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 계약은 국내 우주발사체 전주기 기술이 민간 기업에 이전된 첫 사례로, 대한민국 우주산업이 민간 중심으로 전환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누리호는 2010년부터 약 14년간 항우연 주도로 개발됐으며, 300개가 넘는 국내 민간기업이 참여한 대규모 협업 프로젝트다. 2023년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독자 기술로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세계 7번째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의 설계, 제작, 발사 운용 등 전 과정에 해당하는 기술을 이전받으며, 2032년까지 누리호를 직접 제작·운용할 수 있는 권한도 확보하게 된다. 기술 문서만 약 1만 6,050건에 달하며, 계약 규모는 240억 원이다. 기술 가치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정 평가기관의 검증을 거쳐 산정됐다.
앞으로 한화는 항우연과 협력해 누리호의 연속 발사를 함께 추진하면서 교육, 세미나, 기술 훈련 등을 통해 실무 기술을 단계적으로 이전받게 된다.
한화는 이번 기술이전을 발판 삼아 위성체, 위성 서비스, 발사체를 아우르는 종합 우주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민간 중심의 우주산업 생태계 기반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항우연의 집약된 기술과 개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누리호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상업용 우주발사 서비스를 현실화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상철 항우연 원장도 “이번 기술 이전은 공공이 축적한 기술력이 민간으로 이전되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한화와 긴밀히 협력해 기술 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4차 발사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