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2025년 10월 05일 일요일

메뉴

기획


한반도 잇는 ‘에너지고속도로’...HVDC로 재생e 기반 경제벨트 구축

‘직류 송전’ 사용해 전력 손실 감축 및 장거리화로 전국 지역 커버 가능
전력공급 및 탄소중립 모두 해결...지역 균형성장 및 기후정의 필수 요건

 

정부가 ‘에너지고속도로’라는 이름의 차세대 전력망 구축에 나선다. 전국 산업 거점과 재생에너지 생산지를 연결해 재생에너지 기반의 경제성장 벨트를 완성하고, 지역 균형성장과 첨단 산업을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우리나라의 에너지·산업·기후 전략을 통합하는 국가적 비전인 이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 기술적 핵심은 바로 초고압직류송전(High Voltage Direct Current transmission system, HVDC)에 있다.

 

◇ 전국으로 연결하는 초고압 송전 인프라 

 

‘에너지고속도로’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망을 전국적으로 연결하는 초고압 송전 인프라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지가 주로 위치한 서해안·남해안·동해안에서 수도권 및 산업 수요지로 전력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를 시작으로, 2040년대에는 전국을 잇는 U자형 ‘한반도 에너지 고속도로’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에 따르면, 전국 송전선로 총 연장은 현재 3만7169서킷킬로미터(C-km)에서 2030년까지 4만8592C-km로 30% 이상 확대될 예정이다.

 

◇ 에너지고속도로의 심장 HVDC, 재생e 확대에 필수


HVDC는 교류(AC)가 아닌 직류(DC)로 전력을 송전하는 기술이다. 직류 송전 기술은 기존 교류방식에 비해 송전 손실이 적고, 장거리·대용량 송전에 유리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수 요소로 꼽히고 있다. 


크게 다섯 가지의 장점을 꼽을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송전 손실 감소’다. 기존 교류(AC) 송전은 장거리로 송전할 때 정전용량과 리액턴스에 의해 손실이 커지나, 직류(DC) 송전은 리액턴스(Reactance,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성분)가 없고, 전력 손실이 적어 수천 km 거리에서도 안정적인 송전이 가능하다. 실제로 중국은 서부 수력발전소에서 동부 대도시까지 3000km 이상 거리를 HVDC로 송전하고 있다.


두 번째는 ‘대용량 송전 가능’이다. HVDC는 수 GW급 대용량 전력을 한 번에 송전할 수 있어, 대규모 발전소나 풍력단지에 적합하다. 또 복도체(하나의 회로에 2가닥 이상의 도체를 병렬로 배치한 구조) 설계가 간소화되어 송전선로 건설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세 번째는 ‘해저케이블에 적합’하다. 교류는 해저케이블에서 유도성 리액턴스가 커져 효율이 떨어지나, HVDC는 해저에서 송전 시 손실이 적고, 구조가 단순해 해저 연계에 유리하다.

 

이 같은 이점에 근거해 우리나라는 1990년대 후반에 제주-해남에 HVDC 해저 송전을 건설했다. 제주-해남 HVDC 해저 송전은 약 101km의 해저 케이블로 제주도의 전력 수급 안정화를 위해 설계됐다. 또 2014년에 건설된 진도-제주 HVDC는 105km 길이의 해저 케이블이다. 이밖에도 약 400km 길이의 동해안-신가평 HVDC 육상 송전이 2021년 착공돼 내년에 준공될 예정이며, 새만금-서화성 220km 해저 송전선로 HVDC 실증 사업도 2030년에 조기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 번째는 ‘계통 안정성 향상’이다. HVDC는 전력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가 가능해 주파수·전압 안정화에 기여한다. 또 지역 간, 국가 간 등 서로 다른 전력망을 주파수 동기화 없이 연결할 수 있다. 유럽은 국가 간 HVDC 연계를 통해 전력 수급을 유연하게 조절하고 있다.


다섯 번째는 ‘환경·공간 효율성’이다. HVDC는 지중화가 쉬워 송전탑 설치를 줄일 수 있고, 도시나 환경 민감 지역에서도 송전망 구축이 가능하다. 특히 고온형 케이블 기술을 활용하면 송전 용량을 높이면서도 공간 절약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기후위기 극복 해결방안, ‘에너지고속도로’


정부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의 극복 방안으로 ‘에너지고속도로’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근거는 에너지고속도로가 친환경, 안정성 등에서 다양한 장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재생에너지 확대 기반’이다. 태양광·풍력 등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원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생산지(해안·산지)와 수요지(도시·산업단지)를 연결해 재생에너지의 실질적 사용률을 향상시킬 수 있다.


두 번째는 ‘전력 손실 최소화’다. HVDC 기술을 활용하면 직류의 특성상 장거리로 전력을 손실할 때 불필요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전력 생산량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활용 가능하고,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탄소배출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


세 번째는 ‘화석연료 의존도 감소’다. 기존 석탄·가스 발전소 중심의 전력망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산업·수송·건물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전기화(Electrification)를 촉진해 전체 탄소배출 구조를 바꾸고 친환경에 근거해 기후위기 극복에 이점이 될 수 있다. 


네 번째는 ‘계통 안정성 확보’다.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 크지만, HVDC 망은 전력 흐름을 정밀 제어할 수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불안정 문제의 해결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지역 균형성장과 기후정의 실현’이다. 에너지 생산지인 지방에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이는 결국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기후위기 대응의 혜택이 특정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분산된다.

 

 

◇ 탄소중립과 미래 산업혁신의 필수요건


HVDC 기반의 에너지고속도로는 단순한 송전망을 넘어 한국의 에너지·산업 지형을 바꿀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태양광·무탄소 에너지원의 생산지를 수요지와 직접 연결할 수 있다. 특히 직류방식인 HVDC는 기존 교류망보다 효율이 높아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목표에도 기여한다.


산업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 HVDC는 전력 흐름의 정밀 제어가 가능하고 동일한 발전량으로 더 많은 전력을 활용 가능해 안정적 전력 공급 및 에너지 소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첨단 산업단지 유치 및 운영을 지원하는 계기가 된다.


지역 균형성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에너지 생산지와 수요지를 연결해 지역 간 전력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 지방의 재생에너지 자원을 수도권과 산업단지 등 필요한 곳곳에 공급이 가능해 지역 간 에너지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된다. 또 이를 위해 에너지 인프라 투자로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사회적 탄소중립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


글로벌 에너지 허브도 도약할 수 있다. HVDC는 국가 간 전력망 연결에 필수인 만큼 동북아 슈퍼그리드 등 국제 전력망 연계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이는 전력망 연계를 넘어 탄소중립 협력에도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이 ‘에너지고속도로’는 단순한 송전선이 아닌, 재생에너지 중심의 경제성장 플랫폼이며, HVDC는 그 기반을 이루는 기술이다. 한국은 이 인프라를 통해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산업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은 HVDC 기술이 친환경 재생에너지의 효율적인 활용, 산업의 전기화, 지역 균형성장, 국제 협력까지 아우르며,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로드맵을 물리적으로 연결하고 가속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OT클릭 TOP7


배너






사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