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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유가하락에 따른 국내 산업계 전망


지난 3년간(2011~2013) 브렌트유 평균 100달러가 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유가는 2014990달러 선으로 내려서더니 1087달러, 1179달러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결국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해 1127일 총회를 열어 원유생산량 감산에 대해 논의했지만 감산협상에 실패하면서 원유가격은 급락했다. 123일 현재 브렌트유는 48.79달러로 전년 동기 108.83달러에 비해 무려 55.17%나 하락했다. 이처럼 유가가 하락한 원인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다양한 의견이 펼쳐지고 있다.

 

공급과잉 vs 수요감소

   

이번 유가하락은 음모론이 존재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에 대항하기 위해 석유공급 감산에 나서지 않았다는 설과,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결탁해 크림반도 사태를 일으킨 러시아와 핵무기 개발 의혹에 휩싸인 이란을 제재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설이다. 원유수출 비중이 높은 러시아로서는 원유가격 하락은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으며, 실제로도 러시아 경제가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3일에는 러시아 슈발로프 제1부총리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음모론이 원인은 아니고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시점에서 유가하락을 두고 크게 두 관점으로 나뉜다. 하나는 원유의 공급과잉이고, 다른 하나는 수요 감소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달석 선임연구위원은 원유가격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공급과잉을 지목했다. 비전통 원유인 미국의 셰일오일 공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원유공급량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셰일오일은 기존의 오일과는 다르게 셰일층(유기물 암석층)에 함유되어 있는 오일을 말한다. 그동안 셰일오일은판매해서 얻는 수익보다 추출하는 비용이 더 들어 시추하지 않던 원유였는데 최근 수직시추, 수평시추, 수압파쇄법과 같은 시추기술의 발달로 생산원가가 낮아지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셰일오일 매장량은 러시아가 750억배럴, 미국 580억배럴, 중국 320억배럴 등으로, 현재 하루 석유소비량 9천만배럴을 10.5년 동안 생산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원유 가격 하락의 또 하나의 요인은 석유 자체의 소비감소다. 동 연구원 정용헌 선임연구위원은 유가가 수년간 평균 100달러 이상 지속되면서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구조적인 변화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석유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부각되고, 자동차의 연비가 상당히 개선되면서 실제적으로 수요가 감소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중국의 석유수요 둔화도 하나의 원인으로 제시했다. 중국이 2001년에 WTO에 가입하면서 에너지수요가 급증했지만 현재는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어 석유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에서 지난 30~40년간 석유를 천연가스로 대체한 점도 그 원인으로 들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 신시대의 파장보고서에서 선진국의 석유수요는 지난 2005년에 하루 550만배럴에서 2013년에는 하루 4600만배럴로 감소해 연평균 수요 감소율이 1.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은 중국의 고도경제성장기가 마감되어 석유수요 증가율이 1990~2013년 평균 22.3%에서 2013~2020년에는 2.9%로 급격히 하락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석유수요의 감소에 대해선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성태윤 교수도 맥을 같이 했다. 미국을 제외하고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원유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공급 측면이 강하다면 유가하락에 대해 국제 금융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이유가 없는데, 이들이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점도 수요 감소 측면에 대한 무게를 싣고 있다고 했다.


현재의 원유가격 하락은 크게 공급과 수요의 두 가지 관점에 따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셰일오일 등의 공급량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면 그래도 경기침체는 아니므로 올해 세계경제가 버텨줄만 하지만, 만약 중국과 같은 신흥국의 경기침체로 인한 원유수입 감소라면 향후 정책 결정이나 기업투자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 미칠 것

    


전문가들은 유가하락의 원인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다르게 해석했다. 먼저 유가하락을 수요 감소로 분석한 성태윤 교수(연세대)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장기경기 전망이 좋으면 추가적인 투자나 소비가 일어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상황이므로 대체적으로 경기가 가라앉는 상황을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내놨다.


이에 대한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다. 한국JP모건 강태우 전무는 작년 우리나라의 시장을 지배한 메인프레임은 경상수지 흑자, 글로벌한 달러의 강세, 일본의 통화완화정책,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라고 전했다. 강 전무는 특히 경상수지 흑자는 2013795억달러, 201411월 말까지 820억불이며, 올해는 910~920억달러 이상이 예측된다고 강조했다. 만약 원유가격이 평균 49달러 정도로 유지되면 최대 1200억달러까지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강태우 전무는 “2013795억달러는 우리나라 전체 GDP6%를 상회하는 수치로, OECD국가 중 이런 수치를 갖는 나라는 없다는 점을 들며, 경제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달석 선임연구위원은 업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석유정제, 석유화학, 조선 업계에는 악재일 수밖에 없지만, 항공, 운송 물류 등에서는 굉장한 수익성이 보장되며, 반도체나 통신, 디스플레이 등에는 그 영향력이 미비해서 전반적으로는 우리 산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위원 등이 발표한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유가가 10% 하락하는 경우 제조업 수출이 0.55% 증가할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주요국의 생산비가 동시에 하락하기 때문에 우리 제조업의 수출 증대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았다. 비록 유가하락이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나 그 대상과 범위가 제한적일 수 있으므로 다시 한 번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산업계의 위기극복방안


유가하락은 우리 산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 에너지산업계에서는 희비가 교차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이달석 선임연구위원은 123일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에너지미래포럼 저유가의 영향과 대응전략에서 유가하락이 국내 에너지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이달석 선임연구위원은 먼저 석유산업은 원유비가 감소하지만 제품가격도 동반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의 정제시설 확충과 경제성장 둔화로 수출시장 개선에 한계가 있으며, 저유가에 따른 셰일오일 기반의 정제품 공급이 감소하고 중동 산유국의 재정 악화에 따른 시설확충 지연으로 정제 마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이달석 선임연구위원은 가스 산업에 대해 가스가격 하락으로 가격경쟁력이 개선되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LNG 도입가 하락은 가격 경쟁력 개선에 의해 냉난방용 및 산업용 도시가스 수요를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전력산업은 발전연료 가격 하락으로 제한적인 전기요금 인하요인이 발생하지만, 국제유가하락이 중장기 전원믹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은 저유가로 인해 채산성이 악화되어 태양광, 풍력 등의 산업이 자생력 확보에 지연을 겪을 것으로 관측했다. 전기차서비스, 태양광렌탈 등 에너지신산업 역시 저유가로 인해 에너지소비가 증가해 동력이 저하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달석 선임연구위원은 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에서 석유제품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정유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관련 사업으로의 다각화를 지원해 줄 것을 호소했다. 또한 국내 천연가스 도입가의 인하를 극대화하기 위해 수출입 및 국내거래 규제를 완화하고, 전력가격 안정화시기에 요금 제도를 개편해서 판매시장을 개방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종적으로는 장기적 안목의 수요관리를 통해 해외자원개발 자산의 매각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Q. 123일 포럼에서 석유집약도가 감소하면서 유가하락의 경제적 영향이 과거보다 축소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석유집약도가 감소한 요인은 무엇인가요?

 

A.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석유가 다른 에너지원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가정의 석유난방이 가스난방이나 전기난방으로 바뀌고 있고, 산업용 난방에서도 중유 보일러가 전기나 가스보일러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단 아직까지 전기차로 인한 운송수단의 대체효과는 미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로는 석유의 이용효율이 높아진 점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100만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1톤의 석유를 사용했다면 지금은 그 절반으로 충분할 정도로 효율성이 높아졌습니다. 이처럼 석유에서 다른 에너지원으로 대체되고 석유의 이용효율이 높아지면서 석유의 경제적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지금의 추세입니다.

 

Q. 최근 유가하락이 과거의 유가하락 원인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A. 과거의 유가폭락은 수요가 급속도로 감소하거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카르텔을 붕괴시키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생산했던 행위가 주요한 원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유가폭락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증가와 신흥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맞물려서 진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IMF에서는 유가폭락의 원인에 대해 공급과잉(70%) 측면이 수요 감소(20~30%) 측면보다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 또한 공급과 수요가 혼재된 상황이기는 하나 북미지역의 비전통 원유공급이 증가된 측면이 크다는 생각을 합니다.

 

Q. 유가하락이 우리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시는요?

 

A. 업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석유화학이나 조선과 같은 업계는 가뜩이나 어려운데 유가가 하락해 수익성이 더욱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반면 수송연료로 석유를 많이 쓰는 항공이나 물류, 운송 등의 산업에서는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도체나 통신과 같은 분야는 유가에 영향을 보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산업 전반에 걸쳐서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Q. 현재의 유가하락이 얼마나 지속될 것으로 보십니까?

 

A. 유가 예측은 상황의 변화에 따라 다르게 마련이어서 쉽게 결론내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추세라면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40달러대가 5~10년이 가는 정도는 아니고, 분명히 반등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아마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다소간의 반등으로 60달러대에는 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MeCONOMY Magazine Februar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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