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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폭설에 멸종위기 산양 277마리 떼죽음, 전체 개체 10% 수준

지난겨울에 강원 지역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로 인해 산양들이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는 오늘 문화재청 제출 자료에 의거해 겨울철(지난해 11월~2월) 전국 산양 멸실신고 건수가 총 277건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겨울철에 멸실 신고 된 산양은 매해 14~21마리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겨울에는 10배 이상 산양이 멸실 된 셈이다. 특히 지난달 폭설이 연속해서 내린 강원 지역에서만 274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

 

손장익 국립공원 야생생물보전원 북부보전센터장은 “2020년 기준 전국 산양 개체 수는 2000마리였는데, 현재 정확한 개체 수는 조사되지 않았지만 (겨울철에 죽은 산양이) 전국 개체 수의 10% 정도는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북부보전센터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55마리의 산양을 구조했다. 이 센터에서 이전 구조한 산양 개체 수는 해마다 2마리에 불과했다.

 

손 센터장은 “구조 개체들은 상태가 많이 안 좋다. 현재까지 절반 이상 폐사했다”며 “이들을 돌보는 수의사도 탈진할 정도로 비상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센터는 지난달 강원 산지에 내린 기록적인 양의 눈이 산양 떼죽음을 불러온 원인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미시령 도로 인근 향로봉 관측소에는 2월 내내 폭설이 쏟아지면서 22일에 적설계 측정 높이(160㎝)를 넘길 정도로 눈이 쌓이기도 했다.

 

손 센터장은 “2010년 이후로 이렇게 장기간 눈이 내린 적이 없었다”며 “녹은 눈이 얼고, 그 위에 눈이 내리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산양이 산속에서 먹이를 구할 수 없게 돼 탈진 상태로 내려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취재팀은 설악산 인근에서는 먹이를 찾아 산에서 내려온 산양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지난달 29일 미시령·한계령·진부령 도로를 왕복 118㎞가량 차로 이동하면서 총 17마리의 산양을 발견했다. 설악산 서식 개체 347마리(지난해 북부보전센터 조사 결과)의 약 5%를 반나절 만에 만난 셈이다.

 

30년째 산양 보호 운동 중인 박그림설악녹색연합 회장은 “산양은 사람과 100m 이상 거리를 두는데, 지금 산양들이 탈진 상태라 힘이 없어 10m 앞에서도 도망을 못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을 위해 국립공원 내 도로를 빽빽이 감싼 펜스가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한다. 먹이를 찾아 눈이 녹은 절개지로 내려온 산양들이 펜스와 절개지 사이에 쌓인 눈에 빠져 탈진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정인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은 “설악산을 가로지르는 도로에 전부 펜스가 처져 있는데, 절개지와 펜스 사이에 눈이 1m 넘게 쌓여있다가 보니 산양이 여기에 빠져서 허우적대다 탈진하고 있다”며 “겨우 펜스를 뚫고 나와도 도로가 있어 반대편 계곡으로 가지 못하거나 로드킬을 당한다”고 했다.

 

환경부는 ASF 야생멧돼지 확산 차단을 위한 광역 울타리를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설치했다. 정 사무국장은 “설악산 지역은 ASF가 종료됐고, 펜스의 ASF 확산 방지 효과도 논란이 있다는 점에서 하루빨리 펜스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산양의 떼죽음 피해를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도로로 단절된 설악산을 이어주는 생태 통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설악산 국립공원 내 생태통로는 한계령과 진부령 도로에 각 1곳뿐이다.

 

송의근 국립생태원 연구원은 “산양뿐 아니라 많은 야생동물을 위해 생태통로는 더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생태통로를 지을 위치를 면밀히 연구·조사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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