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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여의도 한강공원 르포르타주



<M이코노미 이홍빈 기자>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은 한강공원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첫사랑을 만났던 장소로, 또 다른 누군가는 친구·가족들과 웃음 지으며 추억을 만들었던 공간으로. 이렇듯 다양한 추억을 함께하는 서울의 한강변을 따라 총 11개의 한강공원이 있다. 특히 여의도 한강공원은 4월은 여의서로를 따라 늘어선 수천그루의 왕벚나무가 벚꽃 잎에 하얗게 물들고, 10월에는 푸른 한강 위 하늘을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불꽃이 수를 놓는다. 서울의 상징인 한강공원,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의 대표 공원으로 자리 잡은 여의도 한강공원의 민낯을 들여다봤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족 또는 친구, 연인과 함께 찾아와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일상의 피로를 풀고 여가를 즐기며 추억을 쌓는 이들에게 한강은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이들이 몰래 버린 양심은 여기 저기 쌓여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해 평균 한강공원을 찾는 사람은 약 7,000만명, 그중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는 사람은 1,750만명 정도 되는 것으로 집계된다. 한강을 얼어붙게 하는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은 물론 봄, 여름, 가을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간인 셈이다.

여의도 한강공원의 빛과 어둠

지난 6월12일,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어둑어둑한 새벽시간인데도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눈이 띄었다. 가볍게 조깅을 하면서 아침을 깨우는 사람, 자전거 도로를 따라 열심히 페달을 밟는 사람 외에도 강아지를 끌고 나와 산책하는 사람도 있었다. 24시간 편의점에서는 직원들이 밤사이 쓰레기더미로 변한 가게 주위를 쓸며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한강공원 곳곳에는 여러 개의 텐트가 펼쳐져 있었는데 텐트 주변으로는 지난 밤 일어난 일을 말해 주듯 음식물과 술병들이 가득했다. 텐트 옆에는 ‘안에 사람 있어요’라고 말하는 듯 어지럽게 신발이 높여있었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혀를 끌끌 차거나 눈살을 찌푸렸다.

각종 쓰레기들은 텐트 주변은 물론 나무아래, 벤치, 계단 등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득 쌓여 있었다. 노숙자들이 쓰레기더미를 뒤지는 모습도 보였으며, 바닥에 흩어져 밟히고 으깨진 음식물 찌꺼기에는 비둘기들이 부리를 쬐고 있었다. 한강공원 곳곳에 흐르는 물에는 전단지와 각종 쓰레기들이 떠다니며 일인당 GDP 3만불 시대를 맞는 한국인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지 세삼 의구심을 갖게 했다.



한강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

이날 한강공원에서 만난 김중호(60세) 씨는 여의도에서 25년째 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운동을 위해 한강공원을 찾는다는 김씨는 “이른 아침 공원을 거닐 때마다 여기저기 널부러진 쓰레기들을 볼 때면 씁쓸함을 감출 수가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누가 한국을 선진국이라고 말 할 수 있겠냐”면서 허울뿐인 우리의 모습이 우려스럽기까지하다고 말했다. 사업차 일본을 자주 다닌다는 김씨는 “일본인들을 만나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대해서는 자랑할 수 있지만 시민의식을 말할 때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며 “한강의 이 모습이 바로 대한민국의 시민의식이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가끔 직원들과 함께 족발이며 김밥을 사가지고 한강공원을 찾는다는 김씨는 “음식을 먹고 난 다음 음식물을
싸온 봉지에 쓰레기를 담아서 쓰레기통에 버리기만 하면 되는데 왜 그걸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하면서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한강에 텐트를 쳐 놓고 텐트 안에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 젊은 사람들을 볼 때면 우리의 미래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한강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이런 부분을 잘 관리해서 많은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한 후 자리를 떴다.

종로3가에 거주한다는 이철민(58세) 씨는 “한강 공원을 따라 걷거나 뛰면서 운동을 하다보면 확실히 도심보다 공기도 좋고 시야도 탁 트여서 기분이 좋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한 지점부터 돌아오는 지점 어느 한 곳도 말끔한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주변을 지저분하게 어지럽히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는 게 어딨냐”면서 “매일 공원을 청소하는 환경 미화원들을 볼 때면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경찰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다는 최주혁(25세, 가명)씨는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쐬러 한강공원을 자주 찾는 편”이라고 했다. 평일에는 가끔 돗자리를 펴고 누워서 책을 읽거나 일본어 공부를 한다는 최씨는 “주말에 한강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자전거를 타다가 그늘에서 잠시 앉아 쉬려고 하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쓰레기 때문에 쉴 곳이 없어 너무 불편하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 관리소가 나서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현재 처벌 수위가 너무 약하고 감시하는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나보다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젊은사람들이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아지(봉구)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이금주(65세,가명)씨는 “여의도에 20년 동안 살면서 매일 아침과 오후에 한 번씩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데 주말만 되면 한강공원이 아니라 쓰레기 하치장이된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쓰레기가 여기 저기 널려있는 것은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가 한정적이고 쓰레기통 간의 거리가 떨어져 있어 사람들이 이용하기 불편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씨가 지적한 바와 같이 한강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한강공원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비슷한 지적을 했다. 한강공원 매점 관계자는 “요즘은 기온이 올라가면서 밤이 깊어도 사람들이 떠날 줄을 모른다”면서 “보통 새벽 2시까지는 젊은 친구들이 가득해 왁자지껄한데 이들이 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10년째 매점에 물품을 납품하고 있다는 모 업체직원은 “한강에 올 때마다 지저분하다고 느낀다”면서 “가끔은 공원이 아니라 쓰레기 집하장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예전보다는 시민의식이 나아지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을 전했다.

차 끌고 여의도 한강공원 입성

여의도 한강공원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이지만 차량을 이용해 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몇 가지 통과 의식을 거쳐야 한다.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63빌딩 앞 여의도 1주차장에서 성모병원 앞 여의도 5주차장까지 총 5개의 주차장이 있다. 여의도 한강공원 주차장의 총 면적은 60,522㎡이고 총 1,791대를 주차할 수 있게 되어있다. 현재 여의도에 있는 5개 주차장은 모두 민간에 위탁되어 운영 중이다. 시민들이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는 4월에서 10월까지는 오전9시부터 23시까지 운영하고 날씨가 추워지는 11월부터 3월까지는 오전9시부터 21씨까지 운영한다. 또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주차요금을 받고 있지만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전면 무료로 주차
장을 이용할 수 있다. 주차는 최초 30분 2,000원이며 10분씩 초과할 때마다 300원씩 증가한다. 하지만 1일 주차 최고한도가 15,000원으로 정해져 있어 일요일이나 공휴일이 아니더라도 하루 종일 주차장을 이용하는데 큰 부담은 없다.

그러나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이 주말 평균 6만명 이상 추산되는 가운데 1,791대를 수용하는 주차장은 늘 부족할 수밖에 없다. 특히 주말이 되면 여의도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차량들이 줄지어 선다. 주차장에서 빠져 나오는 차량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구조이지만 언제가 될지 모르는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주차 행렬은 꼬리에 꼬리를 물기 일쑤다. 강북 미아에서 온 박중선(39세, 가명)씨는 “여름이면 한 달에 2~3번 주말을 이용해 아이들과 물놀이를 하기 위해 한강공원을 찾아와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시간을 보내곤 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이동하다보니 자연스레 짐이 늘어나서 차량을 이용하지 않으면 올 수 없는 현실인데, 주차시설이 너무나 부족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기까지 한시간에서 한 시간 반가량 도로위의 주차행렬에 있었던 적이 많다고 전했다.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불법 주차단속도 문제

한강공원 주차장에 주차하는 사람들은 행운티켓을 받은 사람들이다. 주차공간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현상인지 아니면 주차요금이 부담이 되서인지 알 길이 없지만 여의도 순복음교회 앞에서 마포대교로 이어지는 여의서로 도로변에는 불법 주차된 차량으로 가득하다. 해가 지는 저녁이면 이 행렬은 더욱 길어져 마포대교 위까지 불법 주차 행렬이 꼬리의 꼬리를 문다. 하지만 이를 단속해야 하는 영등포 구청은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지 한강공원근처 불법 주차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실제 취재원이 5월21일(토)과 6월11일(토) 2차례에 걸쳐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을 때마다 여의서로에는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가득했다. 취재원이 ‘120다산콜센터’에 불법주차 신고를 했지만 이에 대한 단속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5월21일 신고에 대해 당시 영등포구청 당직실에서는 “불법 주차 차량에 대해 계도 조치를 완료 했다”고 답을 해왔다. 물론 취재원이 계속해서 불법주차차량을 지켜보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구청 직원이 출동해 계도 조치를 실시했는지 안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계도조치가 이루어졌다는 말을 듣고 현장을 재방문했을 때 신고할 당시 불법 주차되어 있던 차량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이에 취재원은 당직실 담당 근무자에게 설명을 요구했다. 당시 담당 근로자였던 영등포구청 왕혁진 주무관은 “평일에는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주말에는 인원이 부족해 계도 조치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주말에는 불법 주차에 대해 견인을 하려고해도 견인차 업체와의 협조가 힘들다”며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영등포구청 주말 당직실 근무자와 달리 영등포구청 주차문화과의 답변은 달랐다. 주차문화과 박봉근 팀장은 불법 주차 단속에 대해 “공용 도로에 불법 주차되어 있는 차량에 대해서는 계도 없이 과태료를 부과한다. 특히 횡단보도와 교차로에 주차된 차량에는 견인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말에는 견인 조치가 힘드냐 질문에는 “영등포구청과 견인 업체 2곳 정도 업무 협약을 맺고 있어, 주말마다 견인 업체가 번갈아 가면서 차량 견인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여의도는 민원이 많기 때문에 단속이 자주 이루어지고 있으며, 단속이 없는 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고 전했다.



한편 6월11일 신고에 대해 영등포구청 당직실 고성보 주무관은 “현재 영등포구청의 불법주차 단속신고를 하더라도 당일 처리가 어렵고, 신고 접수 시 익일 처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왜 당일 처리가 불가능 한지 질문하자 “단속반 업무가 21시까지며, 이전 접수된 미처리 건이 많고 먼저 접수된 신고를 처리 중에 있어 현재 시간 단속 접수 건은 당일 처리가 어렵다.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여의도 한강에 뿌려지는 전단지 폭탄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는 사람들은 가족 단위도 많지만 친구, 연인 사이의 시민들도 많다. 대부분 젊은 연령층인 친구·연인 관계 시민들은 지하철 5호선인 여의나루역을 이용해 여의도 한강공원을 많이 찾는다. 하지만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들어가기 위해 여의나루역 2번 출구를 나오는 순간 전단지 세례가 쏟아진다. 전단지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들과 시민들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지나가야 한다. 만약 단 한 장이라도 전단지를 받아든 시민에게는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들의 전단지 폭탄이 쏟아진다. 여의나루 2번 출구에서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내려오는 100m도 되지 않는 짧은 거리에 손에는 20개 이상의 전단지가 들려져있다. 이 때문에 한강공원 입구에는 전단지 수거함도 4개나 준비되어 있지만, 주말에는 이마저도 부족해 전단지 수거함 주위로 수십 가지 종류의 전단지가 쌓여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 뿌려지는 전단지는 한강공원의 가장 큰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다. 올해로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환경미화원을 시작한지 2년이 지났다는 강복식(57세) 씨는 “보통 토·일·월 3일과 경우에 따라서 4일 가량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쓰레기가 넘쳐난다. 주말 하루마다 5톤 트럭 3대 분량의 쓰레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그는 “20명 정도의 미화원이 오전에는 쓰레기를 줍고 화장실을 청소한 뒤 오후에는 모아온 쓰레기들을 분리수거 하는 작업을 한다. 간혹 쓰레기가 너무 많으면 오후에도 쓰레기를 계속 주워야한다. 여름이면 햇살도 뜨겁고 쓰레기도 많아 힘들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전단지 쓰레기가 가장 많이 나온다. 공원 구석구석 마다 전단지가 없는 곳이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물에 젖지 않고 공원을 날아다니는 전단지는 그나마 다행이다. 여의도 한강공원 수로를 청소하던 시설관리인은 “한강 공원에는 물이 흐르는 곳이 많은데 거의 모든 곳에 전단지가 떠다니고 있다. 바람에 날아다니는 전단지가 수로에 빠져서 흐르다 보면 잘게 찢어져서 하수도를 막아버리거나 바닥에 눌어붙어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전단지를 아무데나 놔두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작업이 끊이질 않는다”고 대답한 다음 청소가 밀려 있다며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공원 내 전단지 배포는 불법

퇴근을 하고 집에 왔는데 현관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전단지가 열쇠 구멍을 막고 있거나 도어락을 가리고 있어 전단지를 떼어내고 문을 열고 들어간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곧장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전단지를 유심히 본 사람이 있다면 모를까 이 전단지에는 관할 구청 도장이 찍혀있는 경우가 잘 없다. 모두 불법 전단지다. 현재 옥외광고물 규정에 따르면 외부에 배포되는 모든 전단지에는 해당 관할 구청의 허가 도장이 필요하며, 도장에는 유효기간 등이 명시되어 있다. 여의도 한강공원 내에서 문제가되는 전단지는 현재 영등포구청 광고물관리팀에서 관리하고 있다. 만약 전단지를 배포하려면 해당업체 사람들이 구청까지 전단지를 들고 와 구청 직원의 관리감독 하에 전단지에 도장을 찍어야 한다. 만약 해당 구청의 도장이 없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전단지를 살포할 경우에는 과태료가 부과되며, 매수에 따라 부과 금액의 차이가 있다. 현재 10장 이하의 전단지에 대해서는 장당 1만8천원, 11장에서 20장 이하의 경우 장장 2만7천원, 21장 이상의 경우 장당 3만5천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구청 도장이 있다고 아무 곳에서나 전단지를 배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여의도 한강공원을 포함한 공원 내에서는 도장이 찍혀 있는 전단지라 할지라도 배포하는 순간 불법이다.



여의도 한강공원을 지키는 사람들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공원을 순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한강공원 내 순찰을 담당하는 각 지구 별 공공안전관이다. 불법 노점상들을 단속하고, 자주 발생하는 미아를 보호하고 아이의 부모에게 인계하는 등 하루 종일 한강 공원을 뛰어다닌다. 하지만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공공안전관에 단속이 되도 안전관들의 말을 무시하는 시민들은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오히려 시민에게 욕을 먹고 씁쓸하게 돌아서야만 하는 공공안전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6월18일 한강사업본부 여의도 한강공원 안내센터 박종선 반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Q.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합동단속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벤트성 단속인가?

A. 합동단속은 한강사업본부차원에서 주말과 공휴일동안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단속으로 경찰과 한강사업본부의 협조를 받아 각 한강지구에서 이뤄지고 있다. 합동단속이 시작된 지는 3년 정도 됐다. 그 전까지만 해도 여의도 한강공원 내에는 배달업체 이륜차 통행이 많았다. 이후 자전거를 타는 시민이 늘어나면서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한강본부에서 합동단속을 실시했다. 현재 많은 개선이 되어 한강공원 안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지나다니는 일은 거의 없다.

Q. 과거 이륜차 단속은 하루에 얼마나 있었나?

A. 합동단속으로 배달업체 이륜차가 줄어들기 전에는 주말 평균 30~40건 이상이 단속됐다. 하지만 지금처럼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제도가 없어 계도 조치밖에 못했었다. 당시 배달업체에 직접 찾아가 공원 질서 유지를 위해 통행을 자제해달라는 요청도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후 서울시에서 과태료부과 조례가 만들어 지면서 공원 내 이륜차 운행이 줄었다.

Q. 한강공원 내 전동휠이나 킥보드에 대한 의견이분분하다. 전동휠이나 전동 킥보드도 단속 대상인가?

A. 전동휠과 전동 킥보드는 법적으로 차도만 이용 할 수 있게 되어있다. 한강공원은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만 있기 때문에 공원 내에서 타는 행위는 불법이다. 하지만 전동휠이나 킥보드가 활성화 된지가 1년도 안되다 보니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아직 제대로 전파가 되지 않았다. 사실 전동 기구를 대여해주는 업체에서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줘야 하는데도 자세하게 알려주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우리 한강공원 관리 직원들이 업체에 방문해 안내문도 전달하고 전동휠을 대여해 줄 때 “공원 내에서는 이용이 불가하니 주지시켜 달라”고 당부하지만, 실제 적발되는 시민들에게 안내사항을 들었는지 질문해 보면 전동기구 대여업체 직원으로부터 이런 사실을 듣지 못했거나,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에서는 이용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2년전 조례가 개정되기 전에는 2륜 이상 전동차였는데 지금은 바퀴가 달려있는 동력장치도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바퀴가 하나만 달려있는 전동휠도 단속 범위에 포함된다.



Q.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한강공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목줄 없이 반려견을 데리고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겐 어떻게 하고 있나?

A. 직원들이 예의주시하며 단속하고 있지만 적발을 하더라도 많은 문제가 있다. 반려동물에 목줄을 착용하고 공원을 이용해 달라고 전달하면 시민들마다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미안하다”며 잘 따라주는 시민도 있는 반면 “당신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하냐”며 반발하는 사람들도 있다. 과태료 부과대상이라고 이야기하면 “네가 경찰이냐 왜 과태료를 부과하냐”면서 욕을 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이 가장 힘들다.

Q. 조례에 의해 과태료 부과대상과 금액이 정해져있는데 과태료 부과를 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실제 공공안전관들이 법을 집행하는 경찰이 아니다 보니 어쩔 도리가 없다. 과태료를 부과하려면 경찰이 출동해 현장을 적발해야만 과태료를 청구할 수 있다. 과태료를 부과하기 위해 경찰을 부른다고 하더라도 실상 시민들이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려 주지도 않고 사라진다. 이 때문에 들어온 지 얼마되지 않은 젊은 직원들은 굉장히 힘들어 한다.

Q. 이용시간 이후 텐트나 그늘막을 설치했을 때 과태료가 100만원으로 알고 있다. 이도 마찬가지로 단속이 힘든가?

A. 사실 텐트 단속이 가장 힘들다. 규정상 텐트와 그늘막은 오후 9시까지만 이용하고 걷어야 하지만 이를 모르는 시민들도 많이 있어 수시로 안내 방송을 하고 있다. 9시 이후에는 순찰을 하면서 시민들에게 안내를 하고 협조를 구한다. 텐트를 펴고 음식을 먹고 있는 경우 바로 치워달라고 말하기 힘들기도 하고, 다 먹고 나면 치우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과태료를 부과하기보다는 계도 조치를 주로 하고 있다. 실제로 반포지구에서는 3번이나 계도조치를 했음에도 텐트를 치우지 않아 경찰이 출동해 과태료를 부과한 적이 있다. 이후 과태료를 부과받은 시민이 한강사업본부를 찾아가 항의를 했다. 이 시민은 과태료는 내지 않고 중재된 것으로 알고 있다. 과태료 금액이 100만원이다 보니 적발하는 우리도 부담이고 시민입장에서도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Q. 텐트를 치고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살고 있는 노숙자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이들에 대한 단속은 어떻게 하고 있나?

A. 텐트를 이용해 노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여의도 한강공원에만 7~8명 정도 있다고 알고 있다. 이들은 보통 한 곳에 머물지는 않고 계속해서 자리를 옮겨가면서 노숙을 한다. 텐트 없이 낮에만 공원을 돌아다니는 노숙자들도 많을 때는 15명 정도 있다. 과거 구청 쉼터에 요청해서 “한강공원에 노숙자분들이 있으니 쉼터로 인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쉼터 직원들이 와서 노숙자 분들에게 쉼터로 가자고 해도 노숙자 분들이 안 간다고 떼를 쓰니 강제로 입소시킬 수 없다고 한다.

Q.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 시민의식은 어떤가?

A. 뭇매를 맞을지 모르겠지만 시민의식은 그대로인 것 같다. 과거 공권력이 강할 때에는 시민들이 잘 협조해주는 면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보니 우리의 일을 무시하는 시민들이 많아져서 힘들 때가 많다. 공원 이용객은 늘어만 가는데 시민의식은 그대로인 것 같아 씁쓸하다.

Q.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공공안전관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A.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힘들다. 여의도 한강공원을 이용하는 모든 시민을 위해 발등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 들을지언정 시민들에게 욕은 먹지 않았으면 한다. 욕심이 있다면 지금보다 인원이 더 많이 늘었으면 좋겠고,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 직원들이 제대로 단속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



우리의 의식과 한강공원

지난 6월18일 토요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합동단속이 실시됐다. 여름철 성수기를 맞이해 한강공원 내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인파가 몰리는 주말을 이용해 경찰과의 합동단속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공원을 만들고자 하는 의미로 실시됐다. 주로 행상·노점에 의한 상행위, 공원 내 동력장치를 이용한 출입, 지정 장소 외의 야영·취사행위, 애완견 배설물 미수거와 목줄 미착용, 쓰레기 불법 투기행위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했다. 경찰과 함께하는 합동단속의 영향인지 공원은 평소 주말보다 깨끗했다. 하지만 순찰 인원이 보고 있지 않거나 멀리 이동하면 어김없이 시민들의 탈선행위가 발생했다.

선진국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 중에는 항상 시민의식이 포함된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부강한 국가일지라도 시민의식이 낮다면 다른 어떤 국가도이 국가를 선진국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시민의식이란 현대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정신과 양심을 말한다. 이 때문에 시민의식은 그 나라의 국민성과 개개인의 도덕관념을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가끔 시민의식의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낯부끄러운 사건은 자국은 물론 다른 나라에까지 민폐를 끼치기도 해 국가적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시민
의식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눈부신 경제발전으로 전 세계적으로 이례에 없는 성장을 해 온 우리나라의 시민의식은 서울올림픽이 끝난 지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고 말할 수있을까?

일회공간이 아닌 한강공원...잘 보존해야

여의도 한강공원을 30년간 지켜봐온 70대 한 노부부는 나무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고 있다. 여의도 한강공원의 과거와 현재를 기억하고 있는 그들은 여의도 한강공원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여의도 한강공원이 존재하기 때문에 빌딩 숲 속 우리의 삶의 질이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았겠냐며 편안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저녁 시간 부부가 함께 공원을 거닐다가 젊은이들의 환한 미소를 보노라면 마음까지 뿌듯해진다는 노부부는 “서로가 상대를 배려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노부부의 말처럼 서울시민들은 한강공원이라는 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바쁜 일상 속에서도 삶에 여유를 느끼고 살아간다. 그만큼 한강공원은 우리가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일회용 공간이 아닌 영구히 보존되어야 할 소중한 곳이다. 노부부가 한강공원에서 여유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환한 웃음을 보며 미소 짓듯이 한강공원을 잘 지켜내서, 먼 훗날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미래에 한강을 찾을 젊은이들의 환한 웃음을 보면서 미소 지을 수 있도록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MeCONOMY Magazine July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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