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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취약한 자영업·소기업 어떻게 정상화하나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세계 각국이 차츰 적응함에 따라 경제 회복이 기대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예상치보다 더디고 경제권역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 위기에서 탈출 조짐을 보이고 빅테크들이 AI서비스를 선도하는 추세에 힘입어 햇살이 비치고 있다. 반면에 중국 경제는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유럽 경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직접적인 여파 탓에 ‘느림보’ 스텝을 밟고 있다. 오랜만에 일본 경제가 중국 리스크에 숨고르기에 들어간 글로벌 큰손들의 관심을 받아 기대감을 높인다. 

 

세계 경제의 바로미터라는 한국 경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지고 복합적인 경제 기상도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대기업들은 엄청난 재고 부담에 시달리며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충격을 받는 곳은 자영업을 비롯한 소기업들이다. 치솟고 있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이 원가에 그대로 반영된 상태에서 소비 수요는 느린 걸음을 보이는 탓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21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상승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자영업자들의 누적된 잠재 부실이 단기간 내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4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1,033.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684.9조원에 비해 50.9%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기간 받은 타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수치다. 팬데믹 기간 중에 비대면 이용 증가로 큰돈을 번 대기업들이 제법 있었지만 자영업을 비롯한 소기업들은 대부분 힘겨운 기간을 보냈음을 알 수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코로나19 이후 감소하였던 취약차주의 대출 비중이 2021년 말 9.0%에서

2023년 1/4분기 말 10.1%로 상승하였다. 또한,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 비중이 2021년 말 35.5%에서 2023년 1/4분기 말 39.4%로 늘어났으며, 경기에 민감한 영세업종 위주인 대면서비스업에 대한 대출 비중도 44.3%에서 46.1%로 확대됐다.

 

그동안 하락세를 보였던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2023년 3월말 현재 1.00%로 과거 장기적 평균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상승 전환되는 등 대출 건전성이 점차 나빠지고 있는 모습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작년 하반기 이후 4.30%포인트 상승했으며 비은행금융기관의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이 작년 하반기 이후 1.2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대면서비스업의 자영업자대출 연체율 이 0.38%포 
인트 상승하여 다른 업종에 비해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대출 중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72.7%로 임금근로자 등 비자영업자의 54.3%에 비해 상당히 높아 부동산가격 하락에 취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부동산 대출 중 토지, 상가, 오피스텔 등 경기변동에 민감한 비주택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58.6%에 달하고 있는 것도 위험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가격이 하락 전환한 까닭에 상가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자영업자대출 특성상 부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고 이 보
고서는 우려했다.

 


자영업 가구의 원리금상환비율과 이자비용도 비자영업 가구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자영업자 부채는 일시상환대출과 만기 1년 이내 단기대출 비중이 높아 차환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2023년 1/4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대출의 일시상환방식 비중은

44.2%로서, 비자영업자의 37.7%에 비해 높은 수준이며, 만기가 1년 이내 도래하는 대출 비중이 73.2%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동산가격 하락이 지속될 경우 대출한도가 일부 축소되거나 재연장이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위험률은 2022년 2/4분기 말 1.3%에서 2022년 말 2.0%로 높아졌으며, 이중 취약차주의 연체 위험률은 9.5%에서 14.4%로 상승하였다. 앞으로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예상 밖의 경기회복 지연, 상업용부동산 부진 등이 발생할 경우 취약차주 위주로 연체위험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보고서의 연체위험률 추정에 따르면 금년 말 자영업자대출의 연체위험률이 3.1%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은 18.5%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보고서」는 연체우려가 높은 취약차주에 대해서 ‘새출발 기금’ 등을 통한 채무재조정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소득이 회복된 정상차주의 경우 자발적인 대출 상환을 유도하고 자영업자 부채구조를 단기에서 장기로, 일시상환에서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자영업자의 경우 비주택부동산 담보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상업용부동산가격 변화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한편, 급격한 자금애로를 겪지 않는 선에서 자영업자의 비주택담보 대출에 대한 규제체계도 점진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금융안정 보고서」는 잘 작성된 것 같다. 행정당국이 참고하여 취약한 자영업자들이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세심한 모니터와 실기를 놓치지 않은 정책 수단이 필요해 보인다.

 

흔히 생각 하기에 경제적으로 가장 약자가 노동자라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취약한 자영업자와 소기업 오너들이다. 보고서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이 노동자들은 실직한다고 해도 임금 소득을 상실하지만, 자영업자들과 소기업 오너들은 거의 100% 대출을 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업을 접었을 경우 발생하는 각종 폐업 비용까지 계산하면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

 

정부는 자영업과 소기업 문제를 노동자의 일자리 문제 이상으로 단기적으로나 중장기적으 로 해결해나간다는 인식이 절실하다. 그간 역대 정부가 실업자 대책의 일환으로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며 청년 창업을 권유하고 사회 분위기도 막연히 실리콘 밸리의 성공 환상을 동경하는 면도 있다. 그러나 현실과 실력은 전혀 다른 레벨이다.  

 

 

전문성 없는 창업은 ‘위험’


창업을 하고자 하는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창업해도 첫 번에 실패 확률이 높은데,

하물며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의욕만 가지고 프랜차이즈 등의 권유만 믿고 창업하면 안 된다. 더욱이 전문성도 경험도 일천한 청년이 창업을 하는 건 무모한 행동에 가깝다. 물론 나이가 젊다고 모두 전문성이 없다고 할 수 없고, 한 회사에 수십 년 근무했다고 그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 경험한 기간의 짧고, 길고의 차이가 아니라 얼마만큼 해당 분야 
에 집중하고 철저했으며 상당한 완결성을 지닌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가 여부가 핵심이다.

 

올해 39세의 청년사업가 S모 대표는 건설현장에 SW를 임대하는 사업가로서 창업 1년생이다. 그는 5년 전에는 코딩도 몰랐지만 주경야독으로 SW기술을 열심히 배우면서 고객과 시장을 확실히 파악한 끝에 후배 3명과 함께 창업해 지금은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의 50대 전후의 퇴직자와 60대 안팎의 정년 퇴직자들을 보면 대부분은 전문성이 없고, 있다고 해도 미숙한 전문성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기업 퇴직자들이 그렇다. ‘전문성’은 해당 분야의 기초 숙련 과정을 거친 뒤에 어려운 프로젝트들을 여러 차례 수행하는 가운데 얻게 된다. 동일 직장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고, 나중에 승진하여 관리직에 있으면 그나마 가지고 있던 전문성도 퇴색하게 된다. ‘전문성’이란 치열하게 업그레이드되지 않으면 금방 낙오되고 마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오랜 직장 생활을 한 퇴직자는 재취업이 바람직


모 대기업 정년퇴직자인 모씨는 가족과 함께 프랜차이즈 가맹 음식점을 창업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했다. 로열티, 인건비, 원가 상승비 등을 감안하면 도저히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종업원 구하기 너무 어렵고, 그러다 보니 무리하게 긴 시간의 노동을 해야 하는 까닭에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돈과 건강을 모두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그의 경우, 오랜 직장생활을 했지만 딱히 특별한 전문성이 없고, 나이 든 자신을 고용해줄 곳이 없다는 생각 끝에 거금을 들여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했던 것이다. 특별한 기술이나 기능 등 전문성이 없을 경우 중년을 위한 기술 및 기능직 양성 훈련을 받든가 자격증에 도전하든가 해서 그걸 발판으로 해서 취업을 시도한다. 이보다 더 좋은 경로는 자신이 쭉 해오던 일, 이전 직장에서 숙련된 일을 가지고 취업할 곳을 찾는다. 이때 이전 직장에서 받던 임금과 대
우를 생각하면 안 된다. 새로 일을 배운다는 태도와 각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기업의 공정 라인에서 일하던 숙련성이 중소기업의 생산 라인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거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대형 오프라인 마켓에서 퇴직한 간부가 온라인 유통업체에 취업했다면 완전히 신입사원처럼 배워야 하는 것과 같다. 엄밀히 말하면 기술과 전문성은 사업장과 현장마다 제각각 다르다고 봐야 한다.

 

 
소기업 경영자의 자질


자수성가한 소기업 경영자들은 소기업 경영자의 자질을 두 가지로 꼽는다. 첫째는 자신이 경영하는 분야의 전문성이고, 둘째는 경영능력이다. 소기업 경영자는 두 가지 중 하나만 갖춰도 실패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업 분야의 전문성이 없는 기업가는 사업을 이끌어갈 수 없고 종업원들을 컨트롤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경영 능력은 리더십, 인사관리, 시장과 고객에 대한 센스 등으로 표현되는 복합적이고 미묘한 복합체이다. 보통 사람들의 관념 속에 ‘리더십’은 나도 높은 자리에 앉혀 놓으면 잘 할 수 있다거나, 지식이 높고 공부 잘하는 사람,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은 경영도 잘 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경영능력은 매우 복합적인 것으로, 지식이 많고 교만한 사람이 더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런 인식을 가져야 일자리도 보이고 사업도 보인다. 


한국의 가계대출이 선진국에서도 가장 높다고 한다. 가계대출을 낮추기 위해서는 중년의 직장 퇴직자들의 무분별한 창업과 전문성과 경영 능력이 없는 청년들의 창업을 줄이고 취업으로  유도하는 정책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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