적으로 해석된다"며 "달러가 초강세를 보임에 따라 환율도 연고점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전략팀장은 "연준의 통화정책이 전환점을 맞이하면서 달러 강세 압력 커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