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2025년 09월 28일 일요일

메뉴

기후


대기오염이 지구 식혔다고?... 위험한 발상이다

 

◇지구의 열병 앞에서 등장한 임시방편

 

뉴욕타임스는 국제판 24일 자에 산업화 이후 대기오염이 의외의 효과를 냈다는 전문가의 주장을 담은 글을 사설로 실었다. 이 사설에 따르면 ‘석탄과 석유 연소 과정에서 뿜어져 나온 유황계 오염 물질이 대기 중에 퍼지며 태양 빛이 지구에 도달하기 전에 이를 일부 반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지구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했다’고 하였다.

 

특히 유황 물질로 지구 온도를 낮추는 방식은 ‘1965년 린든 존슨 대통령의 책상에 처음 제출된 미국 최초의 고위급 기후 보고서에 이미 포함되어 있었다’면서 ‘지구의 반사율을 높이는 가장 타당한 방법은 소규모 고고도 항공기를 이용하여 상층 대기의 황산 입자량을 늘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991년 피나투보 화산 폭발로 상층 대기에 다량의 유황이 유입되었을 때, 지구는 몇 년 동안 눈에 띄게 차가워졌다’고 했다. ‘그러므로 올해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폭염으로 기온이 48도를 넘어섰을 때, 유황에 의한 햇빛 반사가 생명을 구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적어도 논의할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사설은 또, ‘미세한 유황 입자가 햇빛을 우주로 반사함으로써 인간의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온난화의 약 3분의 1을 막아 지구를 보호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석탄과 석유 연소는 대기를 유황으로 가득 채워 수십억 명의 수명을 단축시키자 이에 대응하여 각국이 석탄 발전소의 유황 사용을 중단하고 선박의 청정 연료 전환을 의무화하는 엄격한 대기 오염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2006년 이후 전 세계 유황 배출량은 약 40% 감소했고 중국만 해도 약 70%나 줄어 유황에 의한 냉각 효과 또한 그만큼 감소했으니 지구 온난화는 더욱 촉진되고 있다는 거였다.

 

다시 말해 더 깨끗해진 공기를 축하해야 하지만, 한편으로 의도치 않게 지구의 냉각 효과가 줄어 기후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게 이 사설의 주요 내용이다.

 

사설은 그러나 햇빛 반사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했다. 상층 대기에 유황을 첨가하면 오존층이 손상되어 더 많은 자외선이 통과하기 때문이다. 더위와 극한 기상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줄일 목적으로 대규모 유황을 배치하는 것은 강수 패턴을 변화시켜 일부 지역의 기후 변화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반창고로 지구 열병 막을 수 없다

 

햇빛 반사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그래서 그 방법은 사실상 기후 변화의 증상만 치료하는 반창고일 뿐, 온실가스라는 근본적인 질병을 치료하지 못한다. 무릎 찰과상과는 달리, 이산화탄소로 인한 지구의 온난화는 놀라울 정도로 지속적이어서 우리가 배출해 왔고 배출하고 있는 온실가스만으로도 앞으로 수천 년간 지구의 온도가 내려가지 않은 상태를 유지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세계가 다 함께 힘을 모아 지금 당장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줄인다고 해도 지구는 수천 년 동안 식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더 시원한 기온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미 축적된 대기 중의 과도한 탄소를 제거하는 길 뿐인 데 섭씨 0.1도 만이라도 줄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탄소를 제거하는 데는 수십조 달러의 비용이 든다.

 

이 사설은 이 모든 걸 고려할 때, ‘우리가 지금 당장 유황에 의한 지구냉각 등의 지구공학을 도입하는 것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정책 입안자들이 지구공학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더욱 온건한 접근 방식으로 황 오염 제거에 따른 냉각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상층 대기의 반사율을 약간 증가시키는 소규모의 신중하게 계획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지구 온도를 특정 선호 온도로 맞추거나 온실가스를 모두 상쇄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게 아니라 유황으로 인한 총냉각 효과를 일정 기간 거의 일정하게 유지하여 탈탄소화 노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단기적인 기후 위험을 줄이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구공학이 주는 진정한 위험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경각심을 잊고 안주하게 만들 수 있다. 아울러 온난화의 영향을 지연시키는 저렴한 방법으로 배출량을 빠르게 줄여야 할 필요성을 약화 시킬 위험이 크고 미래 세대인 아이들을 의존적인 환경에 가두어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의 큰 비용을 치르게 할 위험이 있다.

 

사설은 우연히 지난 9월 21일부터 28일까지 뉴욕에서 유엔 총회와 함께 열린 유엔 기후 주간 시점에 맞춰 나왔다. 전 세계 지도자들이 기후 행동 강화를 촉구하는 자리에서 ‘차라리 대기오염이 지구를 시켰다는 식의 이야기를 거론함으로써 기후 위기 대응이 더딘 정치권과 산업계에 또 하나의 변명 거리를 제공할 위험이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모든 논의는 현재의 황 배출량보다 지구 온도를 더 낮추지 않겠다는 명확하고 집행 가능한 약속을 해야 한다. 그리고 금세기 후반, 세계가 순 배출량 제로에 도달하고 탄소 제거 기술을 확대함에 따라, 이런 프로그램은 종료되어야 한다고 선언해야 마땅하다.

 

지구의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2도 상승한 상태다. 파리협정이 목표로 삼은 1.5도 억제선은 이미 사실상 붕괴 직전으로 2도 상승을 넘어서면 되돌리기 어려운 임계점을 연속적으로 밝게 된다는 것이 과학계의 정설이다. 빙하가 무너지고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 하며 아마존과 같은 탄소 흡입원이 탄소 배출원으로 바뀌는 도미노 효과가 벌어질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반창고가 아니라, 대수술이다. 그런데도 일부는 여전히 증상을 가리는 지구공학적 지름길에 매달리려 한다. 성층권에 에어졸을 뿌리거나 해양에 철분을 살포하는 발상은 근본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줄이지 못한 채 부작용만 키울 뿐이리라.

 

어느 국내 과학자는 150년 뒤부터 기후 변화로 인해 인류가 멸망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근본 처방에 나서야 한다. 기후 위기를 덮을 기발한 묘수는 없다. 책임을 미루지 않고 지금 당장 탄소배출을 줄이는 행동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HOT클릭 TOP7


배너






사회

더보기
“열흘 만에 멈춘 한강버스”…"무슨 일이 ?
서울시는 28일,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한강버스의 시민 탑승을 29일부터 10월 말까지 잠정 중단하고, 안전 확보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한강 최초로 친환경 전기·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해 ‘수상 버스’ 개념의 대중교통을 출범시켰으나, 운항 열흘 만에 고장과 결함이 드러났다. 22일에는 전기 계통 이상으로, 26일에는 방향타 고장으로 운항이 멈추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반복됐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운항 초기 최적화 과정에서 기술적·전기적 결함이 일부 발생했으나 즉각 복구 조치를 취했다”며 “승객 안전을 최우선하기 위해 시범 운항 기간을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범 운항은 실제 운항 일정과 동일하게 하루 14회, 양방향 노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무승객 상태로 반복 운행한다. 이를 통해 ▲선박별 운항 데이터 축적 ▲날씨·상황별 대응 전략 강화 ▲부품 및 전기계통 안정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운항 인력의 숙련도 제고와 정비 체계 고도화도 병행한다. 정비 인력은 제작사 엔지니어와 협업해 선박별 맞춤 정비 방안을 마련하며, 선장과 기관장의 운항·서비스 능력 향상도 함께 추진된다. 이미 정기권을 구매한 시민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