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국정감사가 중반에 접어들었다. 세월호 사고로 인해 한 번의 파행을 겪은 후 여느 때보다 불안하게 출발한 이번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지금껏 제 역할을 다해 오지 못한 것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 증인으로 나온 관계자들을 몰아세우고 질타하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22일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판교 테크노벨리 환풍구 추락 사고와 관련해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추궁이 집중됐다.
여야의원들은 사고환풍구의 시공·감리·준공검사의 문제점과 사고 수습과정에서 경기도와 성남시가 빚은 혼선과 책임 공방에 대해 질타를 이어갔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이번 행사 공문에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름이 나간 게 없는데 이재명 성남시장의 이름은 나갔다"며 "그런데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이 시장을 몰아세웠고 이 시장은 "성남시 공무원 2천500명이 모든 공문을 보고 인지할 수는 없다"고 받아쳤다.
안전사고에 미리 대비하지 못했다는 질책도 뒤따랐다. 새천년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분당구 등에 보낸 광장 사용신고서를 보면 참석인원은 2000명인데 행사장 면적은 260m²(약 78평)에 불과해 한 평(3.3m²)에 25명이 몰려야 하는 행사로 이것이 사고를 부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여야의원들은 주로 책임공방에 대한 질타를 이어갔는데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재명 성남시장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강하게 몰아갔다.
이러한 책임공방이 계속되자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 우리 국민 모두는 안전에 대해서는 철저히 챙겨야 한다고 인식했지만 아직도 달라진 게 없다"며 "여야의 문제를 떠나 우리 모두가 반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중재에 나섰다.
이번 사고는 경찰의 수사가 끝나고 나면 책임의무가 있는 사람이 책임질 문제다. 국정감사에서 각자의 편을 갈라 누구의 잘못을 따지고 추궁하기 보다는 향후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당장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목소리가 모아져야 한다.
이번 판교 테크노벨리 환풍구 사고는 초기 대응에 있어 적극적인 부분도 많다. 독일 출장 중이던 남경필 경기지사가 긴급 귀국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책임유무를 떠나 사고 직후부터 발 빠른 대응으로 참사 57시간 만에 유가족들과 합의를 이끌어 냈다.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대참사가 6개월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그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정감사는 누군가를 꾸짖고 혼내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투명하고 효율적인 국정운영을 하기 위해 하나된 목표로 여야의원 모두의 뜻이 한데 모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