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현대의 충돌은 단순한 병력과 무기의 문제가 아니라, AI와 정보전, 사이버전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장이다. 이렇게 군사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근본적인 질문이 생긴다. 과연 무력의 사용은 어디까지 정당하며, 국가안보는 어떤 기준으로 확보해야 하는가? 또 국제 질서는 어떤 원칙 위에 서야 하는가? 등이다. 이러한 질문은 기술이 아니라 철학, 그중에서도 정치철학과 윤리학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AI 기술 역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자동화된 의사결정과 데이터 기반의 판단이 확산하면서 효율성이 높아졌지만 책임의 주체가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 결국 기술이 발전할수록 “정당성”이라는 오래된 문제가 다시 떠오르게 마련이고, 이는 철학적 기반 없이 답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 AI시대, 다시 철학이 주목받는 이유 그래서일까? “비실용적인 학문”으로 분류되던 대학교의 철학과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 신입생을 뽑은 국내 대학 입시에서 상위권인 A대학의 철학과 경쟁률이 27대1로 의예과 다음으로 높아 화제가 되었다. 또 다른 B대학의 논술 우수자 전형에서는 철학과가 1
겨울에 떠나는 여행은 주로 방학 기간을 이용하게 되는데, 호텔을 예약하고 방문하는 도시에서 맛집, 유명카페 그리고 명소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움직이게 된다. 최근 필자가 다녀온 경주와 수안보 여행은 좋은 기억을 담기에 충분했다. 경주 K호텔의 알카리성 온천을 이용하고 호텔 식당에서 한식으로 식사한 다음에 숙박하였다. 이튿날에는 경주의 건축적 아름다움과 고소한 커피의 만남으로 홍보하고 있는 보문단지와 불국사 사이에 위치한 B카페를 방문하였고, 다음 날에는 보문호수의 야경을 볼 수 있는 A 한옥 카페를 방문하였다. 향긋한 커피향과 함께 경주 글씨가 나오는 경주커피와 첨성대의 그림이 올려지는 첨성대커피가 시그니처 메뉴였는데 아주 인상적이었다. 특별한 전시회도 관람했다. 최근 APEC 행사를 개최한 중심 장소였던 국립경주박물관을 방문해 104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 총 6개의 금관이 전시되는 ‘신라금관특별전’ 전시를 둘러봤는데 이 전시회는 지난해 197만명의 방문객(경 향신문)이 찾았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수질 좋기로 소문난 수안보온천 수안보온천은 왕의 온천으로 불릴 만큼 수질이 아주 좋다 고 알려진다. 태조 이성계가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 찾았다는 내용이 조선왕조실
창업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지만, 사업은 시장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많은 예비 창업자가 사업을 준비할 때 제품 개발, 브랜드명, 로고, 홈페이지, 홍보 문구와 같은 외형적 요소에 먼저 집중한다. 그러나 시장은 제품의 완성 도만으로 기업을 평가하지 않는다. 고객이 실제로 구매할 이유가 있는지, 구매 과정에 불편은 없는지, 한 번의 판매가 반복 거래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제한된 자원 안 에서도 사업이 지속될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를 먼저 본다. 결국 사업화 초기의 핵심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어떻게 시장에 들어가고 자리 잡을 것인가에 있다. 예비 창업자에게 초기 시장진입은 단순한 판매 개시가 아니다. 자신이 세운 사업 가설이 현실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이며, 동시에 사업의 생존 가능성을 확인하는 첫 번째 시험대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는 크게 시작하는 것보다 작더라도 정확하게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처음부터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려 하거나 큰 매출을 목표로 삼으면 비용은 증가하고 방향은 흐려질 수 있다. 오히려 초기에는 고객 범위를 좁히고, 해결해야 할 문제를 선명하게 정의하며, 판매 자체보다 학습의 속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
◇중소기업의 애로 중소상공인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기술도 품질도 아닌 판로의 부재다. 수많은 지원사업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목소리는 분명하다. 생산은 가능하지만, 매출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중소기업이 직면한 애로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고물가와 금리 상승 속에서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하면서 소비가 전반적으로 줄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선택적 소비 영역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약한 중소기업 제품이 가장 먼저 배제되고 있다. 둘째, 플랫폼 중심 유통 구조의 고착화다. 온라인 시장은 확대되고 있지만, 광고비·수수료·노출 알고리즘에 의존하는 구조 속에서 중소기업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입점은 가능하지만,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 ‘보이지 않는 시장’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셋째, 공공과 민간 수요의 단절이다. 공공기관, 기업 복지, 각종 단체 구매 등 막대한 수요는 존재하지만, 이 수요가 지역 중소기업과 직접 연결되는 구조는 거의 설계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의 사무용품이나 생활 소모품은 대부분 기존 대형 유통사를 통해 일괄 구매된다. 지역 중소기업 제품이 있음에도 거래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다. 기업 복
“당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 인생을 바꾸는 짧은 대화 이란 전의 긴장과 갈등처럼 세상이 굉음으로 가득할수록 더 절실해지는 것은 거창한 담론 이 아니라 일상의 소박한 대화다. 전쟁과 정치의 언어는 사람들을 갈라놓지만, “잘 지내세 요?”라는 한마디는 서로의 관계를 다시 이어 붙인다. 뉴스는 불안을 키우지만, 짧은 안부는 사람의 마음을 누그러뜨린다. 세상이 클수록 우리는 작아지고, 세상이 거칠수록 말은 무뎌지기 쉽다. 그렇기에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더 따뜻한 한마디, 더 깊은 주장보다 더 잦은 안부다. 뉴욕타임스의 한 칼럼니스트는 하루의 규칙을 하나 세워두었다고 한다. 매일 다섯 사람에 게 짧은 안부를 건네는 일이다. “당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길지 않은 문장, 무심히 흘려보낼 수도 있는 말이지만, 그는 그것을 습관처럼 반복한다고 했다. 대단한 결심도, 거창한 철학도 아니다. 그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끊어지기 쉬운 실을 매일 한 번씩 묶어두는 일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계절이 바뀌면 꽃 사진 한 장과 안부를 묻는 이가 있다. 주말 산책길에서 마주친 하늘을 공유
엑시트가 스타트업에서 의미하는 내용은 창업가가 초기 투자자들이 자기들이 가진 지분을 현금화하여 투자금을 회수하고 막대한 이익을 실현하는 출구전략이다. 창업자는 창업 초기에는 월급을 최소화로 가져 가지만 회사의 지분을 대량으로 보유한다. 초기 투자자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회사의 가치를 키워서 엑시트라는 과정을 통해 자신 이 가진 지분의 가치를 현금으로 바꾼다. 일반적 스타트업의 엑시트를 유형별로 나열하면 M&A, 핵심 인재 인수(Acqui – hire), 기 업공개(IPO), 스팩 합병(SPAC Merger), 사모펀드 매수(PE Buyout), 구주 매각(Secondary Sale), 스톡옵션 매각(ESOP Liquidity), 자산매각(Asset Sale) 등이다. 이 중에서 스타트업들 이 원하고 바라는 대표적인 엑시트의 방법으로는 M&A와 IPO이다. M&A는 자신이 세운 회사를 대기업 등에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창업자와 초기 투자자 들은 자신들이 가진 주식 등 지분을 대기업 등 매수자에게 넘기고 그 대가로 큰 금액을 현금이나 대기업의 주식으로 받는다. IPO는 회사의 주식을 코스닥이나 나스닥 같은 주식시 장에 상장하여 자본시장에
미국 정치인 가운데 기술과 산업의 흐름을 비교적 냉정하게 바라보는 인물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상무부 장관을 지낸 지나 레이몬도 여사다. 그녀는 최근 뉴욕타임스 오피니언에 기고한 글에서 의미심장한 경고를 했다. 인공지능이 촉발할 노동 시장 변화로 미국이 다가올 경제적 충격을 지금의 방식으로는 견뎌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과 정부가 역할을 분명히 나눠서 기업은 인공지능 경제에 필요한 기술을 정의하고, 그 기술이 실제 일자리로 이어지는 경로를 만들어야 하며, 정부는 노동자가 빠르게 새로운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교육 인센티브와 사회 안전망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업과 교육계 사이의 장벽을 허물고 고용주들이 교육 과정(커리큘럼) 설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국가는 졸업해 봤자 시대에 뒤떨어질 위험이 있는, 기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드는 학위에서 벗어나, 교육과 취업을 연계하는 짧고 저렴한 학점 이수 과정에 초점을 맞춰 가야 한다”라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공과 민간 사이의 새로운 타협임”을 역설했다. 다시 말해서 기술의 속도가 너무 빨라 국가(공공)와 기업(민간)의 역할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문제는 특히
전쟁의 포성이 들릴 때마다 떠오르는 식량 안보와 농업의 위기, 그것을 벗어날 수 있는 해답은 젊은이에게 무상(無償)이 아닌 유상(有償)으로 농지나 산지를 넘겨주는 것이다. 필자의 주장이 혁명 구호 같은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땅보다 100배가 큰 미국에서도 농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농지 보전을 담당하는 단체인 미국 농지신탁(American Farmland Trust)에서 일하는 브록스 램은 최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충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앞으로 20년 안에 약 3억 에이커(9,915억 평, 1에이커=3305평)의 농지와 목장주들이 은퇴하거나 사망하리라는 것이다. 미국 농업의 거대한 세대교체가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문제는 그 땅을 이어받아 농사를 지을 젊은이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이 현상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농촌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농가 경영주 평균 연령은 67세 안팎에 이르렀다. 65세 이상이 절반을 넘는 초고령 산업이 된 것이다. 반면 40세 미만 청년 농업인은 1% 남짓에 불과하다. 농촌에서 젊은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말은 이제 과장이 아니다. 농지가 사라지
달력을 넘기다 보면 낯선 기념일들이 눈에 들어온다만 삼겹살데이, 화이트데이니 하는 상업적 기념일 사이에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날이 바로 오늘 3월 11일 ‘흙의 날’이다. 흙의 소중함과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5년 법정기념일로 제정했다. 솔직히 말해 흙의 날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리는 공기의 중요성을 매일 이야기하고, 물의 부족도 걱정한다. 그러나 정작 흙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흙은 늘 발밑에 있으니까. 하지만 시선을 우주로 넓혀 보면 흙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 광대한 우주에는 수많은 별과 행성이 있지만, 우리가 아는 한 생명이 살아가는 행성은 지구뿐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물과 공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명을 길러내는 흙이 있기 때문이다. 흙은 단순한 먼지나 토사가 아니다. 수억 년에 걸쳐 암석이 풍화되고 미생물이 축적되며 만들어진 생명의 토대다. 식물은 흙에 뿌리를 내리고 영양분과 수분을 얻는다. 흙은 빗물을 저장해 지하수로 스며들게 하고, 유해 물질을 흡착하며, 탄소를 저장해 기후변화 완화에도 이바지한다.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의 시작점은 흙이다. 흙이 없었다면 인류의 역사는 발전할 수 없었다. 농업혁명은
생명(bio)을 해킹(hacking)한다는 ‘바이오 해킹’이 일상의 언어가 된 듯하다. 실리콘밸리의 개발자들이 수면 시간을 쪼개고 혈당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며 생산성을 극대화하던 실험이 이제는 우리나라의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식탁 위까지 들어왔다. 간헐적 단식, 저 탄수·고지방 식단, 수면 시간·빛 노출 관리, 냉수 샤워, 사우나 영양 보충제 섭취, 혈당·심박·수면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 사용 등 가장 흔한 형태의 바이오 해킹에서 유전자 분석 후 맞춤 영양 설계, 장내 미생물 조절, 각종 호르몬·노화 억제 실험 등 확장된 형태의 기술 의학적 바이오 해킹까지 ‘내 몸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입력값을 바꿔 출력값을 개선’하려 하고 있다. 자기 몸과 기능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식습관·수면·운동·환경 등을 의도적으로 조절해 나가겠다는데 무슨 토를 달겠냐만 문제는 ‘무엇을 먹고 무엇을 더 넣을 것인가’에 집착한 나머지 ‘그 무엇이 어디서 왔는지’를 잊어버리는 태도다. 이 지점에서 먹을거리의 근본, 흙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리 고가의 바이오 해킹이라 해도 자연환경이 오염된 상태에서, 특히 지력(地力)을 잃은 황폐한 흙에서 자란 먹거리로 과연 생명의 밀
마음의 작동법을 설명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한 때 우리는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뇌 지도를 펼쳐 들었다. 이 생각은 전두엽, 저 감정은 편도체, 기억은 해마라는 식이었다. 뇌의 각 영역이 고유한 기능을 맡고 있다는 모듈식 설명은 명쾌했고 교육과 치료, 자기 계발 담론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있다. 필자는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정신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정확한 정보 없이 뇌의 특정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까지 하는 장면을 봤다. 아무튼 뇌 기능론은 복잡한 인생을 살아가는 실제 인간을 설명하기에 부족했다. 삶은 늘 예외로 가득했고 사람은 언제나 정의를 벗어났으니까. 현대신경과학은 이제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마음은 고정된 부품의 합체가 아니라, 하늘을 가르며 소용돌이치는 찌르레기 떼에 가깝다. 수천 수만 마리의 새가 한 덩어 리처럼 움직이지만, 그 안에는 중앙 통제탑도, 단일한지 휘관도 없다. 순간순간 형성되는 패턴이 있을 뿐이다. 뇌 역시 마찬가지다. 특정 영역 하나가 감정이나 생각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뇌 전반에 걸쳐 분포된 신경 세포 집합체들이 상황에 따라 연결되고 해체되며 하나의 패턴을 만 든다. 마음은 머물지 않는 흐름이고 부위가 아니라 관계다.
지난 9일자 뉴욕타임스는 〈걱정을 멈추고, 산업형 음식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이 글을 쓴 이들은 곧 출간될 《사람들에게 식량을 공급하라: 산업화로 만든 식품이 좋은 이유와 더 나은 식품을 만드는 방법》의 저자인 두트키에비츠 박사와 로젠버그 박사다. 이들은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음식은, 정크푸드든 채소든 가리지 않고 산업화한 시스템의 일부”라면서,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시스템의 규모, 신뢰성, 안전 기준, 그리고 풍부함을 받아들이는 것이, 에덴동산 같은 이상적인 음식을 쫓는 것보다 더 나은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 역시 “패스트푸드점과 형형색색의 정크푸드 상자로 가득 찬 식료품점 진열대가 지배하는 식생활은 심장병, 비만, 당뇨병의 만연을 초래하는 등 미국 가정의 약 14%를 식량 불안정에 시달리게 만들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이를테면 식물성 고기 대체 식품처럼 영양가 높은 자연식품을 영양가가 더 높은 가공식품 및 조리식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식품 푸드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다르지 않다. 신문 광고만 봐도 ‘푸드테크로 여는 미래 먹거리, 강원특별자치도, K-연어 산업의 새 시대 완성’에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