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팝스타 케이티 페리를 비롯한 여성 6명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민간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의 로켓을 타고 우주에 다녀온 뒤 무사히 지구로 귀환했다. 여성만으로 구성된 우주 비행은 1963년 소련의 발렌티나 테레시코바 이후 60여 년 만이다.
발사는 14일(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 미국 텍사스 서부 블루 오리진 발사장에서 진행됐다. 비행은 약 11분 동안 진행됐으며, 우주비행사들은 고도 약 100km의 우주 경계를 넘어 무중력 상태를 경험한 뒤 낙하산을 통해 귀환했다.
이번 비행에는 케이티 페리 외에도 전직 뉴스 앵커 로렌 산체스, CBS 진행자 게일 킹, 전 NASA 로켓 과학자 아이샤 보위, 시민권 운동가 아만다 응우옌, 영화 프로듀서 케리안 플린이 함께했다.

귀환 직후 캡슐 안에서는 우주비행사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베조스는 직접 도착 현장에서 이들을 맞이했으며, 가장 먼저 내린 산체스는 “지구가 너무 조용하고도 생동감 넘쳤다”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케이티 페리는 딸 데이지의 이름을 부르며 땅에 키스했고, 게일 킹은 “땅의 아름다움을 음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비행은 완전 자율형 로켓 ‘뉴 셰퍼드’에 의해 이뤄졌으며, 조종사는 탑승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틀간 기본적인 신체 훈련과 비상 상황 대응, 무중력 상태에서의 안전 교육을 받은 뒤 비행에 참여했다.

이번 비행은 상업용 우주 관광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나, 전문가들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유럽 우주국(ESA)의 자문역 카이우베 슈로글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명인은 인류의 사절이 아니다”라며 “과학자들에게는 좌절감을 안겨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루 오리진은 자사의 로켓이 수증기만을 배출해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했지만, 런던대 엘로이즈 마레 교수는 “상층 대기에 배출된 수증기 역시 온실가스로 작용해 오존층 파괴와 기후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민간 우주 비행이 증가할수록 환경적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좌석 예약에는 약 15만 달러(한화 약 2억 원)의 보증금이 필요하며, 블루 오리진 측은 전체 가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고비용 구조에 대해 여배우 올리비아 먼 등은 “계란도 못 사는 사람이 많은 세상에서 이런 관광은 보여주기식”이라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고 BBC는 밝혔다.
하지만 블루 오리진은 이번 임무가 "단순한 여행이 아닌 꿈을 실현하는 순간"이라며, 일반인과 소외된 계층에도 우주를 향한 길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