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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프렌디’족, 긍정적인 아버지상을 제시하다!


젊은 아빠들의 48시간 육아도전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격투기선수 추성훈은 사랑이에게 맛있는 계란말이를 만들어주기 위해, 터질듯한 팔뚝을 휘저으며 연신 계란을 푼다. 배우 송일국은 세쌍둥이를 태운 유모차를 자전거에 매단 일국열차의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물놀이에 나선다. 송일국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인기로 한 설문조사에서 워킹맘의 이상적인 아빠상(53.8%)으로 뽑혔을 정도다. 1991년 당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을 보였던 대발이 아빠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친구같은 아빠, ‘프렌디(Frend + Daddy)’가 뜨 고 있다.

 

김향숙 하이패밀리 가정사역평생교육원장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같은 프로그램의 등장은 가정에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슈퍼맨아빠들이 육아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일반 가정의 아빠들도 얼마든지 육아를 잘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육아의 즐거움과 재미를 간접적으로 경험함으로써 출산을 짐으로만 여기지 않게 된다. ‘슈퍼맨아빠들이 아내 없이 48시간 동안 육아를 하며 겪는 시행착오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육아상식을 사전에 학습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 원장은 아빠들의 육아 방송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더 이상 아빠들의 육아가 어색하거나 생소하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인식변화로 증가하는 아버지교육  


프렌디열풍은 방송매체를 넘어 교육현장에도 일고 있다. 기독교와 천주교같은 종교계에는 아버지 학교가 오래전부터 뿌리내렸으며, 여성가족부에서는 2006년부터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아버지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건강가정지원센터는 전국적으로 151개소가 개설되어 있으며, 각 센터에 따라 다양한 아버지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교육과정은 찾아가는 아버지 교실이다. 현재 서울시 강남구와 구로구, 노원구, 강원도 동해시, 경기도 광명시 등 많은 지자체에서 앞 다투어 개설하고 있다.


특히 광명시는 지난 해 프렌디! 가족사랑에 이어, 올해에는 떴다! 슈퍼맨을 진행하고 있다. 광명시 건강가정지원센터 이현주 교육문화담당자는 지난해에는 친구같은 아빠라는 주제로 자녀와 친근하게 놀아주는 아빠에 대한 교육을 했다면, 이제는 친구를 넘어서 슈퍼맨처럼 아이들을 바르게 양육하고 이끌어주는 아빠를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각 지자체 건강가정지원센터는 다양한 아버지교육을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아빠와 자녀가 함께하는 사랑의 요리교실(경남 의령군), 부자 토요돌봄(경남 진주시), 찾아가는 남성대상교육(전남 구례군), 가족친화적인 남성역할(전남 완도군), 아빠와 함께 초록상자 만들기(강원도 원주시), 천하무적 부자야구단(서울시 구로구), 아빠와 함께 하는 과학놀이터(인천시 계양구), 아빠와 함께하는 2주 프로젝트(경기도 용인시) 등 수없이 많은 아버지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서울시 건강지원센터 교육지원팀의 이민주 씨는 아버지교육은 남성의 인식개선을 통해서 직장과 가정이 균형있게 양립하며, 가족친화적인 문화를 조성한다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아버지대상교육은 2010289, 2011366, 2012393, 2013410개 과정이 개설되었을 정도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 아버지교육과정이 느는 이유는 아버지들의 참여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5일제가 정착하며 자녀들과 함께 주말을 보내거나, 아버지교육을 수강하는 아버지들의 비율도 높아졌다.


 

프렌디에 대한 달라진 사회인식  


자녀와 함께 보내는 아빠의 증가는 일상생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인천시에 사는 박찬오 씨는 10여 년 전부터 세 자녀와 함께 주말마다 여행을 다니고 있다. 박 씨는 그동안 아버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10여 년 전에는 아내 없이 자녀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면, 동네 할머니들이 다가와서 애들 엄마가 없냐?”며 불쌍하게 생각하고 이상하게 쳐다봤다는 것이다. 그런데 5년 전쯤부터 변화가 생겼다. 박 씨가 아이들과 함께 월미도로 놀러갔는데, 맞은편에서 다른 아버지가 자녀들과 함께 다니는 모습을 처음 본 것이다. 그 후로 박 씨는 자녀들과 함께 여행지를 찾는 아버지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박 씨 네 가족은 여행을 떠날 때 가족의 아이디어가 총동원된다. 그가 평소에 가고 싶었던 곳을 가기도 하고, 인터넷을 살펴본 아이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한다. 박물관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그의 아내가 박물관에 가자고 하면 자녀와 함께 떠난다. 박 씨 가족은 몇 년 전부터 가족여행을 다녀오면 앨범을 만들어 왔는데, 자녀들이 앨범을 보다가 또 한 번 어떤 곳에 가자고 하면 집을 나서는 경우도 있다. 자녀들에게 아버지에 대해 물으니 하나같이 착하고 요리 잘하는 아빠라고 했다. 아빠와 자주 놀러가다 보니 아이들은 박 씨를 편하게 대한다. 가끔 막내딸이 어린이집에 찾아온 그에게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하며 스스럼없이 대하는 모습을 딸아이 친구들이 의아하게 바라보기도 한다는 것이다.


시간 날 때마다 놀러 가면 피곤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 씨는 주말이면 자주 돌아다니다 보니, 자신도 그렇고 아이들도 주말에 어디 안 가고 집에 있는 게 오히려 어색하다고 했다. 일반 가정의 아빠들이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적고, 아이와 단 둘이 있으면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와는 오히려 반대인 듯싶었다. 박 씨는 5학년인 큰 딸이 중학생이 되면 친구들과 함께 하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전까지는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가족 간의 사랑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자녀에게 명확한 기준선 제시해야

 

프렌디족 아빠가 자녀들과 너무 친하다 보니 가끔은 아이들이 통제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서울시 성북구에 사는 가정주부인 이모씨도 가족모임에서 그런 모습을 자주 보곤 한다. 최근에는 아이들이 접하는 것도 많고 영악해져서 아빠가 무르다 싶으면 아빠 머리 꼭대기에 올라간다고 했다. 그래서 이모씨는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 선은 지키게 하고 있다. 이모씨는 아이들이 버릇없이 구는 게 부모들한테는 애교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놔두면 밖에 나가서 다른 어른들에게 버릇없이 굴게 된다고 강조했다. 박찬오 씨도 자녀들 이 바르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 잘못한 일이 있으면 꾸지람을 한다. 박 씨는 본인 스스로가 평소에는 아이들과 평소에 편하게 지내다가도 아이들이 잘못한 일에 대해선 혼내준다고 밝혔다.


아이들은 가치판단의 기준이 없기 때문에 아버지가 아무런 기준선 없이 아이들을 키우면 불안해 해요. 그래서 딱 기준선을 정해주고 아이들을 대하고 있어요.”  박 씨는 여기서 중요한 대목도 지적했다. 아빠가 정해 놓은 기준선은 자신의 기분상태에 따라 변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아빠가 기분 좋은 날은 아이들이 게임을 해도 괜찮고 안 좋을 때는 무조건 방에 들어가서 공부해라고 하면 아이들은 아빠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행복한 가정은 아빠로부터 서울시 성북구의 이모씨는 자녀들의 사회성은 아빠로부터 나온다며 최근의 프렌디열풍은 반가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자녀들에게 엄마는 어찌 보면 잔소리꾼일 수가 있는데, 아버지가 아이들과 가끔 수영도 가고 아들과는 공도 차면서 엄마가 하지 못 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모씨는 아이들이 학교 시험을 잘 치르고 나서 아빠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모씨는 가정 내에서 아빠의 역할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엄마는 아이들이 위험하다 싶은 일은 일절 시키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아빠는 아이들 뒤에서 자전거를 놓고 지켜보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모씨는 부부간에 대화를 많이 가지려고 노력 한다. 자녀는 혼자 키우는 게 아니라는 생각으로, 자녀들에게 있었던 소소한 일상도 남편에게 말한다. 나중에 아이가 크면 아빠를 어색해 하지 않도록 직장생활로 바쁜 남편에게 아이들의 이야기를 틈틈이 해준다.


이에 대해서 박 씨도 동의했다. 자녀들은 엄마아빠가 진짜 행복한 모습을 보일 때 마음에 안정감을 느끼고 바르게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며 아껴주고 배려해준다면 자녀도 그런 아빠를 보며 아들은 훌륭한 가장으로 커나갈 수 있고 딸아이도 좋은 남편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박 씨의 지론이다.

 

아버지는 가정의 울타리이자 보호막

    

하이패밀리 김향숙 원장은 최근에 프렌디족이 느는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가족질서의 변화다. 남편의 권위가 중요했던 가부장적 사회에서 가정 내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평등한 시대로 변한 것이다. 이는 수직적 부모관계 도 수평적인 구도로 바뀌는 계기를 마련했다둘째, 성역할의 변화다. 오늘날은 성역할이 더 이상 고정되거나 구분되지 않고 자유로워지고 있다. 직장맘이 늘어나면서 남편들의 가사 참여율이 높아 졌다. 사회적으로도 이제는 남성이 남자답다에서 가정적이다가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최근에는 육아휴직제를 이용하는 아빠들도 늘어나서 지난해에는 전년에 비해 49%가 늘어난 3400명이 육아휴직을 했다.


비록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의 비율이 4.5%에 불과할 정도로 그 비율은 현실적으로 미비한 수준이 사실이기는 하나, 그 증가추세가 가파르다는 데에는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셋째, 가족 가치의 변화다. 핵가족화로 인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중요해지면서, 자녀들을 권위로 누르는 행위는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김 원장은 아버지가 자녀와 단순히 놀아주는 역할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3C, Companion(동료나 친구), Coach(코치), Counselor(상담자와 지지자)로서 아버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정 내에서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언제라도 다가와 스스럼없이 장난치며 놀 수 있는 친밀한 존재, 규칙을 설정하고 준수하고 아 이들을 훈련시키는 코치, 자녀의 고민거리를 의논할 수 있는 상담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아빠의 역할은 아이들의 엄마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이를 통해서 아이들은 아빠를 존경하고 신뢰하게 됩니다. 아빠라는 존재는 가족의 울타리이며 보호막이에요. 금방 해체될지 모르는 울타리라면 자라나는 아이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프렌디족의 등장은 변화된 시대상이 투영된 면이 강하다. 이제 남편들도 자녀와 함께 놀아주고 아내와 함께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다면 가족에게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시대의 남성들이 이런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소소한 즐거움과 슬픔을 가족과 함께 한다면 더욱 더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본인 또한 즐거운 나의 집에 안착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MeCONOMY Magazine Ma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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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화상병' 충주·음성 확산...단양군도 의심 신고
'나무의 암'으로 불리는 '과수화상병'이 충북 충주에 있는 과수원 2곳에서도 확인됐다. 17일 충청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지난 13일 충주시 동량면 소재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처음 발생한 이후 전날까지 충주 10곳(3.8㏊), 음성 1곳(0.2㏊)으로 확산했다. 또 단양군 대강면 소재 과수원 1곳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돼 정밀검사 중이다. 시는 전날까지 확진 판정이 나온 7농가 3.84㏊ 과수원을 대상으로 매몰 등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다. 의심증상이 발견됐던 산척면 송강리 사과 과수원 1곳은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농정당국은 발생 과수원에 대해 출입 제한조치를 내리는 한편 감염나무 제거와 생석회 살포, 매몰 처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정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발생농가의 바이러스 유입 경로를 역학조사하고, 도농업기술원 및 일선 시·군 종합상황실도 운영하고 있다. 충주·음성과 인접한 시·군의 과수 재배지역에 대한 예찰도 강화했다. 도 관계자는 "과수화상병 확산을 막으려면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농가의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며 "농작업 때에도 도구 소독을 철저히 하고, 다른 과수원 출입은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