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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질주본능과 안전의무


최근 엔진의 소형․ 경량화와 함께 연비향상을 목적으로 다양한 차종의 터보차량이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터보차량은 가속력이 갑자기 높아질 수 있고 급제동의 경우에 브레이크에 무리가 갈 수 있어서 대용량의 브레이크 드럼과 디스크가 필요하다. 터보라는 말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용어에서 유래했는데 속도가 빨라진다는 뜻으로 일반엔진보다 속도가 빠른 엔진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터보엔진은 원래 발전기, 항공기, 레이싱카에 사용되는 고성능엔진이다. 일반자동차는 공기흡입을 통해 엔진이 작동하는데 터보엔진은 공기를 압축시켜 강제로 엔진을 작동하게 하므로 더 빠른 속도를 낸다.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레이싱카 ‘페라리’에서 첫 선을 보인 터보차량은 중대형차부터 적용되어 오다가 최근에는 일부 소형차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고속레이싱카에 사용됐던 터보엔진이 일반자동차에 사용된다는 것은 고성능이라는 점에서 속도를 즐기는 매니아들에게는 즐거운 소식인 것은 사실이나 안전을 추구하는 일반운전자들에게는 보다 많은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 한국지엠 외에 아우디코리아, 같은 수입차들도 앞 다투어 터보차량을 출시하고 있다. 자동차제조사들이 이와 같이 터보차량에 애정을 쏟는 이유는 엔진경량화 추세와 친환경 때문이다. 터보차량은 성능과 연비가 좋아서 연료도 절약하고 배기량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터보 모델의 다양화


현대자동차는 지난 7월 신차발표회에서 ‘2016년형 쏘나타’에 2.4GDi 모델을 없애고 1.7 디젤 모델과 1.6 터보모델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또 1.6 터보 모델과 7단 DCT의 최적조합으로 최고출력 180ps와 최대토크 27.0kgm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구현했으며, 터보모델임에도 불구하고 13.4km/ℓ, 13.1km/ℓ, 12.7km/ℓ(16/17/18인치 휠)의 높은 연비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월 고성능터보 GDi 엔진을 탑재해 실용영역의 가속성능을 대폭 향상시키고 세련된 전용 내·외관 디자인을 적용한 ‘쏘나타 2.0 터보’ 모델을 출시하고 본격 시판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쏘나타 2.0 터보는 최고출력 245마력(ps)과 최대토크 36.0kg.m로 기존가솔린 2.4 GDi 모델 대비 각각 27%, 43% 향상된 강력한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쏘나타 2.0 터보는 성능 및 연비향상 신기술이 대거 적용된 ‘뉴 쎄타-i 2.0 터보 GDi 엔진’을 통해 기존 YF 쏘나타 2.0 터보 모델(10.3km/L) 대비 5% 향상된 10.8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앞에 언급한 바와 같이 터보엔진을 장착한 차량은 기존 차량에 비해 월등하게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것임은 틀림이 없다.


안전성 믿어도 될까


자동차가 실제 도로에서 주행을 하려면 자동차안전기준에 적합해야 한다. 교통안전공단 부설 자동차안전연구원 친환경평가실 김남용 선임연구원은 “자동차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인증방법에는 형식승인제도와 자기인증제도 두 가지가 있는데 형식인증제도는 차량을 출고하기 전에 관청에서 미리 평가하는 방법인 반면, 자기인증제도는 관련법에서 차량 안전성에 관련된 부분을 선언을 해놓고 기준적합조사를 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양산차량의 원동기출력부분에 대해서 기준출력의 ±5%로 돼 있다”며 자동차 성능에 대한 만족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터보엔진은 예전부터 나왔던 엔진으로서 디젤엔진의 경우에는 100% 터보엔진이라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가솔린터보차량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 이유는 가솔린터보엔진의 경우 차량의 연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배기량이 줄어야 하는데 배기량이 줄게 되면 출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서 배기량을 줄이더라도 출력을 줄이지 않는 방법이 터보차량으로 전환하는 방법인 것이다.


공회전이나 부하가 없을 경우에는 저배기량 엔진으로 구성되므로 엔진소모, 기름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차에 출력(힘)이 필요할 때에는 차에 부족한 출력을 보강해줄 수도 있다. 김 선임연구원은 “터보엔진이 개선·발전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하면서 “제작사에서 출고 시 차량에 문제가 없도록 시험을 해서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히 기술적인 결함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난 2000년대 초부터 터보엔진으로 변경된 차량들이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갑자기 속도가 올라가는 가속력(PRD) 결함도 나타나고 있다. 터보차량은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갑자기 속도가 빠르게 올라갈 수 있어서 운전자가 기대했던 속도를 초과하게 되면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터보엔진을 좋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배기량 다운사이징이다. 터보엔진이 배기량을 줄인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인데다 고출력을 낸다는 점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만족하고 있다.


터보차량 리콜의 원인


자동차에 문제가 발견되면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서 리콜명령을 하는데 요즘에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발적으로 리콜을 하기도 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4년 8월29일부터 10월28일까지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LF쏘나타 1.6ℓ 터보 엔진 차량 208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리콜 사유는 변속기 회전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장치인 드라이브샤프트 공정관리 미흡으로 인해 발생하는 초기 주행 시 소음발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기간 중 생산된 LF쏘나타 중 1.6 터보모델에 2.0 드라이브샤프트를 장착해 생긴 현상”이라며 “현지에서 드라이브샤프트 점검 후 필요 시 교환 중”이라고 설명했다.


터보차량의 결함이 단지 소음 때문이라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성능 엔진으로 인해 위험하지는 않은가 하는 우려를 할 수 있다. 한국지엠(주)도 지난 2014년 12월 크루즈 1.4 터보를 리콜한 바 있다. 리콜사유는 동력전달장치인 내부 중공형 드라이브샤프트가 적용된 차량에서 급격한 가속 및 제동 시 새프트가 부러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경우 추가적인 가속이 불가하지만 엔진은 정상작동을 하기 때문에 제동성능은 유지되므로 열처리 과정이 개선된 조수석 내부 중공형 드라이브샤프트로 교환하는 방법으로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아우디 코리아도 터보차량에 대한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4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생산된 아우디 S4, A6, A7, A8 중 3.0 TFSI(터보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장착된 일부 차량에 대해 연료분사 장치 교체를 위한 자발적 리콜 캠페인을 실시했다. 리콜 사유는 일부 차량의 연료분사장치에서 연료누설 이상 발생 가능성이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연료분사장치에서 연료가 누설될 경우 차량 운행 시 연료 냄새가 날 수 있고 화재의 위험도 있다.


터보엔진 튜닝도 가능하다


(사)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김필수 회장은 ‘최근 터보차가 다양한 차종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기존의 차량에 터보엔진을 튜닝하는 것도 가능한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튜닝은 외관상 디자인을 바꿀 수도 있고 기능을 개선해서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중형차, 소형차, 경차 등 차의 크기와 종류에 무관하게 터보엔진을 튜닝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기존 형식승인제에 있는 구조변경제와 관련해서 별 다른 문제는 없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의 김 선임연구원도 “운행차 기준의 구조변경과 관련 터보차에서 터보엔진을 제거하는 것은 안 되지만 일반차에 터보엔진을 붙이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며 “마력이 올라가면 형식승인을 다시 안 받아도 된다”고 말했다. 현행 시스템에서 터보엔진 튜닝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얘기다.


친환경터보는 엔진 경량화를 통해 연료 낭비가 감소하므로 자동차 제조사에서 출고 시 터보엔진을 장착할 수도 있지만 운행차를 튜닝하는 애프터 마켓에서 일반가솔린자동차에 터보엔진을 장착하는 방법도 가능하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터보엔진을 튜닝해도 자동차의 내구성이나 성능,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터보엔진이 연비는 좋지만 급속제동의 경우 브레이크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터보엔진으로 튜닝하는 경우 기존의 브레이크 보다 큰 규격으로 브레이크 드럼, 디스크, 휠을 교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운전자의 안전의무


자동차의 성능이 좋아지고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점점 더 기능이 향상된다면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가슴 뿌듯한 일이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냥 즐겁기만 한 일은 아니다. 고속도로뿐만이 아니라 동네골목에서도 가속페달을 밟는 운전자들이 많고 재빨리 길을 빠져나가지 못하면 운전을 잘하지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교통안전문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안전거리 유지나 제한속도 준수가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현행 자동차 운행속도 제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속도제한이 가장 강력한 스쿨존에서의 사망사고가 끊이질 않는 상황에서 고성능, 고속의 레이싱카에 어울리는 강력한 엔진을 적용하는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어찌 보면 그리 달가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MeCONOMY Magazine August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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