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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허위 정보는 핵무기...각자 양심 따라 '진실' 말해야

【윤영무의 기후 칼럼】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 세상의 종말에 가까워졌다.

 

비영리 기구이자 출판사인 미국 핵 과학자 회보(Bulletin of Atomic Scientist)는 기후 변화, 핵전쟁 그리고 인공지능의 오용에 대한 위협을 언급하며 상징적인 종말 시계의 바늘을 자정(밤 12시) 89초 전으로 옮긴다고 고시(告示)했다.

 

콜롬비아의 전 대통령 후안 마누엘 산토스와 프린스턴 대학 기계항공공학부 명예교수 로버트 소콜로프는 지난주 화요일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 회견장에서 종말 시계의 분침을 기존보다 1초 빠른 자정 89초 전으로 바꿨다.

 

지구 역사 46억 년 가운데 현생 인류가 등장하고 현재까지의 시간은 손톱의 때보다 짧은 시간이다. 자정 90초 전에서 자정 89초 전으로 1초가 앞당겨졌다는 것은 지구 최후의 날-그 끔찍한 재앙의 날-이 몇십 년 더 가까이 다가왔음을 알려준다.

 

미 핵과학자회보는 "시계를 자정에 1초 더 가깝게 맞추면서 우리는 엄중한 신호를 보낸다. 세계는 이미 절벽에 위험할 정도로 가까이 다가왔기 때문에 단 1초라도 움직이면 극도의 위험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하며, 진로를 바꾸는 데 1초라도 늦으면 전 세계적 재앙의 가능성이 커진다는 확실한 경고"라고 밝혔다.

 

미 핵 과학자회보는 이어 "핵무기, 기후 변화, 생물학과 인공지능의 잠재적 오용이 초래하는 위협도 위협이지만, 실존하는 잘못된 정보, 허위 정보, 음모론의 확산 등으로 인한 혼란이 종말의 시간을 앞당기고 있다"고 전했다.

 

종말 시계의 시간은 핵 기술, 세계 안보, 기후 과학 및 기타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이 조직의 과학 및 보안 위원회에서 설정한다.

 

지난 1947년에 만들어졌을 때 이 조직은 미국과 소련 간의 핵전쟁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래서 당시 자정 7분 전으로 설정했다. 이후로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 과학자들은 핵전쟁 외에 기후 변화, 전염병, 인공지능에 의해 촉진된 잘못된 정보의 확산과 같은 다른 위협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시계의 바늘은 앞뒤로 움직였다. 마지막 변화는 2023년 1월, 시계의 분침이 자정 100초 전에서 90초 전으로 바뀌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었다.

 

이 시계의 분침은 1991년 미국과 소련이 장거리 핵무기 비축량을 줄이기 위해 전략 무기 감축 조약에 서명한 후 자정에서 가장 먼 시간인 자정 17분 전으로 설정되었다.

 

비평가들은 종말 시계를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주관적인 평가라고 일축했다.

 

다른 이들은 완전 소멸에 대한 반복된 경고를 보냄으로써 대중에게 무시당하고야 말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마치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친 소년처럼 대중을 기만한 공공 정책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종말 시계의 시간을 설정한 과학자들은 "그것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상징이자, 우리가 지구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위험을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시카고 대학의 과학 및 보안 위원회 위원장이자 실존적 위험 연구소의 창립 이사인 대니얼 홀츠는 "종말 시계의 목적은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을 밤에 깨어 있게 하는 매우 현실적인 실존적 위협에 대한 글로벌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핵과학자회보는 현재 3년 차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성급한 결정이나 사고 또는 잘못된 계산으로 인해 언제든지 핵전쟁으로 변할 수 있다"며 "세계 핵무기 통제가 "붕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동 회보는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한은 약 50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김정은은 최근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목적으로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했으며, 그 대가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지원을 받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2023년 10월부터 북한의 실험용 경수로가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100~150개의 열핵무기를 유지하기 위한 삼중수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지난해 기후 변화의 영향이 증가했으며, 이는 기록상 가장 더웠을 가능성이 크다"며 "태양열과 풍력 에너지의 성장이 인상적이지만 기후를 안정시키기에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 달 화석 연료를 장려하고 재생 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 가운데 하나로, 세계적인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파리 협정에서 미국을 철수시키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동 회보는 조류독감의 확산에 대해서도 경고하면서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으로 테러리스트나 국가가 그야말로 대응책이 없는 생화학 무기를 설계할 위험이 커졌다"며 "아직 종말 시계의 바늘을 되돌릴 올바른 선택을 할 시간이 있다"고도 했다.   

 

콜롬비아의 전 대통령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는 "콜롬비아에서는 'Cada segundo cuenta'라고 하지요, 매초가 중요하다. 매초를 현명하게 사용하자"라고 말했다.

 

1년에 한 번인 종말의 시계의 분침 조정에서 올해 필자의 눈에 들어온 항목은 잘못된 정보, 허위 정보, 음모론의 확산 등이 핵무기 못지않은 종말의 시간을 앞당기게 했다는 점이다.

 

가짜나 거짓, 허위 정보는 핵무기처럼 가공할 무기가 될 수 있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여론이 두 쪽으로 갈려 어수선한 대한민국에선 특히 그러한 듯 보인다. 이 혼란을 극복하고 무너지고 있는 말과 글의 질서를 회복하려면 국민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맡은 바 일을 정직하게 하면서 양심에 따라 진실을 말하고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핵무기 못지않게 가공할 만한 허위와 가짜가 온 사회에 만연해 종말의 재앙을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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