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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성교육과 인성평가


어린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깨끗한 흰 도화지에 그림을 하나씩 그려나가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좋은 그림을 하나씩 그려나갈 수 있다면 좋은 가르침을 받은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좋은 가르침을 받고 있지 못한것이 된다. 그러나 이런 얘기는 아이들의 마음이 상처나 편견 없이 백지와 같이 깨끗한 동심일 때 가능한 일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와 어떻게 하는 게 바람직한지를 취재했다.


요즘 아이들과 관련된 보도를 보면 동심, 꿈과 희망, 사랑과 행복과 같은 좋은 단어들 보다는 선행학습, 학원, 수면부족, 학교폭력, 왕따, 우울, 자살 등 좋지 못한 단어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 수있다. 그러다 보니 행복해야 할 아이들이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지난 2009년 이래로 5년 연속 OECD국가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한국방정환재단/ 2013). 또 지난 2011년 세계가치조사에서 한국 청소년(15~29세)의 ‘매우행복하다’는 응답비율 9.4%로 매우 낮은 반면 프랑스 45.9%, 영국 45.3%, 스웨덴 43.2%, 핀란드 37.8%, 미국 36.6%, 일본 30.1%, 독일 26.7%로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왜 우리 아이들은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보고서(2015)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핵가족화, 맞벌이 가족 및 이혼가정 증가 등으로 청소년에 대한 가족의 보호·지지 기능이 약화되고 빈곤층 증가로 인해 가정의 경제적·심리적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다. 학교폭력 및 괴롭힘 현상 심화, 학업경쟁과 여가의 부족등은 말할 것도 없다. 이로 인해 아이들의 정신건강도 악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인지율 43.8%, 우울감 경험률 37.4%, 자살시도율 5%으로 나타났다(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2010). 또 청소년 흡연자 비율(9.2%)은 OECD 국가평균(10.9%)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음주(27.6%)는 OECD 평균(15.9%)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술로 풀려고 하는 어른들의 음주문화를 아이들이 따라가고 이러한 비교육적인 문화
가 비행청소년을 양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성교육의 중심 주체는 학교


인성교육진흥법이 발효되면서 인성교육과 인성평가가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양정실 박사는 “인성교육진흥법은 인성교육을 한 교과로서 편성하는 것으로 오해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그러나 교과교육과 창의적 체험활동을 비롯한 학교교육 전 국면에서 인성교육이 활성화되도록 하는 데 취지가 있는 것이지 별도의 과목이나 교과를 편성해 인성교육을 하자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교육과정 개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인성을 특화한 교과목이 편성되거나 그에 관한 교육과정이 개발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어 양 박사는 “인성교육진흥법 및 시행령을 통해 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한 학교(교사 포함), 교육청, 정부(교육부 포함)의 역할이 명료해짐으로써 인성교육을 좀 더 체계적으로 실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흔히 인성교육의 주체를 가정이라고 하지만, 이 법령의 시행을 통해 학교가 가정과 사회를 아우르는 인성교육의 중심 주체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 박사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실천하고자 하는 자발적인 노력들이 있었는데 인성교육진흥법은 이러한 노력들이 인정을 받고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좋은 토대라고 생각한다”며 “교육의 본질이 성적 향상과 경쟁에서의 우위에 있지 않음을 상기시키고, 장기적으로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교과나 교과외 활동에서 인성교육을 함께 실천하는 교사들이 많고 교육부도 인성교육 활성화를 위한 자료 개발이나 연수,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성교육이 학교교육이 지향해야 할 본질로 인식되기보다 ‘부가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정도도 교사 개인의 특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어서 인성교육의 실천이 비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 인성교육은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이뤄진다. 하나는 직접적으로 가르치는 내용이 인성교육의 요소일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교과 학습의 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우게 되는 가치관, 태도, 역량등이다. 인성교육에서 전자가 중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학생들의 인성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험은 학습의 과정에서 배우는 가치관이나태도일 것이다. 따라서 인성교육에서는 지도하는 내용의 차원뿐만이 아니라 지도하는 방법 역시 중요한데 프로젝트 학습, 역할놀이, 토의·토론, 협동 학습 등 주로 학습자의 협력적 상호작용을 통한 교수·학습 방법이 인성교육 방법으로 채택되고 있다.


그럼에도 인성교육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양 박사는 “그 이유로는 첫째, 학생 참여적 협력 학습 상황에서는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과 반응을 이끌어내어야 하는데, 그러한 시간도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서 평가에 할애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고 둘째, 학생들의 가치 발달, 도덕 발달을 평가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온당한지에 대해 교사가 확신이 없으며 셋째, 인성 평가를 위한 수행평가에는 교사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교사의 판단과 관찰을 신뢰하는 분위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인성교육에 따른 평가 방법은 주로 교수·학습 과정에서 이뤄진 학습자의 협력적 상호작용을 평가하는 수행평가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수업에서는 협력학습을 하는데, 평가 단계에서는 개별적인 성취만을 잰다면 협력학습에 대한 학생들의 동기가 저하될 것이다. 반면 모둠별 평가만 이루어진다면 협력학습의 과정에서 뒤처지는 학생들이나 비협조적인 학생들은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게 무임승차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협력학습을 실천하는 만큼 그에 따른 평가의 변화도 수반돼야 한다는 얘기다.


교과중심적 사고는 문제 해결 못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김기헌 박사는 “청소년 문제와 관련해 최근 제기되고 있는 것은 학교폭력을 비롯해 비행이나 문제행동의 연령이 낮아지는 현상(저 연령화)이다”라고 말했다. 저 연령화의 원인으로는 신체적인 발달이 생활 여건 개선으로 빠르게 이뤄지는 대신 정서적인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가정 기능의 약화, 공동체 문화의 실종, 입시경쟁의 저 연령화(취학 전 사교육)에 따른 스트레스 증가, 사회성이나 사회적 관계 형성 부족 등으로 약화되면서 어린 나이에 학교폭력, 비행과 같은 문제행동이 시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불리는 청소년기에는 정서조절이 쉽지 않고 특히 요즘 시대는 너무 쉽게 분노하고 흥분한다는 의미에서 분노의 시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김 박사는 “청소년의 분노조절과 관련해 가장 많은연구가 이뤄진 분야는 부모의 역할에 관한 것인데 부모의 양육태도가 자녀에 대해 정서적으로 긍정적이고 현명하게 대처할 때 자녀들은 스스로를 위로하거나(자기위로능력) 외부적인 자극에 대해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키우게 되고 분노를 조절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최근 우리나라 청소년의 분노 조절이 부족하고 쉽게 표출하는 이유로 저출산에 따라 자녀가 1명인 경우가 많아 과보호로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다보니 감정표출을 억제하지 못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으며 가족구조의 변화(한 부모, 이혼가정, 재혼가정)와 맞물려 가정 내에서 방치되는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가정 내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환경과 정서적인 측면을 무시하고 인성교육에 관한 접근을 계량적으로 측정도구를 만들고 수준을 진단해 개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인성 진단 결과를 대입에 반영한다는 소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는데 인성평가는 시험방식이 아닌 수행평가와 비슷하게 교사의 재량 하에 테스트 방식이 아닌 관찰과 면담을 통해 파악하고 진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 평가의 활용은 인성이 가지는 취지 그대로 학생들 개개인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차원에서만 이뤄지는 것도 필요하다.


김 박사는 “교과 중심적 사고는 큰 틀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체육시간이나 미술 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인성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성은 모든 교과에서 다뤄져야하며 모든 교과의 교사들은 학생들의 인성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지도해야 하는 것이 옳다.


김 박사는 “인성교육 논의에서 안타까운 것은 인성이라는 교과목을 만드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며 인성교육은 모든 교과와 모든 선생님, 넓게는 가정에서의 부모, 지역사회에서의 시민이 함께 해야 하는 것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관점을 견지하는 것이 인성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가정의 인성교육도 중요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분석한 결과 부모의 직업이 없는 학생은 상대적으로 가정환경이 열악하고 인성수준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인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또부모와의 관계, 교사와의 관계가 긍정적일수록 학생의 인성수준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의 인성교육은 주로 부모 자녀간의 관계에 의해 이뤄진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부모-자녀 간의 대화시간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또 학생의 학교성적이 낮을수록 짧고, 대화시간이 짧은 학생일수록 대부분 시간을 텔레비전 시청 및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경향이 더 있었다. 또 게임중독 위험과 잠재위험 청소년들은 일반청소년 보다 부모-자녀 간의 의사소통 점수가 낮은 반면에, 부모와 자녀 간의 민주적이고 상호적인 상호작용은 의미 있는 가치와 규범에 관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일방적이고 전제적인 상호작용은 대화를 부실하게 만들고 학습이 잘 일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민주적인 양육태도를 가진 부모 아래서 성장한 자녀들은 활발하고 우호적으로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반면에, 독재적이고 통제적인 양육태도를 보인 부모의 자녀들은 화를 잘 내고 변덕이 심했다. 또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경향도 있고 학교폭력의 가해학생이될 가능성도 높았다.


가정-학교-사회의 공동책임


학교는 공식적인 교육기관이고 인성교육에 있어서도 중심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옳다. 그러나 최근 아동·청소년들의 인성교육 문제는 가정, 학교, 사회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사회변화에 따라 가정에서 아이들의 건전한 정서 함양을 할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고 사회의 좋지 않은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는 상황에서 입시 위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린 나이에도 수면 부족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정서 발달은 원만한 가정 안에서 부모와의 유대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야 하지만 요즘에는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맞벌이를 이유로 유아기부터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양육·교육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결핍되는 것이 있을 수 있고 그러한 정서적인 문제가 성인기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어린 아이들의 정서적인 문제가 성인들의 문제가 될 수 있고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따라서 인성교육, 인성평가가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게 된 데에는 단지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배경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인성교육, 인성평가는 그것이 대입전형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도 중요하겠지만 인성교육, 인성평가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본질적으로 고민해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인성을 점수로 평가한다는 것은 사실 어렵기도 하고 실제 상황에서 많은 문제점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인성교육을 교과목으로 편입해서 일렬로 줄 세우기보다는 인성교육과 인성평가를 학생들을 지도함에 있어서 개별적인 상담과 지도에 참고하는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일선 학교에서 하고 있는 인성교육의 내용을 살펴보면 전통교육에서부터 예체능교육, 지역사회봉사 활동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아동·청소년들의 관심을 대입전형이 아닌 다른 곳으로 잠시돌려놓은 데에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생각해본다면 예체능이나 봉사활동 점수로 인해 어린 나이에 무리한 생활을 하게 된다는 점 역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법은 어디에 있을까? 우선은 아동·청소년들이 정서적, 심리적, 신체적으로 고통스럽지 않도록 교육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아동·청소년을 교육하는 어른들부터 정도와 적절함을 제대로 알아 가는 노력이 필요해 보였다.


MeCONOMY Magazine Septemb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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