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가 지난 1988년 이후 20여 년 간 방치해 온 백현유원지 개발계획을 5월 초 발표하면서 공약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신영수 새누리당 성남시장 후보는 6.4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재 시장인 이재명 새정치연합 후보가 백현유원지에 MICE(Meeting, Incentive, Convention, Exhibition) 허브를 조성하겠다는 신 후보 측의 핵심공약을 그대로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성남시는 지난 2일 백현유원지에 MICE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하고 판교테크노밸리, 성남하이테크밸리 등과 연계한 R&D 중심의 글로벌 지식기반산업의 허브로 조성하며 공항터미널과 연계한 전시컨벤션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등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또 지난 1월에는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변경이 승인됨에 따라 용도폐지 되는 백현유원지 부지를 기업 지원을 위한 업무시설과 MICE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개발계획과 밑그림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신 후보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3월 2차 정책기자회견을 통해 백현유원지에 MICE 허브를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새정치연합 이재명 후보가 현 시장의 프리미엄을 갖고 1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름만 바꿔 MICE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고 보도자료로 배포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 후보측의 주장은 지난 1년간 정책전문가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정책을 발굴했고 예비후보 등록 후 5차례에 걸쳐 발표했다는 내용이다.
성남시는 신 후보 측이 반박자료를 낸 7일, 재개발사업이 순항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또 9일에는 성남 본시가지 재개발을 오는 2020년까지 완수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지난해 6월부터 연구용역 등 지속적인 검토를 거쳐 지난 1월 승인한 후에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지난 1988년부터 20여 년간 방치해온 백현유원지 개발 사업을 왜 갑자기 끄집어냈고 누가 먼저 백현유원지를 노른자위로 변신시킬 생각을 했던 것일까?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위치한 백현유원지는 분당과 판교의 중간지점으로 지난 1988년 분당신도시 개발계획 수립 당시 유원지로 결정됐지만 현재까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로 남아있어 수도권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마지막 남아 있는 노른자위 땅이라는 게 지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두 후보 모두 MICE산업 육성을 들고 나온 배경에는 기업과 직접 관련이 있는 컨벤션, 비즈니스호텔, 대기업 연구단지, 도심공항터미널 등의 인프라 시설이 부족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성남시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성남시 전체 도시기본계획을 재정비했고 최종적으로 연초에 경기도의 승인을 받아 백현유원지는 복합단지로 개발될 계획이다.
김필수 도시계획팀장은 “지난 2012년도부터 성남시 전체 도시기본계획을 재정비했고 최종적으로 연초에 경기도의 승인을 받았다”며 “백현유원지는 분당신도시를 조성하면서 개발계획을 수립했다가 그동안 방치돼 왔지만 이번에 복합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남시는 그동안 백현유원지 맞은 편 잡월드 잔여부지를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백현유원지와 함께 개발하는 방법과 분리해서 개발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후보 측은 이미 2011년 11월 14일부터 용역에 착수했다며 계획수립 추진경위를 보내왔다. 이에 본지는 성남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를 통해 2013년 5월 10일 성남시로부터 의견청취를 의뢰받았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성남시의 주장과 달리 취재원이 여러 차례 신 후보 측에 구체적인 답변을 요청하였으나 ‘노 멘트’ 하겠다는 대답만 반복해서 들어야 했다.
선거공약은 누구의 구상인지도 중요하지만 그 방향이 옳고 바람직한지, 그리고 더 나아가 그 약속이 어떻게 지켜지는지가 더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