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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3조 원의 장비·시설 투자

코레일의 뒷전으로 밀린 안전

지난 5월 잇따른 코레일 안전사고가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올해 초 코레일은 안전관리에 문제가 없는 1인 승무제 실현을 위해 장비와 시설 교체에 3조 원을 투입했다고 발표했는데 그렇다면 3조 원의 가치는 어디로 간 것일까?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고 해서 안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오봉역, 간석역, 노량진역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마다 원인이 다르지만 모두 안전사고이다. 이러한 코레일의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어 안전관리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오봉역에서 발생한 사고는 강도 높은 근무시간과 작업계획서를 준수하지 않은 정황 등이 포착돼 코레일의 안전관리 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24일 오후 3시 35분경 경기 의왕시 이동 오봉역 4번 선로에서 코레일 수송담당 역무원 차모씨(30)가 화물열차 차량과 차량 사이 연결고리에 끼어 숨진 사고는 코레일의 내부상황이 어떠한지를 간접적으로 알게 된 사건이다. 동료 역무원에 따르면 화물열차의 차량 등 불량이 있어 교체하던 중이었는데 교체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열차가 움직이면 안 되는데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로 보인다.


게다가 숨진 차 씨는 사고 하루 전날인 23일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대체 근무를 한 다음 곧바로 주간 업무를 한 것으로 알려져 인력 부족으로 인해 열악한 근무상황에서 격무에 시달리다 발생한 사고로 추측된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열차 연결 및 분리 작업은 작업계획서상 3명이 함께 하도록 돼 있으나 인력 부족으로 열차 감시자도 없이 2명이 작업하다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작업계획서도 무시할 정도로 인원 감축을 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오봉역 직원 사상사고와 관련해서, 코레일은 철도운영기관 최초로 ‘휴먼안전센터’를 설치해 휴먼에러의 체계적인 관리와 직원들의 건강을 지원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각종 작업 시 안전장비를 우선적으로 설치를 하고 있으며, 그 외 각종 안전자료로 직원들에 대하여 안전교육에 만전을 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코레일은 실제로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핵심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같은 달 22일 서울 노량진역에서 승객이 감전으로 인해 사망했다. 또 같은 달 13일 간석역으로 들어간 승객이 선로에서 전동차에 치여 사망했다. 이와 같이 코레일의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는데도 코레일은 안전대책에 대해 고심하기 보다는 정부의 정책 목적에 눈높이를 맞춘 선진화 방안만을 추진하고 있다. 안전관리에 충실하다기 보다는 안전을 내세워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비싼 장비를 들여놓는 것에 너무 치중하는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인간존중 없는 선진화 왜 하나


코레일은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4차 철도선진화 방안에 따라 5,115명의 인력을 감축했는데 이 중 86%가 안전관련 인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열차 검수, 신호 설비, 무선설비나 역무 자동설비 점검 등을 부실하게 해 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코레일은 정비 관련 인력 감축은 정비 장비 자동화와 노선 복선화 등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후 진행됐고 정비 인력이 줄었다고 해서 사고가 늘어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최근의 장비들은 예전 장비와 다르게 현대화돼 재질이 강하고 내구성이 좋다”며 “또한 시험기간을 거쳐 검수주기를 조정하고 있어서 충분한 정비인원을 산정하고 거기에 투입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궁색한 해명은 코레일이 업무 효율과 재무건전성 확보를 이유로 1인 승무원제를 시행했고 오히려 1인 승무원제 시행을 위해 3조 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결국 코레일은 사람과 장비를 맞바꾸면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사람과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얘기다. 겉보기에만 화려하고 인간 존중은 없는 조직에서 직원이나 승객 모두 사망사고를 당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코레일은 철도종합안전심사에서 275건의 지적을 받았고 이 중 안전관리분야 32건, 철도운행분야 31건, 철도차량분야 43건, 시설분야 82건, 전기분야 87건의 개선필요사항을 지적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전심사를 받은 14곳의 철도관련 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다.


그 이유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코레일은 다른 철도운영기관 보다 규모가 제일 커(코레일 노선길이 약 3,600km, 서울메트로 약 400km) 운영 철도시설물이 제일 많고, 11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 오래된 시설물도 많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게다가 코레일의 속도는 시속 150km로 알려져 있어 통과열차나 화물열차와 같이 역에서 정차하지 않고 제 속도로 달리는 열차는 흉기만큼 위험하다. 그런데도 코레일 역사에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다. 스크린도어는 승객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데 코레일은 스크린도어를 일부 구간에만 설치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스크린도어는 국토부 소관사항으로, 코레일은 국토부의 예산을 받아 설치를 하고 있다”며 “코레일 내 광역철도 228개 역 중 현재 69개 설치했고 올해 8개 설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스크린도어는 이용객수 등을 감안해 연차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스크린도어는 3조 원의 예산집행내역에 빠져있었다는 얘기다.


1인 승무제와 경영효율화


1인 승무원제 도입은 승객의 안전과 관련이 있다. 단지 시범운행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거나 노사합의서가 있다고 해서 문제가 없다고는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사고라는 것은 어느 순간에 발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승무원이 2명이면 운전은 1명이 하지만 다른 1명은 승객이 안전하게 승하차 했는지를 확인하는 등 승객의 안전관리를 보다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다. 그런데 업무 효율과 재무건전성 확보를 이유로 1인 승무원제를 시행했다.


기관사 1인 승무는 지난 1996년 5월 15일 통근형 동차(CDC)와 무궁화동차(RDC)를 대상으로 최초로 시행했고, 경부·호남·충북선은 지난 2008년 5월, 전라선 및 영동선은 지난 2011년 10월부터 확대 시행하고 있다. KTX는 지난 2004년 운영 개시부터 1인 승무로 운행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일반 여객열차 1인 승무 시행 현황을 살펴보면, 중앙선 경유 34개 열차(중앙·태백선 평일 30회, 주말 4회를 운행하고 있다.


코레일은 비 전철 구간과 디젤기관차(2인승 구조) 운영 등으로 일부 노선에서는 2인 승무가 불가피한 실정이나, 향후 1인 승무로 설계된 기관차 도입, 전차선 설치 확대 등을 통해 기관사 1인 승무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코레일은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면서 중앙선 34개 일반 여객열차 기관사 1인 승무를 시행했다. 코레일은 재무건전성 향상을 위한 일반열차 운영효율화 일환으로 중앙선 청량리~제천역 간 운행하는 새마을호·무궁화호 열차 기관사 1인 승무를 지난 2월 5일부터 14일까지 시범 운행 후 3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중앙선 1인 승무는 청량리~서원주 복선 개통과 함께 선로 직선화 개량, 신호설비 구축, 건널목 설비 개선, 열차운전안내장치 설치 등 열차운전 환경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


코레일은 중앙선 4개 열차에 대해 1인 승무에 적합한 신형 전기기관차를 투입해 긴급사항 조치 능력 배양 등 1인 승무에 대한 적응력을 향상시킨 후 3월 1일부터 34개 열차로 확대했다. 이로써 일반 여객열차의 기관사 1인 승무 비율은 2014년 2월 현재 60.7%에서 중앙선 34개 열차 추가로 69.5%로 증가됐다. 기관사 1인 승무에 따라 발생되는 여유 인력(28명)은 신규 노선 충당과 인력이 부족한 기관차승무사업소로 전환 배치해서 인력 운영 효율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게 코레일의 설명이다.


노사합의에 대한 진정성은


기관사 1인 승무는 복선전철화구간 확대와 1인 승무 목적의 차량도입(NEL, 누리로 등) 등에 따라 노사합의(2008년)까지 거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


복선구간의 경우 지난 2008년 7월부터 경부·호남·전라·충북선 신형전기기관차(NEL) 여객열차에서는 1인 승무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디젤기관차를 제외한 모든 열차에 대해 1인 승무가 시행중이며, 1인 승무에 적합하게 제작된 신형전기기관차 여객열차는 전차선이 가설된 선로 중 중앙선, 태백선을 제외한 모든 구간에서 1인 승무제를 시행중이다.


KTX의 경우도 지난 2004년 개통부터 1인 승무를 시행하고 있다. 단선구간은 영동선(동해∼강릉)을 시작(2011년 10월 5일)으로 1인 승무가 확대 중이며, 중앙선보다 선로 사정이 더 열악하다고 할 수 있는 경전선, 대구선, 동해남부선 등에서도 이미 시행중이다.


중앙선의 경우 1인 승무에 대비한 제도적 보완 후 지난 2012년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1인 승무를 시도했으나, 철도노조(청량리기관차, 제천기관차)의 반대로 무산됐다. 현재 전체 27개 기관차승무사업소 중 유일하게 청량리, 제천기관차승무사업소만이 1인 승무를 반대하고 있지만 이를 개선하겠다는 게 코레일의 입장이지만 노조의 얘기는 다르다.

 

코레일은 1인 승무를 위해 청량리∼제천 구간 중 3분의 2 이상을 복선구간으로 개통했으며, 선로변 울타리 설치율을 94%까지 높이고 건널목 11개소에 대해서도 차단기, 경보기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또한 청량리∼제천 간은 열차 운행시간이 2시간 이내로 짧으며 최대 급구배(오르막 정도)가 12.5‰(퍼밀, 천분율)로 경전선 25‰ 비해 급구배라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반면 철도노조에서는 노사합의 반대의 근거로 신호설비가 다양(4현시, 5현시, 3현시)해서 자동안전시스템이 미흡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3·4·5현시 신호설비란 도로에 있어 3색등, 4색등, 5색등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구간 변경 시 GPS(열차운전안내장치) 음성안내에 따라 스위치를 변경하도록 자동안전시스템을 보완했다는 게 코레일의 해명이다. 또, 공사의 기관사 인력현황은 정원(5,180명) 대비 현원(5,274명)이 많은 상태이며, 신규 노선 등 시장 환경 변화로 인력 재편이 불가피한 실정이라는 회사 측의 입장도 밝혔다.


노조 왜 반대했나


노조는 중앙선 1인 승무 도입은 철도분할 민영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며 코레일은 화물자회사를 비롯한 6개 자회사로 분리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추진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코레일은 중앙선 1인 승무 시행은 철도민영화와 전혀 무관한 사항이며, 철도공사는 방만경영에 대한 국민의 질타에 경영효율화를 위해 중앙선 1인 승무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미 노사 합의하에 1인 승무를 실시하고 있는 경부·호남·전라·충북선처럼 중앙선도 복선에 5현시 ATP 신호시스템 도입을 전제로 1인 승무를 위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코레일은 중앙선 1인 승무 시행은 “여객열차는 1인 승무를 시행할 수 있다”는 노사합의에 의해 지난 200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코레일은 노사합의에는 단선과 복선을 구분하지 않았으며, 현재도 중앙선과 태백선을 제외한 모든 구간에서 단선과 복선을 구분하지 않고 1인 승무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차량고장조치 매뉴얼과 열차운전안내장치(GPS)설치 및 열차자동방호장치(ATP) 등 시스템 개선을 위해 노사공동으로 노력한다’고 합의했으므로, 복선에 5현시 ATP 신호시스템 도입을 전제로 1인 승무를 시행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외에도 지난 2011년부터 서원주-제천 간 복선 전철화 사업을 추진해서 오는 2018년까지 완공할 계획인데 완공을 불과 4년 남겨둔 현재 철도공사가 무리하게 1인 승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코레일은 고객편의를 위해 현재 운행되고 있는 구형 새마을호 열차를 신형 간선형전기동차(ITX-새마을)로 변경해 올해 하반기부터 중앙선을 포함한 기존 노선에서 운행할 계획이며, 신형 전기동차 또한 1인 승무에 적합하게 제작됨에 따라 향후 기관사 2인승으로 운행하던 열차들을 1인 승무로 전환해 경영효율화를 이루고자 한다는 사측의 입장을 고수했다.


짧은 구간 저속 운행의 기준


코레일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거의 전 구간을 1인 승무제로 운행하면서 시속 150㎞∼300㎞로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짧은 구간을 저속으로 운행하는 열차를 기관사 2명이 승무함에 따른 인력비효율이 심각해 개선하고자 한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을 늘어놨다.


코레일이 밝힌 짧은 구간 저속 운행의 기준은 도대체 무엇인가? KTX 열차는 서울∼부산 간을 시속 300km 속도로 3시간 운전 구간을 1인 승무를 하고 있으나, 중앙선 청량리∼제천 간은 운전시간이 2시간 이내인 구간을 시속 150km 속도로 운전하면서 2명이 승무해서 이에 따른 비효율을 개선하고자 한다는 게 코레일의 입장이다.


노조는 안전운행에 저해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노조에서는 중앙선 여객열차 1인 승무 도입은 코레일이 안전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코레일은 철도공사는 중앙선 여객열차 1인 승무 시행을 위해 노사공동이 참여하는 안전성검증 시범운영을 수차례 제안했음에도 노조는 시범운영 자체를 거부하고 시범운영조차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관사 1인 승무는 복선전철화구간 확대와 1인 승무 목적의 차량도입(신형전기기관차, 누리로 등) 등에 따라 노사합의(2008년)까지 거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한편 코레일은 중앙선 1인 승무를 위해 약 3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공공예산을 투입해서 열차운행 환경을 개선하고, 안전시설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청량리~서원주 복선 개통과 함께 선로 직선화 개량(약 2조 3,523억 원), 신호설비 구축(약 4,424억 원), 건널목 설비 개선(약 2억 원), 선로 울타리 설치(552억 원. 설치율 94%), 신형전기기관차 열차운전안내장치 설치(약 6억 원) 및 열차자동방호장치 설치(약 262억 원) 등을 투입했다.

노사합의서 강조하는 이유


코레일은 노사합의서를 강조하고 있지만 개별사안에서 노조의 주장과 코레일의 주장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우선 노조는 철도공사가 중앙선에 1인 승무제를 추진하고자 하는 신형전기기관차는 설계할 때부터 1인 승무를 염두에 둔 차량이지만, 선로조건과 보안체계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안전이 담보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코레일은 중앙선은 청량리∼제천 간 3분의 2가 넘는 구간이 복선으로 되어 있으며, 선로조건 및 보안체계 또한 1인 승무에 지장이 없도록 충분히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현재 1인 승무 시행 구간은 복선이며, 단선구간 중 유일하게 영동선의 경우 총 연장 193.6Km 가운데 동해~강릉 구간(45.1Km)만 1인 승무 시행 중인데 이마저도 2011년 노사합의 없이 철도공사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결과라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코레일은 지난 2011년 동해∼강릉 구간에 1인 승무 시행은 노사합의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공사에서 시행한 것이며, 조합에서도 반대하지 않았던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철도 노사는 2013년 노사공동 TF팀을 구성, 중앙선 1인 승무 도입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으나 철도공사는 TF 활동 도중 돌연 논의 중단을 선언하고 결국 1인 승무에 대비한 제도적 보완 및 노사합의 없이 일방적인 시범운행을 강행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현재 제천과 청량리기관차만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제천과 청량리기관차에 국한해 시범운행을 진행 중이고 철도노조와 전국 각 운전소속 지부들은 성명서를 발표하며 중앙선 1인 승무를 공식 반대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승객과 지역주민에 대한 안전관리도 위험한 수준이다. 노조에 따르면, 코레일의 해명과 달리 청량리~서원주 간(97km)만 복선구간이며 서원주~제천 간(54km)은 단선구간인데 서원주~제천 간은 선로변 울타리가 전혀 설치되지 않았다. 선로변 울타리 설치율 94%는 거짓이며 건널목은 차단기와 경보기 설치가 아닌 입체화를 통해 건널목을 대체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대국민서비스 너무 빈약해


우리 사회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위정자들이 개인의 생명과 안전을 어떻게 여기는지 궁금해질 정도이다. 선물을 받고 화려한 겉포장을 뜯어보았을 때 그 안에 들어있는 너무 보잘것없는 내용물에 실망하고 상처받는 것과 같이 정부나 공공기관, 공기업의 엄청난 성과 발표에 따른 대국민서비스는 너무 빈약하다.


코레일의 경우도 그러하다. 예산을 3조 원이나 투자했다고 했을 때 국민들은 이러한 보도를 일종의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뭐가 얼마나 좋아지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지만 뭐가 좋아져도 좋아지겠지 하는 식으로 막연한 기대를 했다. 그러나 연이어 발생하는 사망사고들은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


조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화려한 실적을 과시해야 하지만 진정성 없는 화려함은 보는 사람들을 지치게 한다. 내부조직원들도 고달프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미 조직에서 내몰린 사람들, 내몰릴 위기에 처한 사람들, 그리고 간신히 살아남을 사람들도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조직의 문제점을 고쳐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조직 내에서 살아남기 위한 화려한 실적보고보다는 안전과 상생을 소중하게 여기는 업무처리방식이 국민들에게 보다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사실에 있다.

MeCONOMY Magazine Jul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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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장애아들을 평생 뒷바라지 하다 살해한 어머니에게 ‘집행유예’
선천적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들을 평생 뒷바라지하다 끝내 살해한 어머니에게 집행 유예가 선고 됐다.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지난 1월 경남 김해시 주거지에게 20대 아들 B씨를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고 밝혔다. 중증 지적장애와 뇌병변을 앓고 있던 그녀의 아들 B씨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불편했다. 배변 조절이 불가능하고 식도가 아닌 복부에 삽입한 위루관을 통해 음식을 먹어야 했다. 종종 발작까지 일으키는 탓에 간병 없이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었다. A씨는 이런 아들을 평생 보살펴왔다. 밤낮 없이 간병에 집중하면서 밝았던 A씨는 점차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았다. 원래 밝았던 성격이었지만 십여 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 약을 먹어왔다. 그러다 2022년에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까지 받게 됐다고 한다. 주변에서 아들 B씨를 장애인 시설에 보내라는 주변 권유도 있었지만, 아들이 괴롭힘을 당할 수도 있다는 염려에 포기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부터 아래층 주민이 층간소음 민원을 제기했고, A씨는 아들로 인한 것인지를 우려하며 심한 불안 증세를 느꼈다. 범행 전날에도 관련 민원을 받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