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이코노미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외국어 공부는 근본적으로 모국어 배우기 과정과 다를 바 없다. 어린아이들은 우리말 의 의사소통을 유치원에 가기 전에 집에서 다 마스터하고 가게 된다. 유치원에 가서 선생님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또래 친구들과 대화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없다. 아이들은 아마도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말하는 것을 들었을 터. 태어나서는 우리말을 듣고 말하기를 주로 엄마와 아빠, 할머니 등과 수천 번 수만 번 반복 훈련한 끝에 5살쯤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게 된다. 5살 어린이가 구사하는 문장이란 명사 한두 개와 동사 1개 이내로 이뤄진 단순한 기본 문장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 명사와 동사도 아주 기본적인 단어들 이다. 기본적 단어와 단순 문장을 무수히 반복하는 훈련을 해 입술과 청각과 뇌에 동화시킨 것이다.
모국어 배우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은 기본 단어와 단순 문장을 반복 훈련하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자발적으로 하는 시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기들에게 엄마와의 의사소통은 ‘배고픔’을 호소하고 갖고 싶은 것을 요구하는 일종의 생존본능적 행위이다. 다시 말해 어린이들은 본능적으로 말하기와 듣기 반복 훈련을 통해 모국어를 배운다는 것이다.
영어권 조기유학을 가서도 영어 배우기에 간혹 실패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본 문장 자동화’ 단계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른 아이들이 모두 영어로 말하는데 자신만 영어를 하지 못하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어릴수록 그런 불편한 환경에 개의치 않고 부끄럼 없이 ‘용감하게’ 반복적으로 말을 쏟아내어 곧 적응한다. 하지만 모국어가 아직 장착되지 않은 나이에는 모국어 구사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여섯 살, 일곱 살은 넘는 시기에 영어를 배우는 것이 좋다고 한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생소한 영어 환경은 크게 느껴진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초등학교보다 더욱 힘들게 된다. 대개 초등학교 3, 4학년부터는 자신의 상황을 의식하기 시작하게 된다. 영어권 학교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별도로 영어 수업을 받도록 하면서 기존 수업과 각종 교내 활동에 빠지지 않도록 한다. 그것이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기본 문장 자동화’를 해 수업에 필요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걸 알기 때문이다. 조기유학을 간 당사자는 누구든지 결코 만만치 않은 이런 ‘기본 문장 자동화’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원어민 학생들과의 접촉을 기피해 적극적으로 말하기와 듣기를 하지 않는 데 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한국과 일본 등 비영어권 국가에서 영어권 국가의 어학코스를 가서도 대부분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원인은 바로 이와 같은 ‘기본 문장 자동화’를 위한 반복 훈련 기회를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영어권 어학원에서 쉬운 말로 천천히 말 해주는 강사의 수업을 그럭저럭 듣고는 귀국한다. 현지에 가서 다양한 원어민들과 어렵게 대화하는 기간을 갖지 않은 어학코스는 실력향상에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한국에서 입술을 열지 않는 한국식 영어공부를 하고 대학을 졸업한 뒤 유학을 가서 박사 학위를 따도 대부분 말하기와 듣기 실력은 형편없다. 영어권 박사학위 소지자 중, 예외적으로 영어 말하기와 듣기를 잘하는 사람은 어느 시기에 의식적으로 ‘기본문장 자동화’ 단계를 반복 연습했기 때문이다.
‘기본 문장 자동화’는 초등학교에서 끝내는 게 이상적
앞서 말한 대로 어린아이들은 강렬한 생존적 본능 때문에 큰 소리로 말하고 반복하는 상당 기간 훈련을 해 유치원 가기 전에 의사소통에 문제없다. 영어 배우기도 이런 단순한 반복 훈련 과정을 하지 않고서는 말하기와 듣기를 거의 해낼 수 없다. 문제는 고학년으로 올라가고 사춘기에 이르면 이성에 눈을 뜨고 호기심이 커지면서 ‘반복훈련’을 지루해하고 회피한다는 점이다. 요즘에는 조숙해서 일찍 사춘기가 온다는데, 초등학교 시기에 좌우간 ‘기본 문장 반복훈련’을 끝내는 것이 이상적이다. 언어교육 심리학자에 따르면 중학생만 돼도 반복훈련을 싫어하고 영어를 지식으로, 논리적으로 접근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영어교과서가 작년부터 학교에 도입돼 내년이면 전체 학교 현장에 보급될 예정이다. 디지털 교과서는 확실히 원어민이 말하는 영상을 보고 듣고 말하는 기회를 늘리겠지만 ‘기본 단어의 발음과 기본 문장의 반복훈련’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잉글리쉬 무무는 ‘기본 단어와 문장 반복훈련’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학습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5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로 초등학교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기초 말하기와 듣기에서 좋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성인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학습 프로그램인 액시엄을 본격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간 액시엄 과정을 체험한 목원대 사범대 영어 교육과 학생들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원어민 발음으로 교정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듣기 능력도 부쩍 향상되고 있음을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들이 받은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씩 고작 4일만 출석 했고 나머지 기간은 홈 스터디였다. 그러나 한 달간 액시엄으로 매일 홈 스터디에서 공부한 동영상을 커뮤니티 밴드에 올리고 교재 숙제도 해내야 했다.
성인은 ‘기본 문장 자동화’ 훈련의 지루함을 이겨내는 게 관건
이들 영어교육과 학생들은 이미 영어 문법이나 단어에 대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파닉스와 디코딩만 집중적으로 연습하도록 했다. 우리말과 영어는 사용하는 입 모양과 혀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의식하면서 지루할 정도로 반복해야 원어민처럼 말하기와 듣기에 근접할 수 있다. 단어와 발음을 하나하나 큰소리로 노래 부르듯 정확히 발음하는 연습을 ‘파닉스 챈트’라고 한다. 디코딩 훈련은 단모음과 장모음 등의 파닉스 규칙을 정확히 이해하고 낱개의 소리를 빠르게 조합해 단어를 반복해 말해보는 연습이다. 영어과 학생들도 이와 같은 파닉스 챈트와 디코딩 훈련을 처음으로 한 달간 집중한 결과 효과를 체험한 것이다.
잉글리쉬 무무 부평삼산 제1학습관 이경애 원장을 만나 성인들의 사례를 물어봤다.
“우리 학원에 다니는 학생의 부모 님들이 부부 교사인데요, 두 분 중 한 분은 영어교사이세요. 어느 날 아버지가 아이들이 공부하는 잉글리쉬 무무 교재를 살펴보고 공부 효과를 있다는 걸 알고는 부인과 함께 2년 간 방학 동안만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중간에 지루하다고 포기할 뻔했으나 부인이 이번엔 꼭 영어를 같이 마스터 하자고 독려해 다니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학생용 교재로 주로 문법을 공부했으나 올해 성인용 액시엄이 나와서 그 걸로 한 달 정도 했습니다. 그분들 말씀이 ‘진작에 이런 방식 으로 공부했어야 했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아버지는 1년간 해외유학도 다녀오셨다고 그래요. 그런데도 영어가 안 된다는 겁니다. 그동안 화상영어도 해보고 안 해본 게 없었는데 소용이 없었다는 겁니다. 아마도 그동안 자신의 레벨 이상으로 뜬구름 잡듯이 했기 때문에 효과가 없었던 것 같다며 이번엔 단어 발음부터 기초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액시엄 프로그램이 가이드 하는 방식대로 하면 확실히 좋아 질 거라는 확신이 든다며 끝까지 코스를 완주하겠다고 저와 약속했습니다.”
잉글리쉬 무무는 올해 성인 프로그램인 액시엄을 출시하면서 전국 학습관 원장들을 대상으로 액시엄 과정 중 기초 단계인 사운드 마스터 1, 2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액시엄 과정 은 사운드, 문장, 문법, 표현 등 크게 4단계로 나눠져 있으며 교재 20권과 앱으로 구성돼 있다. 액시엄 성인 과정의 목표는 기초 말하기, 쓰기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원어민과 대화를 할 때 그들의 말을 다 이해하고 짧은 문장으로 즉시 말할 수 있게 만드는 반복훈련이다.
이경애(부평 삼산 제1학습관)원장 “부평 인근의 원장들 17명이 모여 액시엄의 사운드 마스터 1, 2 단계를 최근 3개월간 공부했습니다. 사운드 마스터 1, 2단계를 통과하면 프로그램 지도자인 플래너 자격증을 주는데요 7명밖에 통과하지 못했어요. 저도 탈락해 지금도 나머지 부분을 공부하고 있습니다.(웃음) 플래너 과정은 주로 모음 소리와 1음절 단어 발음, 강세 개념을 이해하는 과정인데요, 각 레슨마다 약 300문제를 듣고 말하고 쓰기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무척 끈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기자 : 이경애 원장님은 CNN방송이 어느 정도 들리나요? 이경애 원장 영어 방송을 들으면 70% 정도 들리는 것 같아요. 사운드 단계를 마치려고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원어민이 말하는 음절 하나하나가 귀에 쏙쏙 들리는 것 같아 너무 신기하다는 느낌입니다. 영어방송이 다 들리지 않는 것은 모르는 단어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공부를 하면서 이런 식으로 반복 훈련해가면 되겠구나 하 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
일본 초중고 학교, 내년부터 대입 말하기 시험 시행으로 ‘말하기 교육’ 확산 중
일본 교육계가 내년부터 실시하는 대입 영어시험을 놓고 시끄럽다. 소위 4기능 시험이라고 해서 ‘말하기’ 시험이 포함된 것이 핵심 변경사항이다. 이로 인해 초중고 학교 영어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곳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월간지 <중앙공론> 8월호가 말하기가 포함된 영어시험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영어교육의 해법을 제시하는 특집을 실었다. 일본은 우리와 똑같이 영어에 노출돼있지 않은 환경이고 영어와는 다른 어순을 가진 언어를 사용하고 있어서 우리와 거의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전반적인 상황 진단은 우리나라와 다를 게 없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지적과 해결책은 ‘초등학교에서의 발음 교육’을 강조한 부분이다.
사이토 다카시 메이지대 교수는 초등학교 때는 발음교육을 철저히 시켜 유창성을 기르고 중학교에서 문법을, 고교에서는 독해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초등 학교에서 기초 말하기를 유창하게 하면 영어 콤플렉스에 벗어나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난 뒤에 중학교 와 고교에서 문법과 읽기를 하고 모국어로 익힌 사고력이 합해져 의미있는 대화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는 얘기다.
말하기 시험을 앞두고 일본의 영어교육계가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오랜 논란 끝에 시행하는 것인 만큼 초중고 영어수업을 영어로 가르치는 추세는 거스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초중고는커녕 대학 교양영어교육도 영어수업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입 말하기 시험도 영어교육학계가 꾸준히 말하기 시험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교육당국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말하기 능력 요구는 점점 커지고 있다. 토익과 IELTS의 말하기 시험에 이어 최근에는 기존 시험보다 업데이트된 말하기 측정시험인 오픽 등급을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영어 인터뷰를 진행하는 곳들도 많다. 기업 현장과 사회에서는 말하기 실력을 요청하는데 교육 당국은 얼마나 현실을 외면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오픽 회장인 얼라이딘 뭘러 박사는 작년 11월14일 잉글리쉬 무무 김성수 회장을 만나 학습법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뮐러 회장은 “학생들이 말하고 받아쓰는 개별학습을 하고 난 뒤 교사들로부터 즉각 피드백을 받는 방식은 영어 습득을 성공으로 이끄는 최적의 시스템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원어민의 말을 듣고 자동적으로 짧은 문장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기초 말하기와 듣기는 가장 중요한 입문 단계다. 이것이 돼야 비즈니스 대화를 할 수 있고 영어방송과 영어강 의를 들을 수 있고, 나아가 어떤 주제를 놓고 벌이는 토론도 가능해진다.
원어민 출신의 영어 학자와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에서 영어에 전혀 노출돼 있지 않은 한국과 일본, 중국의 사정을 잘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이 개발했다 고 하는 학습법이란 자국에 사는 이민자나 유학생을 대상으 로 한 세컨드 랭귀지 코스가 전부다. 영어권 학자들이 설사 비영어권의 애로점을 이해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그것을 학 습 프로그램과 정교한 앱으로 만드는 것은 많은 돈과 전문 인력, 상당한 시행착오,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시도한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잉글리쉬 무무 김성수 회장은 1985년 윤선생영어교실 직원으로 입사했으며 이듬해에 대리점 지사장으로 독립 사업을 펼치다가 2005년 잉글리쉬 무무를 창업했다. 김성수 회장은 “영어교육 사업을 한 지 34년간 많은 사례와 시행착오를 경험한 끝에 이와 같은 ‘기본 문장 자동화’를 위한 디지털 학습법을 개발했다”며 비영어권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말하기 능력을 달성할 수 있는 해법으로 제시했다.
MeCONOMY magazine September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