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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1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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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유엔 사무총장 “기후 위기는 생태 경제의 기회”

 

지난 22일, 안토니오 구테레스(Antóni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 위기 시대, 21세기 최대의 경제적 기회를 놓치고 말라!"고 연설했다. 유엔 기후 총회가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긴 하지만 전쟁, 홍수 등의 지구촌 재앙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그가 한 말은 나에게 단순한 수사로만 들리진 않는다. 전 지구적 재생 에너지 전환을 촉구하는 경제적 언어이자 경고일 것이다.

 

지난달 영국의 에너지 안보· 탄소 중립부 장관인 Ed Milliband도 ”(영국의) 해상 풍력 발전의 확장은 일자리 기회 창출 수단“이라면서 영국의 경제 성장 로드맵이 녹색 경제임을 재확인했다.

 

두 사람의 말은 백 번 옳다. 그러나 나는 이 자리에서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 왜냐하면 기후 위기의 본질은 자연을 무한히 착취하고 성장만을 추구하는 기존 경제시스템에 있으니까 말이다. 단지 전력원을 석탄에서 태양광이나 해상 풍력으로 바꾸면 기후 위기가 해결되고 인류의 삶이 나아지는 게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대답도 간단하다. 기후 위기 극복은 단순한 에너지 전환이 아닌 생태적 전환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 시스템과 조화를 이루며 작동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바로 그것이 필요하다.

 

생태 경제는 경제가 자연의 일부임을 인정함이다. 자연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는 무한한 개발, 대량생산과 소비는 스스로 파괴하는 길이다. 하지만 생태 경제는 자연 자원의 순환, 생물 다양성의 보전, 지역 중심의 생태적 생산과 소비를 전제로 한다.

 

기후 위기는 성장경제가 만든 결과다. 화석 연료, 살림 파괴, 대량 축산, 플라스틱 해양 오염 등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증상(症狀)은 더 많이 만들고 더 많이 쓰고 더 많이 버리는 인류의 생활 방식에서 비롯됐다. 그러니 지금의 경제적 삶의 방식을 포기하지 않고서 어떻게 기후 위기가 해결되고 지구 생물의 멸종 증상이 나아지길 기대한단 말인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재생 에너지 또한, 생태적이지 않으면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태양광, 전기차, 에너지 저장 장치 등이 과잉생산과 소비로 이어지면 희귀금속 채굴, 폐기물 문제, 해당 공장 가동에서 나오는 폐기물 등은 곧바로 생태계 파괴로 이어진다.

 

생태 경제는 사람 중심의 삶을 회복한다. ‘빠르게 많이 싸게’ 가 아닌 ‘적게 오래 쓰는’ 방식, ‘도시와 농촌’, ‘인간과 자연이 순환하며 연결되는 구조’다. 그러므로 생태 경제는 단지 인간의 삶을 더 건강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생태 경제는 80억 인류가 살아가는 생명 윤리이자 생존전략이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첨단 기술과 자본을 앞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다시 꺼내 들어야 한다.

 

과학자들은, 인류 전체가 기후 위기의 더욱더 심각한 영향-도미노처럼 서로 부딪치고 서로 피해를 키우고 부자나 가난한 사람 모두에게 고통을 안겨주는-을 피하고자 한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어느 정도는 거의 정점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정도가 되어야 정신 차리고 생태 경제로 갈 것이라는 이야기다.

 

지금 우리는 에어컨이 없으면 못사는 시대에 살고 있다. 너나없이 에어컨을 켜고 기후 위기에 적응해 가는 중이다. 그렇지만 인간보다 지구에서 훨씬 오래전부터 살아온 기후 위기에 적응할 수 없는 다른 동물과 미생물, 그리고 식물이 견디지 못하고 지구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러면 인간도 멀지 않았다. 그들을 따라 인간 역시 서서히 소멸할 것이다.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은 지구가 허락해 준 경제, 기후 위기 이후의 경제 질서인 생태 경제뿐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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