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물리적 하드웨어 없이도 ‘클라우드(Cloud)’ 기술을 활용해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소프트웨어를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전 세계 연결된 데이터센터의 서버를 활용해 인터넷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파일과 애플리케이션에 접근 가능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존 온프레미스의 높은 초기 구축 비용과 유지보수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장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기술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이제는 ‘멀티 클라우드(Multi Cloud)’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Hybrid Cloud)’로 세분돼 더 전문적으로 데이터를 활용·보관하며, 초연결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클라우드를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대표적인 회사는 아마존(Amazon)이다.
아마존은 2006년 AWS(Amazon Web Services)를 선보이며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최초로 상용화했다. 이후 클라우드는 2010년대 초반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도입됐다. 2016~2019년 사이에는 퍼블릭 클라우드가 확산되고, 멀티클라우드 시스템도 시작됐다.
클라우드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했을 때다. 2020~2022년 사이에 클라우드 수요가 늘면서 SaaS(Software as a Service)와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가 급증했다. SaaS는 클라우드에서 소프트웨어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카카오톡, MS오피스, 구글 드라이브 등이 대표 사례다. IaaS는 가상화된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IT 인프라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모델로 AWS, MS 애저(Azure), Google Compute Engine(GCE) 등이 있다.
◇클라우드, 비용 효율성·보안·서비스 확산 등 다양한 이점
기업이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크게 여섯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비용 절감 및 운영 효율성’이다. 클라우드는 ‘Pay-as-you-go’ 모델을 통해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고 그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한다. 이는 초기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장비 등 물리적 인프라 투자 비용을 줄이고, 유지보수도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담당하는 만큼 IT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는 ‘확장성과 유연성’이다. 클라우드는 기업 확장이나 트래픽 증가에 맞춰 IT 자원을 즉시 확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정판 상품을 판매한다고 하면 정해놓은 쇼핑 시즌에만 서버를 늘리고 그 이후에 다시 축소할 수 있어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세 번째는 ‘보안 및 데이터 보호 강화’다. 클라우드는 최신 암호화 기술, 다중인증(MFA), AI 기반 이상 탐지 시스템 등 강력한 보안 기능을 제공한다. 또 정기적인 보안 업데이트, 자동 백업·복구 시스템으로 데이터 손실 위험도 최소화한다.
네 번째는 ‘원격 근무 및 협업 최적화’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하이브리드 근무가 확대되면서 줌(Zoom), 팀즈(Teams), 구글독스(Google Docs) 등 클라우드 기반 협업 도구가 필수로 자리 잡았다. 이 도구들을 활용해 직원들은 언제 어디서나 기업 자료에 접근, 문서 공유, 화상회의, 프로젝트 관리가 가능해졌다.
다섯 번째는 ‘AI 및 빅데이터 활용 편의성’이다. 클라우드 환경은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머신러닝 모델 구축에 최적화됐다. 따라서 고객 행동분석, 예측 모델링, 자동화된 고객 서비스 등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쉽게 도입할 수 있다.
여섯 번째는 ‘손쉬운 글로벌 서비스 운영’이다.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하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Statista, 2024년 기준)를 살펴보면 미국(4165개), 영국(499개), 독일(487개), 중국(381개), 프랑스(321개), 캐나다(293개), 오스트레일리아(274개), 인도(271개), 일본(242개) 등을 중심으로 총 1만1800여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보안’ 방점 하이브리드, ‘독립성’ 방점 멀티 클라우드
클라우드는 기업의 운영 목적과 인프라 구성 방식에 따라 ‘멀티 클라우드(Multi Cloud)’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Hybrid Cloud)’로 나뉜다. 멀티 클라우드는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를 병행해 사용하는 전략이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온프레미스(사내 서버)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통합해 쓴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클라우드가 둘로 나뉜 이유는 단일 클라우드만으로는 모든 기업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보안·규제 준수에 방점을 두며 민감한 데이터를 내부에 두고 나머지 작업은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처리하려는 기업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사용한다. 반면에 비용 최적화·벤더 종속 탈피에 방점을 두고 특정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를 병행 사용하려는 기업은 멀티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멀티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각각의 이유는 뭘까?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사용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첫 번째는 ‘보안 및 규제 준수’다. 금융·의료정보는 개인정보와 연관되면서도 더 중요한 민감정보들은 내부 서버(온프레미스)에 두고, 분석·AI 같은 워크로드는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처리해 안전을 강화하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유연한 확장성’이다. 온프레미스에서 사용자가 일시적으로 몰려 트래픽이 급증하게 되면 퍼블릭 클라우드 자원을 활용해 빠르게 확장하기 위해서다. 이를 ‘클라우드 버스팅(Cloud bursting)’이라 부른다. 클라우드 버스팅은 온프레미스 데이터 센터의 컴퓨팅 리소스가 부족할 때, 추가 워크로드(클라우드 환경에서 실행되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데이터 처리 작업 등 시스템에 가해지는 부하)를 AWS(아마존웹서비스) 등 외부 퍼블릭 클라우드(Public Cloud)로 빠르게 이전해 처리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뜻한다.
세 번째는 ‘비용 최적화’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워크로드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변동성이 큰 워크로드는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운영해 비용 효율성을 높인다. 네 번째는 ‘기존 IT 자산 활용’이다. 기 구축된 데이터센터와 서버를 활용하며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멀티 클라우드의 대표적인 사용 이유는 ‘벤더 종속 최소화’가 있다. AWS, 애저(Azure), GCP(Google Cloud Platform) 등 특정 클라우드 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벤더 종속을 최소화해 사용 및 운영에 있어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두 번째는 ‘장애 대응 및 고가용성’이다. 사용 중인 한 클라우드에 장애가 발생하면 다른 클라우드로 곧바로 전환할 수 있어 서비스 중단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서비스 특화 활용’으로, 각 클라우드의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GCP는 빅데이터, AWS는 서버리스, 애저는 글로벌 게임 서버 등 여러 클라우드를 특성별로 전용해 서비스만의 강점을 살린다.
네 번째는 ‘지역·규제 대응’이다. 국가별 규제나 여러 나라에서 확산 중인 데이터 주권 문제 등 클라우드와 밀접한, 민감한 이슈들에 대응하며 적합한 클라우드를 선택해 운영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대표적으로 보안과 규제 준수에, 멀티클라우드는 가용성과 벤더 종속 최소화가 대표적인 강점이다. 이러한 전혀 다른 특성으로 국내외 많은 기업들은 두 전략을 혼합한 복합 클라우드 전략을 채택하며 각 환경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엣지-클라우드 컴퓨팅, 실시간성과 확장성의 조화
‘클라우드’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또 하나의 시스템은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이다. 클라우드와 엣지 컴퓨팅은 서로 경쟁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 관계로 볼 수 있다. 클라우드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저장에 강점이 있다면, 엣지는 실시간성과 초저지연 처리에 특화되어 있다. 두 기술은 함께 결합해 효율성과 성능을 극대화하는 분산 아키텍처를 형성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중앙 데이터센터에서 데이터를 처리·저장해 확장성과 비용 효율성이 뛰어나며 글로벌 접근이 가능하다. 반면, ‘엣지 컴퓨팅’은 데이터가 생성되는 위치(센서, IoT 기기 등) 근처에서 실시간 처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엣지 컴퓨팅은 근처에서 움직이는 만큼 데이터 처리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고, 네트워크 부하를 감소하며, 프라이버시도 강화할 수 있다.
클라우드는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분석하고, AI·머신러닝 모델을 훈련시킨다. 또 글로벌 협업이 원활하고 서비스도 손쉽게 배포할 수 있다. 엣지 컴퓨팅은 자율주행이나 스마트팩토리처럼 실시간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네트워크 환경이 불안정해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제한을 덜 받고, 민감 데이터는 로컬 처리로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
클라우드와 엣지 컴퓨팅이 결합하면 엣지에서 데이터를 1차 처리하고 필터링을 통해 필요한 정보만 클라우드를 전송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 네트워크 대역폭을 절약하고, 응답 속도를 향상시키며, 전반적인 시스템 성능 개선도 가능하다. 특히 ‘하이브리드 엣지-클라우드 아키텍처’로 각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엣지-클라우드 아키텍처는 엣지 컴퓨팅과 클라우드의 방식을 결합해 엣지에서 빠른 응답을 제공하면서도 클라우드에서 대규모 분석과 관리를 수행하는 구조다.
이는 △유연성(워크로드를 엣지와 클라우드 중 어디서 실행할지 선택 가능) △저지연 처리(사용자와 가까운 엣지를 활용해 즉각적인 반응 제공) △확장성(클라우드 자원을 활용해 트래픽 급증이나 대규모 데이터 분석에 대응) △보안 및 제어(민감한 데이터는 온프레미스·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두고, 나머지는 퍼블릭 클라우드로 처리) △비용 효율성(필요할 때만 클라우드 자원을 확장 사용) 등의 특징이 있다.
◇멀티·하이브리드 투트랙, 유연성·회복탄력성 극대화
서로 다른 두 클라우드의 명확한 이점에 따라 이 둘을 병행해 사용하면서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멀티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클라우드를 함께 사용하며 유연성과 회복탄력성을 극대화하고, 거버넌스·보안·데이터 통합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먼저 멀티클라우드로 AWS, 애저, GCP 등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를 동시에 활용해 특정 벤더의 종속성을 줄이고, 각 클라우드의 강점을 최적화한다. 또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온프레미스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결합해 규제·보안·속도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 기존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 두 개의 전략을 병행하면 비즈니스 민첩성, 비용 최적화, 리스크 분산 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멀티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병행 사용을 통해 첫 번째로 거버넌스 및 보안 표준화를 확보한다. 멀티·하이브리드 환경에서 가장 큰 과제는 일관된 보안·ID 관리다. 중앙 통제체계를 마련해 규정 준수와 함께 데이터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두 번째는 데이터 및 애플리케이션 이동성 확보로, 워크로드가 클라우드 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컨테이너, 쿠버네티스, API 기반 아키텍처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 이는 클라우드 간 전환 비용을 줄이고, 혁신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세 번째는 비즈니스 요구 기반 클라우드 조합이다. 특정 워크로드는 온프레미스 유지(규제·속도), 다른 워크로드는 퍼블릭 클라우드로 확장(혁신·확장성)하는 식으로 맞춤형 클라우드 믹스를 설계해야 한다.
네 번째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강화다. 멀티클라우드 환경은 장애가 발생하면 다른 클라우드로 빠르게 전환 가능해 비즈니스 연속성을 보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동화된 장애 복구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수다. 다섯 번째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혁신 가속화다. 단순한 재호스팅에서 벗어나, PaaS·서버리스·AI 서비스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
멀티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클라우드의 투 트랙 전략은 단순히 기술 선택이 아니라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는 핵심 방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①보안·거버넌스 강화 ②데이터 이동성 확보 ③맞춤형 클라우드 조합 ④회복탄력성 강화 ⑤클라우드 네이티브 혁신 등을 중심으로 전략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