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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미군 기지를 특별경제지역으로 선언한 탈레반

 

우리들은 다국적 기업이 그들의 수입을 세금으로 뺐기지 않도록 해주고 있는 영국의 해외영토인 케이맨 제도와 마찬가지로 사업체에 투표권을 주는 런던시의 자치 재정 센터에서 또 다른 형태의 지역을 보고 있다. 거대한 도시 프로젝트-이를테면 한국의 뉴송도와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 중인 네옴(Neom)은 공공도시가 아니라 마치 민간인들이 세운 국가처럼 그들 자신이 만든 규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2021년 미국 네바다 주의 의원들은 위와 유사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들은 네바다 주로 기업이 이주하면 그들 이 스스로 법을 만들게 해 주겠다고 하였다-기업들이 이런 이유로 네바다 주에 귀환해 혁신지역이 만들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엘런 머스크는 텍사스 오스틴 옆에 ‘주식회사 타운’을 계획하고 있다. 텍사스는 그곳에 에런 머스크가 만든 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한다.   


그같은 지역들은 오래 된 세계화를 확인하는 공간이다. 이렇게 상호 연결된 교점(交點)들은 외국인의 소유권과 경영을 인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따금 중앙 정부의 간섭이나 절차를 건너뛸 수 있도록 해준다.

 

가장 활기 넘치는 또 다른 지역으로 두바이를 들 수 있다. 두바이에서는 서로 다른 활동을 위해 지어진, 역사가인 마이크 데이비스가 ‘합법적인 거품-돔’으로 부르는 수많은 건물들이 모여 있다. 헬쓰 케어 도시가 미디어 도시 옆에 있고, 미디어 도시는 인터넷 도시 옆에 있다. 두바이가 가진 각각의 세부(細 部)도시는 해외 투자자들을 염두에 두고 만든 투자자들에게 적용되는 맞춤형 법률을 가지고 있다.  


두바이는 2000년대에 아프리카 해안을 오르내리는 항구 역할을 획득했다. 그리고 동남아시아로 들어가는 관문임을 확인시켜 줬다. 그리고 영국의 자존심이라고 할 만한 P&O해운회사를 매입하면서 곧장 세계화의 길로 나갔다. 이전에 조금이긴 해도 영국에 의존하였던 나라가 이제는 대영제국의 상선함대의 왕관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 전염병으로 지난 몇 해 동안 세계화의 끈이 풀렸다 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 그런 말을 하는 건 지역이란 존재가 엄연하게 살아 있음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아프리카에만 이미 200개의 지역이 있다. 그 가운데 73개 이상의 지역은 코로나 발생 이전에 완공 을 발표했던 곳이다.

 

중국은 투자자들에게 면세기간, 면세점, 그리고 완화된 제약과 의료 절차에 대한 규제 혜택을 주는 하이난 섬을 특별 경제 지역으로 바꾸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심지어 탈레반조차 이전에 미군 기지를 특별 경제 지역으로 전환하겠다는 의향을 최근 발표했다. 


지역은 또한, 우익 정치를 가장 지지하고 있는 국가들의 국경선 안에서조차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따금 힌두 국수 주의 측면이 있다는 말이 들리긴 하지만 나렌드라 모디 수상의 인도 정부는 투자자들을 위하고, 싱가포르와 두바이 와의 경쟁을 위해 인도에 특별 경제 지역을 늘려왔다.

 

헝가리는, 자칭 ‘반자유주의자’의 지도자라는, 빅토르 오르반 대통령 체제 하에서 2020년 처음 특별 경제지역을 만들 었는데 이는 한국의 거대 기술 기업인 삼성을 끌어들이기 위함이었다. 


대통령으로서 도널드 트럼프의 중요한 한 가지 성과는 입법-2017년 감세법-을 만들어 많은 곳을 “새로운 기회 지역”으로 포함한 것이었다. 그런 지역에서의 투자자들은 그들의 세금을, 트럼프가 “대단히 크고, 두툼한, 아름다운 제로(0) 숫자”라고 불렀을 정도까지 낮춰내고, 부동산 개발업자들과 스카이브리지캐피탈(SkyBridge Capital)의 창립자 인 미국의 금융가, 기업가, 정치 컨설턴트인 앤서니 스카라 무치(Anthony Scaramucci)같은 친구들이 보조금을 받는다.   
아마도 최근 가장 악의적인 지역은 뉴욕시의 허드슨 야드 개발일 것이다. 이곳은 자기 땅에 유리하게 상위중상층 지역인 Chelsea가 극단의 불행과 고통을 느끼며 사는 동쪽 할렘까지 불합리한 길을 내고도 재정적으로 엄청난 세금 우대 혜택을 보았으니까 말이다.  


두바이와 선전(深圳)과 같이 회자되는 자본주의의 신데렐라 이야기들은 경제성장의 마술 공식처럼 보인다-이는 마치 지도위에 선을 그어 세금과 규제를 느슨하게 풀고 투자자들이 몰려오기를 기다리는 곳같다. 그러나 그렇다고 지역마다 다 성공을 거두는 게 아니다. ‘꿈의 지역’은 거의 그들이 표방했던 마법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다 이따금 기대치 않은 결과까지 몰고 온다.  


2019년 7월, 영국 수상이었던 보리스 존슨은 첫 번째 연설에서 연안의 여러 지역을 거론하면서 그런 지역의 자유항은 영국의 산업화를 북쪽으로 되돌리는 ‘마법의 총알’ 지역이라고 불렀다.

 

그의 계획은 당시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정치인으로 지금의 수상인 Rishi Sunak(리쉬 수낙)이 2016 년에 제안한 것이었다. 마가렛 대처 전 수상의 지지자들은 “작은 규모의 자유분방한 기업가들이 규제라는 무거운 무게를 벗어던질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면서 그런 지역을 팔았는데 현실은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아마도 그런 지역에서 가장 성공한 사례라면 유일하게 Canary Wharf-부동산 개발업자일 것이다. 그들은 세금 우대와 국가의 지원을 받아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냈으니까 말이다. 


영국에서 지난해 주권(主權)이나 다름없는 은화(銀貨)를 파는 위험요소들이 어떤 건지 명백해졌다. P&O해운회사에서 일하던 영국 노동자 800명 전체가 통보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해고당했다.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의아해했다. ‘지역’이란 트릭을 때문이었다. 그 해 운회사 소속의 선박은 영국의 항구에서 출항한다. 그러나 선박은 영국의 해외영토인 버뮤다를 포함해 다른 나라 깃발을 달고, 그 나라의 법에 따르기 때문이다. 수낙 수상이 자유항을 늘렸으므로 앞으로 그런 사례는 더 많아 질 것이다. 
 
지역(Zones)은 용감한 새 시대(Brave New Age)의 무역항 


Brexit의 민중지도자들은 브뤼셀(EU)로부터 “통제권을 다시 가져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렇게 가져온 통제권은 지역에 양도(讓渡)되고 있다. 물론 발빠른 세금 회피자들의 고삐를 잡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카리브해의 작은 국가들은 그런 정책이 자국의 통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에도  글로벌 최저 법인세법을 통과시키려 고 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가 헝가리다. 


국가주의자들은 1990년대 스타일처럼 세계화의 파열(破 裂)을 부추기기보다는 세계화의 지속성을 대변하고 있다면서, 엄청나게 부유한 타이탄(건강하고 지혜로운 중요한 사람)들의 다보스를-국수주의자들이 지금까지는 실컷 두들겨 대는 동네북으로 사용했으면서도-편들고 있다.  그러니 지역은 인기영합주의자들의 수사(修辭)에 허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드러내주는 꼴이다.   


아무리 국가개입이라는 시대정신이 바뀌고 있을지라도 분배라는 가장 중요한 질문-누가 무엇을 얻는가-에 도달하면 그게 국가 차원이든 세계화의 차원이든 어느 쪽으로든 거의 적절한 규모라는 것을 따질 수 없음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여러 국가와 국가 내 지방들은 더 큰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서로 싸우고 있다. 그것이 언제나 더 많은 시민들의 수입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님에도 말이다.  


국가주의가 다시 유행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법체계의 울 타리를 쳐 놓은 땅뙈기는 여전히 매일 매일의 경제를 이루는 섬유조직이다. 우리의 시각을 지역이란 장소에 두어보면 최근 ‘용감한 뉴 에이지(Brave New Age)’시대에 무엇이 새로운 것이고 무엇이 낡은 것인지를 분명히 아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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