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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가계 빚 ‘1,300조’ 회색 코뿔소가 온다


<M 이코노미 이홍빈 기자> 11월 8일 제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후보가 당선되면서 세계 금융 지도가 출렁이고 있다. 멕시코 장벽, 200만 이민자 추방, 무슬림 입국금지 등 황당한 공약을 들고 나왔던 트럼프는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보호무역정책도 펼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부정적 시각에 힘입어 미국 금리 인상이 빠른 시일 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제 경제가 요동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지난 11월 발표한 ‘2016 3/4분기 가계신용’ 결과는 참담했다. 1,300조원이라는 가계 빚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커다란 회색 코뿔소 앞에 직면한 대한민국을 살펴봤다.

지난 11월 24일 가계부채는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3/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가계신용은 1,295조7,531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빚 1300조원 까지 단 한 발자국밖에 남지 않게 된것이다.

저금리 기조에 부동산과 생활비 대출 증가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온 가계부채가 끝없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2015년 하반기 이후 부채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이 10%를 상회하며 부채 고공행진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경기 호황에 힘입어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5년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2008년 이후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아파트분양 물량은 2010년대 초 20~30만호 수준이었으나 2015년 51.8만호, 올해 39.1만호로 대폭 늘었다.

여기에 경기 둔화로 인한 저금리 기조의 지속은 가계 차입 비용을 감소시키며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부었다.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25%로 주택담보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COFIX(Cost of Funds Index)도 1.35%까지 동반 하락했다. 



한편 주택담보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한 가운데 3분기 신용대출은 전분기 대비 2.9%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5년 3분기 당시 6.6%가 상승했던데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일반적으로 여름휴가와 추석 등 연휴가 겹치는 기간인 3분기는 여신전문기관을 중심으로 신용대출이 활발히 일어난다. 하지만 올해는 해운·조선 사태로 대표되는 대규모 구조조정 등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사람들은 지갑을 닫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계소득 부진이 지속되자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생활비 마련을 위한 신용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부터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2015년 3분기 이후로는 0%대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예금취급기관의 기타 대출 증가율은 2013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1, 2분위 저소득층의 경우 신용대출 비중이 2012년 각각 54.3%, 41.9%에서 2015년 61.6%, 48.0%로 크게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금리 인상 폭탄 일발장전(一發裝塡)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며 멕시코 장벽, 200만 이민자 추방, 무슬림 입국금지 등 황당한 공약을 쏟아냈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지난 11월 8일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제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에 국내외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경제정책 방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선거유세 과정에서 트럼프가 언급한 정책공약에 근거할 때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현재 경제정책 전반에 걸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재정확대와 감세, 규제완화 등 정책조합으로 경제성장율 제고, 일자리 확대, 소득 증대라는 정책목표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갈 경우 물가상승 압력 증대로 인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가 급속도로 긴축모드로 전환될 가능이 높다. 이를 증명하듯 미 연준이 올 12월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이라는 확률이 81%까지 치솟기도 했다.

아울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주요은행이 도입했던 초저금리정책, 양적완화 같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일부에만 도움을 줬을 뿐, 금융혜택이 사회계층 전반에 골고루 분배되지 못하고 소득불균형만 야기했다는 부정적 평가가 미국 내 국민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금리인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계부채 최고치를 갱신한 우리나라에 금리인상이라는 폭탄이 떨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한계부채
100가구 중 15가구가 전체 부채의 30% 보유

미국의 금리 인상은 전 세계 금융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예정이다. 그 중에서도 가계부채가 오를 대로 오른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금리 인상 소식과 함께 우리나라 기준금리도 덩달아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가계부채급증에 따른 한계가구에 대한 분석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계가구란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고 처분가능소비 대비 원리금상환액비율(이하 DSR)이 40%를 초과하는 가구를 말한다. 즉 빚더미에 쌓여 언제든 몰락할 수 있는 가구들, 한계에 직면한 사람들이다.

2015년 기준 한계가구 수는 158만3천 가구로 해를 거듭할수록 그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소득과 순자산이 적고 자영업에 종사하는 고령층 가구에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한계가구 수가 많았고 그 증가율 또한 수도권이 높았다. 2015년 기준 수도권의 86만4천가구, 비수도권의 71만9천 가구가 한계가구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160만에 가까운 한계가구가 빚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은 있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한계가구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부채 규모와 원리금 상환부담이 매우 큰 반면 이들의 소득과 금융자산은 극히 적어 채무상환이 불가능한 가구가 대부분일 것으로 확인됐다. 한계가구의 44.1%가 대출기한 내 상환이 불가능하거나 아예 대출금 상환자체가 불가능 하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2015년 기준 전체 가구의 14.8%인 한계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총금융부채의 29.3%인 반면 총 금융자산 가운데 한계가구의 금융자산 비중은 9.4%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가구의 부채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년 후 부채 증가의 주된 원인을 하나만 선택해 주십시오’ 라는 질문에 한계가구의 62.3%가 생활비 마련을 위해, 17.7%가 부채상환을 위해 빚을 더 늘릴 것이라는 응답을 했다. 한계가구의 80%에 이르는 가정이 채무상환은 고사하고 기초적인 생활마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비한계가구 역시 동일한 질문에 대해 60.7%가 생활비 마련에 빚을 늘릴 것이라 답하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비한계가구의 한계가구 편입도 무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커다란 회색 코뿔소 앞에 놓인 대한민국



『멸종 위기에 처한 코뿔소가 영원히 사라지기 전에 코뿔소를 두 눈으로 보고 싶어서 당신은 친구들과 함께 아프리카로 사파리 여행을 떠났다고 하자. (중략) 친구들과 눈에 불을 켜고 코뿔소를 찾아다니지만 사흘이 되도록 코뿔소의 코빼기도 보지 못해 당신은 애가 탄다. 최고급 사진기에 인증샷을 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당신과 친구들은 코뿔소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가이드의 경고도 무시한 채 일행과 떨어져 멀리까지 이동한다. 오늘도 허탕인가 싶어 발길을 돌리려는 참에 불쑥 어미 코뿔소와 새끼가 눈에 들어온다. (중략)

새끼 코뿔소는 어미로부터 몇 미터 떨어져 다른 데 정신을 팔고 있다. 당신은 위험을 무릅쓰고 가까이에서 피사체에 담고 싶은 욕심에 살금살금 다가간다. (중략) 한 친구가 이렇게 속삭인다. “얼굴을 정면으로 찍을 수 있게 너를 쳐다보도록 만들어 봐.” 또 한 친구는 뒷일을 생각지도 않고 휘파람을 길게 분다. 새끼 코뿔소가 당신들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어미 코뿔소까지 당신들을 쳐다본다. 그 순간 당신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깨닫는다. 어미 코뿔소의 신경을 건드린 것이다. 게다가 당신은 어미보다 코뿔소 새끼에 더 근접해 있다. 새끼는 놀라서 허둥지둥 어미 쪽으로 달려갈 테지만, 어미는 화가 잔뜩 나서 달려올 채비를 한다. 「회색코뿔소가 온다 – 비즈니스북스」 中』

잘 알려진 바처럼 코뿔소는 지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들 중 하나다. 다 큰 수컷 코뿔소의 무게는 약2톤에 육박하고 목표를 향해 달리기 시작하면 시속 40마일(65km/h)까지 달려간다. 경제학에서 회색 코뿔소는 개연성이 높고, 이로 인한 충격이 매우 큰 위험성을 상징하는 개념이다. 누구나 알면서도 못 본 체 하는 껄끄러운 문제인 ‘방 안의 코끼리’의 사촌격인 ‘회색 코뿔소’는 그 덩치만큼 누구나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위협적인 존재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는다. 그 결과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는 위기에 대응하는데 실패하고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코뿔소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3/4분기 가계신용 결과’는 우리 사회의 참담한 현실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경기불황, 1300조원이라는 막대한 부채 그리고 점점 나락(奈落)으로 치닫는 한계가구로 홍역을 앓고 있다. 하지만 이런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미국의 금리인상은 불가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편 주요 경제변수를 이용한 경제전망에 따르면 2017년 국내 가계부채 규모가 1500조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우리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줄 회색 코뿔소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저 멀리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을까 아니면 전속력으로 우리를 향해 달려오고 있을까.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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