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이 FTA(자유무역협정) 발효 15년을 맞아 ’한-EU FTA 무역위원회’와 ‘통상·공급망·기술 차세대전략대화’를 잇따라 개최하며, 한-EU간 관계를 한층 더 격상했다.
산업통상부는 17일 서울에서 마로시 세프초비치(Maroš Šefčovič) 유럽연합(EU) 통상·경제안보 집행위원과 함께 제13차 한-EU FTA 무역위원회와 제1차 통상·공급망·기술 차세대전략대화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발효 15년을 맞은 한-EU FTA의 성과를 점검하고, 미·중 경쟁 심화와 공급망 재편,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을 ‘차세대 전략 파트너십’으로 격상하는 계기가 됐다.
2011년 발효된 한-EU FTA는 상품 관세 철폐를 넘어 서비스·투자·지속가능발전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며 양국 경제협력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발효 이후 교역 규모는 50% 이상 증가했고, 2025년 교역액은 1368억 달러(한화 약 202조4503억2000만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호 누적투자도 2868억 달러(한화 약 424조4353억2000만원)에 달해 호혜적 협력 관계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무역위원회에서는 △한-EU 디지털통상협정(DTA) 최종 문안 확정 △자동차 부속서 개정 합의 △상호인정협정(MRA) 논의 개시 △K-화장품 유럽진출 교두보 마련 등이 주요 성과로 꼽혔다.
특히 디지털통상협정은 글로벌 디지털 경제 질서를 선도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됐으며, 자동차 부속서 개정은 첨단기술 발전을 반영해 국제기준 상호 인정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또 방송통신기자재·의약품·포장재 분야에서 상호인정협정 논의가 본격화됐고, 화장품작업반 신설로 K-화장품의 EU 시장 진출 확대가 기대된다.
회의에서는 EU의 산업가속화법(IAA), 신규 철강 법안(TRQ), 지리적 표시(GI),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주요 현안도 집중 논의됐다. 한국 측은 IAA에서 FTA 체결국 원산지 제품을 EU산과 동등하게 취급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부 규정의 불명확성을 지적했다.
또 철강 TRQ 조치가 한국 기업의 시장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WTO 규범과의 합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CBAM과 관련해서는 이중 규제 방지와 한국 검증기관 인정 문제를 EU 측에 요청했다.
무역위원회에 이어 열린 제1차 차세대전략대화에서는 경제안보 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차세대전략대화는 경제와 안보가 결합되는 ‘경제-안보 넥서스’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장관급 전략 협의체로, 핵심광물·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이 논의됐다.
양측은 공급망 취약성에 공감하며 전략적 소통을 확대하기로 했고,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와 AI·첨단소재 분야 협력 필요성에도 의견을 모았다. 한국 측은 배터리가 에너지 전환과 AI 확산을 이끄는 핵심 산업임을 강조하며 EU 내 프로젝트에서 한국 기업의 역할 확대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한-EU 차세대전략경제파트너십’ 출범을 공식 제안해 무역을 넘어 경제안보 전반을 포괄하는 새로운 협력 프레임워크 마련에 합의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EU 협력이 전통적 무역을 넘어 경제안보·공급망·첨단기술 분야로 확장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여 본부장은 이어 “앞으로도 고위급 및 실무 협의 채널을 적극 활용해 우리 기업의 EU 시장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자유롭고 공정한 통상 환경 조성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