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시장은 죽었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MIT 미디어연구소 소장은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테크노미(Technomy) 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그는 10년도 아니고 5년 이내에 이러한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1980년대에 필름시장이 죽을 것이라고 하자, 코닥과 같은 필름회사가 부인했지만, 그런 상황에 직면했던 사실을 제시했다. 종이책이 2015년 즈음 ‘죽음’에 이를 것이라는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소장의 예측은 일단 빚나간 것으로 보인다. 어느새 2014년의 끝자락에 선 시점에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종이책의 종말을 선언한 나라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의 발언을 무시할 수 없는 움직임도 있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국내 무가지신문의 폐간이다. 한때 직장인들의 출퇴근길 ‘친구’였던 무가지는 인터넷 매체의 등장으로 사라지고 있다. AM7은 지난해 4월1일부터 무기한 휴간에 들어갔으며, 시티신문은 지난해 5월24일 폐간되었다. 포커스신문은 4월30일에 폐간되었으며, 5월1일부터는 온라인뉴스만 올리고 있다. 노컷뉴스는 7월8일에 파산선고를 신청했으며, M25는 8월12일 폐간되었다. 그나마 메트로신문은 인터넷뉴스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무가지신문이 지난해부터 급속히 휴·폐간에 이른 데에는 인터넷을 통해 쉽게 기사를 검색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의 등장에 있다. 전자책 또한 스마트폰, 태블릿PC, 전자책 전용단말기와 같은 스마트기기로 볼 수 있는 디지털 도서이다. 비록 종이책이 죽음에 이르지는 않더라도 전자책의 성장가능성을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는 현상인 것이다.
디지털북페어, 전자책의 미래를 제시하다
지난 11월6일부터 8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는 ‘2014 디지털북페어 코리아’가 진행되었다. 전자출판산업이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성장하고 있고, 한국이 IT고도화로 소프트웨어, 솔루션, 단말기 부문 세계 정상급 기술을 보유함에 따라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거래자간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개최되었다. 이번 전시회는 2015년까지 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국내 전자책 시장의 미래를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종이책과 전자책의 융·복합이다. 한 업체에서는 유아용 영어 교육앱을 선보였다. 이 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루루앤라라의 양장본이 필요하다. 스마트기기로 앱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한 다음 스마트기기의 앱 화면을 양장본에 맞춰놓으면 책 내용에 따라 영어발음이 나오고 3D영상도 구현된다. 또 다른 업체는 테이블에서 전자출판물을 실행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 향후 학교 수업이나 제품 소개 등에 활용 가능한 온·오프라인 융합제품을 전시했다.
둘째, 교육용 전자책의 활성화이다. 정부가 발표한 초·중·고등학교 디지털 교과서의 도입계획에 발 맞춰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수학이나 영어, 과학 분야에 대한 학습용 앱을 만들어 전시했다. 특히 각 회사의 제품이 동영상이나 플래쉬 영상을 가미해서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교육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셋째, 전자책 개인출판(셀프퍼블리싱)을 위한 도구들의 등장이다. 이제 출판업계에는 1인출판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는 전자출판업계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현상이라 그런지, 개인이 전자출판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컨텐츠들을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 많이 소개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대형서점의 참여가 저조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아직까지 충분한 시장성과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형 서점의 적극적인 참여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가는 세계 전자책 시장
대형 서점의 참여가 저조한 국내 디지털북페어 전시회와는 달리 해외 전자책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전자책 전용단말기 등 스마트기기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자책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작년 말 전세계 전자책 시장 규모는 115억5천900달러로 전년대비 33.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주영 전문연구원이 작성한 ‘전자책 시장현황 및 전망과 도서출판 시장의 가치사슬 구조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에는 종이책이 전세계 도서출판 시장의 대부분인 98.6%를 차지했고 전자책은 1.2%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2년에는 전자책이 8.5%로 성장하며 약 7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계속돼 2017년에는 전체 도서출판 시장의 21.8%를 차지해 연평균(2013~2017년) 성장률은 18.4%로 시장규모가 227억9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종이책은 시장규모가 2017년 816억2천만달러로 연평균(2013~2017년) 성장률은 -2.6%를 기록할 것으로 보았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최옥균 통신원(출판이슈 5월호)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올해 전자책 단말기인 이리더(e-reader) 사용자가 1천3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었으며, 이는 전체 인구의 20%에 이르는 숫자다. 2013년 영국의 출판업계 전체 수익 중 영국의 전자책 비중은 15%에 이른다고 전했다.
최옥균 통신원은 2014년 미국에서의 이리더 사용자는 7천9백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4.8%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이주영 전문연구원은 미국의 전자책 비중이 2011년 16.3%, 2012년 21.8%, 2013년 21.9%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해 독일에서는 전체 일반서 판매의 3.9%를 전자책이 차지했다. 이는 2012년 2.4%에서 약간 상승한 수치이지만, 발행종수는 63% 증가한 것을 보면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김승복 통신원(출판이슈 8월호)은 일본의 전자책 시장규모가 2012년 729억엔에서 2013년 936억엔으로 28.3%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전자잡지 시장 77억엔을 합치면 전자출판시장은 1천13억엔으로 1천억엔 대에 육박한다. 2018년 일본의 전자출판 시장은 전자책과 전자잡지를 합쳐 3천340억엔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적은 비중에도 꾸준히 성장하는 국내 전자책 시장
국내 전자책 시장은 비록 전체 출판시장에서의 비중은 적지만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이주영 전문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전체 도서출판의 시장규모는 21조973억원이다. 이중 전자책은 3천139억원으로 전체 도서출판물의 1.5%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체 도서출판 시장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3.7%의 감소세임에도 불구하고, 전자출판 제작과 서비스업은 각각 연평균 24.9%, 21.8%로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주영 전문연구원은 PWC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2013년 국내 전자책 시장규모가 4억8천800만달러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자책 시장규모의 19.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3년 국내 도서출판 시장규모는 22억4천100만달러이며 그중 전자책 시장 비중은 21.8%일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국내 전자책 시장은 연평균(2013~2017년) 성장률 12.3%의 견고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2017년에는 7억7천500만달러에 달할 것이며, 전체 도서출판 시장 중 비중이 32.4%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의 독서율 변화는 전자책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e-book, 무한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네 가지 전략적 키워드’에 따르면, 2011년 성인 독서율은 1994년 이후 17년 만에 20%가 감소했으며, 학생은 13.8% 하락했다. 종이책 독서율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2011년 e-book 독서율은 성인 5.3%, 학생 6.7% 증가했다.
전자책 활성화를 가로막는 장벽들
한국전자출판협회 이길재 팀장은 “전자책이 융합산업이다 보니 IT산업의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계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전자책 시장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자책 시장은 성장가능성이 충분한 환경을 갖췄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전자책의 비중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그 원인으로는 아직 전자책 전용단말기 구매율이 저조하고 표준화 및 호환성이 미흡하다는 데에 있다. 일부에서는 양질의 콘텐츠가 미흡하다는 견해도 있다.
아이웰콘텐츠 김성민 대표는 2013년 10월 ‘전자책 수요 창출, 어떻게 할까’ 보고서를 통해 전자책을 안 읽은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들은 전자책을 멀리하는 가장 큰 이유가 ‘눈이 아프고 집중이 잘 안 돼서’이고, 두 번째가 ‘책 특유의 감성이 안 느껴져서’, 세 번째 ‘소장가치가 없고 폼이 안 나서’, 네 번째 ‘읽을 책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아이웰콘텐츠가 올해 11월 ‘2014 디지털북페어 코리아’을 찾은 관람객 2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는 전자책의 단점이 양질의 콘텐츠 부족, 가독성, 단말기 부족 등으로 뽑혔다. 꼭 1년 만에 조사한 설문에서도 여전히 전자책의 단점이 양질의 콘텐츠 부족과 가독성으로 선정된 것을 보면 하루 빨리 관련 콘텐츠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아이웰콘텐츠는 전자책 구매 시 선호하는 도서류도 조사했다. 주로 찾는 도서류는 인문학, 일반소설, 자기계발서이다. 문제는 현재 전자책의 출판비중이다. 2013년 7월 교보문고 자료에 따르면, 전자책에서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은 로맨스·판타지·무협지 등 장르소설로 40%를 차지했으며, 일반소설 19%, 인문학 5% 미만이었다. 독자들의 선호도 변화에 따른 관련된 도서류에 대한 출판의 확대도 필요해 보인다.
국내에서 전자책 성장이 더딘 원인을 출판업계의 참여율 저조에서 찾는 이들도 있다. 출판업계가 전자책 시장에 당장 뛰어들지 않는 이유는 전자책 시장의 규모가 협소하고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이다. 출판업계의 낮은 참여율은 고급인력이나 기술이 공급되지 못해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 출판산업의 디지털 생태계 현황 조사 연구’에 따르면, 조사대상 출판사 중 13.9%만 전자책을 제작하고 있다. 출판사들이 전자책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아직까지 시기상조’라는 대답이 22.6%, ‘출판사의 경영적 판단이 확정되지 않아서’가 21.0%이다.
좀 더 체계적인 지원대책 마련돼야
정부는 IT와의 융합을 통해 성장가능성이 큰 전자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2년 9월 ‘출판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문화부는 ‘전자출판 및 신성장 동력 육성’을 주제로 전자책 콘텐츠 창작역량을 강화하고 제작 인프라를 구축하여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자책 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하며, 우수전자책 1만 종에 대한 제작을 지원하고, 공유저작물 가상은행을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전자책 공동제작센터를 활성화하고 산학 연계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문화부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총 216억원을 전자출판 육성을 위한 지원금으로 책정했다.
교육부에서는 디지털교과서의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2011년 ‘스마트교육 추진전략 실행계획’을 발표하며 2015년까지 초중고 디지털 교과서 개발을 완료하고 서책형 교과서와 병행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초 전국 163개 시범학교에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했다.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사회·과학 과목에 적용됐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디지털 교과서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디지털 시범학교 운영현황’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교과서 시범학교로 지정된 학교 163개교 가운데 디지털 교과서로만 수업을 하는 학교의 비율은 3.7%에 불과했으며, 디지털 교과서 중심이지만 아날로그 서책을 병행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는 38.7%애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책을 중심으로 디지털 교과서를 병행하여 수업하는 학교는 54.6%였다.
2013년 3월부터 사회·과학시간에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는 이도초등학교의 설문조사 결과는 디지털 교과서의 사용이 미흡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도초등학교는 최근 ‘디지털 교과서 운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운영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교과서 사용 전에는 ‘공부에 집중하기보다 다른 것을 하고 싶어진다’고 응답한 학생이 12.6%였으나, 사용 후 28.8%로 증가했다. 교사는 ‘학생들이 학습에 집중하기 보다는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질문에 사용 전 33.3%에서 사용 후 41.6%로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학부모도 이 질문에 사용 전 40.2%에서 사용 후 51.7%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디지털 교과서가 전면 도입될 것으로 여겨졌으나 답보상태에 있으며, 교육부는 아직도 디지털교과서 적용과목을 결정하지도 못한 실정이다. 2012년부터 총 53억원이 투입된 디지털 교과서 사업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교육계의 ‘로봇물고기’로 비유하기도 한다. 디지털 교과서가 활성화된다면 전체 전자책 시장의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더군다나 디지털 교과서의 학습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성장잠재력이 큰 전자책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출판업계의 자가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융·복합과 참여유도를 통한 콘텐츠 다양화 필요
한국전자출판협회 이길재 팀장은 앞으로 전자책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태블릿PC나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으므로 스마트기기에 접목해 게임을 하거나 글을 귀로도 듣는 형태를 개발하는 등 사람의 오감을 자극하는 콘텐츠의 개발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 디지털북페어에서는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가능성을 보인 기업들이 속속 등장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스마트기기를 종이책 위에 갖다 대면 자동으로 영상과 음성이 실행되어 책을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한 제품도 전시되고 있었다. 이는 NFC(근거리무선통신) 태그를 이용한 제품으로 종이책과 전자책의 융·복합 기술이 돋보인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전자책의 개발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책 및 디지털 교과서 전문업체인 아이포트폴리오는 ‘2014 대한민국 전자출판 대상’에서 ‘전자책 부문 특별상’을 수상했다. 아이포트폴리오는 사용자의 활동에 따라 계속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이북(e-book) 형태의 여행책을 선보였다. 아이포트폴리오는 여행책을 전자책 형태로 제작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으며,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한 여행지 정보를 결합해 현재 위치한 곳에서 가볼 만한 곳이 어딘지 순식간에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전자책 제작 플랫폼인 ‘스핀들 북스’를 계속 업그레이드하여 이북에 메모를 하고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까지 첨부해 나만의 여행책을 만들 수도 있다. 전자책이 단순히 읽을거리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아이웰콘텐츠의 설문조사 응답자들이 전자책의 단점으로 뽑은 양질의 콘텐츠 부족은 이와 같은 온·오프라인의 융·복합이나 독자참여 유도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도약하는 전자책 셀프퍼블리싱
이번 전시회에서 눈에 띈 점은 셀프퍼블리싱 제작을 돕는 회사의 강세다. 전자책은 종이책에 비해 출간이 쉽다는 강점이 있다. 한국전자출판협회 장기영 사무국장은 ‘전자책 시장 활성화를 위한 리서치’ 포럼에서 “상업성이 부족해 종이책으로는 출간하지 못하는 책도 전자책으로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자책은 종이책으로 출간할 경우 2천부 정도의 수요를 확보해야 하지만 전자책은 그런 과정을 생략하고 적은 비용으로도 제작할 수 있다. 전자책 셀프퍼블리싱 관련 기업들은 온라인상으로 그림이나 서식 등 아이템을 구매하기만 하면 바로 글만 얹혀서 출간할 수 있는 메뉴를 제공한다. 셀프퍼블리싱 관련산업은 성장가능성도 크며, 전자책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읽기는 편하지만 팔리지 않는 전용단말기
한국전자출판협회 이길재 팀장은 전자책 단말기의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독자들의 수요는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언뜻 봤을 때는 종이책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종이책과 차별화된 콘텐츠의 개발이 다시 한 번 강조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전자책 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지는 추정치로는 확신할 수 없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소장이 5년 내에 종이책은 죽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것과는 달리, 종이책은 여전히 전자책의 매출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하지만 급속한 IT기술의 발달과 점점 스마트기기에 익숙해지는 ‘엄지족’의 증가는 전자책 시장의 확장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